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학연구원'
솔직히 잘 몰랐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기관이니 어쩔수 없다. 지난 4월, 연세대에서 진행한 연구 발표를 참관하긴 했지만, 이들이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게임'이란 두 글자 달고 온갖 단체가 만들어지고, 이 중에는 진짜만큼이나 가짜들이 많은 판국에 게임문화재단 산하의 믿을 만한 기관이란 것은 확인했지만, 잘 모르는 건 모르는 거였다.
그렇게 뒤늦게라도 게임과학연구원을 알아가며 대화하던 중, 사무국장이 말했다.
"저희 센터에서 지금 '게임 적성 평가 도구'를 만들고 있거든요"
게임과학연구원에는 '게임과 뇌', '게임과 사람', '게임과 인지'로 나뉘는 3개의 센터가 존재한다. 게임과 인지 센터는 아주대 심리학과를 중심으로 게이머들의 인지와 심리를 연구하고, 게임과 사람 센터는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을 중심으로 게임 생태계의 변화를 진단한다. 그리고 게임과 뇌 센터는 무려 '게임 적성 평가 도구'를 만들고 있단다.
쉽게 말해, '잠재적 게임 실력'을 평가하는 테스트다. 여기서 마음이 동했다. 대한민국 남자의 자존심. 못생겼단 말은 참고, 멍청하단 말은 웃어 넘겨도 게임 못한다는 말에는 정색하는게 우리내 민족성 아닌가.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나 또한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나 정도면 평균 이상으로 하는 것 아닐까?'
그렇게 지체없이 약속을 잡고, 직접 테스트를 해 봄과 동시에 이 '게임 적성 평가 도구'와 이를 개발하고 있는 '게임과 뇌 센터'의 책임 연구원과 대화를 할 기회도 잡았다.
검사 결과? 놀랍도록 평범했다. 난 내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게임 좀 하는 30대 후반 게임 기자'에서 그냥 '30대 후반 게임 기자'로 수정했다. 자기객관화는 필요하니까...
Q.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 이전에 강연도 듣긴 했지만, 당시엔 조금 다른 주제에 대해 말했었다. '게임과 뇌'센터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 시작은 'ICD-11(국제질병분류-11)'부터였다. 아마 많이 기억하실 거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는 이들의 정서, 학습, 대인관계 문제를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라는 질병으로 분류했다.
그대로 수용하기엔 영 설득이 안 되는 상황임에도, 이를 반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었다. 단발적 사례나 반례는 존재했지만, 이른바 '학자'계층을 설득할 만한 충분한 연구와 검증이 이뤄진 실험 데이터가 없었다는 뜻이다. 게임과학연구원에는 '게임과 뇌', '게임과 인지', '게임과 사람'의 3개 센터가 존재하며, 이중 우리 '게임과 뇌' 센터는 게임 플레이의 긍정적인 면을 조명하려 한다.
보다 디테일하게 말하면, 우리는 '게임 적성 평가 도구'를 만들어 게임이 인간의 인지 기능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하는 과정이 인간의 기능 발달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다면, 게임을 둘러싼 여러 부정적 주장에 대한 반박의 한 근거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충분한 타당성을 확보하고 검증을 거쳐야 하기에 아직 완성된 연구는 아니며, 몇 년동안 계속해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Q. '적성 평가 도구'가 정확히 어떤 것들을 측정하는 건가?
- 게임을 플레이할 때 필요한 대부분의 인지 기능들을 테스트한다. 주의력, 기억력, 언어 능력, 문제 해결 능력과 판단력까지, 모두 뇌 인지 기능의 하위 기능들이며, 여기에 '모터 컨트롤'이라 말하는 미세근육의 운동제어 영역까지 포함된다.
