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기] 세종문화회관에 울려 퍼진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보물 같은 여정'

포토뉴스 | 백승철 기자 |



추석 연휴 내내 걱정에 앞섰다. 'Pokémon the Orchestra: 보물 같은 여정'의 소식을 들었을 때 "어, 가고 싶다"한 것이 "응 다녀와~"가 되어버렸으니. 이번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보물 같은 여정은 9월 21일과 22일 양일에 거쳐 약 3천 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회 진행되며, 포켓몬 본가 시리즈 최신작인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과 추가 DLC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 제로의 비보'의 대표 사운드트랙 총 40여 개 곡을 편곡해 선보였다.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보물 같은 여정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1부는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의 대표 사운드트랙을, 2부에서는 DLC인 제로의 비보의 대표 사운드트랙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연주는 '플래직 게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맡았고, 이번 공연에서는 다양한 클래식 악기뿐만 아니라 현대 밴드 악기들과 함께 무대를 장식하였으며 사운드트랙에 대한 인게임 영상을 대형 LED 스크린으로도 보여줘 몰입감과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더욱 끌어올렸다.

음악과 아예 거리가 먼 것은 아닌데 이런 오케스트라는 거리가 먼 게 맞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바쁜 현생과 테라스탈 레이드 배틀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포켓몬 타이틀 중 유일하게 이번 DLC를 플레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아이를 따라온 부모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반쪽짜리인 포덕이다. 게임을 알고 들었을 때의 감동과 게임을 모른 채 들었을 때의 호기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느껴보겠노라고 말이다.



▲ 팔데아 지방 콘셉트에 맞게 곳곳에 잘 꾸며놓은 포인트가 많았다



▲ 센스있게 마중 나와있는 포켓몬들



▲ 고동치는달(포켓몬 이름임)









▲ 포토월에서 행복을 즐기고 있는 포켓몬 팬들



▲ "오케스트라 시작한 거 아니죠?"



▲ 따라큐가 눌리지 않게 벽에 기대지 않는, 참된 포켓몬 팬의 모습



▲ 사랑스러운 도깨비, 오거폰과 함께!



▲ 일상복으로 우리를 코스프레한 포켓몬 팬과 염버니



▲ 난천을 코스프레한 팬도 만날 수 있었다



▲ 저기도 빠모



▲ 여기도 빠모. 빠모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더라



▲ 콜사를 멋지게 코스프레한 팬



▲ 사실 혼자가 아니었다! 그나저나 청목이 둘...?



▲ 포켓몬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 박세준 선수도 파치리스 귀호강을 시켜주러 왔다




공연을 보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다들 뭔가 하나씩 들고 있더라. 자세히 보니 포켓몬 인형. 주최 측인 포켓몬코리아에서 좋아하는 포켓몬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라는 취지의 이벤트가 진행하고 있어 내 눈이 다 즐거웠다. 반가워 동족들. 또한 전시장 같은 곳에서는 자주 봤지만, 공연장에서 코스어들을 만날 거라 생각하진 못했는데 포덕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또한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자들을 대상으로 포켓몬 굿즈를 판매하는 Pokémon the Orchestra MD도 있었다. 구성은 리미티드 뱃지 액자와 랜덤 미러 프레임 마그넷 2종 세트, 랜덤 회전 아크릴 스탠드 2종 세트와 오거폰 메탈 키홀더 세트, 포켓몬 도감 스티커 포스터와 핸들 텀블러 그리고 후드 집업이었다.

공연은 앞서 언급한 대로 9월 21일과 22일 양일에 거쳐 2회 진행하며, 21일 토요일에는 오후 7시 30분부터, 22일 일요일에는 오후 3시부터 진행된다. 러닝타임은 1부와 2부 각각 약 50분씩이며 중간에 인터미션(쉬는 시간) 20분을 포함하여 약 130분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 공연 직전 한 컷






▲ 공연은 1부 - 스칼렛 & 바이올렛 / 2부 - 제로의 비보로 나누어져 있었다






▲ 팸플릿이 참 내 스타일이다






▲ 관람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포켓몬 굿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포켓몬 도감 스티커 포스터






