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렌드랑 달라도 괜찮아, 그것 또한 창세기전"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10개 |



미어캣게임즈에서 개발하고 라인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이하 창세기전 모바일)'가 곧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지난 11월 27일,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하게 된 소감과 감사 인사를 전하는 개발자 합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창세기전 모바일은 외전 템페스트와 서풍의 광시곡을 비롯해 창세기전3까지 다양한 시리즈 속 캐릭터를 추가한 것에 이어, '창세기전의 아버지'로 불리는 최연규 원작자를 내러티브 디렉터로 기용하며 스토리 전개에 힘을 더하는 행보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날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모바일의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하여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고, 동시에 미어캣게임즈와 함께 준비한 '1주년 기념 대형 콘텐츠 업데이트' 정보를 발표했다. 인터뷰에는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와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참석했다.


행사: 라인게임즈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자 합동 인터뷰
일시: 2024년 11월 27일(수)
내용: '창세기전 모바일' 서비스 1주년 기념 소감 및 업데이트 정보 발표, 질의응답


서비스 1주년, 그리고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그리는 앞으로의 '창세기전 모바일'


▲ (왼쪽부터) 미어캣게임즈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 남기룡 대표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짧은 발표를 통해 앞으로 바뀌게 될 '창세기전 모바일'을 소개했다. 그는 평소에도 주변에 창세기전 모바일을 즐기는 지인들이 참 많았고, 미어캣게임즈에 합류하기 전부터 '이런 것들을 게임에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원작자인 자신이, 그리고 팬들이 정말 바라왔던 내용들을 게임에 담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연규 디렉터가 소개한 '유저들의 목소리'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창세기전의 메인 스토리가 이미 옛날에 나온 이야기고, 최근엔 패키지판 회색의 잔영까지 출시되어서 이젠 전혀 궁금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1년 전에 리메이크 버전으로 스토리를 다시 봤으니, 이젠 새로운 이야기를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스위치판을 플레이하지 않은 이들, 그리고 20년 전에 공개된 메인 스토리를 다 까먹었으니 다시 보고 싶다는 이들의 목소리다. 여기엔 모바일 게임 특유의 느린 템포 때문에 패키지 게임을 즐길 때처럼 스토리를 즐길 수 없고, 더 빠르게 메인 스토리를 보고 싶다는 의견도 포함된다. 최연규 디렉터는 자신이 옛날부터 생각했던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미어캣게임즈에 제안했고, 의견이 맞는 부분이 있었기에 내러티브 디렉터로 합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입사 이전에 계획하고 있던 내용은 '코스모스 사가'다. 코스모스 사가는 창세기전 정식 넘버링 시리즈들의 세계관인 뫼비우스 세계관과는 별개인 세계관으로, 실제 안타리아의 역사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건이 아닌, 세계 어딘가에 있는 시즈들의 기지인 '방주' 내에서 이루어지는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뜻한다.

방주 내 역사 시뮬레이터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현실에서 바로 일어나지는 않지만 앞으로 일어날 회차의 예고편이라 볼 수 있다. 외전 또는 IF 스토리에 가까운 코스모스 사가를 기존 창세기전 원작과는 별개의 스토리로 전개하되 철저히 안타리아의 실제 시공간이 아닌 코스모스 시스템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코스모스 사가' 개념 이해를 돕기 위해 준비된 이미지

최연규 디렉터는 시험적으로 앞서 출시된 죠안 캐릭터에 코스모스 사가를 시도해보자고 제안했고, 이를 지난 10월 8일에 업데이트했으며, 꽤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코스모스 사가를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코스모스 사가가 정규 편성됨에 따라 과거 창세기전에서 언급은 되었지만 게임에 구현되지 못했던 사건들이 이벤트 스토리 형태로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이어 '메인 스토리'와 '코스모스 사가'를 함께 전개하는 '투 트랙' 플랜이 소개됐다. 코스모스 사가를 메인 스토리와 함께 정규 편성키로 함에 따라 두 스토리간 세계관적인 구분이 필요하게 되며, 메인 스토리는 원작을 기반으로 충실하게 구현하고, 하이델룬에 의한 가상 시뮬레이션 세계관인 코스모스 사가를 통해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 ‘창세기전3’ 등 차기 시리즈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스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연규 디렉터는 "원작자가 직접 만드는 공식 팬픽"의 개념을 이야기하며, 유저들이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궁금해했던 부분이나 플레이를 경험해보길 원했던 부분들을 외전, IF 스토리, 캐릭터들로 구현해 코스모스 사가에 담아낼 것이라고 소개했다.



