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전사 본능을 자극하는 하드코어 액션, '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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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출시를 예고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에 이어서 지스타에도 시연 자리를 마련했다. 글로벌 게임쇼 출전에 테크니컬 CBT를 거치며 입증한 것에 이어,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국내 유저들에게 직접 그 손맛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이번 시연 빌드는 게임스컴과 TGS에서 선보였던 시연 빌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하인마흐 지역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 모드와 볼바이노, 랑거스 2명의 보스 중 하나를 골라서 도전할 수 있는 두 개의 모드로 구성이 되어있었다.



게임명: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장르명: 하드코어 액션 RPG
출시일: 2025년 상반기
시연 버전: 지스타 시연 빌드
개발사: 네오플
서비스: 넥슨
플랫폼: PC, PS, Xbox
플레이: PC

스토리 모드에서는 주인공 카잔이 반역죄로 몰려 압송되던 중 블레이드 팬텀의 기운을 받고 펠 로스 제국군의 감시를 뚫고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미 이전 시연 영상과 테크니컬 CBT를 통해 공개된 것처럼, 필드의 구성은 소울라이크 방식을 채택했다. 중간중간 세이브 포인트가 마련되어 있고, 죽으면 그간 쌓은 라크리마를 다 잃은 채 최근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부활하는 익숙한 구성이었다. 미니맵도 없이 이곳저곳 훑어보면서 길을 찾거나, 혹은 숨겨진 아이템이나 중간 보스를 맞딱뜨리는 양상도 눈에 익었다.

그런 유형에서 기대하는 소울라이크식 전투는 던전앤파이터 원작의 스피디한 액션과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적의 패턴을 피하거나 대처하는 등 액션의 기본 공통분모는 있어도, 스태미나를 신경쓰면서 가드와 회피 그리고 공격을 신중하게 나아가는 것과 속도감 있게 스킬을 몰아치면서 적을 압도하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원작을 접했던 유저라면 너무도 낯설기도 하고, 캐릭터나 혹은 일부 요소가 등장하는 것 외에 '던파'라는 아이덴티티가 희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 반역죄로 몰려 압송되던 카잔에게 블레이드 팬텀이 속삭이고



▲ 산사태까지 만나 죽기 직전까지 간 카잔은 명계의 힘에 접촉하게 된다

그렇지만 '카잔'은 소울라이크를 그저 그대로 가져온 게임이 아니었다. 이제 하드코어 액션하면 떠오르는 그 양식을 참고하되, 던파 특유의 몰아치는 템포를 그 안에 집어넣기 위해 고심한 작품이었다. 우선 '카잔'의 움직임부터 상당히 빨랐다. 공격뿐만 아니라 뒤로 물러나거나, 전력질주하면서 나아가는 템포 자체가 대부분의 잡몹을 압도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잡몹 상대로 정직하게 나 한 방 그리고 너 한 방할 때 가드 혹은 회피 이런 주고받기를 할 필요가 적었다. 어줍잖은 적은 몇 번 치고 바로 뒤로 빠져서 헛치길 기다렸다가 몰아쳐서 잡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가면 갈수록 까다로운 적들이 나오고, 중간중간 소울라이크식 까꿍이 튀어나오곤 했다. 그렇기에 신을 내다가도 가끔씩 신중하게 가드와 회피에 손을 올리고 언제든 대처하는 묘미도 있었다. 특히나 중간보스급은 와리가리로만 피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서 회피와 패링을 익히고 타이밍을 잡는 요령이 필요했다.



▲ 빠르게 다가가서 암살은 실패, 다소 조작 미스가 나도 커버가 될 정도로 속도 차이가 있지만



▲ 어느 정도 급이 되는 적부터는 얄짤 없이 회피와 패링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 다시 보니 카운터를 놓쳤을 줄은

소울라이크가 어려워서 접하지 않았던 유저에겐 고민이 되는 지점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카잔'의 회피, 패링 판정은 소울라이크에 비해서 넉넉한 편이다. 패링의 손맛도 수준급이었다. 챙하면서 울리는 소리에 이펙트, 그리고 진동까지 합쳐지면서 묘한 쾌감을 전해줬기 때문이다. 연속으로 패링을 성공하면 적의 스태미나가 확 줄어들면서 무력화되고, 그때 결정타를 먹이는 일련의 흐름은 호쾌함마저 느껴졌다. 강인도가 낮은 일반 제국병사 같은 경우에는 빠른 공격만으로도 와리가리하면서 잡아낼 수 있지만, 방패를 들거나 해서 강인도가 높은 경우에는 강공격을 섞어서 자세를 무너뜨리거나 패링해서 잡아내는 맛도 있었다.

물론 판정이 넉넉하다고 해서 대충 가드해도 다 패링이 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가드를 하면 체력 대신 스태미나가 깎이는 터라 어떻게든 버티고 넘어갈 수는 있게끔 했다. 다만 스태미나가 적거나 다 깎인 상태에서 공격을 받으면 그로기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스태미나 관리는 필수였다.



