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HD-2D로 살린 세련된 추억,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

게임소개 | 김수진 기자 |



도쿄게임쇼2024를 앞두고,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드래곤 퀘스트3 HD-2D 리메이크(이하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가 글로벌 미디어 대상 사전 시연회를 준비했다. 이번 시연은 PS5로 3시간 가량 진행되었으며,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의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연 버전은 처음부터 플레이하는 버전과 심화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진행이 된 버전, 두 가지였다. 두 번째 버전에서는 이번 리메이크작의 새로운 요소인 몬스터 배틀 로드를 비롯해 전투에 집중할 수 있는 샹파니 탑을 경험할 수 있었다.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는 명작으로 불리는 드래곤 퀘스트3 전설의 시작을 HD-2D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옥토패스 트래블러 시리즈로 익숙한 HD-2D 방식의 연출이 핵심이며, 원작의 스토리와 동료, 배경 등을 익숙하지만 또 새롭게 그려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눈에 가장 띈 건 당연하지만, HD-2D 그래픽이다. 도트를 살렸기에 원작의 감성은 이어가되, 최신 작품이 줄 수 있는 세련됨도 놓치지 않았다. 예스러우면서도 부드럽고, 추억은 살리면서 촌스럽지 않다.

특히 빛의 표현 방식은 자칫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래픽을 훨씬 몽환적이고, 따뜻하며 아름답게 만든다. 어두운 동굴 속 손에 든 횃불의 방향에 따라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며, 태양빛이 반사되어 아름답게 반짝이는 호수며,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충분히 섬세한 묘사가 일품이다.

이는 캐릭터와 몬스터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익숙한 모습의 그들이지만, HD-2D의 고전적이지만 세련된 그래픽 덕에 이들은 훨씬 더 매혹적인 외형으로 그려졌다. 뭐랄까, 새로이 태어나긴 했지만 보기만 해도 어딘가 아련해지는 그 시절의 느낌을 한 방울 떨어뜨린 것 같다.







이번 리메이크작은 기본적으로 원작의 콘텐츠를 충실히 따라간다. 스토리는 물론이고, 전투 방식, 동료 획득 방법 등 게임의 중추가 되는 모든 시스템이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좀 더 세련되어졌다. 원작보다 좀 더 전개가 부드럽고, 매끄러워졌다고 보면 될 듯하다. 다듬고, 개선했고, 새로움도 추가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동료 추가다. 원작과 동일하게 첫 여관 2층에서 자신만의 동료를 만들어 부를 수 있지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졌다. 성별은 물론이고 머리 스타일과 색상 등 다양한 외형적 요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덕분에 좀 더 애정 가는 특별한 동료를 만들어 함께 모험을 떠나는 것도 가능해졌다.







전투 시스템도 나쁘지 않다. 3단계의 배속 플레이와 적 유닛 그룹 선택을 통해 과거의 게임들을 현시대에 가져왔을 때 느껴지는 늘어짐을 없앴고, 아군 유닛의 행동을 조정할 수 있는 작전으로 유닛의 행동 하나하나 지정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이 가지게 되는 부담을 없앴다.

특히 작전의 세밀함은 맵에서 계속해서 진입하게 되는 일반 전투의 지루함과 부담감을 모두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저 단순히 공격, 회복, 방어 등의 명령이 아니라, MP를 아예 쓰지 않고 싸우기, 수단을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공격하기, 요령껏 공수 모두 신경쓰며 싸우기 등 상황에 맞춰 쓸 수 있는 다양한 ‘작전'이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큰 고민할 필요가 없는 일반 전투에서는 간단하게 작전을 사용해 빠른 클리어를 할 수 있다. 이는 빠른 전투 배속과 합쳐져 반복 전투가 주는 단점들을 모조리 커버한다. 조금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자동 전투의 방법을 매 턴 직접 지정한다는 느낌이다. 물론 한 번 지정한 방식으로 계속 플레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직접 하나하나 커맨드를 지정하고 고민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날려버린 건 아니다. 당연하게도 각 유닛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작전이 존재한다. 일반 몬스터를 대상으로 ‘요령껏’ 작전을 활용했다면, 보스전이나 까다로운 적을 상대할 때는 명령에 따르는 작전을 선택, 매 턴을 신경써서 전투에 임할 수 있다. 이 역시 부담스럽다면 매 턴 상황에 맞게 다양한 작전을 사용해도 된다.




덕분에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참 풍성해졌다. JRPG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매 전투, 매 턴을 고민하면서 진득한 플레이를 하면 된다. 반대로 좀 더 쉽고 편하게 턴을 넘기고 전투를 진행하고 싶다면 크게 고민 없이 상황만 보면서 자동으로 전투를 진행하면 된다. 그조차 귀찮다면 ‘요령껏 전투'를 활용해서 계속 턴을 넘겨도 된다.

그 어떤 방식도 강요되지 않고, 또 그 어떤 방식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잘못된 작전을 활용한다면, 동료의 관을 끌고 마을로 돌아가야 하니 그 부분만 주의하면 된다.

새로운 요소인 몬스터 배틀 로드 역시 이러한 작전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 직접 마을과 던전에서 데려온 외톨이 몬스터들로 파티를 편성해 토너먼트를 치를 수 있는데, 각 유닛을 조정할 수는 없지만 매 턴 작전을 지정해 상대의 몬스터 파티와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시연을 통해 느낀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의 방향은 확실하다. 원작이라는 거대한 뿌리를 기반으로 HD-2D라는 줄기를 세우고, 여러 잔가지들이 뻗어나왔다. 원작을 모티브로 삼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낸 게임은 아니다. 과거의 게임을 현시대의 게이머들이 훨씬 쉽게 접근하고, 적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에 가깝다.

과연 명작 중의 명작인 원작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드래곤 퀘스트3 리메이크는 11월 14일 플레이스테이션5, Xbox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PC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TGS 2024의 스퀘어에닉스 부스에서 약 15분에 걸쳐 체험판을 플레이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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