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갓 오브 워 PC 버전은 또 다른 경험을 줄 것"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댓글: 5개 |



절대로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소니의 PS 독점 타이틀 갓 오브 워가 1월 15일, 무려 4년만에 PC 플랫폼으로 발매된다.

물론 호라이즌 제로 던이나 데이즈곤과 같이 독점 타이틀이 하나둘 PC로 풀리고는 있지만, 갓 오브 워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대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많은 게이머들이 놀랄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이미 1,950만 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갓 오브 워. 과연 PC 버전에서는 어떤 점이 달라졌으며, 또 출시 배경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출시를 앞두고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코리 발록(Cory Barlog) 갓 오브 워(2018) 리드, 맷 디왈드(Matt DeWald) 테크티컬 프로덕션 시니어 매니저, 밀라 파블린(Mila Pavlin) UX 디자이너 리드 겸 접근성 리드와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 왼쪽부터 코리 발록(Cory Barlog), 밀라 파블린(Mila Pavlin), 맷 디왈드(Matt DeWald)



Q. 갓 오브 워는 오랜 시간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타이틀이었다. PC 버전을 발매하는 것이 프랜차이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코리 발록: 게이머들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갓 오브 워를 출시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역시 갓 오브 워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결과라고 본다. 정말 많은 재능있는 이들이 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렇기에 좀 더 많은 사람이 갓 오브 워를 경험하도록 하고 싶었다.


Q. 이미 PS 버전이 거의 2천만 장 가까이 판매되며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PC 버전을 발매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코리 발록: 비록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 2천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올렸지만, 여전히 많은 게이머들이 갓 오브 워를 경험하지 못했다. 사실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콘솔 버전을 플레이할 게이머들은 이미 거의 다 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 외의 게이머들도 갓 오브 워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에 대한 즐거움과 기대감 덕분에 오히려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


Q. 갓 오브 워 시리즈는 PS 독점작의 대표로 볼 수도 있었던 만큼, PC 버전으로 출시되는 것에 놀란 게이머들이 많다. PC 버전을 출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까.

코리 발록: 회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리고 이미 호라이즌 제로 던이나 데이즈곤과 같이 선례도 있었고. 모든 걸 떠나서 더 많은 잠재적 유저와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갓 오브 워는 독점작이기에 당연히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만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이제 4년이 지났다. 뭐랄까, 완전히 새로운 유저들과 만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나만 해도 울트라와이드, 4K, 여기에 좋은 그래픽카드를 활용해 다시금 게임을 할 생각에 정말 흥분된다. 물론 회사의 경우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어쨌든 당장 더 많은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 내가 쓴 책이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닌텐도 스위치나 엑스박스로도 출시하고 싶다(웃음). 농담이다.


Q. 갓 오브 워는 2018년 최고의 게임으로 꼽혔고 많은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그 당시에는 어떤 기분이었나.

코리 발록: 그 때는 정말 피곤하고 힘들었다(웃음). 2018년 출시 당시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했고 좋은 평가를 내려줬다. 개발진 모두가 정말 놀랐지만 행복했다. 다른 그 어떤 것보다 멋진 사람들과 함께했다는 것에 감사하며, 덕분에 지금까지 했던 어떤 작업보다 자랑스럽다. 아마 그들과 함께하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었지 않을까 싶다.


Q. PC 버전을 통해 게이머들이 어떤 경험을 하기 바라는지 궁금하다.

밀라 파블린: PC 환경을 살리면서도 갓 오브 워 고유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 건 콘솔 버전에서 제공했던 AAA 품질을 PC에서도 동일하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게임 속 상호작용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컨트롤을 비롯해 키보드와 마우스 재맵핑 등이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말이다.

플레이어가 PC라는 플랫폼 고유의 특징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큰 문제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키보드와 마우스 리맵핑을 포함해 다양한 것들을 더 추가했다.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그래픽적 업그레이드와 합쳐져 PC에서도 몰입감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Q. PC버전을 출시하면서 추가된 텍스쳐 그래픽 차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맷 디왈드: 이미 높은 퀄리티의 텍스쳐 작업들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PC를 출시하면서 숨겨진 것들을 다시 적용하는 추가 작업만 진행하면 됐다. 텍스쳐 메모리가 향상되었기에 같은 장면이더라도 더 많은 텍스쳐를 불러올 수 있었다. 모델 텍스쳐 퀄리티 등도 마찬가지다.

PC가 PS4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텍스쳐의 추가가 가능했고, 이를 통해 더 생동감 있는 플레이 경험을 게이머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미 PS4 버전에서 존재하는 것들을 불러왔을 뿐 리모델링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Q. PC로의 컨버전 발표 이후 시간이 꽤 걸렸는데, 전환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맷 디왈드: 전부 다 어려웠다(웃음).

코리 발록: 분명 문제없다고, 쉬웠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진실을 말해줘서 고맙다(웃음).

