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고 즐기고, 게임으로 '멀티 플랫폼' 구축하는 시대

기획기사 | 이현수 기자 |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의 흐름이 무섭도록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다만 우리가 느끼고 있지 못할 뿐. 본래 시대의 흐름이란 과거가 되어야 느끼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시장만 살펴봐도 그 답이 나온다.




한때 디지털 플랫폼의 정상 자리에 10년 넘게 군림했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SNS)의 시대는 서서히 저무는 추세이며, 페이스북의 경우 인스타그램과 함께 메타(Meta)라는 새로운 회사명과 함께 병합하여 변화를 모색했지만 아직 쇠퇴의 길에 머무르는 듯하다.

그렇게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저무는 이 시대, 디지털 플랫폼의 계보를 이어 초신성 플랫폼이 떠올랐는데 바로 주문형 비디오 플랫폼인 VOD와 유료 구독형 VOD 서비스인 OTT 플랫폼이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세계 최대 VOD 플랫폼 유튜브,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있다. 이들은 주춤하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빈자리를 파고들어 고객과 광고주들을 빼앗으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중에도 OTT 플랫폼은 '유료 구독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등에 업은 채 디지털 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등. 유료 구독제를 통해 그에 맞는 신선하고 알이 꽉 찬 콘텐츠 등을 제공하여 여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OTT 플랫폼은 팬데믹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일궜으며, 아마존 프라임과 함께 OTT 조상 격으로 불리우는 넷플릭스는 재작년 유료 구독제 인상 및 가족 공유 제한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작년 인기 후속작의 대성공, 유료 계정 공유의 성공적인 확대, 멀티 플랫폼에 대한 점진적인 도전 등으로 4분기 약 130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더해 올해 유료구독자수 총 2억 608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정도로 많은 구독자를 가진 넷플릭스는 소위 세계 미디어 및 콘텐츠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OTT 공룡기업이라고도 불리운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보자. 넷플릭스가 'OTT 공룡'으로 떠오른 이유가 뭘까? 역시 신선하고 재밌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겠지만 향후 미래 전략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주목해 봐야 할 내용은 역시 멀티 플랫폼에 대한 점진적인 도전이 아닐까.




특히 21년 말부터 시작한 게임 사업을 예로 들어볼 수 있겠다. 물론 초기 게임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키우기 위해 홍보나 마케팅 일절 없이 조용하게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는 게임 서비스 이용률 1% 미만. 사실상 넷플릭스에 게임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유저들이 다반수였다.

이토록 조용하던 넷플릭스는 작년 말부터 올해 게임 시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게임 업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든 GTA 라이선스 관련 논의부터 양질의 인디 게임 및 IP(지적 재산권) 기반의 게임까지 다양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참고로 현재 GTA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것은 물론, 리마스터 버전도 포함되어 출시되었다.



▲ 넷플릭스 게임탭으로 들어가보면, 장르별 다양한 게임이 넷플릭스 앱 안에 모여있다

이외에도 FM 모바일 버전 시리즈나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등의 인기 드라마 IP를 이용한 게임도 확인해 볼 수 있다. OTT 서비스 플랫폼에서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OTT 공룡이 이 정도의 자세를 취했다는 것은 확실히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대목이 아닐까.




▲ 유튜브에서 29일 출시한 자사 게임 서비스, 플레이어블(이미지 : Reddit)

이에 유튜브에서도 최근 앱 내 무료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레이어블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게임 카테고리를 추가하여 멀티 플랫폼으로서의 도전을 계속해 나가고 있으며, 디즈니 플러스는 이를 위해 게임과 온라인상거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VOD 및 OTT 시장 뿐만 아니라 애플, 테슬라 등의 각 분야의 대형 기업에서도 게임 산업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멀티 플랫폼 구축을 위해 게임 산업을 이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한편, 현재 많은 IT기업들의 가장 큰 염원이라고 한다면 자사의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슈퍼앱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처럼 OTT와 VOD같은 디지털 플랫폼이나 여러 플랫폼 시장에서는 슈퍼앱과 같이 본인들의 플랫폼 안에서 게임, 미디어, 쇼핑,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모든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머지않아 콘텐츠 산업에서 OTT, VOD 플랫폼이 단순 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아닌 '멀티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불릴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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