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낡지 않은 명작의 품격, '페이퍼 마리오 1000년의 문'

게임소개 | 박광석 기자 |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두 번째 작품, '페이퍼 마리오 1000년의 문'의 리메이크 신작이 23일 Nintendo Switch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됐다.

원작은 팬들 사이에서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최고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출시 당시 메타크리틱 평점 87점, 유저 평점 9.0점을 기록할 정도로 호평받았으나, 출시 플랫폼이 오직 Nintendo GameCube뿐이었기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엔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아 더욱 더 아는 사람만 아는 타이틀로 남았고 말이다.

이렇게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웠던 그 게임이 원작 출시 이후 약 20년 만에 Nintendo Switch 플랫폼을 통해 리메이크됐다. 완벽한 정식 한국어화가 적용된 것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국내 팬들에게는 감동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20년에 Nintendo Switch로 출시되었던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을 즐겁게 플레이한 게이머라면, 이번 리메이크 신작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완벽한 한국어화와 함께 Nintendo Switch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 '페이퍼 마리오 1000년의 문'

그리고 지난 2일, 페이퍼 마리오 1000년의 문 리메이크(이하 천년의 문)를 한발 먼저 경험해볼 기회를 얻었다. 이날의 시연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게임 시작부터 프롤로그, 챕터1까지의 콘텐츠를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이는 전체 게임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나, 게임이 가지고 있는 핵심 매력들, 그리고 원작과 달라진 요소들은 둘러보기엔 충분한 분량이었다. 게임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프롤로그와 챕터만으로 3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였으므로, 메인 스토리만 따라간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플레이 볼륨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됐다.

신작에 리메이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게임은 전체적으로 원작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피치 공주의 편지를 받고 부랑배 타운에 도착한 마리오가 그곳의 NPC들과 소통하며 단서를 찾고, 부랑배 타운의 지하에 있는 토관을 타고 각기 다른 챕터를 탐험하며 목표인 '스타 스톤'을 찾아 모험하는 구성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동료들과 만날 수 있고, 이들과 함께 모험하며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특유의 RPG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각기 다른 개성의 동료들과 함께 모험하는 것이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의 매력

천년의 문 체험 빌드를 플레이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투 콘텐츠였다. 천년의 문에는 '무대 시스템'이 도입되어, 전투 발생 시 화면이 연극 무대로 전환된다. 기본적으로 적의 타입에 따라 '점프' 또는 '망치'로 공격하고, 일반적인 RPG의 마나에 해당하는 배지 포인트(BP)를 사용하여 강력한 기술을 사용하는 등 아주 단순한 구성이다.

초반엔 '땅 위의 적은 망치, 공중에 떠 있는 적은 점프' 정도만 알면 진행할 수 있는 단순한 전투가 반복되지만, 모험이 이어질수록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되며 전투의 깊이가 계속 깊어진다.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추가 대미지를 주거나 적의 공격을 완전히 상쇄할 수 있는 버튼 액션, 적 타격 후 특정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추가 포인트와 화려한 연출을 볼 수 있는 '곡예', 무대 밖에서 전투에 개입하는 '관객' 등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점점 늘어나 지루할 새 없는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 전투에는 단순한 구조 안에 정말 다양한 추가 요소가 더해졌다

이외에도 연극 무대를 꾸미는 소도구와 무대 장치를 쓰러트려 적들에게 추가 대미지를 주거나, 전투마다 획득하는 문양 세 개를 모아 빙고 슬롯머신을 발동시키는 등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잡몹을 사냥하는 간단한 전투라도 계속 몰입할 수 있는 구성인 셈이다.

