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절권도 마스터가 될 거야!" 하이퍼 유니버스 CBT 우여곡절 체험기

게임뉴스 | 최수빈 기자 | 댓글: 7개 |
2015년 12월 15일 오후 2시, 하이퍼 유니버스의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처음 마주했을 때는 '독특함'이 인상적이었다. 횡스크롤 AOS라는 장르도 그렇고, 익숙한 느낌의 하이퍼들도 눈에 들어왔다.

내 맘 속에 쏙 들어온 하이퍼는 공개와 동시에 많은 인기를 끈 서큐버스도 아닌, '슈퍼스타 리우'였다. 절권도의 창시자인 그 분이 떠오르는 캐릭터다.

지스타 2015에서 시연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리우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그 분의 액션처럼 적진 한 가운데서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역시 착각이었다. (핑계지만) 조작은 익숙하지 않았고, 분위기 파악도 못한 나의 리우는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가고 있었다.

아쉽다는 기분만 가득 차 있었던 차에 1차 CBT가 시작된 것이다. 지스타 당시의 기분은 잊은 채 나름 '경험자'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리고 "아뵤"를 외치며 당당하게 접속을 시작했다.



▲ 하이퍼들은 전체적으로 인상적이지만, 리우는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다


▣ 공들여 만든 튜토리얼, 유나를 봐서라도 꼭 합시다

게임을 시작하니 튜토리얼 걸 유나가 맞이해준다. 대전 게임, AOS 장르의 대전 액션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대인전이기 때문에 기초부터 알고 뛰어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뭐든 이론부터 챙기고 나서 실전에서 적용해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튜토리얼을 시작했다. 튜토리얼을 어떤 느낌으로 만들어 놨는지도 궁금했기도 하고.

튜토리얼은 1차 방어탑과 본진 방어탑으로 이루어진 작은 맵으로, 게임에 필요한 기본적인 진행 방법 등을 알아볼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횡스크롤 AOS'라는 하이퍼 유니버스만의 독창적인 요소들을 다루면서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여기서는 튜토리얼 전용 캐릭터로 유나를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다. '튜토리얼 전용' 하이퍼다. 그럼 여기를 나가면 이젠 널 다시는 못 보는거니.



▲ 실수로 '닫기'를 눌렀더니 유나가 '정말 안 하실 거에요?'라고 되물어오더라


튜토리얼은 맵에 산재해 있는 사다리와 점프대, 워프 포탈 사용법을 익히고, 몬스터 사냥, 장신구 사용, 아이템 업그레이드 등을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지스타 2015에서 경험한 아픈 기억과 세부 조작법이 함께 떠오르고 있었다.

튜토리얼에서 승리하면 '튜토리얼 마스터 계정 엠블럼'을 얻을 수 있다. 게임 로비 좌측 하단에 하이퍼 유니버스 로고를 누르면 엠블럼을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나온다. 일단은 유나 엠블럼을 선택해두었다. 유나 엠블럼을 위해서라도 튜토리얼은 꼭 플레이해둘 것을 권한다.



▲ 원하는 하이퍼의 엠블럼을 얻기 위해선 해당 하이퍼로 일반 대전 10승을 해야한다


▣ 게임에 시작하기에 앞서! 로비의 하이퍼 설정 탭에서 장비 세팅하기!

튜토리얼 끝났다고 바로 대전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싶어서 좀 더 로비 화면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계정 정보'에서는 유저의 레벨이나 최다 승리 하이퍼, 경기 기록과 통계가 기록된다. 아직 한 판도 제대로 플레이하지 않았기에 따로 기록이 없어 '하이퍼 설정'란을 먼저 보기로 했다.

하이퍼 설정에서는 각 하이퍼의 스킬들과 포지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하이퍼들이 착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 세트가 표시되어 있었다. 다양한 정보 중에서 장비 슬롯을 세팅하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 빼곡하게 들어 있는 하이퍼 정보창


장비는 총 세 개의 슬롯이 있으며, 1번은 '초심자용 장비 세트', 2번은 '숙련자용 장비 세트'로 세팅되어 있다. 3번은 비어있어, 원하는 장비를 세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초심자 세트로 가자니 뭔가 아쉽고, 숙련자용 세트를 가자니 양심에 찔렸다. 결국 그냥 3번 슬롯에다 초심자용 장비 세트와 숙련자용 장비 세트를 참고해 적당히 나눠 담았다.