Q. 달리 말하면, '게임을 얼마나 잘 하는지'를 측정한다는 뜻인가?
- 정확히 그렇게 말하진 않는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 필요한 인지 기능이 좋다면 당연히 게임을 잘 하겠지만, 이게 곧 게임 실력의 척도라 말할 수는 없다. 게임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며, 게임을 즐기는 환경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델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특정 게임에 특화된 측정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우리 연구 목적은 명백히 게임이 인지 기능의 발달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타당한 데이터로 만들어내 이를 기반으로 게이머 계층에게 '슬기로운 게임 참여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대상이 얼마나 게임을 잘 할 수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진다.
현재는 평균보다 높고 낮음을 측정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내년 이맘때엔 일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게임 적성 평가를 표준 점수화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 이를테면, 프로 게이머들의 스펙을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이다. 축구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의 육각형 스펙 모델처럼 말이다.
Q. 측정 방식은 정확히 어떻게 되는가?
- 여러 가지 테스트 기법이 있기에 전부 풀어서 설명하긴 어렵지만, 몇 가지 예시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 있다. WASD의 방향을 임의로 바꾸어 S는 좌로, D는 위로 방향을 설정한 후 미로를 탈출하게 만들어 그 시간을 측정한다던가, 순간적으로 화면이 바뀔 때 이에 반응해 클릭하기까지 시간을 측정하거나, 9개의 박스 모형이 점등하게 한 후 이를 그대로 반복하게 해 순간 기억력을 테스트하는 식이다.
이렇게 여러 개별 인지 기능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종합해 통합된 데이터로 만들어낸다.
Q. 게임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비단 신체 기능뿐만이 아닌데, 변수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 맞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상황과 환경, 그리고 심리 상태와 정서 등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굉장히 많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플레이어가 PC로 게임을 하는지, 모바일이나 콘솔로 하는지도 변인이 되고, 키보드와 마우스, 컨트롤러 중 무엇을 쓰는지도 변인이다. 게임의 장르도 변수가 된다. 우리가 세운 가설 중 하나가 '주로 플레이하는 장르에 따라 발달되는 인지 기능도 다를 것이다'였는데, 게임의 장르 구분이란게 알다시피 엄청나게 모호하고 기준도 없지 않나.
심리적인 요인도 제각각이다. 게이머에 따라 누군가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탐험하는 걸 즐기는가 하면, 누군가는 상대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우리는 이를 '과제 성향'과 '자아 성향'으로 구분하는데, 이 성향이 개인마다 다 다른데다 도중에 바뀌는 경우도 있다 보니 계속해서 반복 테스트를 해야 한다.
Q. 그럼 실제 프로게이머를 비롯한 숙련자 그룹을 대상으로도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나?
- 1차년도 연구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말이 일반인이지 연구원들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파일럿 테스트였는데, 인지 기능의 개선은 확인했으나 워낙 편향된 실험군이다 보니 게임 참여에 대한 설명력에 한계가 있었다.
이후, 2차년도 연구부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서울대 사대부중과 사대부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 인지, 신체적 테스트를 모두 진행했고, 이를 매년 반복하며 반복 측정하고 있다. 단기간에 몇 번의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데이터가 나오진 않는다. 최소 3년 이상 테스트를 거쳐야 유의미한 변화가 그려지고, 고급 통계 모델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험에 참여했던 인원들을 대상으로 매 년 같은 측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진행하고 나면 아마 충분한 데이터가 쌓일 거라 생각한다.
3차년도 연구에서는 청소년 대상의 반복 측정과 동시에 평가 도구의 타당도 검증을 위해 전문 참여군을 추가 대상으로 삼았다.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와 KT, DRX, 그리고 오산대학교 e스포츠학과까지 협업해 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도 몇 가지 발견할 수 있었다.
Q. 실제 e스포츠 선수들의 데이터 값은 또 다른가?
- 몇 가지 단적인 예가 있다. 아까 테스트 해 봤을 텐데, 반응 속도 테스트 수치가 얼마나 나왔나?
- 0.23~0.25초 정도 나온 것 같다.
- 그 정도면 초당 60프레임 기준으로 14~15프레임이다. 기자님은 아마 철권을 하면 두들겨 맞을 거다. 프로 레벨에서 빠른 친구들은 0.18~0.19초가 걸린다. 프레임 기준으로 하면 11프레임 정도. 이 정도면 기자님을 상대로는 넉넉하게 난타할 수 있을 거다.
