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가 우선, 로한 상용화 논의에 부쳐

칼럼 | 서명종 기자 | 댓글: 1개 |
2005년 MMORPG 게임에서 최고의 성공작으로 일컬어지는 로한.


대항해시대, 카발, 데카론 등의 게임 역시 2005년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로한이 가져다 주었던 (예상치 못한) 급부상에는 미치지 못했었고,
특히나 위의 게임들은 상용화 진통을 겪으면서 하락 추세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5년 상반기중 유일한 흥행작인 데카론의 경우 부분 유료화 방침을 진즉 발표하였고
대항해시대는 상용화의 후폭풍에 휘말려 (예상보다) 상당히 많은 게이머가 이탈한 바 있으며,
한때 로한과 막상 막하를 다툴 정도로 급부상 했던 카발 역시 상용화때 많은 게이머가 이탈하였다.
(WoW 의 상용화는 1월이었으나 2004년 3월부터 테스트가 시작되었기에 2005 년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 2005년 최고의 성공작, 이제 상용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



따라서 2005년 성공작중 유료화가 남은 것은 오직 로한 하나 뿐.


로한이 오픈 베타를 시작한 때는 만 4개월 전인 2004년 9월 12일이다.
오픈 베타 기간을 짧게 가져가고 상용화를 일찍 가져가는 것이 근래의 추세이고 보면,
만 3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상용화에 관한 아무런 말이 없다는 것에 궁금증을 가질 법하다.


게임 회사 역시 일반적인 기업이고 이윤이 목적이기에,
퍼블리셔인 써니YNK 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기도 하기에 상용화는 분명 이루어질 것이며,
이 상용화는 로한 뿐만 아니라 게임을 출시하려 하는 모든 게임사들의 공통적인 사항이기도 하다.



1. 그러나 상용화 방식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로한의 상용화를 언급하면서 빠지지 않는 문제는 바로 정액제냐 부분유료이냐 하는 것.


로한이라는 게임 스타일상 정액제가 먼저 머리에 떠오르게 되지만,
카발, 대항해시대, 구룡쟁패 등 정액제 게임들의 결과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MMORPG 게임에도 부분 유료화 모델이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액제와 부분유료화 중 로한이 어떤 상용화 방식을 취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상용화 방식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보통 오해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정액제가 더 높은 퀄리티이고
부분 유료화는 정액제를 실패할 경우의 대안 모델이라는 시각이데,
그런 시각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액제든 부분 유료화든 돈을 지불한 만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게임 회사는 그에 따라 투자 비용을 회수하고 적정한 이윤을 획득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 방식이 아니라 바로 이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느냐가 핵심이다 ]



게임의 스타일이나 유저의 연령층 역시 상용화 과정에서의 필수적인 고려요인이겠지만,
근본적으로 게임을 하는 이유는 게임을 함으로써 재미를 얻고자 함이다.


따라서 이 재미의 만족도가 상용화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상용화 방식에 따라 무리하게 게임을 변경하거나 밸런싱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오히려 수명을 갉아먹을 뿐, 그리 좋은 방법은 되지 못한다.


상용화에서의 핵심 포인트는 상용화 방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들이 지불하는 금액 만큼의(혹은 이상의) 재미에 대한 보장이 되어야 한다.



2. 리니지와 리니지2 의 고가격 구조에 대한 미련은 떨쳐야 한다.


리니지와 리니지2는 단지 그 흥행 성적만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월 29,700 원의 정액제라는 확고한 고가격 구조 역시 비할 수 없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리니지와 리니지2의 가격 구조는 더 이상 적용되기 힘든 상황이다.
심지어는 리니지와 리니지2 개발사 대표이사마저 칭찬을 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경우,
리니지와 리니지2 보다 낮은 가격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물론 그 외의 다른 문제들도 있었지만, 가격에 대해 저항하는 게이머들 조차도
WoW 라는 게임의 퀄리티 그 자체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 쉽게 나오지 않을 가격, 미련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



게임이 대중화되어 게이머들의 선택 옵션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위와 같은 고가격 구조의 게임은 어지간해선 나오기는 힘들다.


비록 로한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비용 지불에 대한 부담감이 덜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오픈 베타임에도 불구하고 리니지와 리니지2 보다도 사용자가 적은 상황에서
위와 같은 고가격 구조에 대한 미련을 가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 듯 하다.


지금의 상황은 리니지와 리니지2가 상용화될 때와는 너무나도 다르고
더 이상 게이머들은 3만원을 온라인 게임의 적정 가격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게임을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선택 옵션이 훨씬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3. 상용화 이전 컨텐츠 업데이트가 먼저이다.


