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소] "6년 차 스타트업, 힘들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엔탑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23개 |



스.친.소 란? - "스.친.소"는 "스타트업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줄인 말이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혹은 개발을 위해 모인 야심찬 개발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게임 업계의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매주 끊임없이 신작 게임들이 출시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소개되지만, 그나마 이름이나마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스타트업들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제대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다 만들지도 못한 게임을 홍보하자니 게이머들이 관심있어 할만한 자료도 아직 없고, 그렇다고 대형 게임사들과 함께 경쟁을 하자니 자본과 인맥은 더욱 부족합니다. 차근차근 게임을 알릴만한 통로도 부족할 뿐더러 우리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레 내보일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스친소는 이렇게 재야(?)에 묻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게이머 및 업계 관계자 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준비한 코너입니다.

게이머들에게 내놓을만한 자료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게임 개발을 위한 첫번째 코딩만 되어 있어도 좋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자하는 열정과 각오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인벤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메일 - desk@inven.co.kr)

스타트업.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늘 소개할 엔탑커뮤니케이션은 다소 애매하다. 2010년도 창업했으니, 햇수로만 6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창업 당시의 열정을 갖고 일하는 그들을 보노라면 스타트업이란 표현이 틀리진 않을 것이다.

아직 마땅한 성공작도 없다. 그렇기에 더욱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 큰 엔탑커뮤니케이션. '돌아온 럭키짱(이하 럭키짱)'을 통해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Q. 만나서 반갑다. 우선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전유대 CTO : 엔탑커뮤니케이션의 CTO를 맡고 있는 전유대라고 한다. 노후화된 스타트업이지만 잘 부탁한다.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인 지는 10년 정도 됐다. T3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디션 잉글리쉬' 서버 파트장을 맡기도 했고, CCR의 '포트리스' 개발 팀장으로 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T3 엔터테인먼트가 한빛에 인수된 후에 다시 입사했었다. 그러던 중 지금 엔탑커뮤니케이션의 사장님과 인연을 맺고 함께하게 됐다.



▲ 엔탑커뮤니케이션 전유대 CTO


Q. '오디션'과 '포트리스'.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게임의 개발자를 역임했다. 창업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전유대 CTO : IT 업계에 발을 디딘 건 증권 정보회사에 다니면서부터다. 근데 어릴 때부터 워낙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내 게임을 만들고 싶단 욕심에 창업도 도전하다가 죄다 실패했다. 그러다 2010년도에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시장이 바뀔 때, 사장님과 함께 엔탑커뮤니케이션을 창업했다.


Q. 엔탑커뮤니케이션이라는 회사명이 특이했다. 이렇게 지은 이유가 있나?

전유대 CTO : 엔씨소프트(NCsoft), 넥슨(Nexon), 네오위즈(Neowiz), 넷마블(Netmable) 같은 대형 개발사들 속에서 탑이 되자는 의미로 엔탑(Ntop)이라고 지었다. 커뮤니케이션은 유저와 소통을 하자는 마음을 담았다. 아직은 탑이 되지 못해서 아쉽다.


Q. 오래된 스타트업이라고 했는데, 장단점이 명확할 거 같다.

전유대 CTO : 초기에는 지금보다 많은 멤버들이 있었다. 그런데 스타트업 특성상 고정적인 수익이 나기 힘들다 보니 많이 나가더라. 특히 기혼자의 경우가 더 그랬다. 대신 회사 생활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유롭게 하려고 한다. 출퇴근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 개발 환경은 '최대한 자유롭게'가 모토다


Q. 이제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전유대 CTO : 김성모 작가의 '럭키짱' IP 기반 게임이다. 러너류 장르와 액션, 리듬이 섞였다고 보면 된다. 캐쥬얼한 게임을 목표로 만들었다.

개발은 작년 6월부터 진행했다. 처음에는 3D 게임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게임을 주도하던 프로그래머가 퇴사하면서 개발자들 간에 논의가 오갔고 2D로 만들게 됐다. 과거 '열혈고교 쿠니오군' 시리즈에서 느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곽병우 기획 : 처음에는 러너 게임으로 만들려고 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러면 다른 게임과 차별점이 없더라. 그래서 리듬감과 타격감을 살리다보니 지금의 게임 형태가 됐다. 장르는 내부적으로 타이밍 액션 게임이라고 하고 있다.


