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2016] 왜 영상을 2시간씩 기다리면서 보는거야? 도대체 뭔데?!

게임뉴스 | 이현수 기자 | 댓글: 22개 |



베데스다 홀은 완벽한 폐쇄형 부스다. 엘더스크롤 레전드를 시연할 수 있는 20석 남짓한 좌석을 제외하면 천장에 닿을 듯이 높은 암막이 쳐져 있다. 분명 영상을 틀어주는 곳이다. 입구에는 게임스컴 베스트 익스피어리언스 상패만 붙어있을 뿐 가타부타 부연 설명이 없다.

그런데도 부스를 빙빙 돌아 구불구불한 대기 열이 형성되어있고 이 줄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영상이길래 시연도 아니고 영상을 보기 위해 저리도 기다린단 말인가.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부터 1시간 30분가량 기다리면 미노타우루스의 미궁 마냥 뱅뱅 돌아가게 만든 대기장소에 당도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스태프들의 경고(?)가 계속 흘러나온다. 사진도 안되고, 녹화도 안되고, 애초에 카메라와 핸드폰은 가방에 넣으라고 독일어와 영어, 프랑스어를 반복해서 말한다. 이 경고를 무시하면 2m는 족히 될 거 같은 거구들이 떡 벌어진 어깨를 자랑하며 대기 열에서 쫓아낸다. 이는 상영관 안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마침내 긴 기다림 끝에 상영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상영 영상은 디스아너드2와 프레이의 실제 플레이 영상이었다. 디스오너드2는 어제(현지시간)IGN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된 몇 초 가량 영상의 원본으로 11분 정도다. 프레이 플레이 영상도 어제(현지시간) 게임스팟의 인터뷰를 통해 몇 초 동안 공개된 바 있으며 9분 가량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왕위를 뺏기니...
-디스아너드2-


상영관은 대략 2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으며 앞, 뒤, 옆으로 무대용 음향 시설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덕분에 강렬한 효과음이 나오면 몸이 떨릴 정도로 엄청난 음압이 덮친다. 록 페스티벌에 온 줄 알았다. 손에 맥주도 들려있고…

영상이 상영되기 전 스태프가 또 독일어로 한참을 떠든다. 독일어라고는 분데스리가밖에 모르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는데 코르보와 에밀리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상영 중에는 절대 영상과 사진을 찍지 말라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하고 나서야 조명이 꺼지고 실제 플레이를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에밀리의 시점으로 재생되는 이 영상은 수려한 미항의 전경과 진도쉬의 이죽거리는 웃음으로 시작된다.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도 스팀펑크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신경 쓴 오브젝트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상호작용이 되지 않는 물품들은 물리엔진이 적용된 듯 현실성 있게 반응한다.

정말 스팀펑크 느낌을 확실히 구현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나온다. 각종 스위치와 발전기도 등장한다. 전작에서는 동력원으로 고래기름을 사용했는데 영상에서는 풍력을 이용한 터빈이 자주 등장한다. 길게 말했는데 스팀펑크 덕후라면 ‘닥치고’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분위기다.

에밀리의 첫 암살은 그림자 걷기로 시작된다. 짧은 시간 동안 신체가 검은 연기로 바뀌어 은신이 되는 기술로 은신하는 동안 좌측 하단의 게이지가 점차 줄어든다. 연기 상태로 적에게 다가가 암살을 하는데 일반적인 암살이라기 보다는 사지를 절단낸다… 또는 갑자기 나타나 공중으로 던져서 바비큐 고치를 만든다거나.

그림자 걷기가 끝나면 적들이 에밀리를 인식한다. 그러자 에밀리는 도미노를 사용하여 적 세명을 링크를 걸어서 한 번에 목을 날려버린다. 도미노는 에밀리의 기술로 타깃을 연결하여 사망이나 각종 효과를 공유하게 만든다.

세 명의 피로 분수를 만든 에밀리는 도도하게 뒤로 돌아서 촉수를 뻗어 건물 위로 올라간다. 코르보와 달리 에밀리는 촉수를 뻗어 공중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건물 위로 올라가면 클락 워크 솔저와 마주친다. 클락 워크 솔저를 상대하기 위해 바닥에서 슬라이딩도 하고 촉수를 뻗어 공중에서 연결 부분을 난도질하고 다리 이음새 부분에 칼을 집어넣어 박살을 내기도 한다. 에밀리가 사용하는 칼은 코르보가 사용하던 칼과 똑같은 접이식 칼이었다.

그 후 몇 차례 인간형 적들이 나타나는데 암살로 죽이거나 슬라이딩으로 급격히 거리를 줄여 처치하기도 한다. 만약 디스아너드2에도 전작과 같은 카르마 시스템이 있다면 에밀리는 다시 생각할 것도 없이 분명 베드 엔딩행 일 거다.