▲ '메인 스토리, 코스모스 사가' 투트랙 플랜 예시

투트랙 플랜 도입 후 첫 번째 콘텐츠로 '그라테스 대회전'이 추가된다. 최연규 디렉터는 지금껏 한 번도 게임으로 만들지 않았던 원작 이전의 이야기로, 흑태자라는 캐릭터가 왜 유명한지, 흑태자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는 전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메인 스토리에 흑태자가 등장하는 시점이 왔기에 여기에 맞물릴 수 있는 외전을 준비한 것이라며, 이처럼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실제로 만들면 재밌을 만한 요소들을 만드는 것이 코스모스 사가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규 디렉터는 메인 스토리의 템포도 더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 항상 이야기의 템포가 너무 느리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입사 후 회사의 데이터와 개발 시스템, 역량을 체크해본 결과 충분히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하반기 안에 서풍의 광시곡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기존보다 2배에서 3배 빠른 템포로 메인 스토리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규 디렉터는 "서풍의 광시곡을 위한 캐릭터 리소스는 이미 7할 정도 만들어져 있고, 나머지 대사, 스킬 이펙트, 배경 같은 리소스는 발매하는 시점에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거의 30년 만에 리마스터되는 서풍의 광시곡의 모습이 개인적으로도 너무 궁금해서 빨리 만들고 싶은 마음이고, 이후 창세기전3까지 쭉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코스모스 사가를 통해 '그라테스 대회전'이 드디어 게임으로 구현된다



▲ 메인 스토리의 템포도 기존보다 2배에서 3배 가량 빨라질 예정

대략적인 업데이트 플랜도 소개됐다. 매달 첫 번째 주에는 메인 스토리가, 매달 세 번째 주에는 한 개 챕터 분량으로 코스모스 사가가 연재될 예정이다. 2주에 한 번 업데이트가 추가되고, 이때마다 매번 새로운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는 구성이다.

최연규 디렉터는 '근본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는 마음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다며, 이것이 90년대 감성이라 잘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재 같다', '옛날 무협지 같다'라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한다며, "결과가 좋게 나오건 나쁘게 나오건, 그것 또한 창세기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 최연규 曰 "90년대 아재 감성으로 보이더라도, 그것 또한 창세기전"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자 합동 인터뷰 현장 Q&A
Q. '창세기전 모바일'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하게 된 소감은?

남기룡 대표(이하 남기룡) = 1주년이 됐다고 하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거 같고, 훌쩍 시간이 간 거 같기도 하고 어리둥절하다. 창세기전 모바일을 오픈하고 유저들이 지금까지 재미있게 즐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고, 현재 1주년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1주년 후에도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아직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해본 신규 유저나 복귀를 고려하고 있는 유저가 있다면 1주년 이벤트부터 여러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니, 와서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었으면 한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이하 최연규) = 사실 신입사원이나 다름없으니 1주년 소감보다는 '창세기전 모바일'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소개할까 한다. 소프트맥스 해체 이후 완전히 은퇴한 건 아니고, 디렉터나 PD 같은 비중 있는 역할 대신 실무적으로 도와주는 일을 많이 해왔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주변 지인들도 많이 하고 있었고, 나 스스로도 즐기고 있던 게임이다. 올해 여름쯤에 콘텐츠적으로 사건사고가 조금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자는 마음에 미어캣게임즈에 지원하게 됐다.

입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창세기전 모바일의 시스템적 기반이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6개월 정도 서비스되어 템페스트 업데이트가 되던 시점이었는데, 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SRPG에 대한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여기라면 SRPG를 계속 만들 수 있는 좋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맘 먹고 들어온 만큼, 앞으로도 잘해서 미어캣게임즈가 세계적인 SRPG 명가가 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는 희망 사항을 가지고 있다.


