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은 일품인 오픈월드, '명조: 워더링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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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오픈월드'라는 소재가 게임계에 화두처럼 던져졌다. 특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명작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이후',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재미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관심이 급증했다. 그리고 호요버스가 내세운 '원신'이 지금까지 글로벌 흥행을 이어오면서 서브컬쳐 게임 개발사들도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출시된 쿠로 게임즈의 '명조: 워더링 웨이브'도 유력한 경쟁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최초 공개 시기인 2022년에 쿠로 게임즈는 이미 전작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액션과 포스트 아포칼립스풍을 진하게 담은 아트와 그래픽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눈도장을 찍었던 상황. 그리고 그 특유의 느낌을 오픈월드로 벼려낸다는 소식에 서브컬쳐 게임팬들은 물론 새로운 스타일의 오픈월드 게임을 바라던 유저들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사전예약자 수 3,000만 명을 돌파한 것 또한 그 기대감을 방증하는 셈이다. 그렇게 기대하게 만든 잠재력을 현재 완전히 개화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그 저력만큼은 출시 초에도 확실하게 느껴졌다.



게임명: 명조: 워더링 웨이브
장르명: 액션 RPG
출시일: 2024. 5. 23
리뷰판: 1.0.2
개발사: 쿠로 게임즈
서비스: 쿠로 게임즈
플랫폼: PC, 모바일
플레이: PC, 모바일


캐릭터마다 색다른 맛의 완성도 높은 액션을 즐기는 재미




캐릭터를 교체하면서 전개되는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액션 RPG는 이미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상태이다. 무엇보다도 '모바일'이라는 기기가 인터페이스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소수의 스킬 조합에 캐릭터 교체 그리고 저스트 회피를 기반으로 딜타이밍을 잡아내는 시스템으로 수렴 진화할 수밖에 없었다. 쿠로 게임즈의 전작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은 스킬볼이라는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저 기본 메카니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명조: 워더링 웨이브'는 이렇게 다듬어진 체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녹여내는 한편, 조금 더 콘솔식 액션에 근접하기 위한 시도들이 엿보였다. 이미 공식화된 일반 공격, 전투 스킬, 궁극기에 저스트 회피 후 특수 공격, 교체 QTE를 기반으로 일부 패턴에 타이밍 맞춰 대응하면 패링하거나 터치 및 홀드에 따라 달라지는 공격 조작법, 그리고 충전한 게이지에 따라 달라지는 특수 분기 공격까지 액션의 폭을 넓혔다.

여기에 게이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캐릭터의 특색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배분하는 등, 캐릭터마다 다른 액션을 즐길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일례로 5성 기류 속성 캐릭터 '감심'은 공명 스킬을 누르면 반격 자세를 취하고, 키를 짧게 떼거나 혹은 키를 누르고 있는 와중에 적이 공격하면 그 방향으로 장풍을 발사한다. 게이지가 가득 찬 상태에서는 공격을 길게 누르면 광역 공격과 동시에 실드를 충전하고, 중간에 키를 떼거나 혹은 게이지를 다 쓰면 주변의 적을 날려버린다.

5성 용융 속성 캐릭터 '앙코'는 게이지가 가득 찬 상태에서 일반 공격을 길게 누르면 잠시 컨트롤이 불가능한 '무질서' 상태가 되고, 그 상태가 종료되면서 주변에 적에게 강력한 폭발 공격을 퍼붓는다. 그 상태에서 앙코는 조작할 수 없으나, 다른 캐릭터와 교체해도 기술은 발동한다. 따라서 게이지를 채울 때까지 맹공을 퍼붓다가 게이지를 터뜨리면서 다른 캐릭터로 교체하는 것이 '앙코'의 딜사이클이기도 하다.



