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콘솔 게임에 어울리는 장르별 모니터, 뭐가 있을까?

기획기사 | 이현수 기자 |
최근 디아블로4 새로운 시즌을 시작으로 올해 초, 봄 할인으로 허겁지겁 장바구니에 넣었던 콘솔 게임들을 하나씩 꺼내서 즐기고 있다. 스포츠 게임부터 액션 게임 그리고 격투 게임과 광활한 배경의 오픈월드 게임까지 다양하게 담아놨던 탓인지, 눈과 귀가 모두 만족스러운 느낌.

다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을 얘기해 보자면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27인치 FHD 게이밍 모니터가 아닐까. 사실 이전에는 롤이나 도타같은 MOBA게임, 혹은 온라인 축구 게임이나 적당한 사양의 캐주얼 게임 정도만 즐기는 수준이라 모니터 고를 때 큰 상관없이 골랐는데. 지금 와서 콘솔 게임을 즐겨보니 어느 정도 게임 자체는 만족스럽긴 하지만, 광활한 배경과 디테일한 그래픽 표현들을 보다 좋은 환경에서 보지 못하여 아쉬운 건 사실이다.




예로 레데리2나 위쳐 시리즈와 같이 광활하고 웅장한 게임 내 배경 그래픽을 27인치 FHD로 본다고 생각해 보면, 벌써 답이 나오지 않는가. 4K까지도, 나아가 8K까지도 지원하는 게임들을 27인치 FHD로 플레이 하기엔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는 4K나 8K 해상도는 물론 24인치부터 크게는 55형 오디세이 아크까지 써본 입장으로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지 더더욱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

물론 꼭 대형의 고주사율 모니터가 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게임 장르마다 어울리는 모니터가 있기 때문. FPS 장르나 캐주얼 콘솔 게임을 꼭 4K에 대화면으로 즐길 필요는 없으며 스포츠, 레이싱 게임이나 MMORPG 게임의 경우 가로로 긴 와이드 모니터가 참 잘 어울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콘솔 게임, 그 안의 장르별로 어울리는 모니터의 특징은 무엇이며 어떤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이 범용적으로 혹은 자신이 즐기는 게임에 적당한지 간략하게 추려봤다.

대전 격투 게임
60Hz, 응답속도와 인풋렉만 챙겨주면 OK





사실 격투 게임 장르를 과거부터 즐겨오지는 않았다. 다만, 올해 출시한 철권 8을 기점으로 격투 게임을 플레이하며 어울리는 모니터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사실상 격투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하는 성능은 단연 모니터 주사율과 응답속도가 아닐까.

격투 게임은 보통 최대 60프레임을 지원하며 PVP가 주요 콘텐츠인 만큼 60Hz 주사율은 당연하고, 특히 응답속도나 인풋렉을 꼭 확인해 줘야 한다. 인풋렉은 화면을 표시하는 입력 장치와 디스플레이간 영상 신호가 입력되는 과정에 딜레이가 발생하는 것이며, 응답속도는 화면 정보를 받은 화소가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 인풋렉 수치만 적당하다면, 대형 모니터로 함께 즐기는 철권도 꽤 재밌다(삼성전자 M7 s43bm700)

이러한 인풋렉은 대부분 모니터를 살펴보면 10ms 미만, 특히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 훨씬 낮은 인풋렉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만, 50인치 이상 넘어가는 대형 모니터나 TV의 경우 5~60ms를 훌쩍 넘기는 제품도 있기에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인풋렉이 만약 50~60ms의 수치를 넘어선다면 키를 입력했는데 1초 이후에 반응하는 답답한 내 캐릭터를 마주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응답속도의 경우 제품의 오버드라이브에 따른 편차는 있지만 빠를수록 좋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으면 되겠다. 그렇다고 무조건 빠른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너무 빠른 응답속도는 오히려 역잔상을 일으키기에 보기 더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 이처럼 격투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화면 크기나 다른 부가 사항은 선택의 영역이지만 주사율과 인풋렉 그리고 응답속도는 잘 확인하시기 바란다.

※ 격투 게임 추천 모니터 사양 : 주사율 60Hz 이상 / 인풋렉 10ms 미만 / 응답속도 1ms 전후


비행 시뮬 & 레이싱 & 스포츠 게임
21:9부터 32:9까지, 와이드 모니터 GOAT





안 그래도 최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이스 컴뱃, 레이싱 게임인 포르자 호라이즌, 스포츠 게임인 FC 시리즈를 플레이하고 있다. 이 모든 게임을 즐기며 느낀 점은 단연 모니터는 크기와 해상도가 크면 클수록 좋은 거거익선의 제품이라는 것.



▲ 광활한 화면으로 몰입도를 확 높여준다, 사진은 삼성 오디세이 OLED G9

사실 내가 지금 사용하는 모니터로만 플레이해 봤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 같은데, 직접 대형 게이밍 모니터 등을 접해보고 나니 굉장히 아쉬운 장르 중 하나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넓은 화면으로 능선을 가로지르는 전투기와 스포츠카, 패스 길이 잘 보이는 거대한 화면의 축구 경기장 등.



