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8년 만에 돌아온 한국어 중계! FC 25, 그리고 임형철 해설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5개 |
EA스포츠의 축구 게임 시리즈, 'FC 25'가 오는 9월 27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다양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FC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한 데 이어, FC 25는 전작에 이어 한 단계 더 혁신을 보여준다는 포부를 내세웠습니다. 강화된 하이퍼 모션, AI를 활용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욱 사실적으로 연출하고, 경기장이 날씨에 영향을 받는 시뮬레이션 모드를 도입하면서, 커리어 모드 및 얼티밋 팀 등 다채로운 콘텐츠의 몰입감을 한 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죠.

국내 시리즈 팬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한국어 해설'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EA 스포츠의 축구 게임 시리즈에서 한국어 해설은 2007년 이후 명맥이 끊어졌는데, 약 18년만에 다시 한국어로 된 중계를 들어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번 신작의 중계는 현재 FC 온라인의 중계로도 유명한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대한민국 역대 최연소 축구 해설위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임형철 해설위원이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FC 24 공개 현장에서 처음 만난 임형철 해설위원,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리즈를 빠짐 없이 즐겨 온 열혈 팬이었습니다(재미 삼아 몇 판 해봤는데, 도저히 못 이기겠더라고요).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즐온 게임의 중계 목소리를, 그것도 18년 동안이나 명맥이 끊어졌던 한국어 해설을 맡는다는 것은 그에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이번 기회를 통해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임형철 해설위원

게임 속 중계 텐션, "실제랑 똑같습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중계 스타일 그대로 녹음한 'FC 25'

Q. 작년 네덜란드에서 뵙고 딱 1년 만에 뵙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비시즌에는 좀 쉬지 않냐고들 하시는데, 사실 제게 비 시즌은 없어요. 유로 2024, 코파 아메리카도 진행중이었고, K리그도 한창 시즌 중이기도 했고요.

요즘은 거기에 다가오는 FC25의 출시에 대비해, 제가 게임을 위해 뭘 더 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궁리하고 있고, 또 (FC25) 실력을 키워야 조나단을 비롯한 출연자나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재미가 날 것 같아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 지난 해 이벤트에 함께 한 임형철 해설위원과 김수빈 캐스터

Q. FC 25의 공식 한국어 해설자로 선정된 것 정말 축하드립니다. 먼저 소감을 듣고 싶은데, 어떠셨나요?

= 개인적으로 역대 한글 해설이 포함된 시리즈도 당연히 해봤습니다. 2001년에는 신문선 해설위원님, 2002년부터 2004년까지가 강신우 해설위원님이었고, 05년부터 07년까지 박문성 해설위원님이 참여하셨죠. 그 뒤로 약 18년 만에 한국어 해설이 돌아오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을 생동감 넘치게 하려면 역시 한국어 해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는 아직 축구 해설자를 꿈꿨던 나이는 아니었는데, 이후에 이렇게 한국어 해설의 명맥을 제가 이어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고요.

개인의 만족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축구 해설위원을 꿈꿨던 순간부터 해설자가 되는 것은 제 가장 큰 목표였고, 제가 좋아하는 게임의 해설로 참여하는 것은 '살면서 한 번 정도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실 축구 해설위원이 되는 것도 정해진 길이 있는 게 아니기에, 스무 살부터 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최종 목적지와 같아야 하는 것을 일찍 달성했다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이번에도 우연한 기회로, 제가 좋아하는 게임의 해설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일생에 두 번이나 큰 운이 따라도 되나 싶었습니다. 영광스럽죠.


Q. 그렇다면, 축구 해설자를 꿈꾸기 시작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2011년에서 12년 사이? 당시 나온 게임이 11년에 나왔던 작품부터였나 엔진이 달라졌어요. 처음으로 PC 버전에도 차세대 기술을 도입했던 시기라고 기억하는데, 정말 재미있게 했거든요.

