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직접 써내려가는 중세의 삶, 킹덤 컴: 딜리버런스2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댓글: 1개 |

지난 8월, 팀 내의 모 기자가 체코로 날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체코의 자랑, 워호스 스튜디오가 만들어낸 거대한 게임 킹덤 컴: 딜리버런스2(이하 킹덤 컴2)를 플레이하고, 게임 속 명소 곳곳을 실제로 보며 아주 끝내주는 시간을 보냈죠. 그렇게 환한 얼굴로 귀환한 모 기자는 자신이 올해 플레이했던 게임 중 최고였다며, 쌍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었길래 저렇게 쌍엄지를 치켜 들었을까, 도대체 얼마나 끝내주기에 팀 내 최고의 겜돌이 중 한 명이 올해 최고의 게임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걸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운 좋게도 킹덤 컴2를 플레이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심지어 개별 Q&A 시간도 짧지만 주어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점심을 포기하고, 킹덤 컴2를 플레이하고 왔습니다. 시연 버전 자체는 지난 번 모 기자가 체코에서 경험한 것과 동일했습니다. 오히려 그에 비하면 훨씬 짧은 시간이었죠. 그럼에도, 게임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아니 재밌다고 그냥 퉁치기에는 아쉬울 정도였어요. 시간만 주어졌다면 더 플레이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왜 그렇게 칭찬했는지 알 것 같더군요.




우선, 게임이 흘러가는 방향이 정말 다양합니다. 이번 시연에서는 독일 검객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퀘스트 라인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내가 누르는 선택지 하나하나, 그리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 하나하나가 스토리의 진행과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갈라진 스토리 분기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수많은 퀘스트와 스토리 역시 바뀌도록 만들죠. 세션 당 3명의 미디어가 게임을 플레이 했는데, 개발자는 우리 셋의 진행 방법, 그리고 그 과정에 따라 모두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게임 속에서 적 길드의 검을 훔쳐오는 선택지를 골랐을 때, 모두가 잠든 밤을 틈타 잠입할 수도 있고, 당당히 밝은 낮에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당연하지만 도둑질인 만큼, 밤에도 도시 경비의 눈을 피해 몰래 잠긴 문을 따고 살금살금 들어가야 하죠. 그 결과 검을 무사히 훔쳐온다면 적과의 결투는 평등한 상황에서 흘러가지만, 중간에 들키거나 실패할 시 무장한 적을 상대해야 합니다.

게임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참 재미있습니다. 독일 친구들의 독어와 영어가 섞인 아주 괴상한 문장을 듣던 주인공이 “도대체 무슨 말임?”이라고 핀잔을 줄 땐 제 마음도 함께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외에도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선택지를 고르거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나, 자신이 행한 일로 인해 평판이 오르기도, 깎이기도 하죠. 그래픽 역시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결투 중 몇 번 베이자 온 얼굴에 피가 튀고, 그 튄 피가 영상 컷신에도 계속해서 등장할 정도로 디테일 측면도 괜찮은 편이죠. 아, 심지어 길거리에서 갑작스럽게 NPC들끼리 서로 말다툼을 하다 맨손 주먹질 결투를 하기도 합니다. 지나가다 깜짝 놀라서 한참을 지켜봤습니다.




정말 약 3~40분의 플레이 사이에도 게임의 다양한 모습, 매력적인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킹덤 컴2과 관련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까도 언급한 모 기자의 체험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신, 저는 킹덤 컴2의 PR 매니저 토비아스와 짧게 게임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첨부합니다. 유쾌한 게임 만큼이나, 유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어요. 아참, 킹덤 컴2는 2025년 2월 12월 출시됩니다. 얼른 다시 중세의 쿠트나 호라로 돌아가고 싶네요.



▲ 워호스 스튜디오 토비아스 PR 매니저

Q. 게임의 볼륨이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심지어 스토리 분기도 있으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네요.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게임을 개발했는지, 그리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렸는지 궁금합니다.

= 뻔한 답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240명의 놀라운 팀원들이 모두 함께 진심을 다해 열정적으로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게임을 그저 하나의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정말 모든 열정을 쏟고 있죠.

실제로 킹덤 컴2는 방대한 게임입니다. 우리 팀 모두 퀘스트의 독특함, 그리고 다양한 해결 방법을 제공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게임이 거대한 만큼 개발자들에게는 마치 악몽같은 일일 수 있죠(웃음). 하지만 게이머들에게는 멋진 경험이 될 거에요. 자신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킹덤 컴2에서 만들어 나갈 수 있으니까요.


Q.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바뀐다고 했는데, 혹시 각 분기별로 다시 돌아가서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하나요?

= 아니요, 특별히 그런 기능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놓치는 것도 아니고, 잘못된 선택이나 막다른 길 역시 없어요. 플레이어에게는 그저 새로운 기회가 있을 뿐입니다.


Q. 킹덤 컴2를 개발하면서 퀘스트 및 스토리 작업 중 영감을 받은 작품이나 요소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물론 많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팀원들은 정말 열정적인 ‘게임 덕후’들이에요. 그들은 온갖 게임을 즐기고, 정말 전 세계의 영화를 다 봅니다. 게임으로 비교하자면, 위쳐 3, 오블리비언, 레드 데드 리뎀션 2, 그리고 발더스 게이트에서도 어느정도 영감을 얻었어요.




Q. 게임이 시간의 흐름을 정말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 짧은 플레이였지만 낮과 밤에 따라 콘텐츠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게임 속 시간의 흐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저희는 정말로 현실적이고 몰입감 있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게임 속 모든 것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NPC는 그들만의 일일 루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일하러 가고, 일이 끝나면 술집에 갈 수도 있습니다. 그곳에서 술을 마시고 취할 수도 있죠. 취한 상태에서는 그들을 더 쉽게 털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세계는 여러분 없이도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여러분은 그 안에서 방해하거나, 관찰하거나, 배우거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밤에는 도둑질이 더 쉬워집니다(웃음).


Q. 전투 중 얼굴에 묻은 피가 컷신에서 그대로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래픽의 디테일은 어느 정도로 신경 썼나요? 이런 세부 요소들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합니다.

= 물론 저희는 모든 플랫폼에서 그래픽과 디테일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PC에서는 심지어 ‘실험적인’ 그래픽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하드웨어를 위한 설정입니다(웃음). 이런 방식으로 게임의 수명이 길어집니다. 마치 킹덤 컴1편 처럼요.


Q. 현재 게임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 게임은 거의 완성된 상태입니다. 지금은 버그 수정, 모든 RPG 및 관련 요소 설정, 그리고 게임을 더 매끄럽고 원활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에도 전작을 즐긴 팬들이 많습니다. 킹덤 컴2를 기다리는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 한국과 한국 팬들에게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응원과 사랑을 항상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출시와 동시에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어요. 아 참, 그리고 서울에서 프라하로 가는 직항편도 있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체코로 여행을 떠나 킹덤 컴1과 킹덤 컴2의 실제 장소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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