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향 저격! 덕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란 어떤 것일까?

기획기사 | 장인성 기자 | 댓글: 84개 |

 

세상이 변했다. 다양한 방송과 매체에서 오타쿠에 대한 언급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혹은 최근 유행하는 말마따나 덕후라고 표현해야 할까? 다양한 방송과 매체들을 통해 서브 컬쳐 문화가 언급되고, 또 일부는 직접 방송에 출연해서 적극적으로 취미를 알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호환, 마마, 전쟁보다 무서우니 모두 불태워 없애버리자는 시위도 있었고, '오타쿠'라는 단어가 탄생한 일본에서조차 방송 금지 용어나 욕설로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쏟아지는 의혹의 눈초리에 오타쿠가 아니라 매니아로 불러달라 주장하던 과거가 참 무색하다. 

 

세상이 변한 것 못지않게 게임 업계도 많이 변했다. 모바일에서 크게 유행했던 카드 수집형 게임의 인기는 한 풀 꺾였지만, 오타쿠를 끌어들이려는 게임 업계의 시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의 완성도와 함께 오타쿠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섞어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려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다. 

 



▲ SRPG, 미소녀, 메카닉을 조합한 넥슨의 M.O.E

 

모바일 게임은 1%의 핵심 유저가 50%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고, 온라인 게임 역시 소수의 고정 유저층만 확보하면 꾸준한 매출이 보장된다. 콘텐츠를 위해서 돈과 애정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업계의 주요 공략 대상으로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단 구매력은 확실하다. 90년대 후반의 에반게리온은 음료수 병뚜껑에 레이와 아스카만 그려도 10만개를 팔아치운다는 말이 있었다. 게임 업계라고 다를까? 실제로 지르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아이돌 마스터의 카에데 카드를 뽑으려고 500만엔 (약 5천만원)을 트위터에 인증한 경우도 있다.

 

오늘도 많은 게임사들이 그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좋아하는 이상형에 대해 물어보면 일러스트레이터와 화질, 그리고 담당 성우를 따져보는 그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어떤 부분들을 고민해야 할까?

 

 



▲ 어떻게 해야 이런 구매력 넘치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 "왜 가짜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니? 걱정된다." "엄마는 왜 가짜인 막장 드라마를 봐? 걱정되네."

 

출생의 비밀, 고부 갈등, 불륜, 삼각 관계, 복수... 한국의 막장 드라마는 언제나 비현실적이다. 

 

자극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고 비판받지만 시청률의 일등 공신이고 제작도 끊이질 않는다. 막장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은 언제나 확실하다. 애청자들이 드라마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악역 배우가 길거리에서 뜬금없이 욕을 먹거나 미움을 받았다는 일화마저 흔하다. 

 

영화, 드라마, 소설, 게임... 가상을 다루는 모든 매체들의 본질은 같다. 왜 막장 드라마를 볼까? 통쾌한 복수 등 현실에서 맛보기 힘든 대리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오타쿠들의 취향도 비슷하다. 애니메이션과 만화 그리고 캐릭터가 현실에서는 찾기 힘든,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매체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 점 하나 찍고 아주머니들의 소원풀이 아이돌로 등극한 민소희

 

피그말리온은 이상형의 여인을 꿈꾸다가 끝내는 갈라테이아를 만들어냈다. 아이돌, 우상(偶像)이란 그런 것이다. 존재하지 않고 가질 수 없으니 더욱 간절한 대상. 오타쿠들에게는 상상 속의 매력을 온전히 표현해주는 캐릭터가 바로 우상이다. 갈라테이아를 기다리는 21세기의 피그말리온들. 

 

광고 업계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3B 혹은 ABC라는 유명한 법칙이 있다. 동물(Beast), 미녀(Beauty), 아기(Baby), 혹은 동물(Animal), 미녀(Beauty), 어린이(Child). 왜 그런지는 학자분들이 연구하겠지만, 일단 나오면 잠깐이라도 대중들의 시선을 머물게 만드는 세 가지 요소들이다.

 

흔히 하는 농담으로 위의 3B를 합쳐서 만화 캐릭터로 만들면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네코 미미, '고양이 귀를 한 미소녀'가 된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부분까지 충분히 창작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보니 좀 더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발전했을 뿐이다.