제가 어릴 때는 콘솔 게임기가 없어서, 08, 09, 10... 이 당시 PC 버전은 PS 버전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콘솔로 게임을 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는데, 11부터 PS 버전과 동일하게 차세대 버전으로 나오니 너무 좋은거죠. 그때 해외축구도 더 많이 보고, 또 박지성 선수도 한창 뛸 때고, 그 시절 리버풀은...내리막을 걷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외 축구와 축구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해설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기더라고요. 경기를 볼 때마다 목소리가 들리잖아요. 그 목소리의 리액션이나 중계가 너무 멋지게 느껴지는 거예요.

친구들도 게임, 축구를 좋아하니까 같이 게임할 때도 축구 관련된 얘기 하고, 해설처럼 리액션을 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친구들이 "야 너 해설자 하면 잘 어울리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해 줘서 꿈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습니다.


Q. FC 25 공식 해설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EA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나요? 당시 심정도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 EA와는 21년 시리즈 쇼케이스를 통해서 인연이 닿아서 연락을 주고 받는 관계였는데, "최신 시리즈에 한국어 해설이 추진되고 있다. 후보로 검토 중이다"라는 이야기를 먼저 들었어요. 이상하게 그때부터 해설하는 데 힘이 더 들어가고,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더라고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설에 임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뭔가 일정 때문에 운전을 하고 있다가 전화로 연락을 받았어요. 와, 아직도 기억해요. 믿기지 않았고. 제가 눈물이 좀 많은 편인데, 혼자 운전하면서 괜히 눈물이 나더라고요. 너무 기뻐서. 당시 목적지가 한 시간은 더 걸리는 거리였는데, 그동안 게임 시리즈를 즐겼던 순간들이 생생히 머릿속을 지나더라고요. 성취감이 컸죠.

제가 역대 시리즈 중에 가장 명작으로 꼽는 시리즈가 07인데, 사실상 축구 게임에 입문했던 작품이예요. 유튜브를 켜고, 사운드 트랙을 다 들으면서, 바라던 해설자가 됐구나 하고 마음껏 만끽하며 울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서 가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그런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Q. 마지막으로 FC 시리즈에 한국어 해설이 있던 것이 2007년 작이니, 약 18년 만에 한국어 해설이 추가되는 셈입니다. 여기서 오는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 부담도 꽤 있죠. 저야 항상 이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스스로 자부해서 걱정이 없지만, 시리즈에 나의 목소리가 입혀진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잖아요. 늘 중계나 방송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게임과)함께 가기로 한 관계가 됐고,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 화제가 되는,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겠다.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됐어요.

다시 말하면, 단순히 한 명의 역할에만 지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인플루언서를 목표로 하게 됐다고 할까요? 해설자로 게임에 참여한다는 소식은 이제 공개됐지만, 게임을 위한 녹음은 1년 넘게 작업을 진행했어요. 지난해 1~2월부터 해설자 계약을 맺고 준비해 왔는데, 그동안 스스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Q. 정말 많은 기업들이 탐낼만한 홍보대사의 마음가짐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웃음).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첫째로는 SNS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자. 스토리나 게시글을 올렸을 때, 저를 보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생기도록. 흔히 말하는 인플루언서가 되어보자는 것이었죠.

둘째는 "현장에 나가서 교류를 많이 해야겠다". 현장에서 직접 마주하면서 친밀도도 쌓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통해 FC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는 일종의 목적의식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팬들과 교류의 기회를 늘리는 것을 1년 넘게 목표로 삼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는데, 그 안에는 FC 시리즈를 알리기 위한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죠.


Q. 아무래도 그간 시리즈를 많이 접해오셨으니, 영국 해설진의 목소리를 들으며 게임을 즐긴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게임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라든지, '녹음에서 더 잘 풀어내실 수 있겠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 아무래도 중계는 유럽의 문화권과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왠지 축구의 종주국이라고 하면 중계를 더 나이나믹하게 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저도 현지 중계로 많이 봤지만 그들은 흥분을 많이 하지 않아요. 막상 들으면 정말 차분하죠. 말도 많이 하지 않고, 평이한 어투로 상황을 전달하는 형식의 중계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극장골이 나왔을 때는 목청껏 소리지르고, 팬들보다도 더 격정적인 리액션을 하는 것이 중계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입장에서는 현지 중계 스타일은 사실 조금 무미건조한 느낌이 없지 않잖아요. 95분에 경기를 뒤집는 극장골이 나왔는데도 조용히 중계를 하다니. 심지어 게임도, 지난 FC24만 하더라도 극장골 리액션이 따로 있어요. 23부터 변화한 요소로 기억하는데, 축구 선수와 관중은 정말 열광하는데, 해설 목소리는 평이한거죠.