- 나이가 다르지 않나...
- 미안하지만 관절의 문제면 몰라도 뇌 인지 기능에서의 기능 저하 에이징 커브는 원인으로 꼽기 어렵다. 일정 연령까지는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30대 후반이다
- 하여튼 별 차이 없다. 그냥 뇌 인지 기능의 차이다. 다른 한 가지 예시를 말하면, '리그오브레전드'에서 5:5 한타 싸움이 벌어졌을 때, 관객인 우리는 그 한타의 흐름을 막연히 '누가 활약해 어디가 이겼다'정도로 인식하지만, 프로 레벨에서는 그 싸움의 서사를 거의 다 기억한다. 누가 어디서 어떤 스킬을 썼고, 이에 대응해 누가 무엇을 했고, 이 과정에서 누가 어디로 움직였는지, 그 과정을 게임이 끝난 후에도 다 기억해낸다. 마치 프로 바둑기사들이 대국이 끝난 후 이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복기하듯 말이다.
Q. 조금 슬프지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앞서 말한 '슬기로운 게임 참여 방법'이란 것이 궁금하다. 아직 연구가 완전히 끝나진 않았으니 전부 다 만들어진 건 아닐 테지만, 밝혀진 사실도 있나?
- 먼저, 게임 플레이가 각종 인지 기능 발달에 영향을 주는 건 확실한 사실이며, 그 중에서도 '모터 컨트롤', 즉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 능력과 신체 반응 속도는 게임을 오래 플레이할수록 확연히 개선된다. 보다 쉽게 말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게임을 조작하는 이른바 '피지컬'의 영역은 훈련을 통해 분명히 개선되는 부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인지 기능 개선을 만들어낼 만큼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조금씩 자주'가 아닌, '한 번 하더라도 충분히 길게'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한 시간씩 매일 플레이하는것보다 일주일에 하루만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통해 기술 습득과 재미,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플레이하는 것이 인지 기능 개선에는 훨씬 큰 영향을 준다.
게임을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와 도파민 생성의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의 하나로 만들어내려면, 이런 플레이 패턴을 가지는 것이 아마 '슬기로운 게임 참여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다.
Q. 전혀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알지 않나? 대부분의 부모님은 한 시간만 하고 끄라 말씀하신다.(웃음)
- 부모님들도 부모님들의 입장이 있을 테니 가볍게 말할 수는 없을 거다. 다만, 말하고 싶은 건 게임 플레이를 향한 욕구는 다른 모든 욕구와 그 성격이 딱히 다르지 않다. 매일 저녁 술 한 잔을 해야 잠들 수 있는 어른이나, 침대에 누워서도 유튜브를 보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잠드는 성인들, 주말이 되면 꼭 산에 올라야 하는 어르신들의 욕구와 그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자기조절'에 대한 문제다. 어떤 욕구든, 욕구 조절이 어려운 이들은 비단 게임이 아니더라도 쉽게 과몰입하기 마련이다. 다만, 청소년들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도파민을 생성하며 즐거움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가와 휴식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며, 게임은 이 중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다.
게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루 한 시간씩 플레이하게 허락하는 것 보다는 주말 하루만 하더라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만큼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이 인지 기능 개선에는 보다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Q. 현재 가장 유의미한 실험이 되고 있는 2차년도 연구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유가 있는가?
- 가장 큰 이유는 WHO가 '게이밍 디스오더'의 취약군으로 꼽은 대상이 청소년군이기 때문이다. 도파민 중독은 실제로 무섭지만 사실 이는 게임의 문제라기보단 개인의 관리 능력이며, 내용과 형식에서 자극적인 미디어가 사방에 널린 오늘날에는 하나의 미디어를 틀어막는다고 원천 차단할 수 없기에, 게임의 부정적 측면을 반박하기보다 게임의 긍정적 면을 부각하고자 게임을 주기적으로 플레이하는 청소년들이 어떤 변화를 거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 고등학생들 정도 되면 실험 목적에 공감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중학생들은 결코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다.(웃음) 서울대 사대부중, 사대부고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고교 진학 과정에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실험이 끊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가끔은 그냥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실험을 그만두는 학생도 있다. 나는 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메신저에 '몰래 나가기' 기능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람이 계속 줄어드는데 누군지 알 수가 없더라.