Q. 스타트업으로 웹툰 IP로 개발하는 건 금전적인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 괜찮았나?

전유대 CTO : 전에도 여러 게임을 서비스했으나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홍보의 부재, 콘셉트의 매니악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누구나 다 아는 IP를 확보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게 간단한 액션 게임으로 만들기로 했다.

사실 웹툰 IP의 경우 '갓 오브 하이스쿨'의 성공 이후 많이 부담스러워진 게 사실이다. 다행히 '돌아온 럭키짱' IP를 관리하는 아크로코믹과 사장님이 친분이 있어서 좋은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김성모 작가도 자기 만화의 2차 창작을 많이 원하고 있었다. 이전에도 계약은 했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돈보다도 일단은 만들어만 달라"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흔쾌히 계약을 맺은 것 같다.

석주원 기획 총괄 : 사실은 '롤짱' IP를 갖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롤짱'은 다른 회사와 이미 계약이 완료됐다고 해서 '럭키짱'으로 방향을 돌렸다. 말한 데로 김성모 작가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언제 나오냐고 묻곤 한다. 늦어도 여름방학 전에는 출시할 예정이다.








Q. 회사를 창업하고서 어려운 일은 없었나?

전유대 CTO : 왜 없겠나, 많았다. 지금도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 '확장성 밀리언 아서(이하 확밀아)'가 한창 인기를 얻을 때였을 거다. 삼국지 게임을 만들다 보니 일러스트도 있겠다, 삼국지 TCG를 만들려고 했다. 당시 메인 기획을 하던 친구가 예비군 훈련을 가게 됐는데 다음 날이 되도 안 오던 거였다. 전화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 일이 있어서 좀 더 늦는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또 회사에 안 오더라.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지 않나. 그 친구가 카라에 골수 팬으로 팬클럽 간부급인 친구였다. 혹시나 싶어서 카라에 대해 찾아보니 일본에서 행사가 있더라. 근데 여권도 회사에 있었으니 갔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잘못 생각한 거였다. 팬카페를 보니까 사진 찍은 거에 그 친구가 떡하니 있더라. 알아보니까 알리바이를 위해 여권도 새로 만들고, 예비군도 안 가고 거기에 간 거였다.

전화해서 '카라 보느라 바쁠 테니 안 와도 된다' 하고 그렇게 그 친구랑은 끝이 났다. 결국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밀리언 연의'가 나오고, '큐라레'가 나오는 걸 보니 솔직히 많이 아쉬웠었다. '그 프로젝트가 제대로만 됐어도'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Q. 최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규제도 그렇지만 대기업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데, 스타트업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전유대 CTO : 작년 7월이었나,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이 '모바일게임 개발, 스타트업 시대 사실상 끝났다'는 말을 했던 게 떠오른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게임들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무조건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길건너 친구들', '중년기사 김봉식' 등과 같은 인디에서도 성공한 사례를 보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인디, 스타트업 게임이 성공한 요인은 유저의 눈높이에서 운영했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 이런 건 대기업보다도 스타트업이 더 잘하는 편이라고 본다.

석주원 기획 총괄 : 슬프지만 스타트업이 메이저로 가긴 힘들 거 같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면 VR 콘텐츠를 선점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석주원 기획 총괄


Q. 대기업의 퍼블리싱을 받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영웅삼국지'의 경우 게임빌에서 퍼블리싱을 하지 않았나.

석주원 기획 총괄 : 당시 게임빌이 퍼블리싱을 할 때 정부에서 7천, 게임빌에서 3천 해서 1억 원 정도의 지원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게임빌도 자사에서 지원하고 있던 게임이 있다 보니 마케팅이라던가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 게임빌이 사업을 확장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퍼블리싱과 함께 파트너사를 보는 측면에서 접근했던 거 같다. 그 후로는 외부 퍼블리싱은 하지 않는 거로 알고 있다.

