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한 오리진, "10년 전 로한의 정통성을 담았다"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37개 |



2005년, 한국형 MMORPG라는 슬로건과 함께 '로한'이 출시됐다. 당시 로한은 오픈형 필드에서의 하드코어한 PK가 펼쳐져 많은 유저로부터 사랑받았다. 지금은 최대레벨도 게임성도 10년 전과는 다르다. 이에 옛 향수를 느끼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플레이 위드는 '로한 오리진'이라는 타이틀로 새롭게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로한 오리진'은 로한의 '에픽4-결속의 시대' 연대기 시점을 재구성한 MMORPG로 로한의 초창기 버전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신규 유저 진입을 위해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편의성을 가미했고, 기존 로한과는 다른 스타일의 게임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로한의 정통성은 고수했다고 한다.

특히 로한 오리진은 개인간 및 길드간의 경쟁 / 협동 및 커뮤니티 시스템 등을 강화하여, 당시 로한의 감성을 최대한 재현했으며, 퀘스트 중심 그리고 오픈형 월드에서 PVE와 PVP, PK를 강조했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오픈형 CBT에 참여하기 위한 신청자 수만 약 10만명에 달했으며, 테스트 기간동안 총 3만5천 명의 이용자가 '로한 오리진'을 즐겼다. 과거 로한을 즐겼던 유저들이 옛 향수를 느끼기 위해 테스트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로한 오리진'과 관련해 기존 로한과의 차이점, 신규 유저확보를 위한 방안, 축소되어 가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의 우려 등에 대해 플레이위드 사업본부 김종권 서비스 사업실장을 만나 직접 물어보았다.



▲ 플레이위드 사업본부 김종권 서비스 사업실장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히 자기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플레이위드 사업본부 김종권 서비스 사업실장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약 11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2005년도에 '로한'이 첫 OBT를 시작할 때 GM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로한 IP로 제작되었던 '배틀로한'도 제가 런칭을 담당했었고요.

운영을 주로 맡다가 이후 해외 서비스를 담당했습니다. 북미와 대만, 일본 지사와 더불어 동남아에 있는 파트너사를 다방면으로 지원했습니다. 국내 로한이 부분유료화로 바뀔 때 다시 국내로 들어와 사업부서를 맡게 되었고요. 그때부터 운영과 사업을 총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로한 오리진' 제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재작년쯤이었나요. '클래식 서버'라고 해서 과거에 인기 있었던 콘텐츠를 추억이 깃든 버전으로 해서 서비스를 시도한 게임사들이 많았어요. 유저들이 추억 때문에 서버를 방문했지만 불편함을 느껴 이용하지 않아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 시기에 로한 개발팀에서도 '과거의 버전으로 서비스해보는 건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어요. 하지만 초기 로한을 기획했던 분 중 상당수가 이직을 하면서 기획 인원이 많이 교체된 상태였죠. 지금의 '로한'은 10년 전의 '로한'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당시에는 사냥도 하고 PK도 하고 하드코어하게 즐기는, 소위 말하는 '한국형 MMORPG'의 모습을 보여줬어요.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콘텐츠나 편의성을 위한 기능이 많이 들어갔으며, 로한의 정통성보다는 트렌드에 맞춰서 개선된 상태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로한'의 초창기 기획자 중 한 분이 플레이위드로 다시 입사했어요. 초창기 기획자이니 당연히 로한의 정통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요. 클래식 서버와 같은 서비스를 준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도 개봉되는 일반 판이 있고 감독이 생각했던 버전으로 제작된 감독판이 따로 있잖아요. '로한 오리진'을 그렇게 봐주셨으면 해요. 기존 버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넣는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Q. 로한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하는 '로한 오리진'이란 무엇을 뜻하나요?

'로한'의 현재 버전은 콘텐츠도 많이 추가되고 레벨도 확장되었어요. 능력치가 상향되고 신규 스킬도 많아져 진입장벽도 높아졌죠. 전투시 수치도 큼직하게 나오고 무쌍 스타일로 많은 적을 한번에 물리치는 식의 요소가 많이 가미된 것이 지금의 '로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몬스터의 능력치를 보고 밸런스를 맞춰가며 스탯도 하나하나씩 찍어야 하고, 사냥 중에 돌발요소가 있을 때 대응을 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파티를 맺는 식으로 커뮤니티성도 강했어요. 이런 부분이 '로한 오리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감성 그대로 가져가면서 탄탄한 밸런스를 챙겨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래픽 소스도 기존 '로한'과 동일합니다. 물론 튜닝은 했지만 기본 소스를 기반으로 제작이 되었어요. '로한 오리진'은 그래픽보다는 기획적인 측면이 강조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해보면 완벽히 새로운 느낌이죠. 시각적인 부분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로한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Q. '로한 오리진'은 '로한'과 어떠한 부분에서 차이점을 가지나요?

