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개최된 대만 최대의 게임쇼, 타이베이 게임쇼가 지스타를 찾았다. 매년 초에 시작하는 타이베이 게임쇼는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게임쇼로써 아시아 전역의 다양한 게임사가 참가하는 건 물론,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어워드와 다양한 전시관 마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확충해나가고 있다.
올해에는 규모를 한층 확장하고 닌텐도 등 해외의 대형 개발사까지 유치한 성과를 보였던 타이베이 게임쇼가 곧 다가올 내년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또 대만 게임 시장의 현재와 앞으로의 과제를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 타이베이 게임쇼를 주관하는 TCA의 켈리 리우 비즈니스 디렉터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2003년부터 시작한 타이베이 게임쇼가 올해로 어느덧 20주년이 지났다. 소감이 어떤가? 또 20년 이상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을 꼽자면?
= 타이베이 게임쇼를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다 열성적인 게이머다. 게임을 그만큼 오래도록 좋아했고, 타이베이 게임쇼뿐만 아니라 대만 게임게의 발전을 위한다는 동기가 충만했다. 단순히 대만 게임계 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만 게임이 글로벌 마켓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명감 그리고 더 좋은 게임을 대만에 소개해야 한다는 의식까지 있었다.
그러한 차원에서 B2B, B2C, 컨퍼런스 하나하나 다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으며, 빅 타이틀 유치도 꾸준히 준비해왔다. 지리적인 차원에서 대만은 아시아-태평양권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기에 글로벌에서 중국으로 진입하기도 용이하고 반대로 아시아권에서 글로벌로 진출하기도 용이한, 그런 이점을 최대한 어필해서 교두보로써 위치를 공고히 자리매김하고자 하고 있다.
Q. 지난 20년 동안 게임업계는 꾸준히 변화해왔는데, 게임쇼 관계자로서 어떤 변화가 가장 크게 와닿는가? 특히 대만 게임시장과 업계에서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소개하자면?
=게이머의 취향이 많이 바뀌는 건 그저 한 시대가 지나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매년 바뀌는 게 느껴진다. 그런 소소한 취향의 차이보다는, 사회적 경험이라는 측면이 더 큰 것 같다. 게이머들은 이젠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을 넘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유대하고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대만 게임계를 살펴보면, 이전부터 공고한 PC 게임 커뮤니티가 있었다. 그 커뮤니티를 토대로 어떤 PC 게임이 출시되면 정보를 교류하면서 나아가는 느낌이었고, 그런 전통이 쭉 이어지는 느낌이긴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기서 더 나아가서 국제적인 커뮤니티까지 영향을 미치는 그런 느낌이더라.
어쨌거나 대만 게임계를 한정해서 보자면, 대만은 굉장히 굳건한 시장이다. PC 게임 베이스가 굉장히 탄탄하고, 콘솔 및 모바일까지 정말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이 많다. 또 그 게임이 어떤 개발사의 게임이고 어느 국가의 게임이든 상관 없이, 게임 그 자체를 즐길 개방적인 유저들이 많다.
Q. 지난 1월에 타이베이 게임쇼 2024를 이미 개최하지 않았나. 그때의 테마는 무엇이며, 또 어떤 점에 주목해서 준비했었나?
= 그간 타이베이 게임쇼는 앞서 말한 것처럼 매년 특별한 주제를 선정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자면....십인십색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런 것이 어떤 특별한 테마에 가려지지 않기를 바랐다. 게이머들이 와서 스스로 그 현장에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느끼길 바랐고, 게임사들은 자신만의 색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현장을 만들기를 원했다. 중국, 글로벌, 동남아, 인디, 한국, 어디든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게임을 어필하고 그걸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자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왜냐면 게임 시장은 점점 다각화를 추구하는데, 어느 한 틀에 맞춰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였다.
Q. 올해 타이베이 게임쇼에 26개국 377개 업체, 300여 개 작품이 출전하면서 전시관이 한층 확장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열릴지 혹은 더 규모를 확장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 단순히 면적으로만 얘기하자면, 내년의 규모 자체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숫적인 확장보다는 콘텐츠의 질, 그리고 종류를 더더욱 다각화하고 다양하게 갖추고자 한다. 우선 인디 하우스, 보드 게임 원더랜드 등 타이베이 게임쇼에셔 장점이었던 소규모의 다양한 개발사 유치를 좀 더 확장하고자 하며, BTC 외에 BTB관, 아시아 퍼시픽 게임 서밋이 열리는 컨퍼런스 존에서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게이머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는 건 물론, 산업 전체로 더 폭넓은 기회를 주고 내실을 다지고자 하는 게 내년의 목표다.
Q. 지스타에 이전에도 왔었는지 궁금하다. 또 지스타가 재작년부터 규모를 확장했는데, 소감이 어떤지도 묻고 싶다.
= 2015년에 오고 지금 왔으니 근 10년 만에 온 셈인데.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실 게임업계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 시장 아닌가. 그에 맞춰 게임쇼도 변화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적응 과정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랍다고 할까.
