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스스톤 '검은바위 산', 모험모드 재미 UP! 메타 변화 측면은 아쉬워...

게임뉴스 | 정성모 기자 | 댓글: 68개 |




2015년 4월 3일, 하스스톤의 두 번째 모험 모드, '검은바위 산'이 베일을 벗었다.

첫 모험 모드였던 '낙스라마스의 저주' 이후 약 9개월, 마지막 대규모 업데이트였던 확장팩 '고블린 대 노움' 이후 4개월 만에 나온 검은바위 산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용족 시너지 카드의 등장과 함께 라그나로스, 네파리안 등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오리지널 시기를 주름잡았던 우두머리들의 재등장이라는 점에서 하스스톤은 물론 WoW 유저들의 관심까지 사로잡았다.

약 한 달간 진행된 업데이트 동안 하스스톤의 스마트폰 버전까지 출시되며 많은 유저에게 선보였던 검은바위 산은 과연 어떤 곳이었으며,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오늘은 한 달가량의 여정을 마친 하스스톤의 두 번째 모험 모드, 검은바위 산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은 갖고자 한다.


▣ WoW 오리지널 던전의 정수 '검은바위 산' 하스스톤에 안기다






앞서 언급했듯, 검은바위 산은 WoW 오리지널 시기를 주름잡았던 던전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미궁과도 같았던 던전 검은바위 나락과 검은바위 첨탑, 유저들에게 불지옥을 선사했던 화산 심장부의 라그나로스, 썰렁한 농담과는 달리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을 선사했던 검은날개 둥지의 네파리안까지 4개의 초대형 던전이 집결해있었다.

여기에 WoW의 세 번째 확장팩 '대격변'으로 검은날개 강림지(하스스톤의 '숨겨진 연구실')까지 추가되면서 검은바위 산은 단일 지역을 기준으로 WoW에서 가장 많은 던전이 집결해있는 장소가 되었다.

이 던전들에 포진한 우두머리 숫자만 총 59마리에 이르고, 여기에 우두머리보다 더 무서운 악명 높은 구간들도 상당수있기에, 어쩌면 이런 곳이 하스스톤의 모험 모드로 등장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 검은바위 첨탑의 수 많은 우두머리들
검은바위 산에는 60여 마리의 우두머리들이 밀집해있다.


기존에 WoW를 접했던 하스스톤 유저라면 '검은바위 산' 전체가 모험 모드로 나온다는 것에 흥분하면서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던전들은 하나하나가 전 모험 모드 장소였던 '낙스라마스'에 비견될 만큼 광활하고, 또 많은 사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60여 마리의 우두머리와 희귀 몬스터 중에서 하스스톤의 우두머리로 선정된 것은 17마리였다. 이는 전 모험 모드 낙스라마스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던전의 규모를 비교해볼 때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 1~2개의 던전만 연합해도 충분히 20마리가 넘는 우두머리가 나오는 만큼,
압축된 우두머리 숫자에 아쉬움을 표한 유저들도 적지 않았다.


던전 우두머리의 구성이나 모험 모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부분은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WoW에서 악명 높았던 우두머리인 청지기나 게돈, '공대 파괴자' 밸라스트라즈가 모습을 드러내며 그때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었으며, 스토리 상 검은바위 산의 패권을 두고 다툰 라그나로스와 네파리안이 아옹다옹(?) 싸우면서 모험 모드를 이끌어가 전 모험 모드보다 구성상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고, 모험 모드의 진행이 더 탄탄하게 느껴졌다.

특히 검은날개 둥지의 최종 우두머리인 군주 네파리우스 공략 과정에서는 라그나로스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검은바위 산을 둘러싼 갈등 요소나 두 최종 우두머리의 성격을 하스스톤에 맞게 유쾌하고 가볍게 풀어간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점들은 전 모험 모드인 '낙스라마스'보다 한결 더 게임에 몰입하게 해주었으며, 시나리오 측면에서 모험 모드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 두 최종 우두머리의 대결 구도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였다.


또,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미 하스스톤에 카드로 구현된 우두머리가 모험 모드의 우두머리로 다시 등장하게 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미 나와 있는 카드라 할지라도 향후 언제든 다시 모험 모드에 모습을 비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WoW의 오리지널 시기에서 다음 모험 모드에 맞는 볼륨이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은 안퀴라즈 사원이 유일하며, 이후에는 WoW의 첫 확장팩인 '불타는 성전'의 던전으로 넘어가게 된다.

