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방담] 리니지M, 레볼루션을 넘을까?

칼럼 | 인벤팀 기자 | 댓글: 108개 |



금일(16일) 서울 역삼에 위치한 더 라움에서는 '리니지M'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사의 핵심 IP인 '리니지'의 호르몬을 이식한 게임이기 때문일까요. 반드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말겠다는 엔씨소프트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이 모여 뒤 이야기를 방담으로 풀었습니다. 자유로운 대화 진행을 위해 익명으로 작성했습니다.


Q.주목도는 올해 행사 중 최고였다. 인상 깊은 장면이 좀 있었나

군주: '리니지 레드나이츠' 때는 좀 파격적으로 했는데 이번 행사는 굉장히 격식 있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행사장의 전반적인 톤도 블랙 & 화이트로 통일했고 스테이지 뒤에 대형 LED도 볼만했다. BJ나 셀럽은 제외하고 기자들만 100여 명, 애널리스트, 대만 미디어 초청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된 행사였다.

요정: 잠실 롯데타워 꼭대기에서 쇼케이스 하는 걸 검토했다고 들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기사: 고려는 했는데 장소가 협소해서 포기했다고 하더라. 난 자석 달린 PRESS 배지가 인상적이었다. 나름 '업계 최초'다. 엔씨가 또 이런 걸 좋아한다. 근데 그 배지 반납하는 건데 왜 들고 왔나?

법사: 이거 원래 기념품으로 주는 거다(웃음). 행사 스태프가 유난히 많았던 것 같은데 모두 검정 정장으로 통일해서 들어갈 때 좀 무서웠다. 근데 테이블 별로 와이파이 번호가 다른 거 봤나? 이게 엔씨 클라스다. 기자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웃음).

기사: 행사 끝나고 유나이트 가봤는데 거기도 에그로 그렇게 하더라. 와이파이 챙기는 건 요즘 트렌드다.



▲자석형 프레스 배지

Q.인상적인 워딩이 많았는데 각자 하나씩 말해보자.

군주: 간담회 일성이 다르긴 했다. 김택헌 부사장이 나와 “리니지답게 만들었고, 엔씨소프트답게 서비스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솔직히 소름 쫙 돋았다. 의미를 떠나 "와 쎈데"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 일반 게이머들이 들으면 조금 무서운 말이겠지만 리니지 유저들에게 만큼은 신뢰도 높이는 말이다. 작정하고 멘트를 친 거다.

요정: 행사 오프닝에서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 노래가 나오고 뜬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더 잘 만들 수 있었지만, 원작의 느낌을 해치고 싶지 않았다” 뭐 이런 내용인 것 같았는데 '리니지M'의 방향성을 너무나도 잘 말해준다. 이것도 리니지 유저들을 위한 메시지다.

기사: 김효수 디자이너가 말한 ‘사냥터 통제도 리니지의 일부다’라는 말이 기억이 남았다. 리니지는 개발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18년 동안 가상세계에서 만들어진 질서가 있는데 그걸 '리니지M'에서도 유지하겠다는 말이었다. 신규 유저들에게는 거부감 있는 말이고 쎈 워딩인데 그대로 나갔다.

법사: 난 메시지 관리 실패라고 생각했는데. 3중 과금을 언급하면서 ‘나쁜 과금’이라고 했다. 근데 3중 과금의 대명사가 바로 엔씨소프트이고 '블레이드&소울'인데 왜 그랬을까?

요정: 리니지M 개발팀의 자신감이 아닐까? 우리 유저들은 어차피 다 결제할 건데 왜 번거롭게 3중 과금으로 유도하나(웃음). 이런 맥락이랄까. 이번 간담회에서 유료화 모델은 다 넘어갔다. 뭐가 나올지 정말 기대가 된다.


Q. 반대로 이번 간담회에서 언급이 없어 아쉬웠던 게 있다면?

군주: 질의응답 시간이 보통 30분인데 1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30개 정도 질문이 나왔고 그중 2/3가 과금 관련된 질문이었는데 답변을 거의 회피하더라. 아직 서비스까지 1달이 남아서 변경될 수 있는 내용이 많다고 둘러 말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서비스 1달 남았으면 사실상 큰 줄기의 BM 설계는 다 끝났다고 봐야지. 미리 논쟁이 될만한 것들은 다 피한 느낌이다.

요정: 김택진 대표가 안 나왔다. 리니지M이면 사실상 리니지 적통의 후계자다. 로고도 3을 연상하는 느낌으로 만들지 않았나. 리니지의 정식 후속작이 나왔는데 왜 간담회에 안 나왔을까?