▲ 감심으로 몹몰고 - 앙코의 스킬 연계에 무질서 게이지 폭발 - 연속 반주 스킬 발동으로 극딜하는 맛이란



▲ 타이밍을 맞춰서 키를 떼야 기술이 발동하거나, 체력 코스트로 스킬 쓰고 회복하는 등 메커니즘이 다양하다

4성 인멸 속성 캐릭터 '단근'은 공명 스킬이 쿨타임이 없는 대신 체력을 소모해서 공격과 함께 게이지를 충전하며, 일반 공격을 홀드하면 게이지를 소모해 주변의 적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특수한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출석 체크로 받을 수 있는 4성 응결 속성 캐릭터 '산화'는 게이지를 소모하는 것이 아닌, 게이지가 찬 구간에서 키를 떼야 해당 공격의 100% 위력을 발휘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단순 조작법의 차이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마다 스킬 발동의 조건도 제각각 다르게 세팅하면서 좀 더 다채롭고 특색 있는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명조'의 놀라운 포인트다. 여기에 점프도 기존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RPG보다 다소 높아서 점프 후 공중 공격이나 낙하 공격도 비교적 활용하기 쉽다. 여기에 일부 패턴을 점프로 뛰어넘어버리거나 로프까지 이용해서 높은 곳에 있는 상대방의 약점 부위를 공격하는 등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액션까지도 확실하다.

흔히 모바일 기반의 액션 RPG를 홍보할 때 '콘솔급'이라는 말을 쓰곤 하지 않던가. 옛날 모바일 액션 RPG 초창기만 해도 광고할 때부터 줄곧 쓰였던 단어지만, 최근까지도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 손맛까지는 완벽히 따라오지 못한 느낌이었다. 반면 '명조'는 그때부터 이어진 시스템을 더욱 진화시키고 속도감과 각종 메커니즘을 보완하면서 그 수준까지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거침 없는 이동과 수집, 퀘스트 배분으로 살린 필드 탐사의 비중




전투와 액션은 이미 검증됐던 만큼, '명조'의 관건은 오픈월드의 그 맛을 어떻게 살렸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단순히 치고 받는 게 전부가 아니라, 그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어떤 체험을 할 수 있을지가 '오픈월드'를 즐기는 방법 아니던가.

'명조'는 이동 역시도 거침 없는 액션의 템포에 맞춘 흐름을 보여줬다. 절벽을 기어오르는 것이 아니라 경공을 쓰듯 벽을 타고 빠르게 오르고, 로프를 타면서 빠르게 이동하는 시스템을 더해서 필드 이동의 재미와 불편함까지 줄였다.

여기에 비전투 상황에 달리기의 스태미나 소모는 없애고, 전투 시 회피 스태미나 소모량도 적어서 기믹 없는 상황에서도 쾌적한 이동이 가능했다. 회피 스태미나 소모량이 적은 대신, 회피의 무적 시간도 짧고 불릿타임은 거의 없다시피하는 식으로 밸런스도 맞춘 것도 눈여겨볼 포인트였다.



▲ 이제는 오픈월드 게임에서 빠지면 섭한 활강은 물론



▲ 가파른 절벽도 거침없이 올라가거나



▲ 로프를 타고 올라가서 그로기 상태의 보스의 약점을 공략하는 등 이동의 자유도가 높다

그렇게 거침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쉬운 만큼, 텔레포트 지점을 다 뚫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어찌 보면 이는 곧 할 게 없어진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이런 유형의 게임은 텔레포트가 가능해진 순간, 텔레포트로 주요 구간을 빠르게 오가면서 반복 파밍하는 루틴 위주로 플레이하게 되기 때문이다. 혹은 그마저도 행동력을 소모하는 던전 중심으로 가서 최초 플레이 외에 필드의 활용도가 매우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렇게 빠르게 소모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명조'는 소위 '유비식'으로 사이드 퀘스트를 곳곳에 배치하고, 일부 필드에는 사이드 퀘스트를 풀지 못하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기믹을 깔아두었다. 퀘스트의 스토리 자체는 퀄리티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보상을 얻을 상자들과 사운드박스까지 다수포진해있어 이동 동선 자체는 효율적인 편이다. 아울러 폐허부터 화염에 휩싸인 초원, 늪지대, SF풍의 전초기지, 중국풍을 섞은 도시 등 다양한 지역들을 쿠로 게임즈 특유의 무채색이 섞인 어두운 톤과 최근 트렌드인 화사한 색을 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풀어내면서 관람하는 맛을 살렸다.