그래서 한국어 해설을 녹음할 때는 우리나라 스타일대로 중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제가 중계하면서 샤우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실제 중계 못지 않게 그 이상으로 소리를 많이 질러서 현장감을 키워야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Q. 그렇다면 녹음 과정에서 충돌 같은 건 없었을까요? 디렉팅하시는 분들이 기존 게임 중계 스타일과 샤우팅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잖아요.

= 오히려 녹음 과정에서 디렉팅을 해 주신 관계자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셨어요. 현지 해설을 듣고 "우리나라와는 안 맞는다. 더 열정적인 소리, 텐션이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고, 사실 관계자 분들이 더 많은 샤우팅을 요구하셨죠(웃음).

그분들께서 "게임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더 흥분되어 있고, 높은 톤을 유지해야 잘 들린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전문가 분들이시니 제가 따랐죠. 목청껏 소리를 질렀죠. 그렇게 녹음과 실제 중계로 가득한 일 년 스케줄이 짜였는데, 소리를 지르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것들이 생각나네요.




Q. 또 실제 경기를 해설하는 것과, 게임 속 해설을 녹음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사실은, 저는 웬만하면 그 차이를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제 유튜브 콘텐츠나 이스타TV를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장점 중 하나가 과몰입과 연기예요. 상황상황에 적응하는 부분에 자신이 있거든요.

때마침 디렉팅해 주신 분들도 최대한 "자기 팀이라는 생각으로 녹음하면 감정 이입이 될 것이다"고 주문해 주셨고, 녹음할 때마다 '이게 리버풀이고, 또 울산의 상황이다'며 감정을 다잡았어요. 울산이 전북 현대를 상대로 팀을 이끌어서 우승했을 때, 모하메드 살라의 극장골, 알리송의 슈퍼세이브, 반다이크의 슈퍼태클,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녹음했고, 실제와 녹음에 큰 차이를 두고 싶진 않아서 똑같이 중계를 했습니다.

실제 중계를 할 때 마음 그대로 녹음에 임했기 때문에, 들으시는 게이머 분들께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Q. 녹음 과정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재미있으면서, 또 한 편으로는 신기한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은 실제 중계보다 더 텐션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실제 중계는 소리를 지르다가도 리플레이가 나오면 잔잔해지고, 곧 원래 톤으로 돌아오는데, 게임 중계를 녹음하면서는 골 샤우팅을 하는 부분을 선수별로 새로 다 다르게 녹음했어요. 문장은 놔두고 선수 이름만 여러 번 녹음하는 형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요.

보통 게임 중계를 떠올리면 "( )가 오늘 골을 기록했습니다"에서 선수 이름만 따로 녹음할 것 같잖아요.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의 골 장면을 녹음한다고 하면, 선수마다 문장이 다 달라요. 일부 같은 부분도 있겠지만 그마저도 새로 다 녹음했기 때문에 톤이나 문장 이음새, 마무리 표현이 다 다를 겁니다. 같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멘트와 톤,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어요.

또 실제 중계와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실제 중계는)톤을 굳이 긴 시간 가져가지 않아도 되거든요. 샤우팅하는 순간만 하지, 다시 평이하게 돌아오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게임은 다른 선수들의 같은 장면을 계속 녹음하다보니 30분, 한 시간 내내 소리를 지르곤 했어요.

그래서 목이 나빠질 수 알았는데, 오히려 득음을 한 기분이랄까요? 처음엔 힘 빠지는 순간도 있었는데, 가면 갈수록 노하우가 생기고, 음역대가 생기고 하면서 마지막까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실제 중계보다)더 힘들었다면 힘들었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Q.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녹음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요? FC시리즈는 이제 경기장에 카메라를 매달고 직접 모션을 찍는 수준이 됐는데, 녹음도 이런 경기 영상을 보면서 해설을 하는 식으로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 FC 시리즈의 장점이라면 라이선스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건데, '이게 정말로 다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방대한 라이선스를 가진 게임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상황별로 영상을 준비해서 녹음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그걸 보면서 멘트를 녹음하는 것은 더 불가능할 것 같아요.

