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던전은 언제나 몬스터만? 환경까지 고려한 DDO의 던전.

칼럼 | 장인성 기자 | 댓글: 71개 |
음침한 입구에 무엇인가 어두운 기운이 감돌고 온갖 함정과 고난이 기다리는 모험의 종착지,
혹은 강력한 몬스터가 기다리고 있고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면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곳.

온라인 게임에서 던전을 만나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떠오르시나요?

에버퀘스트에서 탱커 딜러 힐러의 삼위일체(?)가 성립된 이후, 게이머들은 던전에서 수많은 몬스터를 쓰러트려 왔습니다.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전세계적인 성공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전유물이었던 파티와 레이드 시스템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많은 MMORPG에서 파티와 레이드는 주요 컨텐츠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에버퀘스트의 정식 서비스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의 던전에서 수천 종 이상의 보스 몬스터들이 유저들에게 쓰러졌고 앞으로도 쓰러질 예정입니다.







[ 탱커 딜러 힐러 메저 등 다양한 직업들의 역할을 정립한 에버퀘스트 ]



그런데 온라인 게임의 던전에서는 왜 반드시 몬스터를 쓰러트려야 하는걸까요?

모든 MMORPG의 시초, TRPG의 던전에는 몬스터뿐만 아니라 함정과 미로, 퍼즐 등 다양한 장치들이 등장해서 게이머들을 괴롭힙니다. 던전의 모든 환경들이 게이머를 괴롭히기 때문에 싸움만 잘하는 직업으로는 던전을 공략할 수 없으니, 결국 전투말고도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인원들이 모인 파티가 등장합니다.

반대로 에버퀘스트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던전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신 몬스터와의 전투에 집중하게 됩니다. 종류만 다를뿐 결국 주사위 굴림으로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이 전부였던 TRPG의 전투를 더욱 발전시키고, 던전의 구성 역시 탱커 딜러 힐러의 조합을 통해 전투를 이어가는 형태로 구현됩니다.


최근의 MMORPG들은 대부분 전투가 중심인 에버퀘스트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형태의 던전을 추구합니다.

즉 함정과 퍼즐 등 던전의 모든 환경들을 돌파해야하는 형태의 던전이 사라지고, 던전의 여러 환경들을 대부분 배제한 뒤 강력한 몬스터를 돌파하는 것으로 공략이 끝나는 형태의 던전들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환경 돌파 던전과 몬스터 돌파 던전, 왜 게이머는 던전에서 몬스터만 잡아야 하는가?


온라인으로 RPG가 구현되던 초기에는 컴퓨터의 사양이나 기술의 제약, 온라인의 문제 등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대다수의 컨텐츠들이 제한되고 몬스터와의 전투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즉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몬스터 돌파 형태의 컨텐츠를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제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컨텐츠가 포함된, 환경 돌파 형태의 던전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온라인게임들은 몬스터 돌파 형태의 던전만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보상을 얻는 던전이나 레이드는 이미 충분히 재미가 입증된 컨텐츠입니다. 눈앞의 몬스터를 쓰러트려야 한다는 목표와 좋은 아이템이라는 보상까지 확실하니 게이머를 컨텐츠로 유도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쓰러트리는 것보다 도착하는 것이 더 힘든 DDO의 붉은 용, 벨라 ]




그러나 레이드가 등장한지 벌써 10년이 넘는 기간이 흘렀고,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이 목표인 이상 어떤 형태로 전략을 만들고 특징을 구현해도 어디선가 본 듯한 컨텐츠들이 등장하기 쉽습니다. 최근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살리는 것이 목표인 보스까지 등장했지만, 전체적인 진행의 순서를 생각해보면 피해량만 회복량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최근의 예로 에버퀘스트의 슬리퍼 툼, 와우의 흑요석 성소, 아이온의 타하바타는 세 게임 모두 전략이 비슷하다는 논란때문에 한때 게이머들 사이에서 표절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었을 정도입니다.)


많은 MMORPG들은 던전에 몬스터를 만들어 넣고 새로운 기술이나 독특한 대처법을 집어넣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던전의 목표는 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런 MMORPG의 틀을 깨기 위해 등장했다는 MORPG들조차도 플레이해보면 캐릭터의 액션이나 전투 방식의 변화에만 그칠 뿐, "던전=몬스터 처치"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몬스터보다 주변의 환경이 중요하다? 던전앤드래곤 온라인의 던전들!