 

뭔가 과장된 장면을 보면 흔히 만화같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과장과 생략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를 분석해보면 일치하는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과장과 생략을 통해 탄생한 우상, 매력의 상징물을 보통 모에 요소라고 부른다.

 

잘 그린 캐릭터와 오타쿠들이 끌리는 캐릭터는 약간 방향이 다르다. 단순히 2D와 3D의 차이가 아니다. 오타쿠들을 사로잡고 싶다면 모에 요소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멋진 일러스트로 그칠 것이 아니라 게임 속의 콘텐츠나 이벤트까지 활용해서 모에 요소들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일러스트의 모에 요소는 오타쿠를 게임 속으로 끌어들여줄 미끼라고 할 수 있다.

 



▲ 그리스 신화 최고로 성공한 오타쿠, 피그말리온. 장 밥티스트 레뇨의 작품

 

 

▷ "이 캐릭터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뭔데요?" "다 좋은데, 모니터에서 안 나와."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단어, 차도남은 '차갑다 + 내 여자에게만 따뜻하다' 라는 반전을 갖고 있다. 흔히 갭(gap) 모에로 불리는데, 이런 반전 매력의 대명사가 바로 퉁명스럽지만 (츤츤) 나에게만 살가운 (데레데레) 매력을 보여주는 츤데레라고 할 수 있다.

 

츤데레라는 용어를 써서 뭔가 새롭고 특별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미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들에서도 수없이 차용한 패턴이다. 까칠하지만 알게 모르게 부하 직원을 도와주는 드라마 속의 실장님이나, 계속 툴툴대지만 시키는 건 결국 다 하는 삼시세끼의 배우 이서진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취향은 백인 백색, 오타쿠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모에 요소는 꼽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외모, 직업, 성격, 버릇, 말투, 목소리, 식성, 취미, 동물, 호칭, 좋아하는 물건... 게임이라면 캐릭터의 기본 정보나 일러스트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함께 변화하는 복장이나 게임 속의 대사, 이벤트 등을 더해서 표현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첫번째 포인트가 만들어졌다고 끝이 아니다. 그 다음에는 반전을 노리거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단서와 사건들을 게임 속에 배치해서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으로 완성해야 한다. 오타쿠들이 흥미를 느끼고 파고들만한 이스터 에그를 게임 속에 숨겨 배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집마루, 밖마루, 겜마루로 3단 반전을 보여주는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짱'

 

 

일본의 미소녀 게임을 예로 들어, 주인공을 좋아하는 순애보 소꿉내기 친구가 있다면 당당하고 거침없는 성격에 주인공에게만 유독 약한 새침떼기를 라이벌로 만들고, 차분하고 어른스러우면서도 뭔가 위험한 느낌의 지인 A, 철이 없지만 애교 넘치는 사고 뭉치 B 등을 배치해서 이벤트를 연출하는 식이다.

 

게임의 캐릭터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전투는 거침이 없지만 연애는 쑥맥인 기사, 존댓말로 일관하지만 뭔가 비밀스러운 음침한 마도사, 전투가 벌어지면 다짜고짜 달려가는 근육 바보, 위엄을 떨지만 알고보면 허당인 갑옷 속의 전사 등.

 

완벽주의자에 성격까지 더러운 남자 혹은 여자가 알고보니 출생의 비밀에 괴로워하는 연약한 면이 있다던가, 저혈압으로 아침에 비몽사몽하거나, 당근과 오이를 싫어하고 달콤한 걸 좋아하는 어린이 입맛이라거나... 앞서 언급한 다양한 모에 요소들 중의 일부를 활용하면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다.

 

다만 막장 드라마가 욕을 먹는 것처럼 너무 뻔한 반전은 캐릭터의 매력을 무너뜨릴 정도로 거부감이 심하니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클리셰를 활용한다고 한번에 과하게 다양한 요소들을 배치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모에 요소는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을 표현하고 완성해주는 수단일 뿐, 캐릭터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 "일단 벗기면 되지 않을까?" '아니, 무슨 소리야. 일단 입혀야지."