Q. 1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흑태자'를 추가하게 됐다. 개발자로서도 많이 기대했던 부분일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최연규 = 이전에 창세기전4를 서비스할 때도 흑태자를 선보이지 못하고 접었던 기억이 있다. 원작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 강한 캐릭터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면 밸런스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럴 거면 서비스 초기부터 팔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창세기전 모바일에서도 메인스토리상 슬슬 등장할 때가 되었고, 이에 맞춰 밸런스는 잘 조율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남기룡 = 개인적으로 창세기전2를 가장 좋아하고, 당연히 '흑태자'가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1주년 메인 스토리를 통해 흑태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됐는데, 스위치 버전의 회색의 잔영과는 다른 외형으로 선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가능하다면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원작 창세기전2의 도트로 표현된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팬들이라면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흑태자의 이미지가 다 다를 텐데, '내가 생각하는 흑태자는 이래야 한다'라는 팬들의 의견을 최대한 모아서, 회색의 잔영과는 다른 모습으로 선보이게 됐다. 고민을 담아서 만든 만큼, 게임에서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Q. 흑태자는 새로운 등급인 '아우터원'으로 등장하게 됐다. 아우터원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하는 개념인가?

남기룡 = 흑태자가 코스모스 사가의 세계관 설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므로 '아우터원'이라는 캐릭터 등급 설정을 넣게 됐는데, 새로운 등급은 아니고 똑같은 전설 등급이다. '아우터원'이라는 추가 설정이 붙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엔드 콘텐츠가 PvP이기 때문에 밸런스 부분도 계속 다듬고 있다. 아무래도 흑태자라는 캐릭터가 세계관 내에서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주는 캐릭터이기에 콘텐츠 내에서 그런 강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PvP 밸런싱은 계속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Q. 향후 아우터원 등급의 캐릭터가 또 등장한다면 어떤 캐릭터가 될까?

최연규 = 앞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메인 스토리의 세계관과 코스모스 사가를 분리했지 않나. 이전에 창세기전3를 만들 때 뫼비우스 세계관으로 전작을 덮어버렸더니 여러 문제가 생겼었다. 후속작으로 인해 전작의 캐릭터성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많았고 말이다.

코스모스 사가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원작과 크게 상관이 없는 시뮬레이션'이라는 점이다. 물론, 미래 회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예고편이라는 설정도 붙여두었지만 기본적으로 원작에 영향을 주지 않는 '원작자가 쓰는 팬픽'이다. 죠안 스토리를 보면 하이델룬이 등장해서 해킹을 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때 흑태자가 영향을 받아 원작과는 조금 다른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아우터원은 외부 영향에 의해 초월한 존재, 그런 느낌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Q. 분명 시스템이나 전투에서의 성능 차이가 있을텐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고려해두었나?

남기룡 = SRPG의 장르적인 문법은 코스모스 사가에서도 그대로 따라간다. 챕터 단위의 스테이지가 있고, 스테이지 전후에 스토리가 나오는 식이다. 물론 덱 구성 방법이나 전투 기믹 같은 곳에서 코스모스 사가만의 특징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흐름은 같다. 보상은 메인 스토리와 차별화된 내용으로, 독립적인 동기부여 수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아우터원 이외에도 '이너브레이크'라는 시스템이 연계되어 있는데, 일단 아우터원은 '흑태자'만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전체 세계관에서 특히 독보적인 강함이 특징이기에 이러한 설정을 코스모스 사가에 넣은 셈이다. 향후 다른 아우터원 캐릭터가 나올지는 예정되어 있지 않다.

'이너브레이크'는 기존의 캐릭터 성장과 관련하여 다른 캐릭터도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에 도입한 개념이다. 현재도 조각을 모아 성장시키는 '각성' 개념이 있는데, 기존 각성 시스템을 완화하면서 초월 같은 시스템이 보완적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Q. PvP에서는 분명 밸런스 문제가 예상된다. PvP와 완전히 분리되는 식일까?

남기룡 = 아직은 개발 중인 내용이고, 밸런스 측면에서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싱글 게임이 아니고, 다같이 즐기며 경쟁하는 것이 핵심 요소이기에 밸런스 부분에서 격차가 생기는 것을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분명 한계돌파 컨셉은 맞지만 기획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고, 현재 어려운 개발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 차차 관련하여 확정된 내용들을 공유하도록 하겠다.

최연규 = 옆에서 개발 과정을 지켜보니 정말 매일 사양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개발팀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부분이다.



