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보여준 DNF 유니버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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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던전 앤 파이터'를 단순히 온라인 게임으로 끝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플랫폼, 다양한 장르의 던전 앤 파이터 게임을 만들어 'DNF 유니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고요, 던전 앤 파이터 듀얼은 실패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그 유니버스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퍼스트 버서커 : 카잔'은 2025년에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X/S, PC로 출시 예정인 액션 RPG입니다.


'카잔'이 보여주고 싶은 액션, 비주얼

프롬 소프트웨어의 액션 RPG, 엘든링이나 다크 소울과 기조와 구성이 비슷한 게임을 소울라이크라고 얘기하는데요, 퍼스트 버서커 : 카잔은 소울라이크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활과 재정비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오브젝트가 모험의 거점이 되고, 사망하면 모험 중 얻었던 재화가 모두 그 자리에 떨어지는 시스템, 높은 난이도, 입체적이고 복잡한 지역 등 큼지막한 부분부터, 아이템이 반짝이는 빛으로 표현되는 것, 사용하는 무기에 달려있는 능력치 보정, 레벨 업 시스템같이 사소한 부분도 소울 시리즈에서 경험한 것들이 가득합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소울라이크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좋은 평가를 받은 소울라이크 게임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요, 소울 시리즈의 기시감을 감안하고서라도 자신만의 특징과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액션성이 좋다거나, 디자인, 스토리가 탁월하다거나, 구석구석 탐험하는 맛이 있다거나, 그런 식이죠.

퍼스트 버서커 : 카잔의 무기는 액션입니다. 원작인 던전 앤 파이터만큼 과장되고 만화적인 표현은 없지만, 소울라이크 게임 중에선 액션이 굉장히 화려하고 큼지막한 축에 속합니다. TCBT 버전에서는 초반 세 지역만 체험해 볼 수 있었고, 무기의 개수나 레벨도 제한적이었는데, 퍼스트 버서커 : 카잔이 어떤 액션성을 지향하는지는 확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구르기와 일반 공격, 일명 '구평' 게임은 아닙니다. 가드와 회피로 적의 스태미너를 천천히 갉아먹다가 한 번에 몰아치는 '패링' 게임에 조금 더 가까운 편입니다. 그냥 가드와 회피, 그리고 직전 타이밍에 하면 발동하는 직전 가드, 직전 회피도 당연히 있고요, 여기에 적이 사용하는 방어 불가 기술을 튕겨낼 수 있는 '카운터 어택'이나, 상대방의 공격을 튕겨내면서 동시에 공격하는 '리플렉션' 같은 스킬도 존재해, 공격 방법만큼 다양한 방어 방법이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퍼스트 버서커 : 카잔의 비주얼은 훌륭합니다. 오브젝트의 외곽선을 강조해 카툰 느낌을 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작고 세밀한 묘사가 필요한 인물과 큼지막한 묘사가 필요한 설산이나 큰 기둥 같은 환경 오브젝트가 같이 존재하는 장면에도 어색하지 않게 잘 만들었습니다. 모든 오브젝트가 외곽선이 툭 튀어나오면, 많은 오브젝트가 있는 장면에서는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외곽선 없이 뭉갠 오브젝트도 적절히 배치해서, 게임을 하는 내내 비주얼적인 불편함은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운드도 좋습니다. 음악은 초반 지역 몇 부분만 해봤을 뿐이라, 좋다 나쁘다 단언하기 어렵습니다만, 환경음은 평균 이상입니다. 칼과 도끼가 부딪치는 소리,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 아이템을 줍는 소리 등 우리가 게임을 하는 내내 엄청나게 많이 들어야 할 소리의 퀄리티가 좋은 편입니다.

퍼스트 버서커 : 카잔은 2025년에 출시할 게임이고, 아직 한참 개발 중인 게임입니다만, TCBT에서 느꼈던 단점들도 분명히 말해봐야겠죠. 첫 번째는 움직임에 있는 약간의 어색함입니다. 뛸 때 속도에 비해 몸을 과하게 움직인다든가 하는 모션에 대한 사소함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점프가 없다는 겁니다. 소울라이크 게임이 원래 높이, Z축에 대한 약점이 있는 장르이긴 합니다만, 점프가 있고 없고는 천지 차죠. 약간의 단차 때문에 가고 싶은 곳에 못 가거나, 뻔히 앞에 있는 상자를 위해 삥 둘러가야 하는 경험은 꽤 많은 불쾌함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의미 없는 장비들이 많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적을 쓰러뜨리거나, 상자를 열면 카잔이 장비할 수 있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데, 대부분 것들이 내가 장비하고 있는 것보다 레벨이 조금 더 높고, 방어력이 조금 더 높은, 10분만에 갈아 끼워야 할지도 모르는 것들을 획득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인벤토리에는 이런 의미 없는 아이템이 조금씩 쌓여가게 되는 거죠. 모험중에 계속 인벤토리를 열어서 장비를 바꿔야 하는 몰입 방해 요소가 꽤 불편했습니다. 그렇다고 장비를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요.








확실한 '지향점'이 있는, 기대되는 액션 게임




마지막으로 TCBT에서는 총 세 번의 보스전이 있습니다. 보스 모두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세 번의 보스전 모두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 있는데, 보스마다 독특한 기믹이 있다기보다, 모든 것을 다 할 줄 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보스 모두 정박과 엇박 공격을 다 섞어 쓰고, 막을 수 없는 잡기 공격이 있고, 거리가 떨어지면 원거리 공격을 하고, 뒤를 잡히면 뒤를 때리는 공격이 있고, 난무형 스킬이 있고, 카운터 어택으로 파훼할 수 있는 패턴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보스전이 다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줍니다. 체력도 엄청 많고요. 보스전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뛰어나지 않다를 떠나서, 초반 챕터 이후의 보스도 모두 이런 '다 할 줄 아는 놈들'이라면, 게임의 중, 후반부에는 디자인과 난이도만 달라질 뿐, 비슷한 경험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략 6~7시간 분량의 TCBT를 마치고 나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개인적으로 꽤 기대되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게임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확실히 있으며, 그걸 정면에 내세웠다는 것입니다. '소울과 비슷하다'가 가장 큰 장점인 밍밍한 소울라이크들과는 다른 느낌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게임에 재미를 추가해 줄 수 있는 요소도 굉장히 많이 열려 있습니다. 더 많은 무기, 더 화려한 스킬, 가끔은 던전 앤 파이터를 해봤던 사람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도 기대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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