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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험 모자를 쓴 아기 오구와 함께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세요
Q.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문종범 : 문랩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오구 아빠인 문종범입니다. 오구 이모티콘의 작가이며, 싱크홀스튜디오와 협업해 현재 '오구와 비밀의 숲'에 아트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권중규 : 싱크홀스튜디오의 권중규 대표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PC와 모바일 아울러서 다양한 게임을 개발했으며, 스팀에는 세컨드 세컨드, 럭키 히어로즈, 3분 영웅 같은 덱 전략 게임을 주로 출시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아 문종범 작가와 함께 '오구와 비밀의 숲'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이모티콘 작가가 게임 개발에도 직접 참여한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보통은 IP를 주면 나머지는 개발사가 알아서 만든다든가 하니까요. 어떤 계기로 협업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문종범 : 이모티콘 작가로 오래 일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일종의 매너리즘이 왔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을까 하는 거였죠. 단순히 굿즈를 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좀 더 오구 IP를 더 각인시킬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는 거였는데 마침 권중규 대표와 만나고 이야기를 하다가 오구 IP를 확장하고자 하는 저의 니즈와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어한 권중규 대표의 니즈가 맞아서 본격적으로 투자 및 협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권중규 : 사실 우연히 만난 건 아닙니다. 문종범 작가랑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협업하기 전부터 친구로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던 사이였는데 서로 성격이 잘 맞다 보니까 함께할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오구로 게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발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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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드벤처 장르 같던데 여러 장르 가운데 어드벤처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권중규 : 오구 이모티콘을 보면 탐험하는 콘셉트인 게 있거든요. 그걸 보고 아기 오구가 모험을 떠나는 그런 게임을 만들면 되게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드벤처 장르로 개발하게 됐습니다.
Q. 오구 IP를 활용한 퍼즐 게임이라든가 캐주얼 게임으로 시작해서 확장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런 도전을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문종범 : 제가 고집이 센 편입니다. 그래서 질문하신 것처럼 퍼즐 게임에 오구 IP를 씌우는 그런 거였다면 아예 시도도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게임을 만들 때 첫 번째로 내세웠던 조건이 나부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오구와 비밀의 숲'은 그런 조건을 충족한 거였고요.
두 번째로 이유로는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정말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었는데 그게 권중규 대표였습니다. 친구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이 친구랑 같이한다면, 그리고 저도 '오구와 비밀의 숲'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금적인 부분도 그렇고 아트로 참여하는 것도 그렇고 제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 노동력까지 앞뒤 제지 않고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게 단순히 일로만 생각되면 좀 괴로웠을 것 같은데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건 이게 지금 너무 재미있다는 겁니다. 오구 IP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한 모든 것들을 통틀어서 가장 재미있게 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노동력까지 앞뒤 제지 않고 쏟아붓고 있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식인가요.
문종범 : 게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기 오구부터 시작해서 캐릭터는 물론이고 몬스터나 건물, 심지어는 배경이 되는 돌부터 나무까지 전부 다 제가 그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까지 관여하고 있는데 사실 이게 지금 너무 재미있어서 크게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들리지는 모르겠지만, 이모티콘이라는 건 아무래도 똑같은 캐릭터만 계속 그려서 힘들 때가 있는데 게임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다양한 것들을 그릴 수 있고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서 더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권중규 : '오구와 비밀의 숲'이 아직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있는 데에는 이런 작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래라면 IP를 제공하고 아트 디렉션에만 참가한다든가 해도 되는데 정말 다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한 다 만든다는 건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고 24프레임의 각종 캐릭터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까지 전부 다 만들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덕분에 엄청 부드럽고 자연스럽죠. 아마 이런 고집이 게임의 비주얼을 한층 끌어올린 한편, 게임의 완성도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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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무래도 개발하는 개인의 취향이 게임이 반영되기도 하는데 평소에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듣고 싶습니다.
문종범 : 어릴 때에는 포켓몬스터를 즐겨서 했고 요즘에는 어드벤처 장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도 해봤고요.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한 게임은 튜닉인데 젤다의 전설도 그렇고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마냥 쉽지는 않은 이지투런, 하드투마스터(Easy to Learn, Hard to Master) 할 수 있는, 그러면서 탐험의 재미를 선사하는 그런 게임을 좋아하는데 '오구와 비밀의 숲'도 그런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권중규 : 저도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는데 결은 좀 다릅니다. 전 폴아웃이나 스카이링 같은 그런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탐험의 재미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세계관과 게임 내 설정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래도 그런 배경이 되는 부분이 탄탄해야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오구와 비밀의 숲'도 그런 식으로 탄탄한 설정에 더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핍진성을 잃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문종범 :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게임의 완성도를 더 올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일종의 콘셉트나 설정을 얘기하면 그걸 권중규 대표가 빼야 할 건 빼고 더해야 할 건 더하면서 게임에 어울리도록 다듬어서 완성도를 높이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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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 본격적으로 '오구와 비밀의 숲'에 대해 얘기해보죠. 어떤 게임인가요.