▲ 남기룡 대표 "흑태자의 밸런스 문제는 계속 논의하고 있는 부분"


Q. 이날 발표에서 메인 스토리와 코스모스 사가의 투트랙 플랜을 공개했는데,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의 대책도 마련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남기룡 = 코스모스 사가는 몇달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내용이고, 내년 3월까지 선보일 수 있는 스토리, 리소스 같은 것들이 어느 정도 마련된 상태다. 방향성 같은 것도 당연히 정리되어 있다.

최연규 = 입사 전부터 코스모스 사가를 신경 썼고, 입사한 뒤에도 바로 실무에 투입됐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체크한 것이 '어느 정도 페이스로 만들 수 있는지'였고,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 현재의 일정이다. 미어캣게임즈에서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며 개발 시스템을 상당히 잘 갖춰두었다. 적응하기도 편했고, 어색하지도 않았다. 이 정도 리소스면 원하는 페이스로 스토리를 끌어낼 수 있겠다는 판단도 나왔다.

흑태자가 나올 때까지가 클라이맥스고 이후엔 왔던 부분을 되돌아가는데, 지금까지 나온 리소스로 이미 70에서 80%가 만들어진 셈이다. 새로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도 별로 없고, 이제는 서풍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인기 캐릭터도 많다 보니, 유저분들도 바라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그렇고, 유저들이 보고 싶은 것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 서풍의 광시곡 히로인 중 하나, '캡틴실버' 원화





Q. 여타 오픈월드 RPG는 시즌마다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큰 것'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는데, 창세기전 모바일은 어떤가? 이제 슬슬 우주로 갈 차례 아닌가.

남기룡 = 우리 게임의 스토리는 '연속극'이라 생각한다. 다른 방식도 있겠지만, 이미 여러 플레이어가 알고 있는 스토리를 공급하는 입장이기에 가능한 끊기지 않고 정해진 루틴 안에서 이야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주로 간다면 전투 스타일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모드와 전투 방식을 도입하고, 어떻게 하면 대형 전투의 느낌을 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팬분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으나, 회색의 잔영과 다르게 우리만의 전투 스타일을 담아보고자 한다.

회색의 잔영은 '슈로대' 느낌이 많이 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우주로 가니 더 전투가 재미있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묘수풀이 같은 재미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거대한 전장에서 싸우는 재미가 떨어지기에, 이런 재미를 더해볼 계획이다.





Q. 서비스 1주년 기념으로 준비 중인 보상 같은 것이 있나?

남기룡 = 1주년 기념일에 맞춰 많은 콘텐츠와 보상을 준비 중이다. 이벤트도 동시에 크게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유저들은 물론, 새롭게 들어오는 유저들에게 대량의 뽑기권이나 성장 관련 보상을 제공하고, 기존 팬들이 좋아할 만한 스킨이나 원작의 콘텐츠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선보이려 한다. 결국 경쟁이 중심이 되므로 복귀자나 신규 유저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성장 패키지 같은 것도 있다. 이번 기회에 다시 들어오거나 새롭게 시작하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고 본다.


Q. 창세기전은 참 오래된 IP인데, 원작자도 돌아왔으니 원작 스토리를 재정립하거나 다른 매체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계획은 없나?

최연규 = 입사하기 전에 고민이 참 많았다. 내가 이걸 지금 하는 게 맞나. 나이도 있는데,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결국은 나 자신도, IP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파트2까지 최대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더 서둘렀다.

모바일상에서 이뤄지다 보니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는데, 반대로 단점도 존재한다. 조금 먼 미래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서비스가 된 이후에는 갖춰진 콘텐츠를 바탕으로 리마스터 같은 시리즈 재정립을 해보고 싶다는 희망 사항도 있다. 미어캣게임즈가 SRPG의 명가가 됐으면 한다는 포부를 밝혔던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패키지 같은 식으로 전개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게임 제작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이미 많이 갖춰져 있으니, 정리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여력만 된다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한다.





Q. 창세기전이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되는 IP로 남을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최연규 =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다. '정말 서툴게 만든 게임인데 왜 이렇게 좋아해 주실까? 한국어로 출시된 게임이라 그런가?'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창세기전의 유저라고 하면, 거의 30년 가까이 된 유저들 아닌가. 이에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이렇게까지 사랑받아도 되나?'하는 의아한 마음이 있다.


