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렌지팜에서 비상을 꿈꾸는 VR 개발사 3인방을 만나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개 |
올해 지스타에서는 다양한 게임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넥슨은 '천애명월도'와 '페리아 연대기'를 비롯해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울러 35종의 게임을 출품했고, 모바일의 강자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필두로 '펜타스톰(가제)', '스타워즈:포스 아레나' 3종의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콘솔 부스로는 올해도 소니가 부스를 내 다양한 타이틀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게임들이 출품된 이번 지스타에서 유독 인기를 끈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VR 게임들이었습니다. 어찌나 인기가 있던지 VR 게임들을 시연할 수 있던 소니와 에픽게임스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의 탄성과 비명이 끊이지 않을 정도였죠.

그러던 중 BTB관에서 오렌지팜에 입주한 개발사들이 VR 게임을 대거 출품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형 개발사들도 아직 VR 게임 개발에 소극적인 이 상황에서 그들은 왜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걸까요? 단순히 개척되지 않은 기회의 땅이라기엔 위험도가 너무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BTB관으로 걸음을 옮겨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3개 개발사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은 개발사지만 VR 게임 개발이라는 도전의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 스튜디오 로 김성철 대표, 유캔스타 최대길 대표, 핸드메이드게임 김종화 대표



■ 유캔스타 - 큐브VR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대표님과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유캔스타의 대표 최대길이라고 합니다. 전 2000년대부터 게임을 개발했는데 '쿠키샵1, 2', 여성향 게임인 '러브' 등이 대표작입니다. 그러다 2007년에는 파크이에스엠에서 '오퍼레이션7'의 개발 및 서비스를 담당했습니다. 당시 국내외 8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했었는데 이후 2014년 독립해 유캔스타를 창업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VR에 트레드밀을 이용한 가상현실 안전 체험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는데 주변에서 좋게 봐줬는지 올해 8월에는 스코넥에서 투자를 받아 법인이 됐고 현재는 오렌지팜에 입주한 상태입니다.


Q. 이번에는 '큐브 VR'을 메인으로 내세웠는데 이전부터 개발한 '프로파일러'란 게임이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어떻게 됐나요?

아, 잘 알고 계시네요. '프로파일러'는 제목 그대로 경찰이 돼서 범죄 현장을 조사하고 찾은 증거물로 범인을 찾는 일종의 추리 게임입니다. 심문하는 과정에서 프로파일링하는 게임인데, 지금은 '큐브VR'에 집중하고자 우선순위가 미뤄진 상태입니다.


Q. VR 게임은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는데 VR 게임에 힘을 쏟는 이유가 있나요?

작년에 안전 체험 시뮬레이션을 개발했었는데 그걸 만들다보니 자연스레 VR에 관심이 갔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게임이 좋을까 고민했었는데 때마침 스코넥의 투자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스코넥도 VR 콘텐츠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해서 '프로파일러'에서 '큐브VR'로 개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Q. 원작이랄 수 있는 '큐브'는 퍼즐 게임에 가까웠는데 '큐브VR'은 호러 장르죠. 장르가 전혀 다른데 왜 그렇죠?

VR에서 가장 표현하기 좋은 게 호러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1인칭 어드벤처가 자신 있는데 VR에선 임팩트가 없죠. 반대로 호러는 깜짝 놀라게 한달까요 그런 임팩트를 표현하기에 제격이었죠. 물론 원작인 '큐브'가 탈출 퍼즐 게임인 만큼 '큐브VR'도 목적은 방을 탈출하는 겁니다. 거기에 양념으로 호러 요소가 있는 거라 보시면 됩니다.


Q. VR 호러 게임이 한 두개가 아닌데 경쟁력이 있을까요?

호러 장르긴 하지만 '큐브VR'의 목표는 방탈출입니다. 호러는 어디까지나 양념이죠. 호러가 메인이 아니니 직접 비교하기엔 이르다고 봅니다.


Q. 개발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은 뭐였나요?

프레임이었죠. 아무래도 60프레임에서 프레임이 떨어지면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멀미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요?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도 않고 포기하는 유저들이 나오고 잠재 유저가 사라지게 되는 거죠. 그렇기에 60프레임 고정은 필수 요소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프레임을 높이기 위해 퀄리티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절충을 한 부분이었죠. 그래도 광원 효과를 포기한 건 많이 아쉬웠습니다. VR에서는 광원과 음향 이 두 요소가 핵심인데 최적화를 이유로 포기해야 했으니까요.


