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리듬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이번 소식이 ‘MS, 제니맥스 인수’ 소식보다 더 충격적으로 다가올 법한 생각과, 다른 하나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9월 24일, 사당 모펀게임센터를 운영하는 모펀 사장님의 SNS 계정에서 모펀게임센터를 10월 30일까지 운영하겠다는 소식을 남겨 화제가 되었습니다.
약 1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모펀게임센터는 본래 부산에서부터 시작된 오락실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볼 수 있게 되었죠. 서울 내에 있는 오락실 중에서도 리듬 게임으로 특화된 오락실이었으며, ‘리듬게임 성지’로 불린 오락실이기도 했죠. 저 또한 폐업 소식을 듣고 적잖게 당황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의 성지로 유명했던 노량진의 ‘정인오락실’도 폐업했기 때문에 충분히 예측 가능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사당 모펀게임센터에선 ‘유비트’, ‘기타도라’, ‘DDR’, ‘사운드 볼텍스’, ‘태고의 달인’과 같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리듬 게임뿐만 아니라 ‘비트매니아’, ‘그루브 코스터’, ‘리플렉 비트’, ‘팝픈뮤직’, ‘마이마이’, ‘프로젝트 디바’, ‘반짝이는 프리채널’ 등도 볼 수 있었던 오락실이죠. 전시장 옆에는 성우 ‘쿠보 유리카’ 씨의 사인과 함께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서적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하츠네 미쿠'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걸로도 유명하죠. 실제 모펀게임센터에는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으며, 근처 벽보에는 그림을 좋아하는 팬분들이 직접 그린 하츠네 미쿠가 잔뜩 있습니다. 그리고 '프리파라'의 하츠네 미쿠 콜라보 입간판도 장소에 마련되어 있으며, 마지막으로 미쿠를 통해 곡을 작곡한 유명 아티스트, ‘doriko’ 씨의 사인도 있을 정도니, 사장님의 미쿠 사랑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모펀게임센터는 끝을 맞이해도 아직 모펀은 남아있습니다. 사당 모펀게임센터에서 10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M&H Books’가 자리 잡고 있고 홍대 AK플라자에는 새로운 모펀 카페가 생겼기 때문이죠. 거기에다가 ‘모펀 스토어’란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 중이고 무엇보다 사장님이 열의를 가지시면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모펀의 이름이 사라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사장님은 모 사이트를 통해 오락 게임기의 매물을 내놓았고, 기기들은 12일부터 순차적으로 구매자들의 손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이에 더 이상, 사당 모펀의 본연의 모습을 담기 힘들 것 같아 직접, ‘모펀의 마지막 순간’을 풍경기로 담았습니다. 비록, 모펀게임센터는 10월 30일에 문을 닫지만, 앞으로 새롭게 출발할 모펀을 있는 힘껏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