Q. 온라인 서비스는 언제든 종료될 수 있고, 패키지 게임도 수명이 있다. 이제 원소스 멀티 유즈도 고려할 타이밍이 아닌가 싶은데, 관련 계획이 있나?

남기룡 = 창세기전의 IP는 라인게임즈가 가지고 있고, 미어캣게임즈는 관계사이기에 공동으로 IP를 관리 중이다. 개인적으로도 원소스 멀티 유즈 전개를 희망하고 있고, 당장은 대만과 중화권, 일본과 글로벌 출시 계획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했으면 하는 것은 '웹소설'이다. 창세기전2 자체가 약간 무협물 느낌도 있고, 웹소설에서도 장르적으로 무협이 인기가 있기에, 무협 형태의 사이드 스토리로 전개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최연규 = 소설로 전개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자료 정리 측면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시도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Q. 최근 논란이 된 '창세기전3 리버스' 이슈와 관련해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사로서의 입장은?

남기룡 = 최근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미어캣게임즈는 창세기전 모바일을 개발하며 라인게임즈와 창세기전 IP 관리를 위한 다양한 협력을 전개 중이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는 '창세기전'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IP 가치 보존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다.


Q. 창세기전 모바일에는 스킨 시스템이 있는데, 저마다 상상하는 '흑태자'의 모습을 스킨으로 구현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남기룡 = 우리가 생각한 흑태자의 외형을 먼저 캐릭터로 출시하고, 유저분들이 희망하는 외형, 예를 들어 클래식과 비슷하게 도트 형태로 간다거나, 아니면 회색의 잔영에 등장하는 외형으로 가는 모습 등도 고려하고 있다. 스킨 시스템이 있으니,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이라면 최대한 공급해 드릴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IF 스토리도 언급됐는데, 기존의 중요 사건을 뒤바꾸거나 다른 스토리를 만날 가능성도 있을까?

최연규 = 코스모스 사가를 넣으면서 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그런 부분이다. '어떤 캐릭터와 어떤 캐릭터가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궁금증이 많이 생겼었기 때문이다. 역사가 다르게 흘러갔을 때 어떤 사건이 발생할 것인지 시뮬레이팅하는 내용이고, 이는 원작의 설정에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대신 메인 시나리오는 최대한 원작을 존중하면서 대사를 현대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코스모스 사가에서는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들의 의견을 최대한 모아 구성하려 한다.


Q. 그렇다면 원작자로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내용이 있나?

최연규 = 창세기전3 파트1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살라딘이 좋은 왕이 되라고 말하고 떠나는데, 파트2로 가면서 이쪽 세계가 멸망하므로 창세기전3에서 만들었던 떡밥들이 회수가 안 되고 종료가 되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내용들을 담고 싶었고, 창세기전3에 특히 이런 내용이 많다. 파트2로 떠나면서 남겨진 이야기들, 이런 것을 풀어내는 것에 흥미를 많이 느끼고 있다.


Q. 투트랙으로 동시에 전개되면 언젠가 메인 스토리가 마무리될 텐데, 그 다음은 어떻게 풀어낼 계획인가?

최연규 = 만약 거기까지 갈 수 있다면 정말로 좋을 것 같다. 별개로 코스모스 사가가 별도의 이야기로 펼쳐지고 있으므로, 아마 거기까지 가는 것이 문제지 가기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 이 부분은 정말 하루 이틀 고민한 부분이 아니다. 창세기전4를 할 때도 이후에 어떻게 할지 고민했었고, 그간 쌓아둔 것이 있기에 큰 걱정은 없다.


Q. 향후 캐릭터 출시 계획이 궁금하다.

남기룡 = 올해 1월부터 계속 신규 캐릭터와 스킨을 출시하며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여기서 다른 게임들과 다른 특징이 나타났는데, 바로 노출도가 있는 여성 캐릭터가 잘 팔리는 다른 수집형 RPG들과 달리 여성 캐릭터가 잘 안 팔린다는 점이다.

