[KGC2014] "한국 게임 개발의 미래, '아카이빙' 작업에 달려있다!" 노븐 오영욱 이사

게임뉴스 | 김진엽 기자 |


▲ 이번 강연을 진행한 노븐의 오영욱 기술이사


11월 5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KGC 2014 (한국 게임 컨퍼런스)에서 노븐의 오영욱 기술이사가 강사로 참여해 '과거 한국의 게임에서 우리가 가르침을 얻기 위해 해야 할 일'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오영욱 이사는 이 강연에서 한국 게임 기록 및 정리 현황을 공개하면서, 한국 게임 산업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과거 자료 정리를 위한 사례 등을 설명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것에 대한 인식 공유의 필요성과 가져야 할 자세를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연 시작부터 그는 스스로를 '게임 자료 정리에 몰두해 있는 보존 주의자'로 소개하며, 먼저 최근 한국 게임업계 핫이슈를 몇 가지 소개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 게임시장, 전년대비 0.3% 감소, 첫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한 기사의 문구를 예로 들며, 이 부분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한국 게임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 2007년에도 있었습니다. 당시에 바다이야기 사건, 아케이드 장르의 몰락 등의 영향으로 최대 31%까지 규모가 축소된 적이 있었죠. 뿐만 아니라 게임의 불법복제, 외국의 우수 게임 모방과 같이 매년 반복해서 같은 주제로 논의되고 있는 업계의 현상. 이렇게 같은 담론과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이유는 지식과 경험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강연에서 제시한 한국 게임시장 규모 및 성장률 자료


여기서 오영욱 이사가 말하는 지식과 경험은 바로 '자료'다. 그리고 '게임 자료'가 계속 전달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를 그는 한국 게임산업의 특수성에서 찾고 있다.

먼저 한국 게임문화는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에 의해 전파되고 형성된 문화다.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과 문화가 모두 어우러지게 되면서, 특정 산업이 꾸준히 이어지는 경우가 없었다. 이 과정에서 몇 차례 문화가 단절되었으며, 사라져버린 문화도 상당수 존재한다.

"현재 한국 게임 시장은 스마트폰이 중심입니다. 그리고 대형 게임 사만이 PC 온라인 게임 시장을 지속하고 있죠. 오로지 시장 중심으로만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이 외에는 이렇다 할 담론들이 생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분명 또다시 분야별 교류가 단절되고, PC 온라인에서 얻은 노하우가 스마트폰으로 전달되지 않을 것입니다. 즉, 탑을 이어 쌓는 게 아니라, 계속 무너지고, 다시 쌓는 작업을 반복하는 셈입니다"



▲ 과거의 게임 문화, 기억하고 있습니까?


과거의 경험을 전달받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거나, 개발자나 경험자에게 물어보면 된다. 하지만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수집하고, 시간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자료를 열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료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오영욱 이사는 게임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전달해줄 수 있는 대부분의 기록을 모두 자료로 정의하고 있다. 게임의 공략에서부터, 개발자들의 인터뷰, 기자나 필자들의 게임 기행기, 그리고 각종 사건 사고 기록까지. 그는 꽤 넓은 범주의 자료들을 정리하고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영욱 이사는 게임의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게임잡지들을 디지털로 변환해 정리하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혼자서 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쉽지만은 않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잡지가 폐간되었고, 실제로 자료를 구하더라도 저작권의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자료가 점차 쌓여가는 것과 비례해 용량도 늘어나 저장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난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작업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 오영욱 이사는 잡지가 한국 게임 기록을 가장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게임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확실한 '아카이빙(archiving)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게임과 관련된 기록을 보관하는 넥슨 컴퓨터 박물관과 콘텐츠 진흥원 도서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열람할 수 없는 자료들이 대부분이고, 죽어가는 정보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죠."

오영욱 이사는 강연 내용을 정리하면서 "국내 게임 개발력은 아직도 2000년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금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식과 경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실패의 대리경험은 본인의 실패 확률을 줄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료 보존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와 같은 생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길 바랍니다."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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