그렇게 해도 결국 오픈월드 게임 다수가 퀘스트가 끝난 뒤에는 효율적인 문제로 필드를 등한시하게 된다. 이후에 나올 신규 캐릭터의 빠른 육성을 위해 미리 재료를 캐거나 행동력을 소모하기 위한 던전 혹은 보스를 도전하는 양상으로만 흐르기 때문이다. 이 기조를 '명조'는 완벽히 벗어던지진 않았다. 다만 행동력이 없더라도 유물과 비슷한 '에코'를 무음구역 외에도 필드에서 구할 수 있게 하면서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전투를 하는 의미를 부여했다.



▲ 최종적으로 스펙을 올리기 위해 모아야 할 '에코'는 무음구역과 보스한테서 주로 얻지만



▲ 필드에서도 수집할 수 있으니 행동력이 없어도 틈틈이 파밍할 수 있다


5막사라문이 됐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기대치를 높인 스토리




그렇게 필드 탐사를 높이고 비중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현재 '명조'는 첫 번째 지역인 '금주'만 공개된 상태다. 아무리 지역의 밀도와 크기를 확장했다고 하더라도, 여러 지역을 공개한 타 오픈월드 게임에 비해서 비교될 수밖에 없다. 물론 '금주' 외에 다른 지역이 나올 것이라는 말이 초반에 언급됐으니 추후 그 영역이 확장되겠지만, 그 전까지 금주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기대하게 만들 무언가가 필요한 셈이다.

그리고 '명조'는 이미 CBT를 통해서 한 차례 그 부분을 지적받은 적이 있다. 스토리나 전개 방식에서 최근 중국 게임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고유명사 트랩', 그리고 그걸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보다는 때로는 방관하다가 때로는 정보를 막 쏟아붓는 식의 내러티브를 보였기 때문이다. 개발이 미처 완성되지 않고 성우도 추가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눈길이 끌릴 정도로 예쁘게 뽑은 캐릭터나 배경들이 있지만, 그들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빌드업이 미진한 상황이었다.



▲ 설명도 없이 갑자기 추락하더니



▲ 하늘과 땅이 갑자기 뒤집혔다가



▲ 정신을 차려보니 미소녀들이 반기는 건 좋은데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일지는...



▲ 그래도 한 차례 CBT를 거쳐서 번역 문제는 확실히 다듬어졌다

쿠로 게임즈는 CBT 이후 정식 출시 전까지 이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개선도 약속하고 번역 문제와 관련해 FGT로 피드백 및 중간 점검까지 받았던 바 있다. 그래서인지 초반의 번역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좋아졌다. 알기 어려웠던 고유명사들 중 다수는 '수도', '수호신' 등 기존에 유저들에게 친숙한 단어로 대체됐고, 길게 풀어썼던 문장도 간략해졌다.

그래서 이야기의 구조도 좀 더 간단하게 풀 수 있었지만, 초반의 스토리 자체가 조금 간소화됐을 뿐이지 바뀐 건 아니라서 기본적인 문제점은 그대로였다. 특별한 존재였지만 기억을 잃은 주인공을 두고 기존의 인류와 세계를 멸망시킨 뒤 재구축하려는 잔성회가 눈여겨 보고 영입하려는 전개는 무난했지만, 주인공과 함께 하는 캐릭터들의 개성을 드러낼 파트들이 CBT에서도 공개됐던 부분까지는 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저번 CBT에서도 4막에 금주의 최고 집정관직인 영윤을 맡고 있는 '금희'가 나오면서 조금은 기대할 만했다. 그리고 정식 출시에서 추가된 5막부터는 그 문제점을 쿠로 게임즈도 인지하고 어떻게든 주변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한 이야기 구성 그리고 톤의 조절이라는 걸 시도하기 시작했다.



