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정직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 언리얼 엔진4의 비전

게임뉴스 | 이종훈 기자 | 댓글: 17개 |



에픽게임스코리아는 13일(금) 양재동 엘타워에서 언리얼 엔진4 멤버십 라이선스 출시 1주년을 기념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멤버십 라이선스 출시 후 1년 간의 현황을 비롯해, 지난 주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ame Developer Conference, GDC) 기간에 발표됐던 언리얼 엔진4 무료화 선언에 대한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

에픽게임스는 지난 2014년 3월 '모두의 언리얼 엔진4'라는 슬로건으로 멤버십 라이선스를 발표했다. 월 19달러(약 2만 원, 게임 정식 출시 후에는 수익의 5% 로열티)의 요금으로 소스코드를 포함한 언리얼 엔진4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가격 정책이다.

멤버십 라이선스 발표 후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언리얼 엔진4의 위상은 빠르게 커졌다. 에픽게임스코리아 측은 국내 게임 개발자 수를 약 2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중 5천 명이 언리얼 엔진4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 수로 미루어봤을 때,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는 1위, 영어권 국가를 포함한 전세계 기준으로는 6위다.



에픽게임스코리아 박성철 대표

에픽게임스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멤버십 라이선스 발표 후 본사 엔진 개발 인력을 몇 배 늘릴 정도로 엔진 발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에픽게임스 본사가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엔진 한글화를 제공했으며, 네이버 카페를 기반으로 한 한국 전용 커뮤니티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출간된 서적 수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언리얼 엔진3는 국내에서 8~9년 가량 사용되면서 2권의 책이 집필됐었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4는 멤버십 라이선스 출시 1년 만에 3권의 책이 집필됐으며, 그 중 1권은 전세계 최초의 언리얼 엔진4 관련 서적이다. 박성철 대표는 "서적이란 무엇보다 잠재적인 독자가 확실해야 진행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간접적으로 국내 언리얼 엔진4 사용자가 얼마나 되는가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GDC2015에서 공개된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연(Kite)'
할리우드 쪽에서 새롭게 영입한 CTO의 주도 하에 새롭게 제작됐다고.

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2015 기간, 언리얼 엔진4는 또 한 번의 가격정책 변동을 선언했다. '사랑한다면 자유롭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UE4 FREE(Unreal Engine 4 FREE)를 발표한 것이다.

박성철 대표는 최근 엔진 무료화가 하나의 이슈로 자리잡으면서 많은 엔진사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라는 말과 함께 "언리얼 엔진4는 소스코드까지 포함한 전면 무료화로, 누가 사용하든 한 치의 차별이나 기능 제약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엔진 시장에도 가장 정직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까지는 개발사들의 성공과 상관없이 수익이 나는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개발사가 성공해야 엔진사도 수익이 나는 상생형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로열티로 거둔 금액은 엔진 R&D에 재투자함으로써 다시 개발사들에게 보다 완성도 높은 엔진으로 돌아간다. 비유하자면, 하나의 성공한 작품으로 99개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식이다.




언리얼 엔진4의 전면 무료화 외에도 에픽게임스는 엔진 사용자를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둔 여러 정책을 추진 중이다. 최근 55억 원 규모로 조성된 '언리얼 데브 그랜트(Unreal Dev Grants)'를 통해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으며, 김형태 일러스트레이터가 제공한 '언리얼 트윈스(Unreal Twins)' 캐릭터도 올해 상반기 중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될 예정이다.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스는 엔진 개발사 중 유일하게 한국 지사에 엔진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모바일게임에 특화된 샘플을 개발 중이며 올해 안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본사에서 발표되는 새로운 문서나 영상 자료도 최대한 빠르게 한글화해서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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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스코리아 신광섭 차장

다음으로 에픽게임스코리아의 신광섭 차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언리얼 엔진4를 비롯해 최근 엔진 시장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물리 기반 렌더링(Physics Based Rendering)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맡았다.

게임의 그래픽은 기본적으로 '눈으로 보이는 세상을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눈에 보이는 세상을 인공적인 화면으로 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페이크와 같은 각종 기법 등이 발달한 배경이기도 하다.

물리 기반 렌더링은 사람의 눈으로 보는 사물의 질감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에픽게임스는 약 3~4년 전부터 언리얼 엔진4의 핵심 파트로 물리 기반 렌더링을 강조해왔다. 이는 게임 뿐만 아니라 '사실적 표현'을 필요로 하는 모든 장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이다.





언리얼 엔진4로 7주의 작업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건축 시뮬레이션.
프랑스의 24세 청년이 작업한 결과물이다.

