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프리카 게임방송 BJ 들의 놈놈놈

칼럼 | 오의덕 기자 | 댓글: 94개 |
◇ 당장의 수익에 눈이 먼 과열방송, 그 결과는 욕설과 폭력?
◇ 리니지 게임 방송, 적대 길드에 대한 계속된 욕설이 리니지 현피로까지 이어져
◇ 관리의 사각지대 인터넷 방송? 지금 바로 대책을 세워야 할 때



한밤에 대구 모처의 PC방에서 일명 “리니지 현피 사건”이 벌어졌다. 현피라는 것은, 온라인 상의 다툼이 현실에서의 직접적인 폭력 행위로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10여 명 정도 되는 의문의 남성들이 인터넷 개인 방송 아프리카에서 리니지 방송을 하던 모 BJ가 있는 PC방에 찾아가 PC방을 무단으로 점거한 뒤, BJ 그리고 BJ 와 같이 게임을 하는 동료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때는 지난 9월 10일 밤. 또한 그들은 BJ와 관련이 없는 다른 일반인도 PC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강제로 문을 막았고, 그 와중에 경찰에 신고를 하기 위해 나선 BJ의 여자친구를 밀치면서 성추행 혐의까지 받기도 했다.


사건 발생 후 구타 당한 BJ와 동료, PC방 업주 일행은 폭행 및 업무방해 등으로 구타에 참가한 남성 집단 모두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J 폭행에 가담했던 인원 중에는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상근 예비역이 포함되어 있다는 글이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고, 또 가해자의 리더급 인물은 현재 아프리카에서 베스트 BJ 1위를 달리고 있는 또 다른 리니지 BJ의 스폰서라고 알려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뉴스] 인터넷게임방송, 수위 지나쳐 폭력으로까지




▲ 피해자는 폭행의 증거로 부서진 안경을 방송에서 보여주었다



아프리카 생방송 중에 이 사건이 발생해 방송이 중단됐기 때문에 해당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시청자를 비롯해서 수십 만 명의 리니지 유저들에게까지 이 사건의 전말이 순식간에 알려지면서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고, 11일 밤에는 또 다른 아프리카 BJ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 시건이 방송되어 거대 포탈의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를 상당 시간 동안이나 "리니지 현피"가 차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둘러싼 게이머들의 여론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데, 가해자를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피해자를 옹호하는 형태가 아니다. 보통 이런 사건의 경우 폭행을 당한 쪽에 여론이 쏠리기 마련이지만, 리니지 커뮤니티 혹은 인벤 기사의 댓글을 볼 때 유저들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BJ 에게도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당 BJ의 책임을 묻는 유저들의 주장은 이러하다. “요즘 시대가 현피가 웬말이냐”며 최근에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번 사건에 대해 성숙한 반응을 표하면서도, "피해자인 BJ가 평소 방송에서 상대편 혈원들에게 심한 비방 및 욕설을 했는데, 그것이 게임상이 아닌 엄연한 생방송이었기에 상대방 혈원들은 공개 모욕을 당한 것이나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는, 일대일의 욕설을 들은 것보다 훨씬 수치스러웠을 것이고 애써 참거나 쉽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이를 참지 못한 가해자들이 광주와 대구라는 먼 거리를 넘어서까지 폭행을 결심한 것이 아니었겠냐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적대 길드(혈맹)에 대한 지나친 상습적 욕설이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깔려 있기에 피해자를 옹호해 줄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 어라? 일반적인 현피 사건과는 사뭇 다른 반응들이다



그간 아프리카를 통해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해왔던 BJ 들중 일부는 취미 생활 이전에 그것을 하나의 직업으로 삼고 있다. 잘나가는 BJ 의 경우 한달 수입이 수백만원을 훌쩍 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일부 BJ 들의 경우, 시청자를 확보하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방송, 내용을 가리지 않는 스폰서 광고 수락 등 불건전한 내용을 가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단적인 예로, 스폰서를 받고 방송도중 끊임없이 스폰서에 대한 광고를 보내주는데, 연 40%를 넘어가는 고금리의 대출 광고라든가, 게임에서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는 현금거래나 캐릭터 육성 광고 등등이 그 자리를 점하고 있다.


미성년자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욕설과 대출과 현금거래로 점철된 광고가 과연 얼마나 정당성을 지닐 수 있을까 ? 아직 사회경험이 미숙하지만 그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이런 방송을 보고, 연 40%가 넘는 고금리의 대출로 현금거래를 하다가 빚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생기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스폰서를 받고 광고를 틀어주는 인기 BJ 들은 당장 눈앞에 월 수십~수백만원의 수입이 오가기 때문에, 그런 걸 따질 겨를이 없이 현금거래, 고금리 대출 광고 등을 계속해서 틀어주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BJ 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언어들을 방송에서 남발해왔던 것이다.