만약 남아있는 체력이 얼마 없거나 전투에서의 피로가 쌓여 전투를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토리에 포함된 필수 전투를 제외한 모든 전투가 심볼 인카운터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마리오를 잘 조작하기만 한다면 전투를 치르지 않고도 여러 구간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점프나 망치, 동료의 특수 조작을 활용하여 적의 심볼에 선제공격을 가하면 강력한 보너스 기회를 얻고 전투를 유리하게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에서 도망치는 선택지를 고르더라도 마냥 확률에 맡기는 대신 버튼 연타로 성공 확률을 직접 높일 수 있으니 도주에 실패하더라도 부당하다는 느낌이 없었고, 체험을 진행하는 동안 마주한 모든 전투 구간이 쾌적하게 느껴졌다



▲ 착용한 배지에 따라 전투에서의 전략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 대부분 '타이밍에 맞춰 버튼 누르기'로 진행되나, 모든 요소가 각기 다른 타이밍을 요구한다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이 리메이크를 실감할 수 있게 만드는 몇 가지 차이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은 게임 플레이를 더 수월하게 만드는 편의성 포인트에 집중됐다. 대표적인 것이 메뉴에 진입하지 않아도 버튼 하나로 수행하는 '빠른 동료 전환'이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여러 퍼즐 구간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때 퍼즐을 해결하려면 마리오 외에도 여러 동료들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천년의 문에서는 필드에서 버튼 하나로 동료를 쉽게 전환할 수 있으므로, 복합적인 퍼즐이 등장하는 구간에서도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외에도 전투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를 더 쉽게 배우고 숙달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제공하는 신규 NPC가 추가됐으며, 새로이 더해진 '갤러리 모드'를 통해 게임의 컨셉 아트나 BGM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물론 원작 속 고유한 분위기를 놓지 않으면서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특유의 종이 감성을 배가하는 다양한 신규 연출 및 비주얼 업데이트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20년도 더 된 오래된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낡고 오래됐다는 느낌 없이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 여러 편의 요소와 신규 기능이 더해져 '낡았다'는 느낌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물론 원작을 기억하고 있기에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도 존재한다. 60프레임으로 매끄럽게 구동됐던 원작과 달리 Nintendo Switch 플랫폼으로 전개되는 천년의 문은 줄곧 30프레임을 유지한다. 원작의 부랑배 타운이나 작품 속 여러 요소에는 교수대를 시작으로 혈흔, 범죄 조직, 살인 사건 현장 암시 등 다소 거친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리메이크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대부분 수정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체이용가' 버전이 됐다.

전체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호평받았던 명작을 드디어 정식 발매 버전으로 즐길 수 있게 됐건만, 원작의 요소 중 몇 가지 부분이 검열됐다는 점은 몇몇 게이머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물론, 처음부터 가족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을 상정했거나 20년 전 원작에 대한 추억이 없다면 크게 걸림돌이 될 문제들은 아니다.



▲ 부랑배 타운의 상징인 교수대는 남아있지만, 대부분의 거친 요소는 물웅덩이 등으로 수정됐다



▲ 전반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더 많으므로, 원작에 대한 추억이 없다면 크게 불편한 요소는 없을 것

세 시간의 사전 체험은 첫 번째 챕터 보스 '곤자잔'과의 대결을 끝으로 마무리됐고, 이 과정에서 합류한 동료도 '굼벨라'와 '엉금돌이' 둘뿐이었기에 많은 퍼즐 요소를 직접 경험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머지 동료들과 함께할 후반부 플레이, 그리고 마리오 대신 피치 공주나 쿠파를 조작하여 진행되는 구간에선 또 어떤 새로운 모험이 펼쳐질 것인지 기대감을 품게 되는 시간이었다.

천년의 문은 박학다식 리스트와 배지, 요리 리스트 등 수집 요소들은 물론, 원작의 대표적인 파고들기 요소였던 '100층 던전'까지 갖추어 메인 스토리 외에도 더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풍부한 볼륨의 작품이 되어줄 전망이다.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중 최고라 불린 명작의 리메이크, '페이퍼 마리오 1000년의 문'은 5월 23일 Nintendo Switch 플랫폼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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