이 과정에서, 극소수이지만 3차 테스트에서 측정한 프로게이머급의 인지 능력을 지닌 친구들도 볼 수 있었다. 굉장히 놀라운 수준의 측정치를 보여주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면 확실히 다른 친구들과는 티어가 다르더라.
Q. 조금 다르게 접근해 보면, 인지 기능의 측정을 통해 퇴행성 질환의 진행 척도도 측정할 수 있을 것 같다.
- 초기 계획 중 하나가 알츠하이머 위험군인 노인 계층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거였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퇴행성 뇌 질환의 예방 도구로 활용하는 걸 주제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일단은 집중할 수 있는 연구부터 한 후에 생각해보기로 했다.
Q.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게임 적성 평가 도구'를 만들어내는데 몇 년의 테스트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인데, 게임 시장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게임'의 개념 또한 계속 변하지 않나.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앞서 '게임 실력'을 측정한다고 말하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다. 대상이 '게임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측정할 수 있겠지만,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인지'는 측정할 수 없다. 게임이 계속해서 달라지니까.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펙을 측정한다 치면, 어떤 게임이냐에 따라 평가 도구를 모두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Q. 주제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있다. 게임하다 보면 꼭 화를 내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런 성격도 뭔가 이유가 있는가?
- 이건 연구 주제와는 별개임을 명시하고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여러 시즌 동안 멘탈 코치로 일할 때의 경험으로 말해 보면, 게임 중 화를 내거나 한숨을 쉬는 건 정말 안 좋다. 5명 중 누구 한 명이 한숨을 쉬는 순간 콜이 사라지고, 팀 플레이가 망가진다. 보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기본적으로 이들은 자신이 가장 게임을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이 본인의 기대에 못 미친다 생각하면 화가 나는거다.
분노 조절은 결국 마인드셋의 차이다. 흥분과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는 화가 나면 게임을 더 한다. 코치들이 그만하라 말릴 때 까지 게임을 하더라. 이렇듯, 부정적인 표출 없이도 스스로 흥분을 다스리는 법을 지닌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해결 방법은 꽤 명확하다. 이 친구가 감히 덤빌 수 없을 정도의 커리어와 인성을 지닌 리더가 존재하면,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는다. '페이커' 선수와 함께했던 적은 없지만, 아마 그의 가장 큰 가치가 그게 아닐까 싶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와 권위를 지녔으면서, 신인 선수들의 우상이었던 이와 동료가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질서가 잡히지 않을까 싶다.
Q. 주제와 벗어난 질문에도 친절히 답변해 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하고 싶다. 지금의 연구가 마무리되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려면 얼마나 걸릴까?
- 올해 테스트까지 진행하고 나면 2차 테스트의 3년차 테스트가 끝나고, 고급 통계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이후 1년 정도 더 연구를 진행하면 타당성 검증이 어느 정도 끝나고 표준화 점수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잠정적으로는 내년 5월 쯤? 변동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즈음 되면, 아마 모두가 궁금해하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의 게임 적성 평가 점수 말이다. 심리적 게임적성, 인지적 게임적성, 신체적 게임적성으로 분류된 영역마다 개인 수준을 점수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어떻게 게임을 즐기는 것이 보다 자신에게 맞으면서도, 발전적인 방향인지도 알 수 있을 거다. 내 성향이 과제 성향인지, 자아 성향인지, 어떤 게임이 나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지, 그리고 어떤 패턴으로 게임을 할 때 스스로 발전하면서 건강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지 말이다.
내년 이맘때면, 이렇게 '슬기로운 게임 참여 방법'을 제시하고, 게임이 유해한 무언가가 아니라는 것을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만들어져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