불타는 성전 중에서도 유저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곳이라면 단연 '검은 사원'을 꼽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하스스톤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조명되지 못한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지키고 있는 곳으로, 과연 검은 사원의 우두머리인 일리단이 하스스톤에서의 홀대(?)를 어떻게 되갚아 줄 것인지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튜토리얼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리단 스톰레이지
검은 사원을 통해서 다시 재탄생할 수 있을까?



▣ 모험 모드로서의 '검은바위 산'은?


앞서 언급했던 스토리나 우두머리 선정 부분을 제외하고 보아도, 모험 모드로서의 '검은바위 산'은 상당히 괜찮은 구성을 지닌 콘텐츠라 할 수 있다.

특히 전 모험 모드였던 낙스라마스에서와는 다르게, 모든 우두머리의 공략 과정이 개별화되었다. 우두머리의 영웅 능력이 계속해서 바뀌거나, 한 지구에서도 정 반대의 특성을 지닌 우두머리를 배치하는 등 모든 공략이 특정 덱 하나로 관철되는 일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영웅 난이도를 포함해서 생각해보면, 검은바위 산의 난이도는 낙스라마스보다 전반적으로 더 어려워졌으며, 모든 우두머리 공략에서 특색있는 덱 구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공략 과정에서 그동안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던 카드와 전략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유저들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었으며, 이는 곧 '모험 모드에 도전하고 그것을 깨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했던 하스스톤 개발자들의 개발 의도가 잘 성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모험 모드 공략에는 그동안 쓰이지 않았던 형태의 덱이 다수 등장하게 된다.
특히 천정-내열 사제덱이 인기 (출처: 인벤 닉네임 음지기 유저 게시물)


다만, 모험 모드를 즐기기 위한 장벽은 이전보다 다소 높아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서 '장벽'은 공략을 위해서 필요한 카드 보유 상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이보다는 '입장료' 자체가 부담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언뜻 생각해보면 이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일 수 있다. 검은바위 산의 입장료는 이전 낙스라마스 때와 똑같으며, 당시 낙스라마스에 대해 되짚어봤던 본 기자는 낙스라마스의 입장료가 합리적이고 즐기기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은 모험 모드 출시를 둘러싼 '상황'에서 큰 차이가 있다. 낙스라마스는 오리지널이 정식 출시된 이후 약 3개월 만에 등장한 첫 대규모 업데이트였으며, 따라서 오리지널 카드팩이나 투기장 외엔 유저들이 골드를 사용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

또, 이미 정식 출시 이전부터 6개월가량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였기 때문에 하스스톤을 오래 즐긴 유저들의 골드는 넘치는 상황이었으며, 이와 함께 첫 지구 무료입장 이벤트와 당시 PC방을 통해서 접속하면 100골드를 바로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진행되었기 때문에 지구당 700골드씩 5주에 걸친 비용은 사실 부담된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미 한 번의 모험 모드와 확장팩을 거치면서 유저들이 골드를 사용할 곳은 오리지널 팩과 모험 모드, 고블린 대 노움 카드팩 등 3곳으로 갈라진 상태이며, 만약 검은바위 산 출시로 새롭게 게임을 접하게 된 유저가 있다면 이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낙스라마스 출시 당시 진행했던 PC방 이벤트


▣ 31장의 신규 카드, 메타에 어떤 영향을?

검은바위 산 등장 이후의 메타 변화는 상당히 큰 편이다. 이는 검은바위 산의 핵심이라고 밝혔던 용족 카드보다는1지구에서 획득하는 카드 및 임프 두목의 파워가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험상궂은 손님과 제왕 타우릿산, 속사 및 임프 두목과 같은 카드는 카드는 기존에 있던 덱의 파워를 강화시켜주는 것은 물론, 단지 그 카드의 추가 만으로도 새로운 형태의 덱이 등장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먼저 타우릿산은 검은바위 산에서 추가된 전설 등급의 카드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범용성 측면에서 볼 때 검은바위 산 최고의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우릿산의 추가 이후 손패를 많이 모으는 운영을 펼치는 냉기 마법사와 컨트롤 흑마법사가 탄력을 받게 되었으며, 자연의 군대-야생의 포효로 이어지는 하스스톤 최고의 피니셔를 가진 콤보 드루이드도 더 힘을 받게 되었다.