운영의 문제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접긴 했지만, 던전앤드래곤 온라인(이하 DDO)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게임입니다. 특히 아직까지 DDO를 잊지 못해 외국 서버에서 플레이하거나 서비스를 재개해달라는 게이머분들이 있을 정도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의 독특한 매력을 갖춘 게임입니다.

DDO에는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이 목표인 던전도 존재하지만, 아예 몬스터를 쓰러트리지 않고 깰 수 있는 환경 돌파 형태의 던전도 존재합니다. 이런 던전에서 몬스터는 함정, 퍼즐, 미로와 함께 던전의 구성물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던전에 진입한 순간부터 몬스터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환경이 게이머를 괴롭힙니다. 평범한 점프로는 뛰어넘기 힘든 낭떠러지가 있고 잘못 밟으면 몬스터가 기다리는 함정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보물상자를 함부로 열었다가 파티원이 전멸하기도 하고 숨겨진 문을 열면 독가스나 산성 안개가 날아오지 않을까 걱정해야 합니다.

파티의 인원을 강제로 나눠 양쪽 지역에서 퍼즐을 순서대로 풀어야 하거나, 한쪽에서 레버를 당기면 제한 시간안에 다른 쪽이 함정을 돌파하는 등 몬스터가 나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긴장감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퍼즐과 함정을 파티원들이 힘을 합해서 해결했을 때의 쾌감은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 이상으로 즐겁습니다.






[ 맨 몸으로 건너가 보시지! 라고 외치는 듯한 함정들의 향연 ]




※ 퍼즐과 바닥의 파이프 (혹은 오브젝트) 연결하기

DDO에서 가장 기초적인 퍼즐 중의 하나인 바닥의 파이프입니다. 꼭 생긴 것이 파이프는 아니더라도 바닥에 무엇인가 오브젝트를 움직이면 되는 단순한 형태의 퍼즐입니다.

사실 왠만한 게임에서는 이런 파이프 형태는 아니지만 오브젝트를 클릭해 문이 열리거나 통로가 열리는 장치들을 게임에 집어넣고 있습니다. 다만 일반 MMORPG의 오브젝트들이 단순한 이벤트나 잠깐의 유흥 정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끝이라면 DDO에서는 던전의 목표가 되거나 생존의 필수 과제가 됩니다.


던전의 주변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단순한 퍼즐이라도 난이도와 긴장감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파이프를 돌리는 와중에 어떤 피해를 받을지 알 수 없는 구슬이 바닥을 돌아다니고, 화면을 까맣게 만들거나 시야를 가려버리는 등 짜증을 동반하는 몬스터들이 등장합니다. 평소라면 화면이 잘 안 보여도 그냥 달려들어 두드려주겠지만, 바닥에 함정이 있고 퍼즐까지 풀어야 하는데 화면이 어두워지는 것은 그 자체로 재앙입니다.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







[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이쯤되면 직업불문 파이프 잘 돌리는 분을 모셔가게 됩니다. ]




파티 던전뿐만 아니라 12인 레이드 중의 하나인 템페스트에서도 최종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와중에 이런 파이프 돌리기 형태의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

어려운 퍼즐은 아니지만 긴박한 레이드 보스와의 전투에서 퍼즐을 풀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긴장감을 줍니다. 전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와우에서도 보스 몬스터의 기술을 막기 위해 특정 오브젝트를 클릭하는 형태로 전략을 구성하는 경우가 등장합니다.








※ 숨겨진 문과 함정의 활용


MMORPG에서 도적이라는 직업을 언급하면 은신 후 기습하는 형태의 은밀한 암살자나 단검 두개를 들고 빠른 공격 속도와 높은 치명타로 PvP에 유리한 전투 직업을 떠올립니다. 모든 컨텐츠가 전투, 즉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도적 역시 전투적인 부분만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RPG에서의 도적은 함정 해체와 위험 감지, 자물쇠 열기 등 차라리 싸우는 기술자에 가까운 직업입니다. TRPG를 계승한 DDO의 던전은 사방에 숨겨진 문과 함정이 등장합니다. 사실 왠만한 함정은 그냥 각종 버프와 회복을 받으면서 몸으로 뚫어버릴 수도 있지만, 중요한 함정들은 함정 해체에 능한 도적의 도움이 없다면 건너갈 수 없는 곳도 많습니다.