▲ 실제로 평면형 16:9와 울트라와이드 32:9의 차이는 엄청나다

게임 할 맛 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은 큰 화면이 최고다. 또한, 큰 화면에 가로로 긴 와이드 모니터라면, 그것도 커브드형 제품이라면 그 몰입감은 배가 된다. 보이지 않았던 양쪽의 자연 경관, 축구장의 양쪽 패널티 에어리어가 한눈에 보이는 장관을 맛볼 수 있다.

비행 시뮬레이션, 레이싱, 스포츠 게임 등을 즐기는 분이라면, 32인치 이상의 대화면으로 즐기는 것을 추천드리며 여유가 된다면 와이드 모니터도 직접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사용해 보는 것을 적극 권장드린다. 참고로 얇은 베젤의 제품을 추천드린다.

※ 비행 시뮬 & 레이싱 & 스포츠 게임 추천 모니터 사양 : 32인치 이상 / 커브드형 / 와이드 혹은 울트라 와이드


액션 & 스타일리쉬
재빠른 조작과 화면 전환이 필요한, 응답속도를 주시하자





액션 장르라 하면 굉장히 많지만, 최근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소울라이크부터 스타일리쉬한 액션 게임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나는 개중에도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을 주로 즐기는 편인데, 이러한 게임을 즐길 때 살펴봐야 할 주요 성능이라 하면 역시 빠른 조작과 화면 전환이지 않을까.

빠른 조작과 화면 전환.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려면 위에서 설명했던 모니터의 응답속도와 인풋렉을 눈여겨봐야 한다. 말 그대로 키보드나 마우스, 컨트롤러 등의 주변 장치를 입력했을 때 딜레이를 나타내는 인풋렉. 빠르고 시원한 조작감을 느끼고 싶다면 인풋렉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 지스타에서 4K 모니터로 액션 게임을 즐기고 있다(레노버 L32p-30)

물론 인풋렉은 어느 정도 대부분의 게이밍 모니터에서는 10ms 이하로 설계되어 출시하기에 대형 TV나 빔프로젝터 같은 제품만 아니라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다만, 지금부터 설명드릴 응답속도의 경우 액션 게임의 부드럽고 빠른 화면 전환에 큰 영향을 주는 성능이니 확인해 줘야 한다.

응답속도는 말 그대로 화면에 정보를 띄워주면, 그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받는지에 대한 성능이다. 이 응답속도가 느리면 느릴수록 빠른 화면 전환 시 모니터에 잔상이 남을 수 있기에 액션 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응답속도 1ms 이하의 제품을 권장드린다. 주사율은 적당히 144Hz면 충분히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 액션 &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 추천 모니터 사양 : 주사율 144Hz 이상 / 응답속도 1ms 이하 / 인풋렉 10ms 미만


RPG & MMORPG
대형 화면이 잘 어울리는 장르





사실 이번 기사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RPG와 MMORPG. 이러한 장르에 어울리는 모니터는 단연 화면의 웅장한 크기와 해상도, 그리고 색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넓고 광활한 배경, 캐릭터들의 세부 묘사, 전투신과 컷신 등을 제대로 즐기려면 위 3개의 성능을 주목해야 한다.

대체로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을 보면 4K 이상의 고해상도는 물론 울트라 와이드를 위한 비율별 해상도도 모두 적용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당연하게도 높으면 높을수록 보는 재미가 정비례하게 올라가기에 적극 추천드리는 바이다.



▲ 색감이 좋을수록 보는 맛은 극대화 된다, 사진은 55인치 대화면의 삼성 오디세이 아크

또한 보는 재미라고 하면 크기와 해상도도 중요하지만 색감과 명암이 정말 중요하다. 게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름 아닌 이 색감. 색감이 쨍하면 쨍할수록, 명암 표현이 섬세할 수록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물론, 개중에도 색감 같은 경우에는 대표 요소로 색 재현율부터 명암비, 밝기, DR 기술 등이 있는데 이 중에도 색재현율이 색감의 핵심이 된다고 보면 된다. 색 재현율은 컴퓨터 화면(디스플레이)에 나타낼 수 있는 색의 범위로 자연의 색을 얼마나 실제에 가깝게 표현하는지 나타내주는 수치라고 볼 수 있겠다.

근데 제품 상세의 색 재현율을 확인해 보면 외계어 같은 전문 용어들이 나열되어 있어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된다. NTSC.. sRGB.. Adobe-RGB.. DCI-P3까지. 이 4가지 규격은 모두 사용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규격이며, 전문 영역(디자인, 디지털 편집, 사진, 인쇄 등)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니 크게 신경 쓰지 말자.



▲ OLED 패널은 VA 패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색감 표현이 뛰어난 편이다(삼성 오디세이 OLED G9)

다만, 더 쨍한 색감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모니터에 탑재된 패널을 잘 확인해 보자. 패널은 VA패널부터 IPS패널 그리고 OLED패널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IPS패널 혹은 OLED 패널을 적극 권장드린다. 가격대는 일반 VA패널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확실히 보는 맛 자체가 다르다.

