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하반기 대만은 여행 극성수기입니다.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 남자는 저희밖에 없어 보였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여행 계획 짜는 여대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5~20도 정도의 선선한 날씨, 콧털부터 상쾌해지는 맑은 공기,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진 곳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겠죠. 제가 여대생이라도 가볼 것 같아요.
한데, 저희는 여행객이 아니잖아요. 2015년 이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대만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자, 대만게임쇼에 가는 거니까요.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 지스타보단 좀 작지만, 참가 부스 숫자는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고, 차이나조이 이상의 관람객 밀집도를 보여주는 곳이라는 내용이었어요. 4년 전, 차이나조이를 방문했을 때, 엄청난 더위와 인파로 인해 정말 죽는 줄 알았기에, 설마 그정도겠어?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왔습니다. 대만게임쇼만 빼고 전세계 게임쇼를 다 가봤기에 자신감도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이지 여긴...
죄송해요. 정말 말로 표현이 잘 안 돼요. 관람객 수가 제 예상을 너무 많이 벗어났습니다. 과장 좀 보태면, B2C 존에서 점프하면 사람들 어깨에 낀 채 이동한 뒤 한참 떨어진 곳에 착지할 만큼 사람이 많더군요.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대만게임쇼는 신작 시연 중심이 아니었어요. 시연존은 검은사막을 앞세운 펄어비스 부스, 플레이스테이션 부스나 유비소프트, 반다이남코 같은 콘솔 부스에 몰려 있었고, 그외 중국이나 일본 게임사 부스는 대부분 시연석이 5석 미만이었죠. 이벤트가 메인이었어요. 무대에서 선물 쿠폰 뿌리는 행사가 중심이었다는 거죠. 이런 점에선 지스타나 TGS보다는 차이나조이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게도 뒤지지 않는 대만 게이머들의 열정이 느껴졌던 이곳, 대만게임쇼 2019 현장을 지금부터 함께 감상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