권중규 : 아기 오구가 모험을 떠나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최근 어드벤처 게임들을 보면 전투가 핵심으로 탐험이라는 요소가 옅어진 걸 볼 수 있는데 '오구와 비밀의 숲'은 모험이 주는 재미, 탐험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해보셨으니 아시겠지만, 각종 즐길 거리를 마련해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게 목표입니다.
Q. 제대로 된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플레이 타임도 어느 정도는 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권중규 : 그렇죠. 그래서 '오구와 비밀의 숲'은 최소 10시간에서 채집 요소를 다 모은다든가 하는 등 업적작까지 한다면 최대 50시간 이상까지 즐기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종범 : 개인적으로는 난도도 꽤 신경 쓰고 있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인데 너무 쉬우면 시시하니까요. 아기 오구의 모험이라고 하니까 힐링으로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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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 그래도 아기 오구가 주인공이니 되게 쉬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좀 의외였다.
문종범 : 귀엽다고 어렵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커비가 대표적인데 귀엽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엄청 쉬운 건 또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도 귀엽다고 쉽게 만들려는 건 지양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성향이 반영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 지론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험을 해야 사람은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모험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 게 아니라 인생이 어드벤처, 모험이잖아요. 우리도 역경을 딛고 성장하는데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 역경이 있어야 더 와 닿고 재미있게 생각되는 거죠.
권중규 : 캐릭터가 귀엽다고 해서 전투도 엄청 시시하고 그러면 진짜 재미없을 테니까요. 오구 IP는 분명 강력한 무기지만, 거기에만 의존하려고 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퍼즐 요소나 보스전 기믹 등 콘텐츠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 처음부터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들 생각이었던 건가요.
권중규 : 처음에는 포켓몬스터 같은 게임을 만들까 했었습니다. '오구와 비밀의 숲'에도 있는 요소인데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부르면 길을 막고 있는 걸 치워준다든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아예 이걸 전투 요소로 쓰는 거였습니다.
문종범 : 근데 저렇게 하려니까 친구와 함께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친구를 부려 먹는 느낌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지금의 어드벤처 게임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떨까 싶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바꾸길 잘한 것 같습니다. 아기 오구의 모험이라는 콘셉트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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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구와 비밀의 숲'이라는 제목은 어떻게 짓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문종범 : 어릴 때에는 옆 동네에 간다든가 뒷산을 오르는 것도 전부 모험이잖아요. 말 그대로 비밀로 가득한 숲에 들어가는 느낌인데, 게임에서 아기 오구가 그런 식의 모험을 떠난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오구와 비밀의 숲'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저 제목과 비슷한 게임이 있다 보니까 좀 의혹의 시선을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일부러 비슷하게 지은 건 아니고 여러 안 중에서 가장 게임에 어울리는 걸 짓다 보니 이걸 선택하게 됐습니다.
Q. 그러고 보니 펀딩 결과가 목표금액인 천만 원을 1,939% 돌파한 1억 9천만 원이 모였죠. 예상한 결과인가요.
문종범 :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사실 자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구 IP를 활용한 이 게임이 얼마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지 그게 걱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바라는 건 오구 IP의 힐링 게임인데 내가 그런 니즈를 잘 못 파악한 건 아닐까 싶었죠. 다행히 이번 펀딩 결과를 보니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금액을 떠나서 이러한 관심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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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규 : 문종범 작가는 저렇게 말했지만, 저는 다른 의미에서 걱정이었습니다. 펀딩 항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금액에 따라 굿즈를 주는 그런 것도 있는데 저 친구가 굿즈를 내는 데에 큰 관심이 없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여기 펀딩하면 오구 굿즈 얻을 수 있대! 이런 마음에 펀딩을 했을 수도 있어서 어떨까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게임과 굿즈의 수요가 반반 정도인 걸 확인할 수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게임 그 자체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리고 펀딩과 함께 데모를 공개했는데 이게 일종의 베타테스트가 된 것 같습니다. 유저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는데 열이면 열, 전부 잠자리채를 휘둘러서 나비를 잡으려고 하거나 의자에는 다들 앉으려고 하는 그런 상호작용을 원한다는 걸 알게 돼서 이번에 새롭게 넣게 됐습니다.
Q. 현재 '오구와 비밀의 숲'은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인가요.
권중규 : 현재 약 50% 완성된 상태입니다. 내년 상반기 스팀 얼리엑세스, 모바일에는 베타로 출시할 건데 그때가 되면 한 60% 정도까지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종 완성 및 정식 서비스는 내년 4분기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다음 단계로는 콘솔도 생각 중입니다.
Q. 비주얼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연령대가 주요 타겟일 것 같습니다.
문종범 :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제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을 보면 10대 초중반부터 20대 중후반인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게임도 그런 분들을 타겟으로 해서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 어필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권중규 : 문종범 작가는 저렇게 말했지만, 저는 20대 초반부터 30대까지를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모험이라는 측면에서 해당 연령대의 분들이 향수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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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끝으로 '오구와 비밀의 숲'은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문종범 : 누군가의 추억이 될 그런 재미있는 어드벤처 게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한테는 포켓몬스터가 그런 게임이었는데, 누군가에게는 '오구와 비밀의 숲'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권중규 : 귀엽지만, 단순히 IP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게임 그 자체의 재미로 무장한 게임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