▲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리미티드 뱃지 액자



▲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랜덤 미러 프레임 마그넷



▲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랜덤 회전 아크릴 스탠드



▲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오거폰 메탈 키홀더 세트



▲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핸들 텀블러



▲ 2층에서는 네임드 트레이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밝고 긍정적인 라이벌 네모



▲ 마성의 남자, 청목과 9세대 역대급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페퍼



▲ DLC에서 주인공에게 이정표 역할을 하는 시유와 블루베리그 사천왕 제빈



▲ 블루베리그 사천왕인 네리네



▲ 블루베리그 사천왕인 하솔과 DLC 주인공의 라이벌 카지



▲ 팔데아 지방 사천왕인 팔자크...인데



▲ 같은 사천왕인 칠리를 찾는다고 한다



▲ "칠리 찾아드렸읍니다"



▲ 잘 놀았으니 입장하도록 하자




1부는 20곡으로 구성되었으며,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의 주인공격의 포켓몬이 무대 양옆에서 반겨주며 시작됐다. 대부분 친근한 사운드트랙들이었으며, 뭔가 헷갈리다 싶을 때는 거짓말처럼 일렉기타 소리가 길을 잃지 않게 이정표 역할을 해주는 게 참 신기했다.

2부 또한 총 20곡으로 구성되었으며, 1부와 비슷한 흐름으로 DLC인 제로의 비보의 전편 후편의 주인공격 포켓몬이 무대 양옆에서 반겨주며 시작되었다. 그냥 들었으면 "음, 공연 좋네"라고 생각했겠지만 인게임 화면이 나오는 스크린을 참고하니 포덕 경력 15여 년이 헛세월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정도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가능했고 이야기에 몰입도 되더라.

특히 전편을 다루는 파트에서는 일본풍의 시골이 떠오르는 사운드가, 후편을 다루는 파트에서는 뭔가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사운드가 들려 인게임 스크린과 주인공격 포켓몬들까지 정말 잘 어울리는 편곡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포켓몬 디 오케스트라: 보물 같은 여정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 "왜 이 시기에?"라는 생각이 정말 많았다. 근데 이 시기가 맞겠더라, 특히 나 같은 포덕에게 주는 선물로는 정말 제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추억이라고 하기엔 기간이 좀 짧지만 적당히 또렷한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촉매제 같이, 그런 좋은 기분에 잠기더라.

조금 포덕같이 깊숙하게 얘기하자면, 흩어진 조각들을 바로잡아주는 흐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사실 본작의 경우, 이야기가 크게 4개의 꼭지로 흘러가기 때문에 게임 중에 잠깐만 딴짓하고 돌아오면 이 이야기의 어디를 붙잡고 있었는지 깜빡할 때가 종종 있었다. 내가 뱃지를 몇 개 모았었지? 비전 스파이스를 몇 개 모았었지?

연출도 꽤 즐거운 편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팔데아 지방에서만 만날 수 있는 테라스탈 배틀이 포함되었을 때인데, 주요 배틀에서 포켓몬이 테라스탈하는 그 흐름에 맞춰 돌아가는 미러볼이 마치 주인공들이 들고 있는 테라스탈오브 같기도 하더라. 또한 페퍼의 이야기가 시작될 때 마피티프 조명등이 켜지는데, 이게 뭐라고 뭉클포인트 +30 정도 가미되는 것 같기도 했다.

게임을 즐길 때의 그 감동도 있었지만, 더 재밌는 건 게임의 그 순간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잠을 줄여가며 포켓몬스터 스칼렛에 몰입했던 재작년의 내 모습이 생각나서 복잡하고 미묘했다. 문화생활에 약하다 보니 이런 감정에 익숙지 않은데 이런 게 심금을 울린다고 표현하는 건지. 내 귀는 이런 고급스러운 소리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이미 10월 초 쉬는 날 많을 때 제로의 비보를 구매해서 정주행할까 생각 중이다.



▲ 처음 들어왔을 땐 오렌지&그레이프 아카데미 로고만 익숙했는데, 이제 전부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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