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제라,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수가 아닌 실패!

칼럼 | 서명종 기자 | 댓글: 4개 |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SUN) 과 함께 2005 년의 기대작인 Big 3 로 분류되었던 제라(ZerA).


그러나 2006 년 2월 15일 오픈 베타를 시작한 지 열흘 남짓 되는 이 시점에서
제라는 각종 버그와 게임내 밸런싱 불균형으로 인한 심각한 홍역을 앓고 있으며,
게이머들의 불만글로 게시판이 거의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


이름하여 제라의 위기!


저연령층이 사용자의 절대 다수를 점하던 넥슨에서 야심차게 개발하여 출시한 게임,
성인 연령층의 사용자 확보 및 일반 MMORPG 시장의 안정적인 진출을 기대하며
100 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개발비로 투자하여 시장에 출시하였지만,
작금의 돌아가는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불충분한 테스트로 인한 각종 소소한 버그나 하드웨어적인 충돌, 서버 불안정 등의 상황은
오픈 베타 초반이니만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여지가 있으나,
특히 요 며칠 사이에 발생했던 버그들은 게임내 밸런싱 및 캐릭터 육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다수 게이머들의 불만을 증폭
시킨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 430 때에 이어 또다시 콴 서버에서는 시위중 (한 게이머가 올린 스크린샷에서 발췌) ]



일명 430 이라 불리우는 사건시 있었던 콴 서버의 시위 관련 단신 기사


과연 열흘 남짓한 시간에 어떤 버그들이 발생을 했던 것일까 ?



■ 캐릭터 생성과 삭제의 무한 반복


가장 먼저 이슈가 되었던 것은 캐릭터 생성과 삭제의 반복으로 인한 것이었다.


보통 게임들의 경우, 최초에 지급되는 무기나 아이템의 경우 판매를 금지함으로써
캐릭터 생성과 삭제의 반복을 통한 게임 머니의 비정상적인 축적을 방지하곤 한다.


그런데 제라는 0 등급 아이템의 상점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패치를 실시하면서
이러한 사전 방지 장치를 하지 않아 일부 게이머들이 캐릭터의 생성과 튜토리얼 이후
기본 아이템들을 상점에 판매한 후 캐릭터를 삭제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처음 출발부터 상당한 게임 머니를 가지고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템의 업그레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느 게임 못지 않게 높은 제라에서,
특히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것이 오로지 게임 머니 단 하나뿐인 제라에서,
초반에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돈을 모으기가 그리 쉽지 않은 제라에서
초기 시작시의 보유 게임머니의 양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애초에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던 게이머들이 먼저 앞서 나가게 되면서,
(비록 얼마 지나지 않아 캐릭터 삭제 대기 시간을 도입하는 패치가 이루어졌지만)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하면서 차곡차곡 게임머니를 모아 하나씩 업그레이드를 했던
다수 게이머들이 캐릭터 육성에서 불균형이 발생했다고 불만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 비록 지금은 삭제 대기 시간이 도입되었지만 ... ]




■ 연이어 발생한 일명 430 사태와 쫄버그


이런 상황에서 다시 발생한 것이 두가지 있는데,
게이머들은 이 사태를 가리켜 430 사태 및 쫄버그라고 부르고 있다.


특정 데미플레인에서 받는 보상 경험치가 상당히 높아
이것을 이용하여 일부 게이머들이 단기간에 대량의 로나를 모았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레벨업을 하여 다른 게이머들과의 격차를 벌리게 되자,
데미플레인의 보상 경험치에 패치를 가하게 된 것이 이른바 430 이다.


그러나 이때 이미 격차는 상당히 벌어졌고 상위 게이머들에 대한 별도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다른 방식으로 육성을 하던 게이머들이 버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며 불만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 430 으로만 검색해도 상당한 양의 글이 나오고 있다 ]



레벨이나 장비 등에서 다른 게이머들과 지속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되는 것이
MMORPG 가 가진 근본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그런데 초반 출발부터 캐릭터 생성, 삭제로 인해 불균형이 발생을 했는데,
다시 일부 게이머들이 데미플레인 보상을 이용해 앞으로 쭉 전진을 하고
다수 게이머들은 패치된 보상으로 인해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만회할 방법조차 사라지게 되어 불만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쫄버그라고, 레벨차이가 많이 나는 두명의 캐릭터가 파티를 맺은 이후
저레벨 캐릭터가 "/탈출" 명령어로 나가게 되면 남은 고레벨이 더 많은 경험치를 먹게 되는
또다른 데미플레인 보상 버그까지 발생하여 게시판이 거의 항의글로 뒤덮인 상황을 맞게 되었다.


비록 제라의 개발팀장 명의의 사과문이 올라와서 사태가 일부 진정되기도 했지만,
연이어 발생한 GM의 답글 및 추가 버그로 인해 게이머들의 불만은 오히려 증폭
되었다,.