특히 드루이드의 경우에는 기존부터 정신 자극의 활용을 통해서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타이밍에 피니셔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번 타우릿산의 추가로 이런 킬각 계산에 더 많은 변수를 만들게 되었다.

이와 함께 냉기 마법사의 경우에는 타우릿산과 말리고스를 혼합한 형태의 덱으로 그동안 냉기 마법사의 천적으로 군림하였던 컨트롤 전사 덱을 꺾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그동안 대회용 덱으로 치부되었던 냉기 마법사 덱은 등급전에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덱으로 탈바꿈했다.


▲ 상성을 뛰어넘는 타우릿산-말리고스 냉기 마법사의 힘!


험상궂은 손님은 컨트롤 덱 외에는 대안이 없었던 전사에게 오랜만에 큰 변화를 주는 카드가 되었다.

전쟁노래 사령관과 연계하여 한 턴에 온 필드를 가득 채울 정도의 험상궂은 손님을 소환하는 '원턴킬' 콤보로 일약 탑 티어급의 덱 파워를 갖게 된 것이다.

이 덱은 오직 '험상궂은 손님'의 추가 만으로 가능한 덱이며, 덱의 이름이 이 카드의 이름을 따서 '손님 전사' 덱으로 불릴 정도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손님 전사 덱은 특히 하스스톤 출시 이후 줄곧 전사에게 강력한 모습을 보여왔던 드루이드에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KPL 등 해외 대회에서는 필수급 덱으로 손꼽히고 있다.




▲ Kinguin Pro League 2015 시즌1 1위 Kolento 선수의 손님 전사덱
KPL2015 4강의 모든 선수들이 손님 전사 덱을 들고 출전했다.


흑마법사의 전용 하수인인 '임프 두목'은 고블린 대 노움 출시 이후 돌진 사냥꾼이나 기계 마법사에 밀려서 주춤했던 흑마법사에게 위니형 덱의 원탑 자리를 다시 찾아준 하수인이다.

임프 두목은 특히 고블린 대 노움 이후 성행했던 악마 흑마법사 덱에 날개를 달아주었으며, 임프 두목의 효과로 초반에 어떻게든 한 기 이상의 하수인을 필드에 배치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덱의 무게감이 올라가 최근에는 미드레인지 형태의 악마 흑마법사 덱이 유행하고 있다.

임프 두목으로 소환되는 임프와 단검 곡예사, 임프 폭발, 압도적인 힘이 연계되면서 상대의 어떤 하수인도 1/1의 임프로 교환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런 효율적인 교환으로 인해 상대방이 필드를 정리하다 게임을 포기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덱 또한 손님 전사 덱과 함께 최근 해외 대회에서 1티어급 덱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국내 대회의 경우 컨트롤 흑마법사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해 현재까지 많이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향후 언제든 활약할 수 있는 덱이라 할 수 있다.




▲ KPL2015 3위 StrifeCro 선수의 미드레인지-악마 흑마법사 덱


이 밖에도 속사 또한 '잘 풀리면 막을 수 없는' 돌진 사냥꾼에게 필수 카드로 손꼽히고 있으며, 하스스톤 출시 이후 클래식 덱의 형태를 이어오고 있는 주술사는 파괴의 화염수호정령이 추가되며 중반 타이밍의 필드 장악력이 강화되었다.

이처럼 검은바위 산 이후 밸런스의 변화는 상당히 큰 편이지만, 정작 고블린 대 노움 출시 이후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는 직업에 대한 배려는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이런 대표적인 직업이 성기사와 사제, 주술사이다.

물론 고블린 대 노움 출시 이후 각 직업들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은 맞지만, 검은바위 산 이후 환골탈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전사나 기존에 강세를 보여왔던 흑마법사, 마법사, 드루이드, 사냥꾼 등이 더 힘을 얻게 된 것과 비교해보면 이 세 직업은 모험 모드로 그다지 긍정적인 변화를 겪지 못했다.