맷 디왈드: 솔직히 말해서 매우 빠르게 작업할 수도 있었다. 사람들을 투입하고, 완성하고, 그냥 기절해버리면 끝이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작업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같이 많은 작업을 함께한 제트팩 인터랙티브와 협업을 진행했으며, 응집된 작은 팀을 유지했다. 후속작인 라그나로크 제작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빠른 완성을 위해 6~70명의 사람을 투입하기보다는 적은 인원이 오랜 기간 몰입해서 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 출시 날짜 역시 정해지지 않았기에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었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에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완성도를 맞추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Q. 아무래도 초반 최적화를 걱정하는 게이머들이 많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실제로 PC 최적화가 어느정도 되는 것 같은지 궁금하다.

맷 디왈드: 최적화에 정말 긴 시간을 투자했다. 가능한 다양한 하드웨어 사양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여러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주변 장치를 연결한 뒤 최적화 여부 역시 체크했다. 물론 모든 구성을 테스트해볼 순 없기에 완벽하게 작업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최대한 노력했다는 걸 전달하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시작하면 또 새로운 이슈가 발생할 순 있다. 그렇지만 정말 집중한 부분이기 때문에 PC 버전이 출시되면 쾌적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Q. PS5에서 가장 크게 강화된 기술적 부분은 SSD다. PC 역시 SSD를 사용하는데, PC 버전에서 향상된 부분은 무엇인가.

맷 디왈드: SSD는 매우 빠르기에 놀라운 기술적 향상을 제공하지만, 갓 오브 워는 조금 느리고 일반적인 HDD 용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여전히 PS4에서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로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알다시피 갓 오브 워는 끊김 없이 모든 컷이 이어진다. 맵을 이동하는 과정 등에서 로딩이 없다.

그렇기에 SSD의 빠른 로딩 속도는 처음 시작할 때, 게임을 부팅할 때, 혹은 되살아날 때처럼 로딩이 있는 구간에서 체감할 수 있을듯하다. 즉, SSD가 아니더라도 게임을 실행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있다면 훨씬 쾌적하게 갓 오브 워를 플레이할 수 있다.


Q. 갓 오브 워 PC 버전의 가장 뛰어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밀라 파블린: 개인적으로 DLSS라고 생각한다. 정말 뛰어난 그래픽 뿐 아니라 높은 응답률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PC에서만 완벽하게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런 뛰어난 그래픽과 높은 프레임을 통해 게이머는 아주 만족스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물론 PS4 버전에서도 충분하지만, PC에서는 훨씬 더 훌륭한 환경으로 갓 오브 워를 즐길 수 있다.




Q. 갓 오브 워의 DLC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코리 발록: 개발 중간에 DLC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다. 이틀 정도 밤을 샜을 때였는데, 정말 좋은 생각이라며 한 번 해보자고 했었다. 다만 당시에는 너무 바빴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기에 출시될 때쯤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상황을 미뤘다. 하지만 정작 출시 시점에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결국 DLC를 포기하게 됐다. 결국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니 신작 라그나로크를 만들 시기가 되었고, 그렇게 DLC 계획은 완전히 멀어져 버렸다.


Q. MOD 지원에 대한 계획이 있나.

맷 디왈드: 툴을 비롯해 우리가 직접 MOD를 지원할 계획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직접 유저들을 막을 생각도 없다. 똑똑한 사람들은 항상 게임을 분해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구현해내고는 하지 않나. 유저들이 직접 뭔가를 만들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만, 과연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한편으로는 기대되기도 한다.


Q. PC 버전의 경험이 후속작 라그나로크의 개발에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코리 발록: 라그나로크 팀과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매일, 매시간 새로운 일이 일어나기에 서로 이를 전달하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획득한 정보들은 각 팀 내에서 또다시 공유된다. 덕분에 내가 기술적인 내용을 잘 모르지만 똑똑한 척하며 DLSS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다(웃음).


Q. 전작들 중 PC로 발매하고 싶은 타이틀이 있나.

코리 발록: 다른 모든 게임들 역시 PC로 발매되면 참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오래된 타이틀들은 여건상 PC로 출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듯 하다.


Q. 갓 오브 워 PC 버전을 기대하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밀라 파블린: PC 버전을 개발하는 건 정말 놀랍고 엄청난 경험이었다. 많은 게이머들이 고퀄리티 그래픽과 PC에 최적화된 갓 오브 워를 즐겼으면 좋겠다. 정말 감사하고,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하길 바란다.

코리 발록: : 우선 정말 감사하고, 우리는 우리 작품의 팬들의 팬이다. 우리 게임을 즐겨주는 게이머들이 아니었다면 우린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 한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는 게이머들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들이 주는 피드백의 가치 또한 알고 있다. 내가 직장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너무나 감사하다.

맷 디왈드: 둘의 말에 동감한다. 정말 감사하고,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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