■ 게이머들과 대립했던 GM 의 답글


게시판이 항의글로 뒤덮이게 되자, GM 들이 게시글에 직접 답글을 달기 시작했다.


빠른 조치와 답글이라는 점에서 GM 명의의 답글이 달린다는 것 자체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제라의 게시판에 달린 GM 의 답글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희화화 하거나 게이머의 신경을 긁거나 혹은 대립하는 내용의 답글이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항의를 반복하는 게이머에게 "초딩" 운운하는 답글을 달기도 했고,
같은 글을 계속 올리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대립의 각을 세우는 일도 있었으며,
아직 한글에 익숙치 않다는 등 엉뚱한 동문서답으로 허탈감과 황당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용자의 절대 다수가 성인인 상황에서 이런 답글은
향후 운영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게이머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 결정적 사건, 브릭스칼과 업그레이드


이런 상황에서 주말에 발생한 것이 바로 업그레이드 비용 문제이고
나아가 브릭스칼에서의 비정상적인 로나와 경험치의 획득이었다.
현재 제라의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은 이와 관련된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상황.


업그레이드 비용에 관해서는 단순 표기의 오류라고 하는 해명글이 올라왔으나,
연이은 버그를 경험했던 게이머들이 쉽게 납득할리는 만무한 상황.


그 직후 터졌던 것이 바로 브릭스칼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브릭스칼이라는 데미플레인에서는 브릭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해
무기나 스킬을 강화할 수 있었는데, 해당 미션이 끝나도 그 강화 효과가 계속 유지된 것.
따라서 일정 시간 미션을 수행하면서 강화를 계속 받게 되면,
그 강화 효과가 대단히 높아져 아주 짧은 시간에 클리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다른 데미플레인의 경우 미션이 끝나면 모든 버프 효과가 사라지며,
스트레스 테스트때는 강화 기능 자체가 빠진 채 테스트가 이루어졌다.)








[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희은" 유저의 스크린샷에서 발췌한 내용 ]



따라서 처음 이 내용을 발견했던 몇몇 게이머들이 브릭스칼을 계속 플레이하면서
막대한 보상 포인트와 경험치, 그리고 로나까지 획득
을 했고,
콴 서버의 "희은"이라는 게이머가 이 내용을 게시판에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어났다.


특히 오픈베타와 동시에 데미플레인 클리어 포인트를 기준으로 이벤트를 실시했는데,
이 방법을 이용한 게이머들이 이벤트의 상위 상품을 모두 휩쓰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아이템을 거래하는 사이트에서도 콴 서버의 거래량이 가장 많으며,
매물로 내놓은 로나의 절대 다수가 이들이 내어놓은 물량이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강화 효과의 지속은 원래 의도된 것이었으나,
제라 유저들의 너무 적극적인 이용으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고,
이에 따라 이벤트를 다시 한번 실시할 것이나 제재 조치는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 공지는 그간 누적된 게이머들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되어 버렸다.
(현재 이 공지는 내려가서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다)





[ 지금은 내려간 공지 (한 게이머가 올린 스크린샷에서 발췌) ]



현재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이 브릭스칼과 관련된 내용으로 꽉 차있는 상황으로,
제라인벤의 게시판 역시 브릭스칼이라는 5차 데미플레인 버그 관련 글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리 많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브릭스칼을 이용해서 납득하기 힘든 방법으로 레벨업을 한 캐릭들에게
압류든 삭제든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하고 이벤트 당첨 역시 취소하라는 것과
이런 캐릭터 육성이나 게임 내 밸런싱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는 것.



불과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 너댓건이나 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경험했던 게이머들에게 금번 사건이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앞으로 계속 제라를 할 것인지 심각하게 회의를 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 현재 게시판은 브릭스칼(5차 데미플레인)과 관련된 내용으로 뒤덮여 있다 ]



현재의 상황은 결코 시간이 지나면 잠잠히 수그러들거나
일부 소수의 게이머들이 불평불만을 터뜨리며 게시판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제라를 하고 있는 다수의 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이 제라와 같은 MMORPG 게임이 가진 근본적인 특징중 하나는
바로 캐릭터, 아이템 등에 대한 다른 유저들과의 경쟁 구도.


다른 사람이 컨트롤이 더 좋거나 더 많은 노하우를 알고 있거나 더 많이 플레이를 해서
나보다 우위에 선 것이 아니라, 내가 납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나보다 한참 우위에 서 있다면,
상대보다 더 낮은 내 캐릭터 때문만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라는 차원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 사태에 대한 추가적인 공지나 입장글은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금번 사건에 대한 처리가 향후 제라의 앞날을 좌우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


과연 넥슨이라는 이름을 걸고 내세운 제라에서 적절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
지금도 많은 게이머들은 게임보다 게시판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제라 인벤 바로가기


Inven LuPin - 서명종 기자
(lupin@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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