특히 주술사는 하스스톤 출시 이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단일한 형태의 덱이 이어지고 있는 문제점이 눈에 띈다. 고블린 대 노움 이후 기계 주술사 등의 변화를 꾀하긴 했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았으며, 최근에는 강화 철퇴 정도만을 채용하고 다시 '클래식' 형태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주술사도 전사처럼 덱 자체를 바꿀 만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 마스터즈 코리아 결승에서 슬시호 선수가 사용한 주술사 덱
주술사는 파괴의 화염수호정령 외엔 낙스라마스 이후 변화가 없다.


사제와 성기사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용족' 하수인이 직업 전용으로 추가되며 용족 메타의 선두에 설 환경이 갖춰졌으나, 용덱 자체가 가진 한계점으로 인해 최근에는 다시 과거로 회귀하거나, 검은바위 산의 버프를 받은 다른 직업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제의 경우에는 최근 컨트롤 운영형 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 덱 자체의 힘이 상당해 최근에 펼쳐진 KPL2015 Final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검은바위 산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기사 또한 용의 배우자라는 우수한 용족 하수인의 추가에도 최근 다시 미드레인지 형태의 덱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최근 덱의 템포가 빨라짐에 따라서 이 덱마저도 다소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처럼 검은바위 산의 핵심이라 할 수 있었던 용족 메타의 활용도가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은 이번 모험 모드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모험 모드가 열린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하스스톤 초기부터 직관적이고 상황을 주도하는 형태의 덱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수동적인 직업이 메타를 주도하지 못하는 상황은 이번 모험 모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이에 사제와 성기사는 다음 패치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직업과의 경쟁에서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KPL2015에 등장한 Kolento 선수의 컨트롤 사제 덱



▣ 화려한 용의 향연은 빛 좋은 개살구? 검은바위 산 전리품의 가치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검은바위 산은 최근 새롭게 유입된 유저 입장에서는 골드 구매 기준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검은바위 산은 골드 대비 확실히 자기값을 하는 곳일까?

기본적으로 모험 모드 구매에 필요한 골드, 혹은 현금만큼 카드팩을 구매하는 것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모험 모드는 하스스톤이 판매하는 상품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상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모험 모드 전 지구를 구매할 수 있는 25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카드팩은 많아야 24팩 가량이다. (3천원에 2팩, 2만원에 15팩) 보통 하스스톤 유저 사이에서 20팩 기준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전설 카드는 1~2장 남짓이고, 120장의 카드를 획득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다수의 중복 카드가 포함된다.

이와 비교해 모험 모드는 31종의 카드를 중복없이 획득할 수 있으며, 이 중에는 전설 카드도 5장이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신의 손'으로 24팩으로 5장 이상의 전설 카드를 확보할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구매가 대비 효율에서는 모험 모드 구매를 카드팩 구매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 골드나 현금 구매 모두에서 모험 모드의 보상 효율을 따라가긴 어렵다.


다만 이는 구매가 대비 효율성을 단순 환산한 것으로, 실질적인 효율성을 따져보기 위해선 모험 모드에서 얻을 수 있는 카드가 얼마나 활용도가 높은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 점에서 검은바위 산은 낙스라마스와 크게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모든 지구가 공개된지 채 열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등급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검은바위 산의 카드는 '제왕 타우릿산'과 '험상궂은 손님', '속사'와 흑마법사의 '임프 두목' 정도뿐이며, 검은바위 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용족 및 용족 시너지 카드의 활용도는 상당히 떨어진다.

이는 로데브와 켈투자드를 필두로 미치광이 과학자, 낙스라마스의 망령, 간식용 좀비, 네루비안 알,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에 '지나치게 강해서' 하향 패치된 장의사 등등 등장한 거의 모든 카드가 메타에 핵심으로 작용했던 낙스라마스와 사뭇 대조된다.




▲ 낙스라마스로 추가된 대부분의 카드는 현재 메타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낙스라마스와 검은바위 산이 이와 같은 차이를 보이게 된 이유는 모든 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의 '죽음의 메아리' 효과에 방점을 찍었던 낙스라마스와는 달리, 검은바위 산은 '용족'을 기준으로 하는 종족 시너지 카드가 다수 추가된 영향이 크다.