※ 출처 : http://www.benoitdereau.com/unrealparis.html

게임에서의 물리 기반 렌더링은 상상의 영역까지 다룰 수 있다. 이를테면, '판타지와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할 수도 있다. GDC2015에서 공개된 '호빗 테크데모'가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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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주도할 트렌드를 논할 때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을 빼놓을 수 없다. '호빗 테크데모'에서도 알 수 있듯, 에픽게임스 역시 VR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담당 엔지니어 팀을 편성해 다양한 형태의 VR 플랫폼을 서포트하기 위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오늘 간담회의 하이라이트는 '오픈월드' 테크데모였다. 뉴질랜드와 영국에서 배경 어셋에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한국 지사에서 주도해 만든 '랜드 스케이프'를 적용해 이번 테크데모를 만들었다. 오픈월드가 대개 MMORPG에서 사용되곤 한다는 점을 감안해 식물이나 동물군을 보다 빠르게 배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생·군중 시뮬레이션도 선보였다.

끝으로 박성철 대표는 "엔진 사용의 제약이 완전히 사라졌고, 에픽게임스에서도 적극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확립해나갈테니 언제든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시작하셨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Q&A 내용이다.

현 시점에 물리 기반 렌더링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인가?

신광섭 차장 : 넥서스5 이상부터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물리 기반 렌더링이 하위 기종에서 안 되는 것은 아니다. GDC에서 넷게임즈의 '프로젝트HIT'를 공개했는데, 노트2 기종에서 시연했었다. 그 정도 기기에서 물리 기반 렌더링이 된다는 의미다. 게임 전체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면 캐릭터라든가 일정 요소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니티가 강조하고 있는 물리 기반 쉐이딩과의 차이점은?

신광섭 차장 : 다른 엔진을 사용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대신 언리얼 엔진4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머티리얼 에디터(Material Editor)라는 편의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아티스트 입장에서 물리를 이해하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언리얼 엔진4에서는 수치만 입력하면 사실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툴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물리 기반 렌더링을 보다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멤버십 라이선스를 발표한 이후 에픽게임스의 매출은 어느 정도인지? 현상 유지인가, 올랐나?

박성철 대표 : 그동안 에픽게임스는 매출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알겠지만 매출이 별로 나오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다. 대략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언리얼 엔진3 때에 비해 사용자가 몇 배 이상 늘었고, 이번 무료화 이후 또 큰 상승세를 보였다. 아직은 매출을 논할 단계가 아닌 듯하고, 개발자 수의 상승세가 폭발적이라는 부분에 주목하려고 한다.


언리얼 데브 그랜트 관련해 질문하고자 한다. 지원 범위를 5백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프로젝트별 지원 액수를 책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박성철 대표 : 지원 금액 범위를 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 분명한 것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개발사'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55억 원 규모의 예산이 책정돼 있으니 단순하게 추산해봤을 때 100~1000개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도전을 하시면 그랜트 선정에 큰 점수를 얻으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해 별도의 조건은 일체 없고, 받은 금액을 어떻게 사용하시는지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는다. 기금 받아서 개발팀이 단체로 여행을 가셔도 된다는 말이다(웃음)

신광섭 차장 : 언리얼 엔진4에 대한 책을 쓰셔도 되고, 프로젝트는 제한이 없다. 언리얼 엔진4와 관련만 있으면 된다.


준비된 예산이 소진되면 추가로 이어갈 의향이 있는지?

박성철 대표 : 현재로서는 아직 계획하고 있는 바가 없다.


본사 개발팀 규모가 상당히 늘었다고 이야기했다. 개발팀 규모는 얼마나 되나.

박성철 대표 : 에픽게임스에는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많지 않다. 나를 포함해 잉여들은 몇 명 없다는 이야기다(웃음). 예전에 개발자가 150명 정도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는데, 지금은 그보다 몇 배 이상 늘었다. 이제는 에픽게임스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회사가 됐다(웃음) 정확한 숫자는 공개하기 어렵다. 양해 바란다.


커스텀 라이선스 제도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경우에는 로열티 규정이 다른가?

박성철 대표 : 로열티 규정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이든 모두 조정이 가능하다. 만약 '우리 회사는 전체 매출의 5%를 내기가 어렵다'라고 하시면, 개발사 매출이라든가 퍼블리셔 매출 기준으로 다시 협의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매출 로열티 외에도 여러 가지를 오픈된 자세로 협의하고자 하니, 조율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별도로 연락을 주시면 된다.


에픽게임스 팀 스위니 대표의 영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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