 

자극적인 복장의 일러스트를 선보이면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그렇다. 슬프지만 남자건 여자건 본능적으로 노출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연예인들이 성 상품화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섹시 코드를 들고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일단 잠깐이라도 대중들에게 통하니까.

 

널리 알려진 편견 중의 하나가 오타쿠들이 야한 콘텐츠를 아주, 굉장히,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야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맞지만 100% 들어맞는 말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연예인의 노출이나 걸그룹의 섹시 댄스에 호기심을 갖는 정도와 비교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대상이 최애캐일 뿐이다.

 

또 명백히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어렵다.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자. 서브 컬쳐는 2차 창작이 자유롭고 동인 활동도 활발해서 자극이 강한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연예인 사진을 함부로 벗기면 범죄지만 캐릭터를 좀 야하게 입힌다고 잡아갈 사람은 없으니까. 또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령대가 성인 콘텐츠에 민감하다는 것도 연관이 크다.

 



▲ 왼쪽의 피규어는 Good, 오른쪽의 킹콩은 Bad. 콘텐츠를 감추는 노출은 피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을 운영할 때는 게시판의 의견을 반쯤 걸러서 참고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오타쿠들이 야한 콘텐츠를 좋아한다는 편견 역시 이와 비슷하다. 노출은 중요하지만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사실 벗기는 것보다는 뭘 입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절대 영역'에 누드는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실제로 러브라이브!나 아이돌 마스터 등 캐릭터의 매력이 핵심 콘텐츠인 게임들은, 여름 수영복 특집처럼 작정한 경우를 제외하면 노출이 심한 카드가 많지 않은 편이다. 만약 오타쿠들이 편견처럼 야한 콘텐츠들만 좋아한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팬들과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콘서트나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노출을 선택한다면 환영하겠지만, 시도 때도 없이 아무 곳에서나 벗어 제낀다면 일단 당황스러울 것이고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면 계속 애정을 보낼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것이다.

 

노출은 콘텐츠를 풀어가는 방법 중의 하나이고 효과도 좋지만, 반복될수록 캐릭터의 매력과 가치를 떨어트린다. 그래서 노출로 잠깐 화제가 되고 정작 캐릭터를 아껴줄 고정 팬들은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카드 수집형 게임들은 대부분 노출을 중심으로 카드를 구성하는데,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가 적다는 뜻이니 아쉬운 일이다.

 



▲ 노출보다는 모에 요소를 노리는 편이 좀 더 효과적이다. 철컹철컹?도 방지하고.

 

 

▷ "태평양 무인도 해변에서 미키 마우스를 그리면..."


무인도에서 표류했을 때 해변에 미키 마우스를 마구 그리면 디즈니의 법무팀이 날아와 구출해 준다는 농담이 있다. 물론 구출해준 다음에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저작권 소송을 받게 될 것이다. 디즈니의 과도한 저작권 소송을 비꼬는 농담이지만 그만큼 캐릭터를 철저히 관리한다는 뜻이다. 


지난 2014년 미국의 헬로 키티 전시전에서는 헬로 키티를 고양이로 부르지 말고 여자애로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는데, 이로 인해 '헬로 키티는 고양이가 아니라 영국인 여자아이'였다는 루머가 보도되었다. 덕분에 일본의 산 리오는 예상치 못한 홍역을 겪었다.

 

게임은 예쁜 그림 전시회가 아니다. 화려한 일러스트나 그럴듯한 배경 설정은 다른 게임들에도 이미 충분히 많다. 멋진 캐릭터를 만들고 정작 게임 속에서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하면 갖고 있던 매력마저 사라진다. 게임의 캐릭터를 완성시켜 주는 것이 이런 꼼꼼한 설정과 관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게다가 게임이라는 매체가 갖고 있는 장점도 많다.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과 달리 게임은 게이머가 직접 참여해 즐기기 때문에 콘텐츠의 완성도가 덜해도 몰입도가 훨씬 강하고 표현 기법까지 다양하다. 간단한 일러스트와 설정은 물론 액션 동작이나 컷씬, 이벤트 등 모든 것이 캐릭터의 매력을 표현해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 한동안 루머에 시달렸던 헬로 키티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다. 나루토같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조차 종종 작화 붕괴로 팬들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한국의 게임 업계에서 먼 미래까지 내다보고 벽돌을 쌓아가듯 하나하나 캐릭터를 콘텐츠로 관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캐릭터 산업의 노하우가 많은 일본에서는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꼼꼼하게 캐릭터의 개성을 분배하고 매력을 관리한다. 이들은 일러스트의 품질은 물론 게임 내의 대화나 소품, 캐릭터의 구도 등 그야말로 모든 것들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일관성을 유지한다.