나도 캐주얼 게임을 즐길 때에는 대부분 위에서 말한 27인치 게이밍 모니터로 플레이하지만 MMORPG 같은 경우 65인치 OLED TV로 즐기고 있다. TV라 응답속도나 게이밍 기능 등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확실히 큰 대화면과 쨍한 색감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

RPG & MMORPG 등을 즐기는 분이라면, 대화면과 해상도 그리고 색 재현율이 삼위일체로 잘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고려해 보시기 바란다.

※ RPG & MMORPG 추천 모니터 사양 : 32인치 이상 / 2K~4K 이상 / IPS 혹은 OLED 패널


FPS & TPS
대형 화면보단 주사율과 응답속도에 집중하자





FPS와 TPS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지만, 해당 장르는 역시 주사율과 응답속도를 주 성능으로 매긴다. 적당히 캠페인만 미는 게이머라면 대형 모니터나 TV로 즐겨도 재밌겠지만, 경쟁 요소가 담긴 게임의 경우 게임에서 승기를 가져오고 싶다면 당연히 위 두 개의 성능을 주시하자.



▲ 순간 반응속도와 빠른 전환이 필요한 FPS 게임은 주사율과 응답속도 그리고 작은 화면이 유리하다
(LG 울트라기어 27GR75Q)

위 장르의 특징이라고 하면 역시 순간순간의 반응 속도와 빠르게 변하는 화면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높으면 높을수록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건 당연하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을 쓰는 것이 반응하기에 훨신 유리하다.

실제로 프로세팅넷만 확인해 봐도 알겠지만 현재 오버워치2부터 카스, 발로란트 등 FPS 게임에서 프로게이머들이 주로 사용하는 모니터는 평균 24인치 FHD다. 거기에서도 해상도를 낮춰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을 정도니. 확실히 작으면 작을수록 한눈에 화면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주사율이 올라가면 체감이 크진 않지만, 60Hz 이상부터는 확실히 체감된다

주사율은 말할 필요도 없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주사율은 보통 60Hz부터 144Hz, 240Hz, 360Hz 그 이상까지 분포해 있다. 이 중 보통 일반 FPS 게이머들의 경우 선호도를 확인해 보면 체감이 확실히 느껴지는 144Hz를 많이 사용하고,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144Hz에서 360Hz까지 다양하게 사용한다. 일반 게이머들은 60Hz에서 144Hz로만 넘어와도 역체감이 확실하게 느껴질 것이다. 다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어느 정도 체감이 크진 않으니 프로게이머 지망생이 아니라면 적당하게 144Hz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추가로 응답속도의 경우 1ms 혹은 그 이상의 응답속도도 괜찮다. 아무래도 화면 전환이 타게임 장르에 비해 빠른 편이라 응답속도도 중요한 편에 속한다. 응답속도가 1ms보다 느린 제품이라면 모니터 잔상으로 인해 플레이에 방해될 수 있기에 1ms 이상의 응답속도를 가진 제품을 권장드린다.



▲ 콘솔 TPS는 대형 화면으로 즐겨도 정말 재밌다(삼성 오디세이 네오 G7)


※ FPS & TPS 게임 추천 모니터 사양 : 24인치~27인치 / 주사율 144Hz 이상 / 응답속도 1ms 이상


마무리하며
장르마다 달라지는 옵션, 어떻게 고르는 게 현명할까?






오감의 요소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 모니터는 게임을 할 때 이러한 시각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하드웨어 중 하나다. 게임을 켰을 때 물 빠진 것 같은 색상의 화면보다는 쨍하고 자연스러운 색상이 보기 좋고, 크면 클수록 몰입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해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만큼 모니터는 게임 플레이에 큰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키보드나 마우스, 헤드셋 등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제품군이다. 가격 자체도 다른 주변기기에 비해 높은 편이기도 하고, 물리적인 하드웨어 성능부터 소프트웨어 성능까지 챙겨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

결국 모니터를, 그것도 게이밍 모니터를 현명하게 고르려면 일단 본인이 주로 즐기는 장르를 생각해 보고 그에 맞는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이 기준은 한 장르만 파는 게이머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고 적당히 여러 장르를 혼합해서 즐기는 게이머들은 옵션을 너무 편향적으로 고르기 보다는 적당하게 장르별로 부합하는 성능을 체크하고 추려서 고르는 것을 권장드린다.




물론 모니터에 따른 PC 성능도 잘 확인해야 한다. 화면의 크기가 커지고,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높은 PC 성능을 요구하게 된다. 더 자세히 들어가자면 그래픽카드와 모니터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면 되는데, 쉽게 말하면 모니터의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이를 쾌적하게 처리해 줄 수 있는 등급의 그래픽카드를 고려해서 PC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물론 하나의 스펙으로 일관된 콘솔 게임기를 사용하는 게이머분들은 논외인 이야기니 알고만 넘어가도록 하자.

이번 기획을 통해 모니터의 크기부터 해상도, 응답속도, 주사율, 인풋렉, 패널 등 장르별 옵션에 대해 알아봤다. 물론 이 모든 정보가 정확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인벤 가족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보고 참고하여 선택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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