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B급 감성, 배틀로얄에도 잘 담겼을까? '데스버스: 렛 잇 다이'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4개 |

슈퍼트릭 게임즈가 개발하고,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 예정인 PS5·4용 멀티 플레이어 서바이벌 액션 게임 '데스버스: 렛 잇 다이(Deathverse: Let it die, 이하 데스버스)'가 지난 주말 1차 OBT를 진행했습니다.

정식 서비스 시작에 앞서 대규모 네트워크 부하를 테스트할 목적으로 진행된 이번 OBT는 지난 주말 오전 5시부터 10시 59분까지 제한된 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해당 기간 동안 PS5 및 PS4를 보유한 게이머는 누구나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체험해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데스버스'는 전 세계 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PS4용 무료 게임 '렛 잇 다이'의 후속작으로, 한 번에 최대 16명까지 참가해 플레이하는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원작인 '렛 잇 다이'가 'B급 감성 개발자'로 유명한 스다 고이치의 작품이기 때문인지, '데스버스'의 트레일러에서도 특유의 이상한 감성이 돋보였는데요. 과연, 배틀로얄 장르에도 렛 잇 다이 IP 특유의 B급 감성이 제대로 담겨 있을지, 1차 OBT를 통해 확인해 봤습니다.


그래서 '렛 잇 다이'가 무슨 게임인데요?




'렛 잇 다이'는 지난 2016년 출시된 로그라이크, 핵 앤 슬래시 게임입니다. '노 모어 히어로즈', '킬러 이즈 데드', '롤리팝 체인소우' 등 소위 '병맛 B급 게임'의 아버지 스다 고이치 대표의 그래스호퍼 메뉴펙쳐가 당시 모회사이던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개발한 작품이기도 하죠.

물론, 렛 잇 다이 역시 "역시 스다 고이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범함을 거부한 게임이었습니다. 아트나 세계관 설정부터 보스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아주 독특한 매력을 뽐냈죠. 게임플레이 메커닉 자체는 소울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게임을 해야 하는 로그라이크 요소가 버무려진 것이 특징이었고요.

또 하나, 콘솔 게임임에도 PS4 출시 시점부터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꽤 독특한 요소였습니다. 출시 후 6년이 지난 지금도 렛 잇 다이는 PS 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으며, 2018년 이후부터는 스팀에도 등록되어 PC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무료'로 말이죠.



▲ 렛 잇 다이의 간판 마스코트인 '엉클 데스'

이후 스다 고이치 대표의 그래스호퍼 메뉴펙쳐는 두 개의 회사로 분사하게 되는데요, 신작 게임을 계속 이어나갈 '그래스호퍼 메뉴펙쳐'는 그대로 두고, '렛 잇 다이' IP를 전담할 '슈퍼트릭 게임즈'가 새롭게 탄생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넷이즈에 인수된 '그래스호퍼 메뉴펙쳐'와 달리, 슈퍼트릭 게임즈는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에 남아 '렛 잇 다이' IP를 활용한 신작 '데스버스'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지금은 별도의 법인이 된 그래스호퍼 메뉴펙쳐의 스다 고이치 대표가 '데스버스'의 개발에 참여했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원작인 '렛 잇 다이'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재치 넘치는 B급 감수성은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OBT를 통해 본 '데스버스' 이모저모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데스버스'는 렛 잇 다이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서바이벌 TV 쇼 '데스 잼보리'에 출전하는 참가자로, 해당 프로그램은 '렛 잇 다이' 세계관에도 등장하는 거대 기업 요츠야마(死山) 그룹의 방송사가 제작한다는 설정이죠. 16명의 참가자 중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살아남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게임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1차 OBT에서는 튜토리얼과 본 게임, 그리고 상점 등 일부 요소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튜토리얼은 말 그대로 게임의 기본적인 조작과 시스템을 설명해 주며, NPC와 간단하게 전투를 치러볼 수 있는 연습 모드 또한 제공되었습니다. 연습 모드에서는 본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3종의 무기를 써 보며 콤보 기술을 익히고, 필드에서 습득할 수 있는 각종 스킬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 캐릭터 프리셋은 대충 이 정도 제공되었습니다



▲ 마체테와 칼, 해머 3종의 무기 중 하나를 골라 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배틀로얄 장르의 특징은 이미 많은 플레이어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졌으므로, 이번 OBT에서 확인할 수 있던 '데스버스'의 특징을 위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데스버스의 큰 특징은 TV쇼를 콘셉트로 한 만큼 얻을 수 있는 '좋아요 포인트'와 필드에 돌아다니는 몬스터, 그리고 특정 시간에 출현하여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헌터 Q' 등으로 간추릴 수 있습니다.

먼저, '좋아요 포인트(Glory Point, GP)'는 플레이어가 경기 내에서 하는 행동에 따라 시청자로부터 얻게 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드에 돌아다니는 몬스터를 처치하거나, 상대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행동으로 이 포인트를 쌓을 수 있게 되고, 일정 수준의 포인트가 쌓이면 공격력 증가 버프 등을 얻게 돼 1위를 노리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전체 맵은 정육각형으로 생긴 7개의 구역이 서로 통로로 연결된 형태를 띄고 있고,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일부 구역들이 봉쇄되며 최후에는 하나의 구역으로 좁아집니다. 마지막 구역에는 '쇼다운' 존이라는 최종 결전 무대가 열리며, 제한 시간 내에 쇼다운 존에 도착한 생존자들은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전투를 계속 치르게 됩니다.