Q. 성능을 말했으니 말인데 기어VR로 개발하고 있죠. 왜 성능이 낮은 기어VR로 개발한 거죠?

바이브와 오큘러스는 상당히 고가입니다. VR 기기 자체도 비싸고 고사양의 PC가 필수죠. 하지만 기어VR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거기에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죠. 잠재 시장이 이미 있으니까요.


Q. 언제쯤되면 '큐브VR'을 만날 수 있을까요?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뼈대랑 시스템은 완성된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남은 건 콘텐츠를 추가하는 부분으로 점차 시나리오를 확장하려고 합니다.


Q. 유캔스타의 목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부산을 비롯한 경남 지방에서 VR 콘텐츠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단순히 회사가 커지는 게 아닌,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후발 주자에게도 전해줄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 스튜디오 로 - 빅 블루




Q. '빅 블루'는 다른 VR 게임들과 비교해서 잔잔한 분위기의 게임이었는데요. 이런 게임을 만든 이유가 있나요?

오래도록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을 구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함으로써 뭔가 의미를 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서 최근 바다를 배경으로 일어난 이슈들을 게임에 담아냈습니다. 아무래도 VR이 주는 경험이 독특하다 보니 여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탁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Q.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그런지 게임적인 요소는 아직 적은 것 같습니다.

아직 개발 중인 부분이다보니 말한 것처럼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배경의 경우에는 수중은 아직 미흡한데, 앞으로 개발하면서 차차 보완할 예정입니다.


Q. 여러 이슈를 담았다고 했는데, 게임으로 풀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 아닌가요?

물론 게임은 즐거움을 줘야 하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다가 마지막 엔딩에서야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Q.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은 다양한데 굳이 VR로 개발한 이유가 있나요?

이전에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했는데 개발하면서 어느 순간 생각하니 내가 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BM에 오히려 신경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BM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바일이 아닌 다른 시장을 찾게 됐고, 그러다가 VR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소규모 개발사로서 익숙한 모바일이 아닌 VR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바일도 쉬운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해온 노하우는 있습니다만 결국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모바일 쪽이 더 치열하죠. 결국, 모바일이든 VR이든 난관은 있다고 봅니다.


Q. 앞으로 스튜디오 로는 어떤 게임을 만들 건가요?

개인적으로는 스토리텔링이 중점이 되는 게임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게임도 단순히 재미라는 차원을 넘어 영화처럼 일종의 감동을 줄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핸드메이드게임 - 크랭가




Q. 핸드메이드게임의 신작 '크랭가'는 어떤 게임이죠?

퍼즐 게임으로 젠가를 생각하면 편할 겁니다. 플레이어는 크레인으로 항구에 쌓인 트레이너에서 원하는 부분만 빼내야 하는 게임입니다.


Q. 왜 퍼즐 장르였나요? 아무래도 VR 기기에는 1인칭 시점의 게임이나 호러가 대세인데 말이죠.

1인치 호러 게임은 저보다 잘 만드는 사람도 많고, 개발사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게임보다는 VR에서만 찾을 수 있는, 자신 있는 게임이 뭔가 하니 바로 퍼즐 게임이었습니다.


Q. VR 게임들이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반해, '크랭가'는 매우 단순한 그래픽입니다.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나요?

큰 이유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룸즈: 불가능한 퍼즐'을 만들 때는 다른 회사와 합작해서 만든 거라 오밀조밀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크랭가'는 자체 개발을 한 거다 보니까 그런 그래픽으로 만드는 것도 힘들고 해서 일부러 더 단순하게 표현한 겁니다. 또 장르가 캐쥬얼하다보니 지금의 그래픽이 더 어울린 것도 있었습니다.


Q. 오큘러스로 만들었죠. 고사양 게임이 아니니 기어VR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헤드 트래킹 기능이 필요한데 기어VR에는 이 기능이 없었습니다. 물론 사양이나 장르의 특성으로 볼때 향후 모바일 VR 기기가 헤드 트래킹 기능이 들어가고 더 발전하면 캐쥬얼 게임을 즐기기엔 더 좋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Q. 결국 '크랭가'를 즐기려면 오큘러스가 필요한데 부담이 되지 않을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저도 '크랭가'를 즐기기 위해 오큘러스를 살 거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오큘러스를 이미 산 유저가 잠시 쉬는 겸해서 캐쥬얼 게임을 즐기긴 할 겁니다. 그런 쪽으로 봤을 때는 수요도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여러 플랫폼, 장르의 게임을 만들었지만 당분간은 VR 게임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또한, 앞으로도 독특한 게임들을 만들테니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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