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즌4를 맞이한 오버워치2에 신규 지원 영웅 '라이프위버'가 합류했다. 오버워치2 출시 이후 키리코까지 합쳐 지원 영웅만 2명이 추가된 셈이다. 블리자드는 시즌6에도 지원 영웅의 추가를 예고했었는데 관련해서 "지원 영웅의 숫자가 타 역할보다 적어 밸런스를 맞추고자 한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지원 영웅의 숫자가 적고 선택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다들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번 라이프위버는 기존 지원 영웅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출발이라 생각된다.
블리자드는 라이프위버의 정식 출시에 앞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규 영웅의 성능과 주요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베타 얼리 엑세스 기간과 미디어 시연회 두 차례에 걸쳐 플레이해 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체험 시간과 매칭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간단하게 느낀 점을 소감으로 남겨볼까 한다.
37번째 영웅 '라이프위버'
클래스: 지원
본명: 니런 프루크사마니 (Niran PruksaManee)
나이: 29세
탄생지: 치앙마이, 태국
성우 정보: 류승곤
사용 기술: 치유의 꽃/ 가시 연사/ 연꽃 단상/ 산들 걸음/ 구원의 손길/ 작별 선물/ 생명의 나무
라이프위버의 컨셉은 과학과 식물을 응용한 최첨단 기술자이다. 오버워치 최초의 동남아시아 태국 출신의 영웅으로 과거, 시메트라의 룸메이트로 광축가 아카데미에서 교육받았던 적이 있다. 따라서 그의 기술은 시메트라의 광축 기술과 어딘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기술을 하나씩 살펴보면 지원 무기로 치유의 꽃을, 공격 무기로 가시 연사를 사용하며, 두 가지의 공격 방식을 스위칭해서 싸울 수 있다. 치유의 꽃은 라이프위버의 아이덴티티로 오버워치 최초로 충전식 치유 방식으로 작동한다.
마우스 좌클릭을 하면 라이프위버가 들고 있는 꽃봉오리가 점차 커지는데 최대로 충전하면 65의 체력을 치유할 수 있다. 최대 충전까지는 약 2초 정도가 걸리며, 타겟팅한 대상을 추적한다.
처음에 사용할 때는 충전한다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고 최대로 충전해야 어느 정도 치유량이 나온다는 점 때문에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긴박한 순간에 아군을 제대로 지원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 교전에서 써보니 최대 충전 기준, 타 지원 영웅과 비교해서 크게 꿇리지 않는 치유량을 보여줬다. 충전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쏘면 되고 사거리가 꽤 길어서 안전하게 아군을 지원해준다는 점 역시 괜찮다.
가장 좋았던 점은 타겟팅 기술이라 에임이 흔들려도 안정적으로 치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윈스턴, 둠피스트, 겐지 등 적진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진영을 흔드는 영웅도 문제없이 지원해줄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시 연사는 라이프위버의 유일한 공격 기술로 전방에 빠르게 가시를 쏘는 방식이다. 가시는 60발이며, 초당 약 20발 정도를 발사한다. 지원 영웅치고 DPS가 우수한 편이지만 투사체를 발사하는 방식이라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면 맞추기 어려웠다.
에임만 좋다면 적정 거리에서는 의미 있는 공격 지분을 차지할 수 있지만 실제 교전 중 가시 연사를 사용할 상황이 많이 나오진 않았다. 타 지원 영웅과 달리 치유하려면 충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군이 팀파이트에서 완벽하게 승기를 잡은 상황이 아니라면 가시 연사보단 치유의 꽃을 들고 지원해주는 게 팀 승리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연꽃 단상은 밟으면 위로 올라가는 단상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마우스 우클릭으로 사용하며, 400의 체력과 12초의 쿨타임을 갖는다. 작은 꽃봉오리를 던지는 투척 방식의 기술로 꽃봉오리가 떨어진 지점에 연꽃 단상이 생성되고 이후 진영에 상관없이 누구든 단상에 올라간 순간 일정 높이로 떠오른다.
연꽃 단상 플레이어의 숙련도와 센스에 따라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이었다. 기술의 메커니즘 자체는 단순하지만 누구든 공중으로 띄울 수 있다는 점이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기본적인 사용 방법은 아군에게 쓰는 것이다. 솔저: 76, 바스티온, 위도우 메이커 등 공격 영웅을 위로 띄워서 시야를 넓게 잡게 도와줄 수 있다. 건물 3층 높이 정도로 띄우기 때문에 의외의 장소에서 연꽃 단상을 사용한다면 아군이 유리한 포지션을 갖고 싸울 수 있다.
반대로 적군에게 쓴다면 의외의 상황을 그려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리사가 궁극기를 사용하려고 할 때 연꽃 단상으로 높이 띄워버리면 오리사의 궁극기를 쉽게 무력화할 수 있다. 라인하르트의 돌진과 디바의 자폭도 가능하다.