그냥 무심코 던전을 달려가다가는 언제 함정에 걸려 바닥에 몸을 뉘일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문을 열거나 상자를 열 때는 항상 먼저 다가가 함정이 없나 살펴봐야하고, 의외의 보상이 있는 비밀문과 던전을 쉽게 깰 수 있는 지름길을 찾는 것도 도적의 몫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들을 때려잡으며 길을 따라 달려가기만 하는 던전보다는 훨씬 긴장감이 넘쳐 흐릅니다. 물론 너무 많은 부분을 함정에만 의지한다면 유저들에게 스트레스가 되겠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저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몬스터를 몸으로 뚫고 갈 자신이 있다면 A, 함정과 퍼즐을 풀 수 있다면 B로 가시오."

일반적인 MMORPG라면 힘들더라도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이 보상면에서 이득이겠지만, 함정을 해체할 때마다 경험치를 주고 간단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메리트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비밀 통로에 특별한 보상을 감춰놔도 됩니다.

DDO의 경우도 던전에 등장하는 함정의 위치나 패턴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몇번 반복하면 나중에는 정형화된 공략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함정의 종류와 위치만 무작위로 바꿔줄 수 있다면 이런 형태의 긴장감을 꾸준히 유지해줄 수 있습니다.



※ 멀어져 있기에 더욱 안타까운 그대? 통로와 지형의 활용


레버를 당기면 어딘가의 문이 열리지만, 어떤 순서로 당기느냐에 따라 던전의 순서가 바뀌는 던전도 등장합니다. 동력에 따라 불이 들어온 레버만 당길수 있기 때문에 순서를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전투를 벌이는 곳도 있고 높은 점프나 재빠른 이동이 필요한 곳도 있으며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즉 파티원의 성향에 맞춰 레버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리저리 오가면서 던전을 공략합니다. 함정 지역에 도적을 빼놓고 간다면 어이없게 전멸할 수도 있고, 무거운 중갑옷을 입는 전사가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는 곳으로 들어간다면 점프만 반복하다 끝나게 됩니다. 물론 무시무시한 몬스터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허약한 마법사를 홀로 보내면 안되겠죠.







함정과 통로때문에 파티원들이 따로 떨어져 진행해야 하는 던전도 등장합니다.

이 던전은 사람이 들어가면 돌아오는 입구가 막혀버리기 때문에 파티원을 두개로 나눠서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 당연히 미니맵으로는 파티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채팅이나 음성으로 서로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던전을 공략합니다.

아래 스크린샷의 왼쪽에 살짝 보이는 검은 구체는 캐릭터에 닿으면 무작위로 각종 버프나 디버프를 걸어버리는데, 이로운 버프가 걸릴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즉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구슬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기 때문에 함정을 피해 퍼즐을 풀면서도 긴장을 놓칠 수 없습니다. 물론 반대쪽에서도 이와 비슷한 아수라장이 함께 펼쳐집니다.






[ 긴박한 순간에 강제로 춤만 추게 만드는 디버프가 걸려버리면... ]



파티와 던전의 목적이 전투에 집중되는 몬스터 돌파 형태의 던전에서는 탱커 딜러 힐러의 구성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파티원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환경 돌파 형태의 던전에서는 얼마든지 파티원을 나눌 수 있습니다. 퍼즐을 푸는 것은 캐릭터의 직업이나 특성, 아이템이 아니라 게이머 자신이니까요.



※ 스트라이크, 볼, 혹은 아웃? 리버의 운명 퍼즐!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려도 시간 내에 퍼즐을 못 풀면 전멸해버리는 레이드, 리버의 운명에 나오는 퍼즐입니다. 한국에서는 야구게임, 해외에서는 Master Mind로 불리는 퍼즐인데 DDO에서는 반드시 멈춰야 하는 파멸의 기계 퍼즐로 등장합니다. 이렇게 잘 알려진 미니 게임을 도입하는 것도 던전의 재미가 될 수 있습니다.