기사: 간담회 질문에서 느꼈겠지만, 요금제나 사행성, 작업장 질의가 많았다. 민감한 내용이 많은데 김 대표가 나와서 답변하면 모양새가 안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법사: 그 지점이 포인트인 것 같은데. 엔씨소프트가 대한민국 대표 게임 개발사로서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까지는 분명 기술적인 진보를 이뤘다. 타뷸라라사, 길드워2, 와일드스타도 세계시장을 위한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봐야 한다. 근데 '리니지M'은 아니다. 이건 사업적인 선택이고 도전적인 시도가 아니라 과거 영광의 재현이 목표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판만 바뀐 거라고 봐야지. 기자들이 '리니지M'을 이야기하면서 게임성 가지고 논한 적이 있나?

군주: 뭐 원작 재현이 목표니깐 딱히 말할 것도 없었지. 그런데 나쁘게 볼 필요 있을까. 리니지 이터널이 저렇게 된 마당에 기댈 건 리니지M 뿐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한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우 기지개 켠 건데 리니지M으로 기반을 닦는다고 봐야지.


Q. 말이 나왔으니 그 부분을 짚어보자. ‘리니지2 레볼루션’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텐데,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군주: 리니지2 레볼루션은 리니지 IP를 떼고 보더라도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다.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수치가 나왔을 때 이건 리니지 IP의 힘이 아니라 완성도 때문에 그럴 거야 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제 좀 생각이 바뀌었다. 벌써 사전 등록 400만이다. 출시까지 500만을 바라보고 있다. 레볼루션은 이미 적수가 아니다.

요정: 헤비 과금러, 리니지 유저가 총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엔씨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그 대기 수요 때문에 리니지 매출이 반 토막 났다. 그것만 500억 원인데 뭐 대충 견적이 나온 게 아닌가. 역대급 첫날 매출이 나올 것이고 더욱 확실한 건 레볼루션+리니지M 때문에 구글 코리아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점이다.

기사: 그러네(웃음).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과금제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넷마블은 요리조리 둘러서 “우리 이렇게 만들었으니 과금해볼래?”라는 느낌이고 엔씨소프트는 “지금 지르지 않으면 네가 손해야”라는 느낌이다. 이 방향성이 앞으로 굉장히 논쟁거리가 될 것 같다.

법사: 오늘 엔씨소프트 주식이 1만 원 오르고 넷마블이 1만 원 내려갔다. 가장 냉정하고 민감한 게 돈의 흐름인데 이미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Q. 흥행에 변수가 있다면?

군주: 리니지가 18년 동안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인플레이션 등 게임 내 경제를 해치는 이슈를 잘 방어했다는 점인데 모바일도 마찬가지 이슈인 것 같다.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면 '리니지M'도 같이 무너진다. 온라인과 다르게 모바일은 그게 잘 제어가 안 될 텐데 어떻게 운영할지가 관건이겠지.

요정: 모바일게임 업데이트 주기가 굉장히 빠른 편인데 '리니지M'이 그런 궤를 따라가면 망한다고 봐야지. 만약 진명황의 집행검이 나오고, 고대 집행검, 원시 고대 집행검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된다고 생각해 봐라.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그래서 PVP 요소를 강화한 게 아닌가 싶다.

기사: 굳건하던 리니지가 흔들렸다. 자기 잠식(Cannibalization)이야말로 엔씨소프트 입장에서야 최고 악재인데 두 게임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

법사: 카카오의 음양사, 넥슨의 다크어벤져3, 로브레이커즈, 넷마블의 테라 모바일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른바 '빅매치'다. 리니지M이 이슈를 선점한 건 맞는데 결국 추억 이상의 '재미'를 보여줘야 한다. 온라인과 다르게 모바일은 한번 빠지면 복구가 안 된다.


Q. 다음 관전 포인트가 있을까? 각자 한마디씩 해보자.

군주: 올해까지는 넷마블 독주로 갈 줄 알았는데 엔씨 때문에 판이 흔들리고 있다. 넷마블과 넥슨 대응 전략이 관전 포인트겠지.

요정: 올해 게임대상이 정말 빅매치일 것 같다. 레볼루션 외에 적수가 없을 거라고 봤는데 '리니지M'과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지분을 나눠 먹었다. 하반기 라인업도 쟁쟁하게 보이는데 역대급 매치가 될 것 같다.

기사: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올인하는 것도 좋은데 H2나 레드나이츠, 파이널블레이드도 잘 챙겼으면 좋겠다. 요즘 파이널블레이드 유저들이 마케팅 안 한다고 아우성이다.

법사: '엔씨 답다'는 말. 그게 분명 좋은 의미로 쓰일 때가 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 대표 개발사라는 타이틀의 무게감을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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