▲ 퍼스트 버서커란 제목답게 맹공을 퍼부으면서 압박하는 맛이 있다



▲ 적들을 몰아치면서 얻은 라크리마는 귀검이 있는 세이브 포인트로 가서



▲ 능력을 강화하는데 활용된다.



▲ 아직 장비는 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무기 1개에 방어구 5부위에 장신구 2개 착용 가능하다



▲ 야잇 예상했지만 당할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되는 서프라이즈라니

하임라흐 지역에서 필드를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겪게 될 기본기가 담겨있었다면, 나머지 두 보스전은 '카잔'만의 하드코어한 전투를 어떻게 심화 과정으로 풀어낼지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필드를 돌아다니는 동안에는 배우기 어려웠던 스킬을 보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 지가 관건이었다.

스킬은 스킬은 엑스박스 패드를 기준으로 LB/RB + ABXY 총 8칸이었으며, 그중 6개만 스킬이 장착된 상태였다. 다만, 모든 스킬을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대검이나 창 전용 스킬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LB + ABXY에 장착한 스킬은 쓸 수 없었다.



▲ 보스전 시연에서는 아이템과 스킬까지 맞춰진 상태에서 도전이 진행된다



▲ 우효 빈틈이 잘 보이네 싶어서 딜 욕심낸 자의 말로.WEBP 하지만 스킬 손맛이 좋았는 걸....

스킬 발동 자체는 빨라서 공격하는 중간에 섞을 수 있었고, 조금만 틈이 생기면 난사해서 대미지를 뽑아낼 수 있었다. 스킬 포인트를 소모하긴 하지만 공격을 하다 보면 포인트는 회복되기 때문에 부담도 적었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선딜후딜을 생각하지 않으면 보스의 공격에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게 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카잔'은 주인공에 비해 적들의 동작이 큰 편인데, 그래서 플레이를 하다 보면 방심하기가 쉬웠다. 그 찰나의 순간, 약간 더 빠르게 들어오는 보스의 공격은 생각보다 막기 어려웠다.

그래서 차근차근 기회를 봐서 신중하게 갉아먹는 소울라이크식 플레이를 하고자 마음먹지만, 생각처럼 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랑거스는 거리를 벌리면 적당히 틈을 봐서 스태미나를 물약으로 회복하는데, 기껏 깎아둔 스태미나가 회복되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어서 계속 압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 아니 보스가 물약이라니 비겁하다 ㅂㄷㅂㄷㅂㄷ

그리고 회피가 까다로워서 바로 앞에서 패링으로 받아내야 하는 공격들도 섞여있기 때문에 약간 거리를 재면서 간을 보는 플레이는 보스 도전에서 의외로 어려웠다. 볼바이노는 생각보다 공격 사거리가 길었고, 랑거스는 바닥뒤집기 등 바로 근처에서 회피 혹은 패링을 해야 피해를 안 받는 식의 패턴이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보스에게 강력하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카운터'가 '카잔' 전투 메커니즘의 또다른 핵심이었다. 보스가 가드나 패링이 불가능한 특수 패턴을 쓸 때, 타이밍을 맞춰 공격을 성공하면 카운터가 발동하게 된다. 카운터에 맞은 보스는 그로기가 되기 때문에 극딜을 넣을 수 있지만, 카운터가 실패하면 고스란히 그 패턴에 당할 확률이 높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그 자체였다. 그만큼 위험하지만, 보상은 확실했다. 성능은 물론이고 패링보다도 더 화끈한 이펙트와 진동이 시각과 촉각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에, 한 번 성공하면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타이밍 잡기 까다롭지만 한 번 카운터가 들어가면 크으으 그 쾌감이란

이번 시연 빌드에서는 '카잔'의 필드 탐사나 전투의 기본기만을 훑어볼 수 있었다. 무기나 장비, 그리고 성장에 관한 것은 단편적으로만 공개됐다. 무기는 데이터상으로는 한손검과 도끼, 대검, 창 3종류의 무기가 있지만 시연 빌드에서는 검과 도끼만 사용 가능했다. 방어구는 머리, 갑옷, 손, 바지, 발 5개 장비에 액세서리 2개가 있고, 장비마다 등급과 옵션이 나뉘어있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에 맞춰 빌드를 구현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해보이나,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이미 이번 시연 전, FGT 단계에서부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쭉 입소문을 탄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이 허언이 아님을 그간 여러 차례 증명해왔고, 이번 시연에서 이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소울라이크의 요소를 일부 차용하되, 자신만의 템포로 완성한 하드코어 액션은 만족스러웠다. 맹공을 쏟아부으면서도 적 패턴에 대응해서 물러서거나 패링, 혹은 카운터까지 노리는 특유의 전투 템포는 퀄리티 있는 그래픽과 호쾌한 타격감과 어우러지면서 계속 컨트롤러를 붙잡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2025년 상반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작품 중 하나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꼽기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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