다만, 시선을 사로잡는 구조물이란 점 때문에 아군에게 사용할 경우 표적이 되기 쉬우며, 파라처럼 공중을 날면서 싸우는 영웅에게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장에 큰 변수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밌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구원의 손길은 자신의 위치로 아군을 끌어오면서 보호해주는 기술이다. E 버튼으로 사용하며, 20초의 쿨타임을 갖는다. 끌어오는 대상은 라이프위버의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 무적 상태가 되므로 긴박한 상황에서 아군을 살리는 용도로 설계된 기술이다.
앞서 언급했던 연꽃 단상처럼 구원의 손길 역시 사용자의 센스와 숙련도에 따라 엄청난 효과를 보여주는 기술이 아닐까 싶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기에 빠진 아군을 아무런 페널티 없이 살려줄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승기를 잡은 아군을 방해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예를 먼저 본다면 윈스턴, 겐지, 둠피스트처럼 적진에 뛰어드는 영웅이 고립되었을 때 안전하게 빼낼 수 있다. 돌진을 쓴 라인하르트를 빼내는 것도 가능하다. 라이프위버가 안전한 곳에만 있다면 궁극기가 아닌 일반 기술로 슈퍼 세이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안 좋은 예로 쓴다면 얼마든지 안 좋게 쓸 수도 있다. 가령, 용검을 뽑고 용맹하게 돌진하는 겐지에게 사용하거나 혹은 라이프위버가 절벽에서 점프하면서 아군에게 쓴다면 같이 낙사하게 된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영웅 혹은 트롤이 되기 쉬운 기술이다.
이와 관련해서 블리자드는 라이프위버를 트롤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즉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니 라이프위버를 의도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쓰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하도록 하자.
산들 걸음은 쉬프트키로 사용하는 생존기이다. 사용 시 이동하는 방향으로 짧게 질주하고 자신의 체력을 약 25 정도 회복한다. 5초의 쿨타임을 가지며, 이동 거리는 대략 5m 정도 된다.
낮은 쿨타임과 짧은 이동, 회복 세 가지의 효과를 갖춘 우수한 생존 기술로 전장에서 라이프위버의 생존 확률을 크게 키워주는 기술이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고 지형지물을 이동할 때 연꽃 단상과 함께 사용한다면 높고 먼 거리의 지형도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작별 선물은 라이프위버의 패시브 능력이다. 굉장히 특이한 능력을 갖췄는데 죽었을 때 연꽃 모양의 오브젝트 하나를 떨어트린다. 이걸 아군 혹은 적군이 먹으면 체력을 채워준다.
플레이 중에 적군 겐지가 죽을 위기에서 아군 라이프위버를 죽인 뒤 작별 선물로 체력을 회복하면서 도망치는 모습을 봤었는데 기분이 그리 좋진 않았다. 패시브 역시 상황에 따라서 다른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은 궁극기인 생명의 나무다. 사용 시 원하는 위치에 1000 체력을 가진 거대한 나무를 생성하며, 나무는 첫 등장 시 범위 내 아군의 체력을 약 120 정도 치유하고 15초 동안 지속적으로 범위 내 아군을 치유한다. 지속 치유는 약 30 정도의 치유량을 갖췄으며, 1.5초마다 발동된다.
궁극기의 치유량 자체는 회복에 특화된 타 지원 영웅과 비교해서 낮은 편이다. 첫 번째 치유 이후 전장에 남아서 주기적으로 치유하는 게 나름의 장점이긴 하지만 30밖에 되지 않으므로 일점사 당하고 있는 아군이 살아날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생명의 나무의 진가는 회복보단 거대한 구조물 생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연꽃 단상처럼 구조물을 생성하는 능력으로 엄폐물 취급을 받는다.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적군의 시야를 막아서 공격을 저지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 혹은 메이의 빙벽처럼 길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전장 한가운데에 메이의 빙벽보다 더 거대한 나무가 생성된다면 적군 입장에서 원하는 대상을 빠르게 포커싱하기 어려우며, 이를 통해 아군은 역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특히, 멀리서 저격하는 위도우 메이커, 파라와 같은 적에게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다만, 구조물 생성이라는 기술은 자칫 아군 트롤과 온갖 버그를 생성할 수 있다. 이에 블리자드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불편함을 최소화했으며, 나무를 실수로 생성해도 바로 파괴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플레이해본 라이프위버는 비교적 수동적인 플레이 성향을 보였던 타 지원 영웅과 달리 전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영웅이었다. 연꽃 단상과 구원의 손길을 활용한 전략은 사용자의 센스에 따라 게임의 승패를 가를 정도로 큰 영향력을 구사했으며, 궁극기 역시 팀파이트에서 큰 효과를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초보자가 해도 괜찮은 영웅이지만 어느 정도 게임에 숙달된 숙련자가 플레이할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장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알맞은 스킬을 사용해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영웅이다.
기존에 지원 영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플레이어라면 한 번 라이프위버를 해보길 권장한다. 확실히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