로한 오리진에서는 기존 로한에 비해 던전 수를 적게 구현했어요. 던전을 줄여서 사람들을 필드로 유도해, 더 많은 사냥과 커뮤니케이션, PK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PK 시스템은 RVR은 아니지만 '태세변환'이라는 모드가 있습니다. 일종의 암살모드로, 태세변환을 하게 되면 캐릭터 명이 사라지면서 자유롭게 PK를 할 수 있게 되죠.

맵과 퀘스트를 구현함에 있어서도 적대적인 종족들이 레벨업을 하면서 퀘스트를 해 나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중간 지점이 있어요. 그곳에서 자신이 먼저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자연스레 PK가 발생하게 되죠. 과거 10년 전 로한의 재미가 바로 이 부분에 있었어요. 이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길드 단위로 싸울 수 있는 건 정식 서비스에서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필드 분쟁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식 서비스에서는 세력을 모아서 더욱 큰 규모로 전투를 펼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Q.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오픈형 CBT가 시행되었습니다. 반응은 어땠나요?

이번 CBT에서는 과거에 로한을 한 번이라도 해봤던 분들을 타겟으로 진행했습니다. 주 연령대도 3~40대였고요. 그분들이 '로한 오리진'에서 10년 전 '로한'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테스트 기간동안 하루 평균 약 5천명 가량이 접속했어요. 하루종일 진행된 테스트도 아니었고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6시간동안 진행된 걸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이었죠. 어짜피 없어지는 데이터라 유저들이 오래 플레이를 할까 싶었는데, 예상 외로 많은 유저들이 꾸준히 접속해서 플레이를 해주셨습니다.





Q. 유저들로부터 받은 피드백 중 인상적인 것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세요.

과거 '로한' 시절 때도 그러했지만, 유저분들이 게시판에 글을 잘 남기지 않더라고요. 오셔서 게임만 즐기고 나가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게임 안으로 들어가서 플레이하고 있는 분들에게 직접 의견을 들어보았어요. 많은 분들이 다양한 피드백을 주셨는데 긍정적인 의견이 믾았습니다.

특히 다양한 옵션으로 드랍되는 아이템을 수집하여 나만의 세팅을 하는 그 재미가 쏠쏠하다는 분들도 상당수 있었어요. 이번 테스트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미리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캐쉬를 함께 지급했었어요. 많은 분들이 위탁판매상(경매)에게 가서 필요한 아이템을 사서 조합하고 있었죠.

처음에는 오토가 없어서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오히려 오토를 넎지 않은 것이 너무 좋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사냥을 편하게 하는 '사냥 도우미'는 도입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에요. 고집 부리면서 "이게 우리 로한 스타일이야"라고 하기보다는, 귀를 열어두고 유저들이 원하는 바를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로한이 출시된지 10년이나 흘렀고, 최근 게임들의 트렌드, 스타일에 적응된 분들이 많아 사실 '로한 오리진'에 대해 어떤 반응이 있을 지 예측이 되지 않았어요. 다행히도 기획했던 부분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본래 생각했던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기존 로한 유저들과 지금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새로운 이용자를 대상으로 어떻게 접근해 갈 생각인지?

물론 이벤트나 프로모션은 꾸준히 진행을 할 겁니다. 시스템적으로도 초보 유저들이 쉽게 게임에 적응하고 타 플레이어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구현할 생각입니다. 과거에도 '친구찾기' 기능은 있었지만 쓰기 불편했어요. 내가 아는 사람을 직접 타이핑해서 검색해야 했으니깐요.

그런데 요즘 모바일 게임을 보면 내가 모르는 사람도 추천 친구로 뜨잖아요. 친구들에게 선물을 보내서 게임을 도와줄 수도 있고요. 로한 오리진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능이 들어갑니다. 친구 찾기를 하면 필드 내에서 놀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뜨고, 친구로 바로 신청이 가능하며, 플레이 시간에 맞춰 경험치를 선물로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로한'은 오픈형 필드였어요. 목적지까지 말을 타고 뛰어가야 했죠. 이제는 게임머니를 소모해 맵만 클릭하면 원하는 곳에 바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동한 지형 내에서는 말을 타고 이동하지만, 처음부터 말로 뛰어서 가는 것보다는 훨씬 이동이 편리해졌죠.




