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교수, "자녀의 게임문제, '나도 껴주라!'라고 말하라"

게임뉴스 | 정재훈 기자 | 댓글: 13개 |



2019년 7월 27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된 게임 리터러시 교육 행사 '다함께 게임문화 TALK'에서 강원대 에너지자원산업공학부 김상균 교수가 '게임'으로 인해 생기는 자녀와 부모 간 갈등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김상균 교수는 그간 게임 리터러시(주어진 문화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능력)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바 있다.




먼저, 김상균 교수는 자녀가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했다. 자녀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크게 네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1. 스트레스 해소

2. 잉여 시간의 해소

3. 재미를 위함

4. 접근성이 좋아서





게임을 하는 자녀, 주로 학생들은 여러 부분에서 직, 간접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평균 공부량은 OECD 평균의 150%에 육박한다. 공부의 양부터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친구들 또한 수험생의 입장에서 경쟁자의 포지션에 위치하기 때문에 진심 담긴 사회생활을 경험하기 힘들며, 일과를 끝낸 후 귀가하고 나서도 가족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외에는 청소년, 학생층이 접할 수 있는 놀이 문화가 남아 있지 않다. 의외로 부모 계층이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가 대부분의 학생들이 게임을 가장 좋아하는 여가 활동으로 꼽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희망하는 여가 1순위는 '여행'으로 총 답변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 외에 여러 여가가 뒤를 잇고, 게임은 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5위에서 7위 정도의 순위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여가 중, 게임을 제외한 그 어떤 항목도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어렵다. 오늘날 청소년의 게임 생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거실에서, 본인 방에서, 안방에서, 어디서나 게임을 접할 수 있다. 많은 부모는 이 '게임의 접근성'에서 착안해 집안 곳곳에 책을 비치해둔다. 아이가 여가 시간에 게임을 하지 않고,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부모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면, 마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책을 진지하게 여가로 삼고, 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어 김상균 교수는 게임으로 인해 생기는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자녀는 언제나 부모의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게임도 마찬가지. 부모는 자녀가 게임을 덜 하길 바라지만, 자녀의 입장에서는 쉬는 동안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재충전을 할 수단이 오직 게임 뿐이다. 두 계층 사이의 갈등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김상균 교수는 자녀의 게임 문제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를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문제 해결 의욕은 높지만, 자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적은 경우다. 이 경우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키보드를 부수는 형태로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상균 교수는 교도소를 포함한 교정 기관에서도 무언가의 파괴와 소거를 통해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최악의 교정 형태라고 말하며, 이런 상황을 겪은 아이들과 상담을 했을 때 아이들 또한 '마음이 부서졌다', '부모와의 관계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문제 해결 의욕이 낮고 자녀에 대한 이해심만 높은 유형이다. 자녀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놔두는 스타일인데, 이 유형은 자녀와의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문제 해결을 반쯤 포기한 그룹이다. 하지만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자녀가 모든 것을 원하는대로 한다면, 차후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해결 의욕도 낮고, 아이에 대한 이해심도 적은 유형이다. '나도 모르겠다. 니 인생 니가 알아서 해라'라고 놔두는 유형인데, 김상균 교수는 이런 유형의 경우 스마트폰을 부수는 부모만큼이나 최악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아이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하자'며 적극적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유형이다. 김상균 교수는 게임으로 인한 아이와의 갈등에서 '게임'은 표면으로 드러나는 모습일 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이와의 소통 부재라 말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고, 아이의 생각을 바르게 이끌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 대다수의 부모는 아이와 일 주일에 한 시간도 채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덧붙여 김상균 교수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고, 게임을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서 활용할 수 있다면, 자녀와의 갈등 또한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셧다운제'에 대한 오해는 많이 퍼져 있다. 김상균 교수는 셧다운제를 통해 아이의 게임 시간을 줄이면, 부모는 아이가 그 시간에 잠을 더 자거나 공부를 하길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확언했다. 오히려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하다가 더욱 나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폭력적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오해도 있다. 많은 이들이 폭력적 게임은 사람의 폭력성을 더 끌어올리고, 나아가 폭력 범죄 발생률도 높이리라 생각하지만, FBI가 수 년간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력적 게임이 많이 판매된 해일수록, 오히려 현실에서의 폭력 범죄는 적게 일어났다.




강연의 말미에서, 김상균 교수는 게임이 이 시대를 이루는 새로운 도구이며, 동시에 콘텐츠임을 이해하고, 자신의 아이가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음을 이해하며, 마지막으로 '이해와 인정'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마음을 가져야만 자녀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