어쨌든 이렇게 달려오면 진도쉬를 뒤에서 덮쳐서 전기의자처럼 생긴 곳에 묶을 수 있다. 독일어로 상영된 영상이라 뭐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진도쉬의 비명만큼은 소름이 돋을 만큼 섬뜩했다.

그 후 스팀펑크 느낌이 나는 계단이나 사다리 그리고 환경을 몇 번 보여주고는 11월 11일 출시한다는 문구로 영상은 끝난다.





젤다의 전설 +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 ???
-프레이 (Prey)-


에밀리 마지막 독백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프레이의 실제 플레이 영상이 재생된다. 지난 E3 2016에서 깜짝 등장한 이 게임은 동명의 게임을 리부트한 것이 특징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원작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만 원초적인 분위기나 접근 방식은 비슷하다.

영상은 엉망이 된 우주 정거장에서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바이오쇼크에서 본 듯한 렌치로 적들을 물리치며 정거장을 탐험해나간다. 진행하다 보면 권총을 비롯해 글루건, 중력 폭탄 같은 다양한 무기를 얻게 된다. 둠 처럼 씩씩하게 나아가 적을 처치하는 것이 아니라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처럼 조심조심 나아가다가 나타나는 암흑 물체들을 없애며 정거장을 탐험한다. 완전히 은신해 지나간 다음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다음 전투를 펼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는 것으로 보아 전면적인 힘 싸움은 권장되지 않는 것 같다.

반 폐허가 된 우주 정거장에는 기계 형태의 적과 암흑 물질 형태의 적이 있으며 한때는 살아있었던 연구원, 경비원들의 시체가 있다. 플레이어는 시체에서 유용한 무기나 재료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오브젝트들은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반응해 움직인다. 가령 테이블을 치고 가면 테이블이 넘어지면서 주위의 의자와 함께 넘어진다든지, 유리통 안에 있는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유리를 깨고 획득한다든지 하는 형식이다.

전투 시스템에서 재미있는 점은 무기를 조합해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올드스쿨 RPG에 공식처럼 내려오는 그리스를 깔고 그 위에 불을 지피는 방법으로 광역 마법 효과를 내는 것처럼 말이다. 두 가지 이상의 무기를 조합하여 새로운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영상에서는 글루건으로 적 4기를 고치처럼 묶은 다음에 화염방사기를 활용하여 순차적으로 타들어가게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글루건은 전투용도 이외에도 점프 한 번으로 올라가기에는 높은 벽을 올라갈 수 있도록 사다리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스가 누출되어 불붙은 파이프를 수리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마치 '젤다의 전설'처럼 무기를 활용해 퍼즐을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레이에는 스킬도 존재한다. 영상에서는 정거장을 탐험하다가 눈에 꼽는 이상한 기기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눈에 꼽으면 뇌의 시냅스가 자극받는 컷신이 연출된다. 아마 시신경을 통해 뇌의 영향을 주는 형태라는 설정인 것 같다.

스킬 중에 미믹(Mimic)이라고 있는데 참 재미있는 스킬이다. 물건에 플레이어 본인의 영혼을 담는 스킬이다. 영상을 처음 볼 때는 뭐 하는 스킬인가 했는데 나돌아 다니는 컵에 미믹을 사용해 적의 시선을 회피하고 본인이 들고 있는 수류탄에 영혼을 담아 적의 경계를 우회해 터질 수도 있다. 터지기 전에 물건에서 빠져나와야 함은 물론이다.

그 외에도 상자를 이용해 은신할 수도 있고 은신 상태에서 상자를 던저 공격할 수 있다. 영상에서는 상자로 은신 후 박스를 냅다 던지고 도망치는 모습이 나온다.

우주 정거장 밖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도 있는데, 완전히 파괴된 잔해 사이를 돌아다니며 시체와 물건에서 아이템을 회수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아이템을 이용해 우주 정거장 안에 있는 3D 프린터처럼 생긴 기계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생성할 수 있다. 무기를 비롯한 모든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신경에 꼽는 모듈을 만든 것 같았다.

기본적으로 전면 전투를 하는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격감 자체는 나빠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무도 없는 우주 정거장에서 미지의 생물과 조우하는 공포감이 잘 느껴졌고 물건에 빙의하는 시스템도 재미있어 보였다.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인 것 같았다.

영상 말미에는 아주 거대한 암흑 물질에게서 도망가는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상자를 던지고, 총을 쏴도 계속 거리를 좁혀오는 미지의 생명체는 급기야 플레이어가 닫은 문 앞에서 연기 모양으로 변해 계속 플레이어를 쫓아온다. 거역할 수 없는 암흑 물질의 공포감에 플레이어는 눈을 질끈 감는다.

프레이는 2017년 PS4, XBOX ONE, PC로 발매될 예정이다. 개발사는 아케인 스튜디오. 베데스다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 '디스아너드 2' 게임스컴2016 게임플레이 영상 (2분)


▲ '프레이' 게임스컴 2016 게임플레이 영상 (1분 5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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