 

역사가 40년을 넘는 캐릭터 산업의 대표 주자, 헬로 키티조차 무심코 사용한 말 몇 마디로 인해 정체성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는다. 캐릭터 산업은 '뭘 이런 것까지 다 신경을 쓰지?' 싶을 정도로 집요하고 꼼꼼해야 성공할 수 있다. 캐릭터가 중요한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도 바로 이런 일관성이다.

 

겉으로 보면 다 똑같이 느껴지는 막장 드라마에도 수준과 차이는 있다. 어떤 막장 드라마는 자극적인 요소를 모조리 집어넣어도 시청률이 바닥을 찍는다. 대충 생각나는 요소들을 마구 집어넣었다고 해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저절로 만들어지고 팬들이 생겨날 것이란 기대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 잘 모르면 대충 모아놓은 것 같지만, 사실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다.

 

 

▷ "서브 컬쳐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어요. 다만 서로 모른 체 할 뿐..."

 

취향에 안 맞는 막장 드라마는 아무리 자극적이어도 끌리지 않는다. 정상적인 반응이다. 오타쿠 문화도 마찬가지. 대부분 만화의 과장 기법을 통해 탄생했기 때문에 취향에 안 맞으면 어색하고 우스꽝스럽거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만 받게 된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나는 면만 보고 오타쿠 게임을 만들면 이도저도 아닌 콘텐츠가 된다. 

 

그림 한 장이 콘텐츠가 되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간혹 정말 제대로 취향을 저격당한 경우라면, 별다른 이유없이 일러스트 한 장을 위해 게임을 찾는 경우도 있다. 다만 게임 속에서 이런 캐릭터들의 매력을 받쳐주지 못하면 잠깐의 호기심이 꾸준한 애정으로 연결되긴 어렵다.

 

가끔 오타쿠들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콘텐츠나 마케팅을 볼 때면 그래서 답답하다. 오타쿠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가려진 수박 겉핡기 식 콘텐츠들. 단순히 야하고 예쁜 그림이나 그럴 듯한 캐릭터와 컷 씬 몇개 집어넣었다고 해서 무작정 끌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취향에 맞지않는 사람들의 비아냥만 늘어날 것이다.

 

 



▲ 취향=존중, 언제나 서로 지켜주어야할 건 있다.

 

 

성공한 게임들의 매출만 보고 기대에 부풀겠지만 오타쿠로 불리는 사람들은 오히려 까다롭다. 자신의 취향이라는 기준치에 부합하지 않으면 돈을 쓰지 않으니까. 그럴듯한 외주 일러스트를 찾을 것이 아니라 게임에 맞는 모에 요소와 콘텐츠가 뭔지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현대의 사람들은 상품이 아닌 광고를 소비한다. 시뮬라크르. 실재하지 않지만 현실을 뛰어넘는 이미지. 오타쿠들의 이상형은 거짓이지만 실제보다 매력적이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냥 서로 취향을 존중해주고 모른 체 해주면 될 뿐. 게이머 역시 기성 세대가 보기에는 이해못할 부류들 아니던가.

 

유루오타(ゆるオタ)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느슨한 혹은 무른 오타쿠.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 서브 컬쳐에 관심이 많지만 과도하게 몰입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만 즐기는 평범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구매력과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함께 갖춘, 새로운 문화 소비 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키덜트, 오타쿠, 덕후... 한국에서도 서브 컬쳐가 인기를 얻으면서 점차 이런 유루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던 서브 컬쳐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질 토양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다는 뜻이다. 외국의 성공 사례만 부러워하지 말고, 게임 업계에서도 한번쯤 진지하게 오타쿠 문화에 대해서 고민해볼 시점이다. 

 

 



▲ 잘 만들면 시장은 열려 있다. 잘 만들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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