녹음은 준비된 대본을 보면서 녹음했는데, 실제 중계를 하는 것처럼 제 감정을 입혔고, 또 함께 참여한 배성재 캐스터의 녹음을 듣고 거기에 답하는 식으로 녹음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배성재 캐스터의 오랜 팬이자, 녹음 직전에 분량을 들으면서 느낀 건데, 워낙 노련하셔서 그런지 (실제 중계와) 아무 차이가 안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최대한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식 해설자가 말하는 '본가'의 매력
"한국어 해설 도입으로 본가 인기도 많아지면 좋겠어요"

Q. 아무래도 지난해 내내 녹음에 참여하셨다보니, FC25에 대해 남들보다는 정보를 먼저 접할 기회가 있었을 것 같은데, 혹시 가장 기대되는 신규 요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저도 많은 팬분들과 마찬가지로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라, 인터뷰 기사를 접하시는 매니아 분들과 다를 바 없을 것 같아요. 뭔가 달라지는 게 있을 텐데, 얼마나 더 현실적인 축구를 보여줄지, 기대가 많이 돼죠.

FC IQ라는 요소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되는 것으로 아는데, AI를 활용해 선수들의 포메이션이나 움직임을 더 현실적으로 강화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중계를 하는 해설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현실과 비슷할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FC25가 이제 올 9월에 출시를 하는데, 제가 항상 신작이 발매되는 순간에는 새벽 일정이 있어도 늘 밤새워 게임을 했거든요. 9월 말 되면 또 많이 플레이 해야 하니까 설레게 지내고 있습니다.


Q. 평소에도 본가 시리즈를 많이 즐기신 편인가요?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워낙 온라인이 유명하잖아요.

= 저는 철저하게 본가 작품을 많이 플레이하는 편입니다. 본격적으로 입문했던 것이 2002년 버전이었는데, 이후로 온라인이 출시되고 운영이 활발해지는 동안에도 아예 안 하진 않았지만 본가를 많이 플레이했어요. 굳이 따지자면 본가 9.5, 온라인 0.2, 모바일 0.3 정도라고 할까요?

그동안은 본가 시리즈에 순수하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쏟은 사람이고, 게임을 즐긴 오랜 유저였지만, 이제는 시리즈를 대표할 수 있는 한국어 해설자가 된 입장에서, 제가 해설자 계약이 되어 있는 동안 (본가)이용자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랄까, 굳이 따지자면 야망이 있기도 합니다(웃음).


Q. 그렇다면, 온라인과 비교해 본가 시리즈의 장점, 또는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공식 해설자가 되셨으니, 자랑 한 번 해 주세요.

= 일단은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축구 게임 중에서는 가장 선진적인 그래픽을 가지고 있고, 가장 뛰어난 물리 엔진을 가지고 있는 버전이라는 장점이 있죠. 실질적인 모션이나 그래픽은 차세대 콘솔은 물론 PC에서도 접할 수 있고요.

저는 이 시리즈를 열심히 즐기기 위해서 모니터가 아니라 TV를 구매한 사람이예요. 처음엔 리얼한 현장감과 그래픽을 즐기기 위해 모니터 대신 40인치 TV를 구매했고, 최근에는 70인치를 구매해서 축구 게임을 하는 데 쓰고 있어요.

그래픽 정말 엄청나요. 가끔 제가 경기에서 골 넣고 리플레이 볼 때 일부러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몰입해서 보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 가끔 현장 중계 리플레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날 때도 있어요.



