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존 리치텔로' 유니티 CEO " VR/AR 대중화는 4~5년 지나야"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6개 |



유니티는 최근 새로운 구독 모델 3가지를 발표하고 iOS와 안드로이드 등을 포함한 통합 서비스로 전환했다. '유니티 퍼스널'과 '유니티 플러스', '유니티 프로'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보다 세분화 된 서비스로 다가가며, 월 정액제를 도입함으로써 그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세부적인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아닌, 전체 산업의 흐름을 유니티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 궁금했다. 이에 유니티의 새로운 소식이 발표되고 있는 '유나이트 유럽 2016' 현장에서 유니티 CEO인 '존 리치텔로(John Riccitiello)'와 짧은 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존 리치텔로'는 EA의 CEO를 역임하였으며 투자사 '엘리베이션 파트너스'의 공동창립자이다. 또한, 오큘러스VR 등에서 고문 및 투자자 역할을 했다. 2013년 11월부터는 유니티의 임원으로 재직하며 2014년 10월 유니티 CEO로 취임하였다.

존 리치텔로는 EA 대표로 활동하면서 게임산업의 흐름을 잘 파악했고,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그에게 유니티 대표로서 현재 게임 산업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 유니티 CEO '존 리치텔로(John Riccitiello)'




Q. 유나이트 유럽이 열리고 있는데, 올해 컨퍼런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올해 새로운 부분에 대한 발표가 많았다. 그래픽 퍼포먼스의 성능 향상과 더불어 VR/AR 분야로의 도전, 유니티 애널리틱스와 유니티 애즈 등의 서비스도 함께 이야기되었다. 작년에 비해 더욱 다양한 부분에서 유니티를 소개하는 행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화두가 된 부분은 새로운 요금정책이다. 구독 모델과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글로벌 적으로 절반의 고객이 영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구독 모델에 불만을 가질 수는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페이 투 온'을 제안하려고 한다. 이는 2년동안 3천불을 선납하면 2년간 그대로 사용하며, 그 후에는 업데이트가 종료되면서 영구적으로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영구모델을 4500불로 구매해야 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약 1,000불 가량을 절감하는 셈이다.

현재 5백만 명 이상의 유니티 사용자가 있는데, 그 안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집계된 바로는 그들 중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약 100명 정도이며, 화를 낸 사람은 5명으로 확인됐다. 전체 수에서 따지면 굉장히 작은 비율이다.

한편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할 거라는 건 어느정도 예상했던 바이기도 하다. 다만, 커뮤니티의 피드백은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접근할 것이다. 그들의 의견을 검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반영하면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Q. 이번 유나이트 유럽에서도 거듭 강조된 부분이 유니티의 철학인 '개발의 민주화'였다.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도 쉽게 VR 콘텐츠 제작하는 기능을 도입하는 등 다방면에서 개발의 민주화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개발의 민주화를 위해 어떠한 부분에서 노력해 나갈 것인지?

전 세계 인구 중 약 25억 명이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즉, 25억 명이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녹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이폰의 보급률도 높아지면서 영화도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전문적인 툴과 능력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콘텐츠 제작에 쉽게 접근할 수 잇게 되었다.

유니티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람들이 창작활동을 원한다면, 최소한 그들의 의지를 실현시킬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좋은 퀄리티 콘텐츠를 생산할 수는 없을거다. 그래서 콘텐츠가 넘치는 홍수 속에서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창작활동이 많이 일어날수록 세상은 좀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Q. 당시 EA에 있을 때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여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유니티 대표로 자리하고 있는데, 게임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이라고 보고 있나?

한때 콘솔 시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TV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글로벌 시장으로 봤을 때 콘솔게임 시장은 여전할 것이라고 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다들 알다시피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C와 콘솔 시장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분야로 VR과 AR이 등장했다. 앞으로 성장할 시장임은 분명하나, 모바일이나 PC와 같은 성장속도를 보이기 위해서는 기기 스펙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최적화 된 CPU/GPU 등이 보급되어 VR과 AR이 대중화되려면, 적어도 4~5년이 흐른 뒤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내다보았을 때 PC, 모바일과 같은 기존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져 가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애플TV가 콘솔처럼 인지하고 사용하 듯이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나 언차티드4와 같은 트리플A 게임은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것이 좋고, 피파온라인과 같은 게임은 굳이 큰 화면으로 즐기지 않아도 된다. 나아가 휴대성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게임은 모바일이나 휴대용 디바이스에 적합하다.

이렇듯 콘텐츠 규모에 따라 스크린 사이즈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향후에는 기존 플랫폼이 아닌 '스크린 사이즈'에 따라 구분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의 트렌드가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Q. 플랫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개발자들이 변화하는 플랫폼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그래서 유니티는 모든 플랫폼을 지원한다. 하루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플랫폼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것을 모두 지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요가 있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지원해 갈 방침이다.





Q. 2013년에 이사회 멤버였으며 2014년 초부터 CEO로 취임했는데, 그동안 유니티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취임한 이후 고객 수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변하지 않는 점은 '고객이 우선'이라는 우리의 마음이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을 계속해서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변함이 없다.

유니티의 존재 이유는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그들의 견해와 다소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 개발자 서포트를 중점적으로 바라보면서, 개발의 민주화와 난제 해결, 성공 도모를 기반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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