▲ 크윽 이런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야...그저 픽업 때 10연차 내로 나와주시기를 굽신굽신



▲ 그리고 또다른 세력 '검은 해안'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다

사실 '명조'의 내러티브의 또다른 문제는, 다소 느슨하게 긴장을 푸는 구간 없이 진지함 100%에 설명 위주로 쭉 전개된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치샤가 등장하는 구간에서 세계관의 일상적인 파트를 조명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주인공이 해야 할 '임무'와 그에 관련된 세계관 설명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대사를 하는 캐릭터의 특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캐릭터의 외형은 예쁘고 대략적인 특색은 알겠지만, 그 캐릭터와 가까워진다는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5막에서 '앙코'와 '알토'가 등장하면서 그 문제를 풀 실마리들이 얼핏 보였다. 그 둘은 각각 힘은 강하지만 천성은 순진무구한 아이와 싹싹하고 친절하지만 수상쩍은 강자 클리셰를 고스란히 담은 캐릭터긴 하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 그런 요소들을 한껏 보여주는 티키타카를 통해서 완급을 조절하고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보여줬다. 아울러 그간 사정상 계속 빙빙 돌려서 말하던 것과 달리, 앙코의 입을 빌려서 직접적으로 모르는 부분을 묻고 넘어가다 보니 고유명사 트랩의 갑갑함도 해소되는 효과가 있었다.



▲ 5막 초반에 등장하는 앙코, 처음 나타날 때부터 귀여움을 한껏 어필하더니



▲ 진지한 캐릭터 일색이라 조금은 단조로운 톤이었던 이야기에 활기가 생긴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닌 듯한데...어쨌거나 개그 콤비의 추가로 스토리 톤이 좀 더 다채로워졌다

그에 비해 6막은 다소 뻔하게 전개됐지만, 어쨌거나 주인공과 주변 캐릭터들이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하는 클리셰는 제대로 담으면서 좀 더 직관적으로 '명조'의 앞으로의 이야기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그 이후에 픽업 캐릭터인 '기염'의 이야기가 좀 더 개방이 되면서 각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정형화된 공식에 어느 정도 맞춰가는 느낌이기도 했다. 다만 스토리 자체는 무난했지만 모든 이야기가 딸랑딸랑 야수에 먹혀버리는 '능양' 같은 사례도 있었으니, 캐릭터 스토리 빌드업은 아직 100%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었다.



▲ 무난한 전개에 중간중간 플랫포머식 구간으로 새로운 시도를 더했던 '능양'의 얽힌 별 이야기였지만



▲ 계속 딸랑딸랑 야수 소리만 나와서 그 단어에 묻혀버린 감이 있다


좀 더 끌어올렸으면 좋았을 사운드와 옵션의 기본 디테일




'명조'는 이처럼 스토리는 다소 부실하긴 하지만, 대신 이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검증된 짜임새에 액션이라는 강점을 더하면서 나름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었다. 그런 만큼 얼핏 보면 소소해보이는 디테일들이 다소 뼈아프게 다가왔다.

특히 사운드는 지난 CBT에서 한 차례 지적받기도 했던 터라 더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타격음이 틱틱거리는 정도에 그친다거나 배경음이 잘 안 들리는 등 문제를 지적 받았는데, 이런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격음은 무난한 정도로 끌어올렸지만, '명조'에서 캐릭터들이 시원시원하게 펼치는 기술들의 호쾌한 느낌을 담기엔 그 특색이 좀 약한 느낌이었다.

그 전에 사운드 자체가 기본적으로 음량이 작게 설정이 되어있어서 스피커나 헤드폰의 소리를 좀 더 키워야 명확히 들리는 것도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듣는 BGM도 거듭되는 재난으로 황폐해졌다가 복구되고 있는 세계를 표현하기엔 무난한 느낌이지만, 특별히 인상에 남는 멜로디라인이나 특색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그런 상황에 소리까지 작으니 설상가상이라고 해야 할까. 특히 소리나 음파 같은 개념들이 작중 주요 소재로 언급되는 상황에서 그런 이슈가 불거지니 더욱 아이러니한 느낌이다.

