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위메이드넥스트는 엔비디아와 MMORPG 장르에 특화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특히 AI 기술과 지포스 나우(GeForce NOW) 클라우드 서비스 온보딩을 중심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대해 박 대표는 “1월에는 AI를 주제로 얘기했다면, 이번에는 지포스 나우 온보딩과 사업적 협력으로 구체화된 단계”라고 설명했다. 협약 내용에는 게임 출시 후 NVIDIA 홈페이지 및 웹사이트를 통한 마케팅 지원, 스폰서십, 리워드 포인트 제공 등이 포함된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은 우리 말고도 더 있지만, MMORPG는 우리가 유일하게 전담하고 있다"며 "보스 몬스터와 일반 몬스터에 AI를 적용해 더 역동적인 콘텐츠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위메이드넥스트가 엔비디아를 선택한 이유로 박 대표는 “게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기술력”을 꼽았다. 다른 테크 기업과 논의할 때 'MMO'가 무엇인지부터 소개해야 했다면, 엔비디아는 오랜 기간 게임 관련 개발을 했기에 이해도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위메이드넥스트와 엔비디아가 좋은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박 대표는 기대했다.
박정수 대표는 ‘미르5’에서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닌, 게임 경험을 혁신하는 요소라 강조했다. 박 대표는 기존 MMORPG의 단점을 지적하며 AI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보스 패턴이 정해져 있어 금방 질렸고, 수명도 짧았다"며 "하지만, AI 보스는 학습하며 진화한다. 패턴이 고정되지 않아 반복 플레이에도 흥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보스는 신생아처럼 시작해 유저와의 전투를 통해 성장한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어설프지만, 수만 번의 테스트로 학습하며 유저처럼 영악해진다"며 "페이크 동작 같은 디테일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능력치(HP, 공격력 등)는 일정 수준으로 제한돼 있어 유저가 끝없이 강해지는 구조 속에서 언젠가는 클리어 가능하다는 점을 덧붙여다. 이는 개발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순간도 있었던 부분으로, 박 대표는 “AI가 의도 이상으로 영리해지는 모습이 놀랍다”고 전했다.
개발 측면에서는 AI 적용이 효율성을 높이기보다는 테스트와 손볼 일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하지만 훈련만 잘 시키면 스스로 성장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패치 없이도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위메이드넥스트는 ‘미르5’를 2025년 12월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며, 외부 테스트도 계획돼 있다. 박 대표가 제시한 게임의 핵심은 세 가지 요소다. 전투를 통한 캐릭터 성장, 오픈월드에서 얻은 원자재로 아이템을 제작하는 생산 시스템, 숨겨진 스테이지를 탐험하며 숙련도를 높이는 모험.
박 대표는 “미르4에서는 서버 점령 후 약한 유저가 쫓겨나는 문제가 있었는데, ‘미르5’에서는 일반 필드 PK를 제한하고 전쟁을 별도 인터서버에서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드 콘텐츠에 대해서는 “공성전과 같은 전쟁 요소가 핵심”이라며, “AI 보스는 파밍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최종적으로 유저 간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르4’에서 성과를 거둔 블록체인과 NFT 시스템도 ‘미르5’에 적용된다. 박 대표는 “미르4 글로벌에서 NFT 캐릭터 거래량이 활성화돼 있으며, 하루 평균 80만~100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유저 간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미르5’에서도 유지되며, 전작의 단점이 보완될 계획이다.

관련해 위메이드 블록체인 시스템 내 NFT 최고 거래가액은 약 4억 원, 월간 최대거래건수는 약 3만 건, 해당월 총거래액은 약 182억 원, 최근 1년 월평균 거래 건수는 5천 건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르4’와 ‘미르5’ 간 재화 연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며, 구체화되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위메이드 그룹 차원에서 ‘미르’ IP 전체의 경제 시스템을 통합하려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에 만난 박 대표는 위메이드넥스트를 단순히 MMORPG 전문 개발사, 미르 전문 개발사로 규정짓지 않았다. 그는 “AI와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을 접목하며 장르를 다양화할 계획, 캐주얼 게임도 만들 수 있고, 더 대중적인 콘텐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르’ IP에 대해서는 "기존 동양 판타지에서 퓨전 판타지로 확장되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디자인과 기술로 진화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AI를 게임에 적용하는 시도는 위메이드넥스트가 처음은 아니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는 이미 FPS와 전략 시뮬레이션에 AI가 접목돼 서비스 중이며,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MMORPG에 AI를 적용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기술 난이도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AI 게임은 많아질 테니, 최선두보다 지속적인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