그런 것들을 평소에 보아왔던 터라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게이머들이 일방적으로 옹호하지는 않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자와 적대 길드(혈맹)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강력한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경쟁 BJ 의 스폰서라는 사실도 밝혀졌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눈에는 이번 사건이 단지 게임상의 다툼으로 인해 일어난 현피사건이 아닌, 욕설과 적대 길드와 돈이 얽힌 한편의 막장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 방송에서 욕설과 검은 스폰서 등의 구설수에 올랐었지만 베스트BJ 1위를 달리고 있는 모 리니지 방송 BJ는 20살 초반의 나이에 월 수입 900만원을 벌어 들여 1년 수익만 1억 원에 가깝다고 일간지에 보도됐을 정도이고, 일부 여성 BJ의 경우는 신체가 노출되는 의상과 자극적인 표정으로 방송 몇 시간 만에 수백 만원의 유료아이템을 선물 받았다며 강력한 제재를 부탁한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았었다.


상황이 이 정도니, 아프리카 방송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조금 더 수익을 끌어모으기 위한 BJ들의 위험한 줄타기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쿠키뉴스] “헉~” 인터넷방송 BJ, 월수입 900만원 공개





▲ 국민일보에 보도된 아프리카 리니지 방송 BJ의 한달 수입표





▲ 모 네티즌이 조사한 아프리카 유명 여성 BJ들의 별풍선 수입



사실 리니지 게임 내에서는 그 동안 엔씨소프트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초창기와 달리 게임내 사기나 욕설, 제조 등의 비매너 행위들은 상당부분 근절되었고, 약관과 운영원칙에도 이 부분은 명시되어 있다. 또 이를 본 다른 게임들 역시 비슷한 방식의 약관과 운영원칙을 도입했기 때문에, 현재 게임내에서는 사기나 욕설 등의 행위가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처벌 역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 외적인 플랫폼, 즉 아프리카 개인 방송을 들여다 보면 이러한 과거의 문제점이 그대로 답습 되고 있다. 타 회사의 상업용 게임을 가지고 인터넷 방송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는다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부적절한 방송 내용의 여파가 게임 이미지 훼손은 물론이고, 청소년에게 유해 광고물의 노출, 욕설의 일상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도 하다.


반대로, 그런 인터넷 개인방송은 아직까지 규제가 없는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게임내에서 한 욕설이 아니니, 게임의 약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일견 무리가 있고, 반대로 개인방송 플랫폼 회사가 그런 게임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모든 방송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자는 지난 “인터넷 게임방송, BJ와 스폰서의 부적절한 관계 (링크)”라는 기사를 통해 일부 BJ들이 성인들도 듣기 거북한 욕설과 함께 게임사의 약관에 위배되며 청소년 유해물인 현거래 및 캐릭터 육성 업체들의 스폰서 뿐 아니라 제2금용 대부업체들의 광고들을 청소년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노출 시키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었다.


그 이후, 엔씨소프트와 아프리카는 이런 문제점의 심각성을 인지, 아프리카에 “아이템 중개사이트 및 캐릭터육성대행 홍보 단속 및 제재 안내 (링크)”라는 공지를 올라가게 되었고, 그 이후 19세 이상 설정을 하지 않은 방송에서 해당 방송 행위를 할 경우에는 서비스 이용이 완전히 정지되는 조치를 취했었다.


또한, 청소년 유해 방송 공지가 올라와 음주,흡연,욕설 등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 형성을 저해하거나 청소년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방송은 무조건 19세 이상 방송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추가 조치도 취해졌다.


이러한 조치들로 인해 일부 BJ들은 검은 스폰서와 결별하게 되었지만 아프카에서 방송 내용 자체에 대한 별다른 제재는 없어왔기 때문에 원래 벌어 들이던 엄청난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스폰서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경쟁이 예전보다도 훨씬 더 과열되면서 좀 더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방송을 추구한 결과 금번 한밤의 “현피 사건”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다.





▲ 인터넷 개인 방송, 아프리카의 현 주소



이미 일부 BJ 들은 그동안 검은 스폰서와 깊은 관계를 가져오며 상당한 돈을 벌어오다가, 그런 경로가 차단되자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피해는 일반 시청자, 선량한 게이머, 그리고 게임회사에 그대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인벤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 이번 사건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으며, 다른 한편으로 "욕설, 비방등 일부 BJ 의 인터넷 방송행태가 상당히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판단, 적절한 대책을 강구중에 있다" 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로서도 자사의 게임을 가지고 하는 개인방송에서의 이런 행태가 회사 및 게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러나 이는 게임사 혼자서만 나선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플랫폼 제공자 역시 이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특히나 이런 사건은 메인에 항상 노출되는 베스트 BJ 인 경우가 많기에 실시간 모니터링이 어렵다는 말도 이제는 면죄부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게이머들의 제보나 신고에 좀 더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방송 컨텐츠의 원저작권자와도 수시로 상의할 수 있다면, 그동안 방치되어 왔던 개인방송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훨씬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무려 2010년을 넘어가는 이 시점에,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인터넷 개인방송 때문에 정말 오래간만의 “현피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사건은 결코 나오지 말았어야할 악의 타임머신일 뿐이며, 유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는 일이 없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더욱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올 제 3의 사건으로 으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바로 플랫폼 제공자와 원저작권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다.


두 회사가 머리를 맞단 결과물은, 과거 게임상 욕설 및 사기에 대한 제재 약관을 만들었던 경우처럼, 다른 유사한 컨텐츠 회사들이 인터넷 방송에 대해 대응하는 하나의 표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기회로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더욱 큰 문제로 되돌아와 우리 모두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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