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 "사람 중심의 기술을 만들겠다"

게임뉴스 | 김지연 기자 | 댓글: 26개 |



올해 가장 '사람친화적 디지털 기술'로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보완대체의사소통(AAC) 프로그램 '나의 AAC'가 선정됐다.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가 개최하는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2016'가 16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금일 행사에서는 시상식에 앞서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이 '인간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비영리 재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차관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차관이 무대에 올라 "급속한 기술의 진보는 경제 성장은 물론이며 인간 생활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진보와 혁신은 인간 생활을 윤택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지나친 강조는 인간 소외나 일자리 축소 등 어두운 면도 있다. 기술 의존으로 인해 인간성이 간과되거나 하는 사례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사람을 먼저 고려하는 사람 친화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작년부터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지능정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부분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기술발전은 늘 경제발전과 사회 변화를 촉발해왔다. 사람 중심의 기술개발과 활용을 통해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 윤종수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평가위원장

이어 윤종수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평가위원장은 "창의적이지만 안전한, 정보 독점이 갖는 우위도 있지만 공유의 잠재성을 얼마나 실현하는 지, 그 밖에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오늘 수상한 것 외에도 좋은 기술이 정말 많았다.

위원장으로 있기는 하지만, 심사는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함께 했다. 몇 달간 함께 회의를 하면서 기준을 만들고 사례를 검토했다.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라고 환영사를 전했다.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은 발달장애인과 파킨슨병, 실어증 등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상징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수년째 개발/보급해오고 있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2014년 태블릿PC 기반의 '나의 첫 AAC'를 시작으로 2015년에 사용 경험, 장애 정도와 나이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반의 '나의 AAC' 기초, 아동, 일반을 발표했고 올 2016년 4월에는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나의 AAC' PC를 출시했다. 이들 5종의 한국어 보완대체의사소통 프로그램은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나의 AAC 웹사이트에서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환영사 이후 윤송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사장이 '인간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비영리 재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윤송이 이사장 "인간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비영리 재단의 역할"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윤송이 이사장

"'휴 허'는 17살에 등반을 하다가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어요. 당시 초보적 수준의 의족에 실망해 과학자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죠. 현재 그는 MIT 미디어랩 바이오메카트로닉스 연구팀을 이끌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 의족을 개발해 냈습니다.

다리를 잃은 발레리나가 있었어요. 그 소식을 들은 그는 의족을 만들어서 주었고, 발레리나는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죠.




엑소스켈레톤 기술은 군대에서 먼저 개발이 되었어요. 오랫동안 행군을 해야 하는 군인들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무게를 적게 느끼며 오래 행군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이는 현재 직립보행이 어려워진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돕는데 사용되고 있어요.

스티븐 호킹의 휠체어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없었다면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네요.

엔씨소프트에서 만든 '호두 잉글리시'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많은 개발자들이 이에 지원했어요. 그 이유는 학원에 갈 수 없는 지방 소도시의 아이들에게 균등한 영어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학습을 하고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전세계적으로 대학교들이 온라인 강의를 많이 올리고 있어요. 저희는 사람을 위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MIT에서도 강연을 동영상으로 올려서 전세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어요. 많은 학생들이 이를 통해 프로그래밍도 배우고 다양한 지식을 배우죠.

티벳에서는 인터넷 보급이 안되어 있어서 배울 수가 없어요. 그래서 MIT 학부생 중 한명이 CD롬에 강의를 다 담아 티벳으로 가서 이를 보여주었어요.

기술이 지역간 격차를 해소시키고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계기가 되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프리카에는 맹인 학교가 있어요. 절반의 학생이 안경으로 교정이 가능한 시력인데, 안과가 없어서 맹인으로 점자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기기를 통해서 안과가 없는 지역이라도 시력을 측정하고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술들이 재단을 처음 설립할 때 많은 영감을 주었어요. 회사가 15주년이 되면서 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사회공헌 담당자가 있었고 이후에는 부서를 만들었고, 더 확대하여 이제는 별도의 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고, 기술을 토대로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주목하게 된 커뮤니케이션, 어렵지 않은 기술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등록된 장애인 수는 250만 명이에요.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는 없어요. 장애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도움이 많이 다릅니다. 다만 범용으로 나온 기술을 보면 모든 장애에 도움줄 수가 없어요.

지체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가정 자체에도 불화가 생깁니다.

이런 의사소통의 장애를 도와주는 것이 AAC입니다. AAC는 기존의 말이나 글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체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게 하고, 나아가 의사소통 능력을 보완, 발전시켜나간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AAC가 영어권에는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우선 대상자가 적어요. 기업의 수익을 목적으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뇌의 매커니즘에 대해 밝혀진 것이 별로 없기에, 의학적 치료 방법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지적 장애는 소통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서 개발하는게 쉽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문 개발팀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간 의사소통 지원 기술 현황을 보면 미국에 비해 30년 늦은 2013년에 학회가 설립되었고 한국어 기반 하이테크AAC도 만들어졌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고 어려우며 스마트 기기 베이스로도 발전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 재단 입장에서는 수익을 바라는 것 보다는 가시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임팩트 있는 분야라고 봤고, 이에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기반의 AAC를 개발했고요. 4-5년동안 꾸준히 니즈를 파악하고 장애가 있는 가정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서 현재 3번째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저희 재단에서 이런 일들을 혼자서 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부기관과는 물론 학술단체 그리고 다른 비영리 단체 등과도 적극적으로 협업을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엊그제에도 정부기관인 국립특수교육원과 Assitive 테크놀로지 공동 개발 내용 등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맞지 않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기술에 대해 보급하는 것이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과감한 기초 연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휴 허'교수님이 한 말씀이 있어요. "인간은 무너지지 않는다. 결코 부숴질 수 없다. 기술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다"입니다. 재단에서도 인간친화적인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