퍼즐은 몇번만 해보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지만, 보스 몬스터와 어떤 형태로 전투를 수행했느냐에 따라 여유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힘들게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고도 퍼즐을 못 풀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

보스 몬스터가 중력 마법을 사용하면 모든 파티원들이 허공에 떠있게 되는데, 천장을 통해 연결된 방으로 들어가 레버를 당기고 돌아와서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려야 합니다. 보스가 사용하는 중력 역전 마법을 활용하여 퍼즐 방을 열어야 한다는 제약 때문에 어려운 던전입니다.

물론 마지막의 퍼즐을 못풀면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렸어도 전멸입니다. 던전의 목표는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이 아니라, 퍼즐을 풀어 파멸의 장치를 멈추는 것이니까요.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렸다고 안심하다가는 어느새 무덤가에 서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다른 던전에서는 흔히 스무고개라고 부르는 형태의 질문을 반복해서 던전의 입구가 열리거나, 보라색은 A, 파란색은 C, 붉은색은 D처럼 특정 문자의 순서를 기억했다가 레버를 당겨 맞춰야 하는 퍼즐도 등장합니다.



※ 퍼즐과 복잡한 지형을 함께 갖춘 던전, 구덩이(The Pit)

구덩이 던전은 퍼즐과 순서를 모르면 영원히 헤메다가 끝난다는 악명높은 던전으로 레버를 돌리면 뿜어져 나오는 파이프의 증기를 타고 올라가거나, 특정 레버와 문양을 맞춰 다음 입구를 여는 등 퍼즐과 액션의 집대성인 던전입니다. 구덩이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들어가면 마치 액션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복잡한 던전의 목표는 단 하나 멈춰버린 통풍 장치를 재가동시키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퍼즐과 함정, 그리고 미로라고 불러도 될만큼 복잡 다단한 지형은 많은 게이머들을 좌절에 빠트렸습니다. 간혹 레버를 지키고 있는 몬스터들이 등장하지만 레버만 당기고 도망가면 됩니다.






[ 물론 익숙해지면 소수로도 공략할 수 있지만, 지형 외우는게 한달. ]




워낙 복잡한 지형과 함정을 갖춘 던전이라서 스크린샷을 봐도 이해가 안되는 던전이며, 마치 액션게임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즐기듯이 파이프와 기둥을 통해 위 아래로 복잡하게 연결된 지형이 특징입니다. 아래는 구덩이에서 증기 파이프를 타고 올라가 정령을 봉인하기까지 초반의 플레이를 찍은 유튜브의 동영상입니다.







■ 던전의 목표가 반드시 몬스터일 필요는 없다.


온라인 게임은 점차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MMORPG의 경우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등장하는 온라인게임들을 보면 컨텐츠나 시스템적인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던전과 레이드의 목표는 몬스터 돌파 형태의 던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점프없는 게임은 망한다는 속설때문인지 많은 MMORPG들이 점프를 집어넣지만, 정작 이런 점프를 게임 내의 환경이나 지형과 연계시켜서 컨텐츠로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게임은 많지 않습니다.

DDO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점프와 레버, 함정 몇개만 조합해도 얼마든지 색다른 재미를 주는 던전을 만들어낼 수 있고, 함정이나 퍼즐이 꼭 거창하거나 복잡하고 어려울 필요도 없습니다. 너무 어렵다면 게이머들이 포기할 수도 있을 뿐더러, 잠깐 시선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만 집어넣어도 게이머들에게는 충분히 즐거운 체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컴퓨터의 사양이나 회선의 제약때문에 몬스터와의 전투 중심으로 던전을 구현해야 했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다양한 환경 돌파 형태의 던전을 구현해낼 수 있는 기반은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몬스터 돌파 형태의 던전이 전부라는 선입견이 사라지지 않을 뿐입니다.

RPG의 던전은 강력한 몬스터가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멋진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깜짝 상자입니다. 함정, 미로, 몬스터, 퍼즐, 보물... 무엇이 나올지는 플레이어가 직접 열어봐야 되겠죠. MMORPG에도 게이머들에게 좀 더 다양하고 즐거운 재미를 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던전이 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