아이템들이 전체적으로 옵션이 매우 월등한데다 업그레이드를 마쳤을 때, 전용 장비의 경우 스킬에 직접적으로 추가 효과를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무엇을 빼고 무엇을 넣을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야만 했다. 아이템의 종류도 생각보다 많아서 나만의 장비를 세팅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해 보였다.



▲ 3번의 비어 있던 장비 슬롯을 '나만의 장비 세팅'으로 바꿔보았다


▣ 준비가 끝났으면, 먼저 가볍게 AI 대전으로 게임을 파악하자

준비가 얼추 끝났으니 몸풀기용으로 AI대전을 참가해보기로 했다. 리우를 고를까 했지만 신 하이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새롭게 추가된 하이퍼는 총 일곱. 그렇게 해서 고른 첫 캐릭은 무려 '도깨비 장사 홍두깨'다. 블루로즈, 셀린느 마냥 예쁜 하이퍼도 많지만 굳이 홍두깨를 고른 이유는 스킬이다. 보유 스킬들을 살펴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다.



▲ '게임 정보'탭에서 볼 수 있는 홍두깨의 스킬들, 제압 스킬이 궁극기까지 네 개나 있다


'도깨비 걸음' 스킬은 무려 텔레포트 후 스턴 스킬인데다, '배 밀기' 스킬은 밀쳐내기 스킬, '잡아 메치기' 스킬은 상대를 넘어트리기까지 한다. 제압기의 효과가 다른 게임보다 강한 만큼 제압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린 하이퍼야말로 최고의 하이퍼가 아닐까 싶었다.

이른바 '도깨비 걸음 - 배 밀기' 콤보로 누가됬든 상대를 마구 제압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리라 다짐하면서 홍두깨를 골라 준비 완료를 눌렀다. 아군은 레드와 올가, 블루로즈로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싶었다.

문제는 상대의 조합이었다. 패시브로 넉백 효과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윌리엄 제독'과 방어 태세로 넉백을 당하지 않게 만들 수 있는 '투스와 톱스', 테크니션임에도 불구하고 미칠듯한 생존력을 가진 '미겐하르트', 홍두깨와 마찬가지로 제압 능력이 최고치인 '굴룬바'까지, 마치 AI들이 내 홍두깨의 카운터를 치기 위해 일부러 골랐다 싶을 정도로 너무한 조합이었다.



▲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카운터를 당한다니!


아니나 다를까. 비장의 도깨비 걸음 - 배 밀기 콤보는 제일 앞에서 버티고 서있는 탱커인 윌리엄 제독에게는 통하질 않고, 다른 적을 노리자니 미겐하르트는 홍두깨가 진입하기만 하면 칼같이 '피의 속박'스킬로 제압하여 몰매를 맞게 되고, 투스와 톱스, 굴룬바를 아군쪽으로 밀어주자니 그대로 후방의 아군을 노리고 들어오니 되려 위험한 지경이었다.

결국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홍두깨의 존재감은 중반 이후로부터는 아예 사라져버렸고, 그저 아군 하이퍼들을 따라다니는 심부름꾼 정도로 몰락했다. 심지어 AI들의 인공지능이나 반응도 뛰어나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나를 제외한 다른 3인의 활약으로 승리는 했지만 2킬 5데스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문득 홍두깨 하이퍼 소개에 써있던 설명 글귀가 뇌리에 떠올랐다. '스킬의 이해도가 높지 않을 경우 낮은 화력으로 인해 전투에 이렇다 할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그렇다. 낮은 숙련도와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 도깨비 걸음으로 순간 이동하면 미겐하르트가 칼같이 잡아서 콤보를 끊는 등 AI 수준이 높았다


▣ 준비된 자들은 오라! 얼떨결에 참여하게 된 일반 대전 체험

이렇게 패배한 채로 끝낼 수는 없다고 생각해 지체 없이 다음 대전을 위해 게임 시작을 눌렀다. 클로즈 베타 참여 인원이 많은지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도 금새 매칭이 잡혔다. 이번엔 본능에 따라 제니퍼를 하리라 다짐했지만 다른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준비 완료까지 누른 상황.

제니퍼 말고 뭘 해야하나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고른 하이퍼는 서포터인 '욕망의 꽃, 서큐버스 카밀라' 였다. 차선이었지만 일러스트를 보니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아군은 새로운 스트라이커 캐릭 '리타'와 강력한 화력의 테크니션 '이그니시아', 그리고 제니퍼였다. 적군은 어떤 하이퍼가 있으려나 하고 로딩 화면을 보았다. 상대는 새로운 하이퍼 잭과 카밀라, 그리고 스토커인 레드와 사피텔부브. 그런데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왜 AI가 갑자기 플레이어처럼 엠블럼이랑 닉네임을 달고 있는걸까? 난이도가 다른가?