나아가 퀘스트의 난이도를 쉽게 설정했어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3~40대 유저들에게 스토리 기반의 퀘스트 노가다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퀘스트에 시간을 투자하기를 꺼리는 분들에게 굳이 이를 강요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00레벨을 찍으면 000 지역에서 보상을 받아라.'라는 식으로 쉬운 퀘스트로 구성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퀘스트 완료 위치에 가면 해당 레벨에 필요한 아이템을 드랍하는 몬스터와 마주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플레이어는 별도로 몬스터의 위치를 검색해보지 않아도,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경험치도 먹고 몬스터를 잡아 아이템도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러 온 비슷한 레벨의 플레이어가 모이기 때문에 파티를 맺기도 쉽고요.

그래서 퀘스트만 따라가도 빠르게 레벨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 로한을 해보지 않은 사람도 고레벨로 빠르게 진입해 적응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Q. 과거에 흥행했던 게임의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계획은 없나요?

물론 생각이 없는 건 아닙니다. 현재 플레이위드의 핵심 게임은 '씰'과 '로한'인데요. 씰 모바일은 현재 개발중입니다. 로한의 경우 많은 개발사에서 컨택을 해오고 있고요. 많은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도로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요즘 온라인 게임 시장이 예전과 같지는 않은데, '로한 오리진'을 출시하는 것에 대해 불안하지는 않나요?

과거에 로한 유저들이 가장 즐겁게 했던 버전을 다시 서비스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본래 로한 기획자들이 생각했던 로한에 대해 다시 보여 드리고 싶었죠. 서비스 측면에서도 요즘 너무 편하게만 가는데, 어렵게 얻은 것이 더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하죠.

3~40대 분들이 과거에는 여유롭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MMORPG를 할 여유가 없어진 거죠. 그래서 그들을 위해 자동사냥이나 중국형 웹게임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기서는 MMORPG의 향수를 느낄 수 없었죠.

저희는 많은 고민을 했어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과거 MMORPG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자니, 사람들이 불편해서 게임을 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향수와 편의성,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유저들을 위한 길인지 끊임없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로한 오리진'입니다.

이번 CBT를 보니 유저들의 재방문율이 높았어요. 1시간 해보고 안 할 줄 알았는데 다음날, 그 다음 날도 접속해서 열심히 레벨업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이건 되겠다'는 욕심도 조금 생기더라고요. 금전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거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로한의 본질적인 재미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Q. '로한 오리진'의 OBT는 언제인가요?

6월 16일 19시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이번 CBT를 진행하면서 결과를 보았는데요. 자잘하게 고칠 것 외에 큰 이슈가 없더라고요. 어느 정도로 버그가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 테스트 전에는 별도로 OBT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테스트를 해보니 바로 정식 서비스로 열어도 될 정도였어요. 이에 바로 '로한 오리진'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조금 이른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로한 오리진'의 해외 서비스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우선 국내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요. 이후에 북미와 남미, 대만에 있는 지사를 통해 해외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해외 퍼블리싱을 할 파트너 업체와도 별도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Q. '로한 오리진' 때문에 로한 유저가 이탈할 것이라는 걱정은 안 되나요?

물론 생각은 해봤어요. 하지만 '로한'과 '로한 오리진'은 게임성이 완전 다릅니다. 즐거움의 요소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두 게임 모두 병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클라이언트 두 개가 동시에 실행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혹시 '로한'과 '로한 오리진' 간의 연동도 고려하고 있나요?

아닙니다. 철저하게 다른 게임으로 운영됩니다. 신규 서버를 만들지 않고 다른 별개의 게임으로 제작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비주얼 측면에서는 유사점이 많겠지만, 기존 로한에서와는 아이템의 종류나 옵션이 모두 다릅니다. 게임성 자체가 다르므로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느낄 겁니다.


Q. 완전한 신작 로한은 개발할 계획이 없나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논의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가닥이 잡히면 말씀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로한 오리진을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한국형 MMORPG를 정말 밤새가면서 재밌게 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영화 같은 스토리의 고퀄리티 그래픽을 선사하는 콘솔 게임을 하는 분들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한국 MMORPG는 이거지!'하고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나 추억을 회상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체험하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플레이위드에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이들이나 사업팀은 열려있습니다. 의견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열린 마인드를 갖고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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