▲ 게임빌이 퍼블리싱 한 '영웅삼국지'


Q. '카카오 게임하기'는 어떤가? 옛날 같진 않아도 카카오의 지원이 있다면 마케팅 측면에서 좋을 거 같다.

전유대 CTO : 고민 중인 부분이다. 말한 데로 카카오가 예전만 못하지만, '럭키짱'이 잘 알려진 웹툰인 만큼 내부에서도 의견이 오가고 있다. 차라리 처음부터 카카오에 들어가기보다는 나중에 인기가 떨어졌을 때 카카오에 입점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석주원 기획 총괄 : 마케팅의 경우 김성모 작가의 작품을 보면 명장면들이 있지 않나. 뭐, 병맛이라고 하긴 하는데 그런 걸 모아서 광고해볼까 생각 중이다. '우리가 인기가 없었던 건, '럭키짱'으로 성공하기 위해서였다!' 뭐 이렇게 말이다.



▲ 김성모 作 '대털 2.0'의 명대사


Q. 그러고 보니 오래전에 서비스한 게임도 계속 유지 중이다. 수익은 나오고 있나?

석주원 기획 총괄 : 적자다. 서버비도 안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업데이트도 쉽지 않다. 그래도 서비스 종료가 없는 회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지금까지 즐겨주고 있는 유저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지금은 업데이트도 못 하고 있지만 언젠가 꼭 업데이트하겠으니 지켜봐 주길 바란다.


Q. 커뮤니케이션이란 이름답게 유저와 소통하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끝으로 엔탑커뮤니케이션의 각오에 대해 한 마디 부탁한다.

전유대 CTO : 우리의 목표는 유저 한 명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게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회사다. 앞서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는 것도 그런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삼국지 시리즈를 개발한 노하우도 있다. 이걸 바탕으로 스타트업도 대기업 못지않은 차별화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그 시작으로 '럭키짱'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천만 다운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 동고동락한 엔탑커뮤니케이션 직원들과 한 컷












▲ 긁어서 벗길 수 있던 세계 지도. 언젠가 전 세계를 다 뜯는 게 엔탑의 목표다



▲ 아쉽게도 지금은 한국만 벗겨져 있다.


『스.친.소』 가 스타트업 여러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스.친.소] "오래 기억될 게임을 만들고 싶다", '조이클'의 신선한 도전, 정글텀블러!
[스.친.소] 모에를 사랑하는 개발자들? 스타트업 기대주 '메이지오브더이스트'
[스.친.소] 산전수전 겪으며 얻은 결론, '하고 싶은 일이 최고' 너와나모바일
[스.친.소] 스타트업은 꿈이 아니라 현실! 도전하는 벤처로 불러주세요! Ti 게임즈
[스.친.소] "세상을 만든다는 느낌이에요" 게임에 대한 남다른 철학, '노븐'
[스.친.소] "산학협력으로 학생들과 개발한 작품이 1등했어요" 인피니트게임즈
[스.친.소] "13년 경력 개발자의 모바일 홀로서기 "진짜 액션RPG의 맛" 몬스터사이드
[스.친.소] 항상 도전적인 자세를 갖자! '데미갓워'의 개발사, 파라노이드 조이
[스.친.소] "경험을 담은 첫눈은 이미 내리기 시작했다" 스노우폴게임즈 인터뷰
[스.친.소] 모바일 게임 대세 장르? 다음은 '전략'입니다! '코쿤게임즈 전쟁의노래'
[스.친.소] "일당백 미어캣 찾아요!" 스타트업 '미어캣 게임즈'
[스.친.소] "게임 만드는 아빠들의 고군분투" 3F 팩토리 '아빠'들을 만나다
[스.친.소] 해군 장교, 대기업 사원, 게임 개발자... 이색 경력을 지닌 윤종찬 대표
[스.친.소] 한국의 디즈니를 꿈꾸는 개발자들! '마나 크리에이티브'를 만나다
[스.친.소] 25살 스타트업, 우린 모든 게 처음이었다 - '곰 문'
[스.친.소]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 '바이너리'의 목표

※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미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여러분들의 제보 및 연락을 기다립니다.
※ 제보 및 연락은 desk@inven.co.kr로, 회사나 팀의 간단한 소개와 함께 메일을 보내 주세요.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