▲ 두 번째 판은 욕망의 꽃, 서큐버스 카밀라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알고보니 AI 대전이 아닌 일반 대전 큐를 돌려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AI 대전을 한판을 하고 난 후 새로 게임을 시작할 경우 다시 일반 대전으로 세팅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였다.

게임도 안 익숙한데 스킬 설명조차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카밀라가 내 하이퍼다. 눈 앞은 캄캄했고 나도 모르게 "죄송합니다."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일단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빠르게 장비 슬롯과 장신구를 선택하고 마우스를 움직여 스킬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갔다.

적에게는 각종 상태이상을 걸고 아군에게는 버프 효과를 주는 '조련의 채찍'과 '쾌락의 채찍', 아군에게 피해 무시 보호막을 걸어주는 '자각몽'과 적을 끌여들이며 생명력과 마나 피해를 주는 '달콤한 입맞춤'까지. 서포터답게 아군 버프와 적군 디버프가 매우 인상적인 스킬 구성이었다.



▲ 채찍으로 적에게는 대미지와 디버프를, 아군에게는 아주 약간의 대미지와 버프를 준다


게임이 시작되고 아군과 함께 사냥을 하면서 스킬의 감각을 익혀나갔다. 채찍은 아군과 적군을 동시에 맞출 수 있으면 매우 효과적이고, 보호막은 시전 후 인근에 위치한 하이퍼나 자기 자신에게 타겟을 설정해줘야 작동되는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누구에게 걸어줄 것인가를 빠르고 정확히 파악해 줄 필요가 있었다. 요는 카밀라 또한 숙련도에 따라 게임 플레이가 확연히 갈리는 하이퍼였다.

물론 지금의 나에겐 숙련도 따위 있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AI 대전이 아니라 일반 유저 대전이기에 상대방의 압박감 자체가 달랐다.

레드와 사피텔부브 스토커들은 아군 테크니션들을 보호막을 써줄 새도 없이 터트려 나갔고 그 와중에 잭이 저 멀리서 던져대는 카드에 후방에 있던 카밀라까지 갈려나가는 상황이었다.



▲ 스토커인 레드와 사피텔부브의 무서움을 알게 된 한판이었다. 보호막을 쓸 새도 없어...


심지어 상대 카밀라마저 범상치 않은 움직임과 스킬 활용으로 우리팀 아군들을 괴롭혀댔다. 똑같은 카밀라라고 볼 수 없을 모습으로 전장을 조율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지난 알파 테스트에서 가장 승률이 높았던 1, 2위가 왜 서포터였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아군에는 못하는 카밀라', '적군에는 잘하는 카밀라'라는 극단적인 차이 때문에 AI 대전 보다도 빠르게 끝이 났다. 최종 성적 0킬 6데스 3어시스트.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지만 전판의 홍두깨가 17어시스트를 달성했던 걸 생각하니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 일반 대전은 전패 행진! 서포터님의 어시스트 상태가?


무심결에 들어간 일반 대전이지만 4:4로 마주한 전장은 생각보다 뜨거움을 느꼈다.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CBT에 참가하고 있었고 일반 대전도 큐를 돌리면 오래 걸리지 않아 매치가 잡혔다. AI 대전, 일반 대전, 연습실 등 다양한 모드가 존재했고 또 성향에 따라 원하는 곳에 맞춰 즐기는 분위기였다.

첫 일반 대전을 패배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나니 모든 욕심이 사라졌다. '무소유'라 했던가. 승리를 갈구하기 전에 일단 '사람답게' 플레이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1차 CBT 테스트는 주말까지 진행되기에 연습할 시간은 충분했다. 리우 하나만 집중하려 했지만 상대방을 알아야 내가 더 클 수 있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이퍼 정보를 훑어보며 학창시절에도 안한 공부를 지금 하려하는 내 자신이 어쩐지 대견했다.

일단 AI 대전을 시작으로 더 많은 연습을 해서, 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하이퍼 유니버스에 좀 더 익숙해져야겠다고 다짐하고 보니 첫 날의 테스트가 끝나가고 있었다. "리우 선생님 기다려 주세요. 조금 더 강해져서 빨리 절권도의 극의를 깨우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 서버가 닫힐 때까지 리우를 한 번도 안해 봤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