아울러 카메라나 모바일 및 아이패드 환경에서 컨트롤러 미지원 등 옵션 영역에서도 아쉬움은 있었다. 카메라의 움직임은 기본 설정이 다소 뻣뻣한 편이라 화면이 잘 안 돌아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를 최대로 올리거나, 컨트롤러의 아날로그 스틱을 쓰면 그나마 부드럽게 돌아가긴 했다. 하지만 모바일이나 아이패드에서는 아직 컨트롤러를 지원하지 않아서 그 손맛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물론 모바일에서 수준급 액션을 즐길 수 있게 설계한 쿠로 게임즈의 노하우는 어디가지 않아서 모바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긴 하다. 그렇지만 유저가 원하는 환경에서 '액션'을 제공하는 것 역시도 기본적인 요소 아니던가. 특히 액션을 그만큼 잘 뽑아낸 터라, 이런 소소할 수 있는 기본기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긴 하다.



▲ 모바일 환경에서도 플레이 감각이 나름 준수하지만, 컨트롤러 미지원이 아쉽다


액션과 특유의 분위기로 저력 보인 '명조', 빌드업과 디테일의 숙제를 딛고 추진력 얻기를



▲ 스토리 다 깨고 할 게 없네? 라고 생각한다면 곳곳에 숨은 강적들을 찾아보자

그런 아쉬운 점들이 있긴 하지만 탄탄한 액션의 기본기가 뒷받침된 만큼, '명조'는 플레이하다 보면 그 특유의 맛에 빠져드는 느낌이 있었다. 캐릭터마다 특색 있는 전투 방식과 이를 극도로 살릴 수 있는 치열한 전장, 스킬과 '에코'의 조합 등 이전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에서 다소 부족했던 손맛을 확실히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소 진지함 일변도에 특색이 적었던 캐릭터들의 느낌도 후반부에서는 점차 다채롭게 풀어나갈 단서들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건지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리고 아쉬운 점들에 대해서 개발진의 피드백도 올라왔으니 앞으로 어떻게 개선될지 지켜볼 필요도 있다. 초반의 다소 아쉬운 스토리를 빨리 건너뛸 수 있도록 스킵도 확대하고, 타격감과 이펙트 개선 및 패드 지원 개선 등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면서 불편하다 느낀 부분들을 확실히 짚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 스킵이 스토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답은 아닐지라도, 유저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 셈이다

이러한 피드백까지 더해서 현재 '명조'는 글로벌 100여개 지역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구글플레이 매출 6위까지 올라오는 등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명조'는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매 지역마다 방대한 콘텐츠가 필요한 오픈월드 게임의 특성상, 주요 업데이트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꾸준히 유지할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쿠로 게임즈도 이를 의식하는 듯, 우선 당장 가능한 게임 외적인 부분부터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출시 전부터 캐릭터 트레일러와 애니메이션 트레일러, 테마곡까지 그 세계에서 활동하는 '캐릭터'를 어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여기에 27일부터 진행하는 홍대 오프라인 이벤트는 물론이고 6월부터는 맘스터치와 달콤커피 콜라보까지, '명조'와 그 캐릭터들을 알리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다음 픽업인 '음림'과 그 이후에 업데이트할 버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명조'의 앞으로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완전히 싹트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보여준 '명조'가 이를 어떻게 딛고 오픈월드 액션 RPG의 또다른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모바일까지 지원되는 환경에서 이만한 액션과 오픈월드를 보여준 작품은 희귀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더 발전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 특유의 색감이 돋보이는 정상급 그래픽
  • 캐릭터마다 특색이 살아있는 시원한 액션
  • 거침없는 이동과 기믹, 루틴으로 살린 필드
  • 다소 밋밋한 타격음과 작은 사운드 볼륨
  • 뻣뻣한 카메라 옵션과 모바일 패드 미지원
  • 캐릭터의 매력을 쌓기엔 아쉬운 빌드업

리뷰 플랫폼: PC, 모바일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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