물론, 현재 하스스톤의 용족 및 용족 시너지 카드 또한 공용 카드로 모든 직업이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용족 하수인이 기존에 각 직업에서 핵심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문이나 하수인과 시너지를 갖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여기에 용족과 시너지를 갖은 직업 카드가 추가된 것은 성기사, 사제의 단 두 직업에 불과하며, 이 두 직업 중에서도 공체합이나 사용 조건에 페널티가 없는 성기사 정도가 제대로 된 용족 덱을 구사하고 있다.

그마저도 그리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성기사의 용족 덱은 해외 하스스톤 커뮤니티에서 프로 게이머들이 평가하는 파워 랭킹에 2주 연속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실제로 용족 덱은 '원하는 대로 풀리면' 기존에 활용했던 미드레인지 성기사 덱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존 덱보다도 상황 대처에서 유연성이 떨어지기에 기존 덱보다도 더 낮은 순위(17위-18위)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 해외 주요 프로 게이머들이 꼽은 5월 1주차 파워 랭킹 (출처: liquidhearth.com)
성기사는 대부분 16~18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와 함께, 다소 빨라지고 있는 최근의 게임 템포도 용족 덱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득세하고 있는 덱은 보통 한 턴에 폭발적인 피해를 입혀서 정상적인 필드 싸움을 뛰어 넘거나, 아니면 1턴부터 꾸준히 하수인을 배치해 주문으로 교환 우위를 점하며 필드를 내주지 않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용덱은 이런 환경에서 쓰기에는 지나치게 무거우며, 카드가 갖는 의외성이나 위험성이 크지 않다. 이는 특별한 피니시 콤보를 갖지 못한 기존의 성기사-사제 덱의 약세와 맥을 같이하는 부분으로, 특정 시너지의 카드들이 메타의 힘에 의해 짓눌린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검은바위 산 신규 카드 중 최근 메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카드가 모두 용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은, 검은바위 산으로 유도한 용 메타가 현재까지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함을 반증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 HCC All Star 경기에서 따효니 선수가 사용한 용기사덱


이런 맥락에서 검은바위 산의 모든 지구가 공개된 현재 유저들은 -검은바위 산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단순히 획득하는 카드의 질적인 측면만 볼 때 검은바위 산은 1지구 외엔 그다지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메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검은바위 산의 카드 중 험상궂은 손님이나 제왕 타우릿산, 속사 등을 모두 1지구에서 획득할 수 있으며, 1지구를 여는 비용은 700골드, 7000원가량이기에 부담이 크지 않다.

이에 최근 스마트폰 버전의 출시로 새롭게 게임을 시작한 유저라면 검은바위 산보다는 오리지널 팩이나 고블린 대 노움, 낙스라마스 등을 통해서 기초 카드를 확보한 이후에 1지구만 여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는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며, 이는 골드로 모험 모드를 열고자 하는 유저(5지구 3500골드)라면 더욱 주의해야 할 사항이 될 것이다.




▲ 첫 지구에서 획득할 수 있는 카드 (직업 전용으로 속사/용의 숨결)
등급전에서 효율적인 골드/현금 투자를 원한다면 1지구만 구매해도 큰 문제는 없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번 모험 모드는 모험 모드라는 콘텐츠 자체는 전보다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확장팩 이후 또 한 번의 변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으나 변화의 정도나 방향성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는 스마트폰 버전의 하스스톤 출시로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고 있었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큰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변화를 꾀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하스스톤에 새롭게 유입된 유저가 즐길 콘텐츠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하겠다.

스마트폰 버전의 출시로 하스스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인 이상, 다음 콘텐츠의 추가 시기가 모바일 게임으로서의 하스스톤에 상당히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하스스톤에서 게임의 즐길 거리를 풍부하게 만들고, 또 게임이 갖는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은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하스스톤 개발자 용 우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다중 게임 모드'의 개발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다음 대규모 업데이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카드 게임이 갖는 본질적인 한계, 곧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이 될 것이다. 카드 게임의 특성상 게임이 오래될 수록, 패치가 많을 수록, 카드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유저와 초보 유저가 적응하기는 어렵다. 하스스톤이 과연 이런 카드 게임이 갖는 본질적인 한계점을 뛰어넘을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