앞서 말했듯이 상용화의 필수 조건은 오픈 베타때보다는 더 많은 재미.
따라서 상용화를 전후하여 대규모의 업데이트가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적으로도 로한이 상용화를 곧 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게임사 관계자들을 만나 상용화 일정 및 방식에 대해 문의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들려온 대답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업데이트 계획에 대한 것.
즉, 현재 상태의 컨텐츠로 상용화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길드전 말고도 몇몇개의 굵직한 업데이트로 컨텐츠를 먼저 보강한다는 말이었다.


길드전은 현재 테스트 서버에서 테스트 중이며 곧 정식 서버에 업데이트 될 예정이지만,
길드전 못지 않은 규모의 업데이트를 현재 또 다시 준비중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 이런 것들이 몇개 더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



게임의 붐업 시기를 노려 상용화를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라,
상용화에 적절한 컨텐츠가 갖추어졌느냐를 따지는 것이 우선이고,
설사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할지라도 컨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2005 년도 상용화한 일부 게임들처럼 상당한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로한의 방침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평할만 하다.


이 외에도 전쟁시의 랙이라든가 사냥과 전쟁 병행의 어려움 등 몇몇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상용화 이전에 대규모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컨텐츠 업데이트에 따라 상용화를 결정한다는 방침 자체는 환영할만 하다.



4. 눈 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상용화, 특히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불과 몇천원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이 차이가 게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경영적인 측면,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투자한 자금의 재빠른 회수와 이익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려 하지만,
그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가격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니다.


비근한 예로, 근래에 상용화를 실시한 한 외국계 게임의 경우
PC 게임부터 상당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었고 또한 오픈 베타 때의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으나,
상용화 과정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유저가 이탈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대다수 유저들의 의견이나 가격 저항선보다 몇천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했을 뿐더러
이후 거대한 반발에 부닥치자 가격제도를 두번이나 변경한 끝에
결국은 애초에 유저들이 기대했던 수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재조정을 하게 된 것이다.





[ 결국은 이렇게 될 것을 ... ]



이 와중에서 남은 것은 바닥까지 떨어진 게임사에 대한 신뢰이고,
그 전에 게임에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나간 많은 유저들 뿐이었다.


지금 당장 손에 쥐어질 것으로 보이는 엑셀상의 금액의 합계보다는
몇년 뒤까지 이어질 장기적 측면에서의 합계와 그 와중에 얻게 될 게임과 회사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런칭할 게임들에 대한 것까지 고려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5. 주가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오히려 손해다.


로한의 퍼블리셔는 써니 YNK 이고 개발사인 지오마인드는 써니YNK 의 자회사이다.
그리고 써니 YNK 는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이다.


상장 회사인만큼 애널리스트나 증권 시장의 움직짐에 민감하게 되고,
주가가 덜 떨어지고 더 오를 수 있도록 꾸준하게 관리를 하며,
증권사나 경제신문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IR 및 홍보를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가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장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다.


앞서 예를 들었던 모 외국계 게임의 경우, 상용화 당시 배포한 자료를 통해 대표이사는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이 가격에도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가 오히려 게이머들의 저항감만 증폭시키기도 했다.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 아니라 증권시장의 주가관리를 위해
증권가의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었지만,
게이머보다는 주식 시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뉘앙스를 풍겼을 뿐더러
충성도 운운하는 단어가 게이머들에게 상당히 불쾌하게 들려 오히려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된 것이다.


게임이 좋고 상용화 결과가 좋으면 시기의 문제일 뿐 주가는 자연스레 올라가게 마련이다.
(상용화 결과가 좋아 이익이 계속 쌓이는데 주가가 떨어질 리가 없지 않은가!)


어차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고 돈을 지불해야만 하는데,
정작 돈을 내게 될 게이머보다 주식에 더 관심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으면
게임사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좋지 못한 결과를 나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1년간의 시세 변동, 앞으로의 방향은 로한에게 달려있다 ? ]



하나의 산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성공 사례가 계속해서 나와야만 한다.


쉬리나 친구 같은 대박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영화계에 투자 자금이 몰려들어 영화가 만들어지고
또 그중 일부 영화들이 다시 대박의 성공 신화를 썼기 때문에 자금의 유입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이다.
리니지의 대박 신화를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 개발에 자금을 투자했고,
그 이후 리니지2,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의 성공이 계속되었기에 지금도 투자되고 있다.
또한 WoW 같은 외산 게임의 성공 사례가 있기에 외산 게임들도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2005 년 MMORPG 게임의 성공적 상용화라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없다.
부분 유료화 방침을 밝힌 데카론이 남아있긴 하지만
여타의 게임들은 그리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로한이 산업의 발전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곧 다가올 업데이트들이 그것을 가늠케 하는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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