창세기전 모바일의 경우 팬들이 좋아하는 원작의 캐릭터가 잘 팔리고, 그만큼 더 좋아한다. 처음엔 혼선이 있어서 '이쁜 캐릭터라면 좋아하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템페스트의 캐릭터를 여럿 출시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내부에 젊은 개발자분들도 있는데, 이들은 여전히 이러한 현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더라. 최근엔 크리스티앙이 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연히 여러 선호도가 있을 테니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도 팬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방식이 되리라고 본다.



▲ 남기룡 대표 "앞으로도 유저들이 선호하는 원작 캐릭터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Q. 앞에서 1주년 소감을 먼저 들었는데, 되돌아보니 아쉬웠다 싶은 부분도 있는지 궁금하다.

남기룡 = 지금 돌이켜보면 준비가 많이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쉬운 것은 초반에 유저분들이 원하지 않는 캐릭터를 계속 선보였던 점이다. 개발팀 입장에서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세계관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주목도가 떨어지는 캐릭터를 전설 등급으로 출시했을 때 유저 반응이 좋지 않았었다. 에리카나 메이 같은 캐릭터가 대표적이고, 살면서 이만큼 욕을 먹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욕을 많이 먹었다. 그때가 가장 아쉬웠던 기억이다. 지금은 최연규 디렉터님도 팀에 합류해 주셨고, 원작을 최대한 존중하는 마음으로 팬들이 바라는 모습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Q. '흑태자' 출시로 기대하고 있는 매출 수치 같은 것이 있을까?

남기룡 = 흑태자는 창세기전을 좋아하는 개발팀은 물론, 유저들도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외형을 결정할 때도 고민을 많이 했고, 폴리싱도 많이 거쳤다. 어떤 매출 수치를 기대하기보다, 캐릭터 자체를 좋아하는 기존 유저분들이나 새롭게 들어오시는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해외에서는 국내보다 IP의 인지도가 떨어지기에 다른 마케팅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하고 있는 지역별 어필 포인트 같은 것을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남기룡 = 먼저 대만의 경우 라인게임즈의 퍼블리셔가 있기에 더 주도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 글로벌 서비스에서는 창세기전이라는 IP보다 'SRPG'라는 장르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계획이다. 대만이나 일본의 경우 SRPG 장르 자체가 인기가 있는 편이다. 동시에 비주얼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킨을 통해 비주얼 부분을 강조해서 창세기전 IP를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소개하려 한다.

SRPG 장르의 팬들은 스토리나 세계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창세기전이라는 IP를 모르더라도 일단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가 높으므로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국에서 오픈한 빌드보다 1년 정도 콘텐츠도 더 쌓여있으므로, 이런 부분도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해외에서는 콜라보 이벤트 같은 식으로도 연계가 가능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Q. 끝으로 '창세기전 모바일'이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또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마디 부탁한다.

남기룡 = 창세기전 모바일은 '창세기전 게임'이라는 부분과 SRPG 게임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창세기전의 캐릭터와 스토리, 세계관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고, SRPG 장르 게임으로서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벌써 서비스 1주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우리 게임을 계속 해주시는 모든 유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연규 내러티브 디렉터가 합류하고 난 뒤 세계관이나 스토리가 매우 탄탄해졌다고 생각한다. 창세기전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분명 좋아할만한 수준이 됐다고 생각한다. 1주년 보상도 정말 대폭적으로 준비했고, 지금이 딱 창세기전을 새롭게 즐길 기회가 아닐까 싶다. 아직 한 번도 창세기전 모바일을 접해본 적 없다면, 1주년 시기에 맞춰 꼭 플레이해보길 바란다.

최연규 = 어떻게보면 SRPG라는 것이 옛날 장르가 아닌가. 나는 SRPG가 진작에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바일을 통해 다시 살아났고, 현재는 대만이나 일본, 우리나라에도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이 꾸준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대중적인 장르가 되지는 않았지만, 올드 게이머 입장에서는 굉장히 반갑고 좋다. 앞으로도 창세기전뿐만 아니라 SRPG 장르를 계속 오래 만들고 싶다는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

창세기전 팬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이다.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렸을 적에 정말 아파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때 창세기전을 하면서 힘을 얻었다'라고 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나 자신도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 한계는 분명히 있으리라고 본다. 요새 트렌드와도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해볼 생각이다. 통할 수 있고, 통하지 않더라도 그것 역시 '창세기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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