그 와중에 새로운 친구뿐만 아니라 예전에 알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게임업계 전반적인 것이 어떻게 보면 동일하지 않나 공감대도 느끼고 있다. 지스타에 대한 소감을 말하자면, 지스타는 타이베이 게임쇼의 오랜 파트너로써 발전을 같이 도모해온 사이다. 그런 만큼 지스타가 이렇게 규모를 확장하고 발전한 것을 보면 좋고,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Q. 한국에서 최근 콘솔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콘솔 게임 개발에 대한 의지도 높아지고 있다. 대만 게임 업계는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하다.
= 대만 게이머들은 정말 다양한 게임을 좋아한다. PC,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그래서 코로나19 이전에는 PS, Xbox 등 콘솔 개발사들도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닌텐도가 다시 참가하면서 원래대로 복귀하는 그런 느낌이다. 그만큼 대만 유저들은 콘솔 게임에 쭉 관심을 갖고 있고, 팬베이스도 충실한 편이다.
Q. 대만 게임업계에서 타이베이 게임쇼가 굉장히 영향력이 클 것 같은데, 대만 내에서 타이베이 게임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 타이베이 게임쇼는 단순히 대만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무조건 가야 하는 게임쇼이자, 그 해에 나올 신작을 가장 먼저 즐길 수 있는 필수 코스로 자리 매김했다.
그저 자화자찬인 것이 아닐, 객관적인 시기로 봐도 타이베이 게임쇼는 겨울 방학 시즌, 그것도 설 연휴 전후에 맞춰 개최한다. 그만큼 여러 사람들이 접근하기 편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서로 여러 정보를 교환하기도 편하다. 그렇게 행사를 치렀던 시기가 20년 이상 지나면서, 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무조건 가야 하는 행사로 공고히 자리잡았다고 생각한다.
Q. 나인 솔즈, 활협전 등 규모는 작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확고히 다진 인디 게임들이 대만 게임계에 꾸준히 등장하는 느낌이다. 그럴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보나? 또 인디 게임에 대한 대만 유저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 대만 인디 개발자들은 우리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에 주목, 그들만의 개성을 잘 담아내는 느낌이다. 스토리, 문화적인 가치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이를 파헤치고자 하는 열정,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 그 모든 것들이 대만 인디 개발자들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열망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진 않는다. 대만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오래도록 커뮤니티를 유지해왔으며, 그 커뮤니티 안에서 많은 발전을 일구어냈다. 거의 달마다 서로 교류하고, 각자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그런 이벤트들이 있었다. 우리 역시도 그런 흐름을 알고 있으며, 이 과정이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통 타이베이 게임쇼가 1월이나 2월에 진행되는데, 그 전 11월에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작은 행사들을 열면서 교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역시도 그런 흐름을 알고 있으며, 이 과정이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통 타이베이 게임쇼가 1월이나 2월에 진행되는데, 그 전 11월에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작은 행사들을 열면서 교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끈끈함과 유대감이 대만 인디 게임계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 생각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만 유저들도 많이 공감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나 싶다.
단순히 대만 시장 안에서 머무는 것을 넘어서, 우리는 대만 게임 개발사들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는 걸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에서 8월경에 열리는 BIC에 출품하는 것을 돕는 것이다. 그외에도 비트 서밋 등 다양한 인디 게임쇼에 대만 게임 개발자들이 참가하는 것을 독려하고 지원하면서 더 넓은 곳에 우리의 게임을 알리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Q. 한편으로는 한국 내에서는 대만 게임 시장이 내실이 있지만 규모가 작다는 인식이 종종 있는데, 대만 게임 시장의 강점을 좀 더 소개하자면?
= 대만은 정말 다양한 게임에 관심을 가진 유저층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따. 또 모든 종류의 게임에 열성적이다. 시장 규모가 작아보이지만, 이러한 인구에 모바일 게임 시장 5위라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우리는 오픈된 마인드에, 게임에 대해 언제든 투자할 수 있는 유저들이 대기하고 있는 시장이지 않나 싶다.
또 테스트 베드로써 정말 최적화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글로벌에서 진출하든, 혹은 글로벌 게임이 아시아권을 노리든, 가장 최전선에서 맞이하기 좋은 장소인 만큼 교두보로 두기에 좋은 시장ㅇ지 않나 싶다.
Q. 타이베이 게임쇼가 어떤 행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지 한 마디 부탁한다.
= 우선 타이베이 게임쇼가 그 해에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게임쇼인 만큼, 그 연도의 시작을 알리는 게임쇼임은 분명하다. 이를 세계 게임 시장에 알리는 한편, 각국의 게임사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으로 자신의 게임을 진출하기 위한 진입로라는 인식을 더 공고히 갖췄으면 하는 생각이다. 또 게이머들에게는 가장 먼저 시작되는 게임쇼인 만큼, 좀 더 놀라움으로 가득한 시작으로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다.
올해 이미 좀 더커지고, 이제 내년에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는 만큼 내실을 더욱 다져서 그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