또한,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헌터 Q'라는 이름의 추적자가 무작위로 한 구역에 등장하는데, 주변에 플레이어가 있을 경우 이를 맹렬히 추격해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헌터 Q는 성공적으로 플레이어를 사냥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라지며, 이를 통해 일부 구역에 긴장감을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중간에 등장하는 헌터 Q는 사냥감(플레이어)을 찾아 구역을 누빕니다

헌터 Q 외에도 필드 곳곳에는 UMA라고 불리는 몬스터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처치하는 데 성공하면 좋아요 포인트와 함께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무기를 선택해 게임을 시작하는 '데스버스'의 특성 상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는 파밍 요소가 상당히 한정되어 있었는데, 몬스터들이 떨어뜨리는 스킬은 바로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필드에서 주워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일정 시간 몸을 투명하게 만들거나, 상대의 배리어를 파괴하는 폭탄 등 상황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필드에는 도대체 왜 있는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버섯들을 채집해 먹을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버섯들은 직관적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갑자기 캐릭터가 폭소를 터뜨리는 웃음 버섯이라든지, 먹고 나서 처음 하는 공격이 구토(?)로 바뀌는 버섯 등 여러 종류의 버섯이 존재했습니다. 특히, 구토 버섯같은 경우는 그 쓰임새를 바로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상대 플레이어에게 잘 맞춰 사용하면 토를 밟고 넘어지게 만들어 후속 공격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 전투의 핵심은 적의 빈틈을 노리는 것

마지막으로 전투 시스템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면, 이번 '데스버스' OBT의 전투는 마체테와 칼, 해머 3개의 무기로 이뤄진 근접 전투가 주를 이뤘습니다. 그 외에도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도움을 주는 로봇 '윌슨'을 이용해 배리어를 전개하거나, 원거리 공격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상대방과 냉병기를 마주쳐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전투는 보통 빠르고 위력은 약한 기본 공격과 한 방이 강력한 강공격, 필드에 있는 충전기에서 윌슨을 충전해 사용하는 '데스 블로우' 및 습득형 스킬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특히, 공격을 한 번이라도 허용하게 되면 경직이 크게 걸리는 편이기에 적의 공격을 배리어로 방어하고, 자신의 공격을 이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습니다.

그렇다고 배리어를 무턱대고 사용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돌진 공격을 맞으면 배리어가 한 번에 무력화되기 때문입니다. 배리어가 파괴되어 윌슨이 무력화된 동안에는 무기를 사용한 전투를 할 수 없기에 맨손으로 적을 상대하게 되기에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데스버스'의 전투가 가진 또 한 가지 특징은 적 공격에 성공하거나, 좋아요 포인트를 얻을 때마다 체력이 일부 회복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체력이 적어 보이는 적을 무작정 공격했다가 오히려 반격을 당해 적에게 체력을 헌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의 체력이 낮아도 전투 한 번만 잘하면 다시 체력을 복구하는 것도 가능하죠. 체력이 적다고 너무 도망만 다니기보다는 더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 점프 공격 등 강력한 공격 수단으로 적의 뒤를 잡을 수도 있고



▲ 무력화된 적을 멋진 피니시로 처치하면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배틀로얄' 치고 부족한 파밍 요소... 정식 출시엔 나아질까




위에서 언급한 특징을 제외하면, '데스버스'의 게임플레이는 여느 배틀로얄 장르와 다르지 않은 문법으로 흘러갑니다. 생존자들은 점점 좁은 구역으로 모이고, 그 중 가장 잘 싸우는 사람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어 모든 영광을 차지하게 되죠.

다만, 오픈 베타 테스트를 고려하고서도 필드 안에 파밍할 요소가 크게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종류의 무기를 사용해 전투를 진행해야만 하고, 주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은 스킬과 버섯 정도에 그쳐 같은 전투만 반복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편이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크게 느끼기 어려운 7개의 구역 간의 차이도 게임이 반복적이게 느껴지는 점 중 하나였습니다. 분명 로딩 화면에 나오는 설명 문구에는 구역별 특징이 기술되어 있지만, 크게 와 닿지 않는 느낌이었죠.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구역마다 다른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든지, 지금보다 더 비주얼적인 차이를 둔다면 보다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보였지만, '데스 버스'는 조금만 적응하면 짧은 시간동안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여타 배틀로얄 게임과 비교하면 적은 수인 16명의 인원이 플레이를 하기 때문인지, OBT 기준 게임의 평균 플레이타임은 10분 내외였습니다. 최종 쇼다운 존까지 당도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초반 교전을 실패하면 5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새 게임을 시작하기 일쑤죠. 이런 빠른 플레이 시간은 부담 없이 빠르게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데스버스'는 오는 6월 5일 일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 59분까지 제한된 시간동안 두 번째 OBT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혹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PS5/PS4용 배틀 로얄 게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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