▲ "FC 실감나게 하려고 모니터 대신 TV를 샀다니까요"

또 하나의 강점은 '하이퍼모션'이라고 생각해요. 차기작에선 얼마나 더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경기장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캡처하고 반영한 기술이잖아요. 이 시리즈를 하면서 느끼는 건 선수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 그리고 선수들의 실제 경기 속 움직임을 게임에서 그대로 구현한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직접 중계했던 경기라 아직도 기억하는데, 맨체스터 시티와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지난 FC24 표지모델의 날아차기로 골을 넣은 장면 있잖아요. 그런 동작들이 실제 게임에서도 일어난다는 것들이 게임의 디테일한 포인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역시 라이선스죠. 제가 중계하고 있는 K리그를 비롯해 유럽 5대 리그, 리그 1, 세리에A, 라리가 등등... 실제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어서 리그 구현율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어떤 리그를 해도 웬만한 팀들의 경기장도 다 반영되고요. 특히 각 리그별 스코어보드 그래픽이 실제 중계 그래픽과 똑같이 나오는 걸 보면, 소름이 돋을 때도 있어요.

이런 디테일한 포인트가 중요하잖아요. 라이선스의 힘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Q. FC의 다양한 게임 모드 중에 어떤 것을 가장 즐기셨는지도 궁금해요.

저는 주로 감독, 선수 커리어 모드를 많이 했거든요. 실제 축구의 또 다른 버전을 즐긴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최애 팀인 리버풀에 음바페가 오면 어떨까? 궁금하다면 커리어 모드를 하면 됩니다. 또 다른 이상을 실현해 주는 느낌이죠.

그러다가 지난 FC24부터 얼티밋 팀 모드도 하고 있는데, 몰입감이 대단해요. 어느 순간 제가 도전 과제 깨겠다고 실내 사이클을 타면서도 컨트롤러를 잡고 있더라고요. 도전 과제를 많이 해야 카드를 까고, 또 새로운 선수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다음 작품(FC25)부터는 더 많이 몰입해서 유저 여러분과 경쟁에 참여할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프로 클럽 모드도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축구 선수를 만들고, 그렇게 열 한 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상대 팀 11명과 축구를 하는 건데, 실제로 축구하는 느낌도 들고요. 제가 선수 겸 감독이라 지인들과 디스코드 짜서 연락하고, 포메이션 짜서 지시하면서 즐기고 있는데, 이것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콘텐츠 모드도 FC 시리즈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Q. 대한민국 최연소 축구 해설위원부터, 이번에는 좋아하는 게임의 공식 해설자까지. 벌써 많은 것을 이루신 것 같은데, 앞으로의 목표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 앞으로 목표는 당연히 해설자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한 일차적인 목표는 FC 시리즈 유저의 점유율이 한국어 해설 도입과 함께, 또 제 홍보와 함께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잘 되고 게임 시리즈도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FC 시리즈 매니아 분들이 한국어 해설을 듣고 "임형철이 해설해서 좋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금상첨화고요.

두 번째 목표는 해설자로서 목표인데, 이 자체에서 더 많은 성공을 이루자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기보다 지금 활동하고 해설하는 것은 이 일이 재미있기 때문이 더 큽니다. 그래서 늘 재미있게 해설하고 싶어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언제나 이 재미를 고스란히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동기부여를 잃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자는 게 제 목표입니다.

어떻게 보면 FC25의 한국어 해설자로서 참여하게 된 건 제게 엄청난 프로필이 하나 더 생긴 것이잖아요. 이를 계기로 축구 해설로서 느끼게 될 재미도 함께 커진 것 같아요. 제 게임을 알려야 한다는 목적의식도 더 가지게 됐고요. 앞으로 더 많은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임형철 해설위원의 팬들, 그리고 FC25를 기다리는 시리즈 팬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려요.

= 일단은, 저도 아직 녹음된 버전의 게임을 즐기지 못한 상황이라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반응이 어떨지 설레는 한 편으로는 긴장도 되는 상황인데, 제가 재미있게 최선을 다해서 녹음했고, 시리즈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또 한 계단 도약하는 순간인 만큼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리즈 매니아 중 한 명인 저로서도 뿌듯하고, 또 하나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또 팬 여러분에게 한마디를 드리자면, 그동안은 싱글플레이 위주 유저라 얼티밋 팀에 참여하는 속도가 늦었는데, FC25에서는 얼티밋 팀을 주로 삼을 계획이예요. 재야의 고수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저의 등장으로 큰 바람(?)이 불지도 모릅니다. 한 번 겨뤄봅시다. 이런 포부를 남기고 싶습니다.



[ 내용 수정 : 2024.07.24. 16:06 ] 일부 오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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