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가 20번째 생일을 정말 제대로 준비했습니다. 20년 동안 메이플스토리를 지켜온 용사들과 함께 즐기고, 또 축하할 수 있는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었죠.
'우리가 만든 20년의 스토리, 메이플스토리'라는 슬로건 하에 진행되는 이번 오프라인 행사는 티켓을 구매한 6천 명의 유저들과 함께합니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타임에 걸쳐 각각 천 명씩, 매일 2천 명이 입장하게 되죠. 그래서일까요. 사람에 치일 일 없이 행사장 내부를 관람하고,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도 큰 기다림 없이 즐길 수 있었죠. 이렇게 쾌적한 게임 행사 관람은 오랜만이었어요.
넥슨은 행사장을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눠서 참여형 이벤트 존인 헤네시스 광장과 전시 공간인 차원의 도서관, 굿즈샵인 머쉬룸 스토어를 각각 따로 운영했습니다. 구역들은 자연스럽게 참여 공간, 굿즈샵, 전시관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어 동선 역시 매우 깔끔하게 떨어지더군요. 굿즈샵의 경우, 아예 따로 줄을 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구매 구역과 결제 구역 역시 완벽하게 나눠서 과도한 복잡함을 방지했습니다.
그렇다고 행사장이 쾌적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내부 공간의 인테리어도 정말 놀라웠어요. 입장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헤네시스 광장의 경우, 정말 모든 유저들이 자연스레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놀라움의 목소리를 내며 들어올 정도였죠. 거대한 버섯 풍차, 단풍나무, 잔디 바닥, 여기저기 심어져 있는 자그마한 버섯들까지 메이플스토리의 심볼들을 그대로 옮겨놨거든요.
뭐랄까, 서울 한복판에서 정말 메이플스토리 게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요. 그냥 겉치레로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간은 넓고, 인원은 많지 않다 보니 크고 다양한 오브젝트들을 밀도있게 배치할 수 있었죠. 그 덕분에 사람에 밀려서 뭐가 있는지 볼 수도 없는 그런 행사장이 아니라, 복작복작함은 느끼면서도 기분 좋은 여유로움과 함께 이곳저곳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됐어요.
뿐만 아닙니다. 유저들의 편의나 즐거움을 위해 다양한 배려가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우선 혼자 현장을 찾은 유저도 충분히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포토존마다 스탭들이 친절하게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해줍니다. 정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라면 모든 곳에 스탭들이 존재해요. 먼저 "사진 찍어 드릴까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보기도 하니, 혼자 현장을 찾는 유저라면 걱정하지말고 추억을 가득 남겨오면 됩니다.
대기줄에 서 있는 유저들 역시 그저 기다리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일단 입장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대기 시간 자체가 길진 않지만,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게임 내 NPC인 밍밍부인, 장로스탄, 카산드라, 프리토가 간단한 미니 게임을 하며 돌아다니거든요. 참참참, 가위바위보 등 정말 누구나 아주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니, 꼭 참여하고 사탕을 받아가도록 합시다. 참고로 지더라도 받을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예티, 핑크빈, 주황 버섯, 슬라임, 돌의 정령 등 인기 마스코트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에도 이런 배려랄까요, 즐거움을 위한 작은 것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브이나 하트 사진 대신, 정말 '메이플스토리'의 느낌을 가득 살릴 수 있게 특유의 말풍선과 무기 등 소품이 다양하게 제공되죠. 원하는 걸 들고, 찍기만 하면 됩니다. 자세 고민 없이도 어떻게 찍어도 아주 독특하고 귀여운 사진이 남거든요.
메이플스토리의 다양한 아트워크를 감상할 수 있는 차원의 도서관 전시 역시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특별전은 그동안 넥슨이 진행해온 다양한 전시를 압축해놓은 느낌이었는데요. 단순히 일러스트를 걸어두고, 영상 몇 개를 트는 게 아니라, 보고, 듣고,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그야말로 '특별한' 전시입니다.
실제 구조물과 LED를 결합해 압도적인 느낌을 주는 도서관을 시작으로 게임 내 지역을 재해석한 거대한 포토존, 모든 캐릭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로 12미터, 세로 4미터의 대형 LED, 검은 마법사, 세렌, 제른 다르모어의 세계를 다양한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까지 무려 5개의 세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죠.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전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또 가장 임팩트있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게임이라는 미디어가 가진 종합적인 특징을 잘 살려냈달까요. 보고, 듣고, 경험하고, 또 추억하고, 그러면서 다시 게임으로 이어지는 특징을요. 20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와 잘 어울리는 그런 전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메이플스토리의 20주년 생일파티는 추억을 되살리고 경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록 게임 내적으로는 이슈가 있었지만, 오프라인으로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사과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 거죠.
아침 일찍부터 행사 내내 현장을 돌며 유저들과 인사를 나누던 강원기 디렉터 역시 그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강원기 디렉터는 "무엇보다 용사분들이 계셔서 메이플스토리가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며 "영원히 유지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현장을 찾은 유저들 역시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애정과 충고를 아낌없이 전했는데요. 메이플스토리를 오래 플레이해왔다는 한 유저는 "최근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조금 애정이 떨어졌는데, 행사장에 오니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아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기고 있다"고 애증의 마음을 밝혔습니다.
동시에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랐고, 행사장 공간이 커서 정말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며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게임 BGM이라 다양한 게임 장면들이 떠올라서 즐겁다"고 만족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온 다른 유저 역시 신선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재미있게 관람했다며 더 많은 유저들이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죠.
메이플스토리와 유저들이 함께 축하하는 자리, 20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의 팬 페스트 행사는 오늘부터 3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됩니다. 미리 티켓을 구매한 유저들만 입장 가능한 점,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