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소개] 오덕? 아닙니다. 발음에 주의하세요! '오! 덕!(Oh! Duck!)'

게임소개 | 지민호 기자 | 댓글: 9개 |
"네..? 게임 제목이 뭐라고요..?"
"오덕이요."
"죄송한데, 게임 제목이 뭐라고요?"
"오! 덕! 이라고요."


위 대화는 한 게임을 두고 동료 기자와 나눈 실제 대화 내용입니다. 바로 '오덕(Oh! Duck!)'이라는 게임을 두고 말이죠. 기자가 이 게임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내가 뭘 잘못 들었나?'라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리고서는 '누가 게임 제목을 오덕이라고 짓겠어?'라는 생각에 만우절이 언제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 오덕 트레일러 영상




▲ 진짜로 게임 제목이 오덕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 게임의 개발자가 독일인이라는 것입니다. 기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오덕'이라는 단어가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일본어인 '오타쿠(お宅, おたく)'에서 비롯한 속어가 아닌 오리를 뜻하는 'Oh! Duck!'으로 사용됐지만, 독일인 개발자가 지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제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덕이란 제목으로 게임이 출시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야기는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제 친구 독일회사 하나 말아먹은 썰'이라는 게시글에서 시작됩니다. 이야기인즉슨 작성자의 친구가 이태원의 한 펍에서 만난 독일인 개발자에게 그가 직접 개발한 게임을 소개받아 시연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원래 이 게임은 새끼 오리를 뜻하는 '덕링스(Ducklings)'라는 제목으로 출시될 예정이었죠. 그러나 작성자의 친구는 제목이 별로라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덕'이라는 단어를 추천해줬고, 개발자들은 이 제목을 진짜로 채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 오덕을 개발한 스벤 슈미트(Sven Schmidt, 좌)와 요한 데트마어(Johan Dettmar, 우)


한 한국인이 농담으로 이야기한 단어에서 시작된 오덕.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하지만, 출시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유독 한 국가에서만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바로 게임 제목의 발상지인 한국에서 말이죠.

특이한 제목과 앞서 이야기한 사연이 SNS을 통해 퍼지면서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고, 자연스럽게 다운로드 수가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이 게임을 다운로드한 사람의 90% 이상은 한국인이라고 하네요. 앱스토어 인기 차트(무료)에서는 1위까지 차지했을 정도. 그렇게 오덕이라는 게임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한글로 글씨를 써서 사진을 찍었다는 후기는 덤입니다.



▲ 1/19 ~ 1/25 기준, 오덕의 다운로드 랭킹 (출처 : App Annie)



▲ 고마움을 한글로 표현한 개발자들의 인증샷


그렇다면, 오덕이란 도대체 어떤 게임일까요? 오덕은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고무 오리를 조작하여 장애물을 피하는 아주 단순한 게임입니다. 조작 방법은 터치의 길이로 점프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것이 전부. 그러나 조작 방법이 간단하다고 게임까지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묘하게 어려운 점프 높낮이 조절과 엄격한 판정, 곳곳에 숨어있는 함정들이 고무 오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죠.

정확하게 점프한 것 같은데 벽에 부딪히고, 겨우 점프해서 넘어왔건만 그 앞에 기다리는 함정들. 그래서 400, 500M는 거뜬하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도 50M도 못 가고 실패하기 일쑤입니다. 덕분에 오기가 발동하여 쉽게 손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구글과 연동하여 랭킹까지 비교할 수 있으니 경쟁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



▲ 무시무시한 함정이 연약한 오리를 노리는 모습



▲ 뛰어라, 오리야!



▲ 구글과 연동하여 랭킹을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즐길만한 콘텐츠가 매우 적다는 것이죠. 고무 오리를 얼마나 더 멀리 보낼 수 있는가를 제외하면 광고를 보거나 맵에서 직접 획득할 수 있는 크리스탈을 모아 새로운 스테이지를 언락하는 것이 콘텐츠의 전부입니다. 물론 15가지 다양한 콘셉트의 스테이지는 게임의 보는 맛을 더해주지만, 스테이지에 따라서는 눈을 어지럽히는 구조물로 인해 유저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가볍게 즐기기에는 아주 좋은 게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많이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 RPG처럼 플레이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고,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남에게 뒤처질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쯤은 레벨업이라는 짐을 모두 벗어 던지고 가볍게 오덕! 한 번 어떠십니까?



▲ 크리스탈을 모아 새로운 목적지를 언락할 수 있습니다.



▲ 오리는 죽어서 가죽대신 인증샷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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