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2015] 넷텐션 배현직 대표 "한 분야의 끝판왕이 되는 것이 성공 비결"

게임뉴스 | 김지연 기자 | 댓글: 3개 |


▲ 넷텐션 배현직 대표

"게임 서버에 대한 낭만이 있었어요. 프로그램 개발만 하면 될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이었죠. 물건이 안 팔렸고 외판원처럼 영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과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었어요. 하지만 이마저도 포괄적인 이야기만 담겨 있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7년이 흘렀다. 190개 회사가 프라우드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마블 퓨처파이트, 레이븐 등이 위 서버로 만들어졌다. 배현직 대표. 그는 넷텐션을 설립한 사람으로, 프라우드넷을 개발한 개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음에는 지금과 같진 않았다.

그는 KGC2015서 게임 서버 엔진 사업을 7년동안 하면서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사업의 목표와 취하고 버려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의 중요성, 조직관리, 인사고과의 분명한 기준 설정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는 '목표'를 꼽았다. 이 서버를 누가 쓸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모든 것을 만족하게 하려고 해서는 이도 저도 안되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기능만 덕지덕지 붙은 엔진이 되어 버리고 만다.

"스타벅스에서 처음 메뉴를 고민할 때, 정통 에스프레소만 팔 것인지 현대식 퓨전 음료도 함께 판매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해요. 어느 날 한 여성 손님이 오더니 '무지방 우유'를 넣은 라떼를 요청했는데, 당시 스타벅스에는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손님은 바로 나가버렸죠. 눈앞에서 손님 한 명을 잃은 거에요. 이걸 보고 스타벅스 사장은 바로 다양한 메뉴를 도입하기로 했죠."




이러한 선택의 고민은 넷텐션에게도 찾아왔다. 여러 가지 기능을 지원하는 엔진과 하나의 분야만 전문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엔진, 그 사이에서 배현직 대표는 엄청난 고민을 했고, 그는 '하나의 분야'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왜였을까? 답은 '프라우드넷 말고도 오픈 소스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오픈 소스에서 흔하지 않은 기능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 특히 '실시간 멀티플레이' 부분에 특화된 엔진을 목표로 삼고 작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서버에 대한 사람들의 평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제 취향이나 제가 생각하는 이상에 따라가는 게 아닙니다. 프라우드넷을 쓰는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했어요. 써본 사람들이 '실시간 멀티플레이에 관해서는 정말 별의별 기능이 다 있다'라고 느끼게끔 하고 싶었죠. 제 목표는 실시간 멀티플레이 부분에서는 '끝판왕'이 되는 것이었어요."




게임회사들이 한 번씩 빠지는 유혹이 있는데, 바로 '외주개발'이다. 외주를 주면 초기에 많은 수익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외주를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서 외주를 주게 되며, 만든 게임 엔진이 업그레이드되는데 지장이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만든 엔진이 퇴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넷텐션은 외주개발 없이 자체적으로 엔진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를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고 힘든 나날이 이어졌다고. 하지만 외주 없이 엔진을 제공하고 서버를 운영해왔기에 지금과 같은 날이 올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프라우드넷은 리눅스와 윈도우 서버를 모두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서버이다. 유니티와 언리얼 지원은 물론이며 플레이스테이션, CCTV 등도 모두 지원한다. 이렇게 많은 영역을 커버하는 건 프라우드넷을 쓰는 사람들이 플랫폼을 원활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부분을 통해 지금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마지막으로 7년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세운 경영철학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 철학으로 '메뉴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업무 대부분을 메뉴얼로 만들어서 모든 사람이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것. 사장 본인도 예외는 아니다.

이는 인사고과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런 부분이 불투명하다면 사원들은 열심히 일해야 하는 이유를 갖지 못한다. 말빨 세우고 정치하는 사람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역량이 좋은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평이 아닌 '공정'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두 번째 철학은 '배짱'이다. 무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건 쉽다. 이를 실행하는 건 별개의 일이다. 개발자가 생각한 바에 대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의 배짱이 중요하다. 창의는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는 것.

또한, 특정 업무에서 '누구에게 위임을 하느냐'를 잘 판단해야 한다. 적절한 사람에게 적시에 위임하는 것을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카네기가 될 것인지 유장(劉璋)이 될 것인지는 본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영에 앞서 창업 단계에서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시장 흐름에 따라 쫓아가는 것이 아닌, 정말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바에 대해 창업을 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프로그래머의 끝은 치킨집 사장이라고들 말하잖아요. 하지만 이건 잘못된 이야기라고 봅니다. 이전에 뉴스도 났었죠. 치킨집이 너무 많이 생겨서 대다수 상점이 적자를 보고 있다고요. 무턱대고 창업하면 안 됩니다. 단, 치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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