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 완성의 마지막 퍼즐 '라이팅' - 이호성 Sr. Lighting Artist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2개 |



게임을 하다보면 가끔 압도적인 느낌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분위기에 몰입하게 되면 공기의 무게감 마저 느껴질 정도죠. 이런 장면 연출은 게임 개발에서 모든 직군들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역시 궁극의 양념은 '라이팅'입니다. 평범한 것을 범상치 않게 만드는 마법의 소스 같은 역할을 하죠.

2015년 NDC 강단에서 그를 처음봤을때 솔직히 '라이팅 아티스트'라는 개발 직군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한번도 들어본적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10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에도 글로벌 시장을 타겟팅 하는 AAA게임이 나오기 시작했고, '라이팅'이라는 마법의 소스에 하나둘씩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인벤은 현재 옵시디안 엔터테인먼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호성 라이팅 아티스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이호성(Hoya Lee)님은 업계 20년 경력의 시니어 라이팅 아티스트입니다. 영화 업계에서 종사하다 2008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시니어 시네마틱 아티스트를 시작으로 소니, 퀀틱드림, 레디앳던, 넥슨, 하이문 스튜디오를 거쳐 현재 옵시디안 엔터테인먼트에서 '아우터 월드2'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 이호성 라이팅 아티스트 - 커리어의 시작




라이팅 아티스트라는 직무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 개발에서는 어떤 역할이고 왜 중요할까요?
이호성: 라이팅 아티스트는 게임 씬 안에 빛을 설계하고 배치해서, 단순히 예쁜 화면을 만드는 걸 넘어서 게임 플레이 흐름, 감정선, 몰입감, 그리고 시각적 스토리텔링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해요. 예를 들어, 플레이어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감정을 증폭시키거나, 전투나 퀘스트를 더 잘 이해하고 플레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이게 잘못되면? 몰입도도 떨어지고 심하면 게임의 최적화에도 문제가 생겨서 출시가 지연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빛’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게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해요.


오래전 미국으로 건너가 게임 및 영화 업계에 뛰어들게 된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으셨나요?
이호성: 한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그 당시엔 기능적인 설계 위주라 좀 답답했어요. 그러다 3D 디자인과 렌더링이라는 미적이고 창의적인 분야에 매력을 느껴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AU에서 애니메이션 석사를 했죠. 그때부터였어요. ‘세계 최고 스튜디오에서 일해보고 싶다’, ‘나도 저들처럼 세계최고의 작품을을 만들고 싶다.’ 는 ‘꿈’ 을 가졌습니다.



한국인 아티스트로서 초창기 미국의 AAA 게임 스튜디오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며 겪었던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이호성: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언어의 장벽’ 이었어요. 유학기간동안 ‘프렌즈’를 무한 반복보면서 대사를 외우고 배우의 발음을 따라 하며 연습했는데, 이게 정말 효과가 좋았어요. 지금은 동료들이 미국 사람인 줄 알아요(진짜입니다ㅎㅎ).

그리고 또 하나는 문화적 차이였죠. 커리어 초반엔 ‘언어의 장벽’ 때문에 그랬는지 말보다 결과물로 보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게 있어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어떤 의도였는지를’ 말로 정확히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죠. 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성과 논리를 담아야 진짜 설득력 있는 아트가 되니까요. 물론 ‘감’에 의존한 작품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블리자드, 레디앳던, 퀀틱드림(프랑스), 액티비전, 옵시디언 등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최고의 스튜디오들을 경험하셨습니다. 각 회사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독특한 경험이나 교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호성: 진짜 신기했던 게, 미국은 정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모여 있는 나라라 그런지, 회사마다 게임을 만드는 방식이 전혀 달라요. 툴도 다르고, 프로세스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 다른데...

딱 하나, 공통된 게 있어요.

우리가 이 게임을 "왜" 만드는지에 대한 목표가 분명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그 방향성을 유지하려고 모든 팀원들이 노력 한다는 거예요. 라이팅은 그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역할이죠.


하나의 스튜디오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실 때마다, 본인의 역할과 책임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 왔나요?
이호성: 초창기엔 블리자드, 액티비전 같은 큰 회사에서 게임의 일부분만 맡았었어요. 지금은 훨씬 넓은 영역을 다뤄요. 기획 초기 단계부터 디자이너들과 방향을 잡고, R&D를 하고, 라이팅툴을 만들고, 팀원 교육까지... 한마디로 “게임라는 큰 그림을 함께 그려가는” 입장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게임과 영화, 두 산업군을 모두 경험하셨습니다. 라이팅(조명)에 대한 접근 방식이 두 분야에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영화 업계의 경험이 게임 개발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듣고 싶습니다.

이호성: 영화는 관객에게 감정과 스토리의 무드를 전달하는 게 핵심 이라면, 게임은 플레이어의 동선과 시선을 유도하고, 플레이의 흐름을 돕는 기능적 라이팅이 정말 중요합니다.

근데 전 영화에서 익힌 감성적인 조명 기법을 게임에 적용해요. 그래서 비주얼적으로는 영화처럼 인상 깊고, 기능적으로는 플레이를 돕는, 그런 하이브리드 라이팅을 추구하죠.

그래서 저의 라이팅 스타일과 다른 라이팅 아티스트와 다른점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저와 다른 방식으로 하는 라이팅방식이 틀리거나 나쁘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 라이팅 아티스트의 길 "모든 결과물은 '빛’ 위에서 결정된다

수많은 아트 분야 중에서도 '라이팅'이라는 전문 분야에 매료된 이유는 무엇이며, 지금까지 열정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호성: 저도 커리어 초반에는 모델링, 텍스처, 쉐이딩, 라이팅까지 다 하는 제너럴리스트였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느끼게 된 게 있죠. 라이팅은 디지털 아트의 마지막 터치이자, 모든 걸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라는 거예요.

결국 모든 시각적인 결과물이 ‘빛’ 위에서 결정되거든요. 게다가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정, 몰입감, 시선의 흐름까지 조절할 수 있는 게 라이팅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이걸 통해 의도한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짜릿했어요. 그게 지금도 계속 제가 이 일을 하는 원동력이에요.

처음 커리어를 시작하셨을 때와 현재 '아우터월드2'를 개발하시는 시점의 게임 라이팅 기술과 예술적 접근 방식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변했나요?

🕐 벤자민 버튼 :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0년)



🕓 카운터 스트라이크 (2000년)



🕣 The Order 1886 (2015년)



🕧 The Outer World 2



이호성: 2000년대 초반에 제가 참여했던 영화들, 예를 들어 벤자민 버튼, 캐리비안의 해적같은 디지털 영상기술은 이미 놀라웠죠. 진짜 사람 같은 CG를 만들던 시절이에요. 하지만 당시 게임 업계의 기술력은 많이 열악했죠. 그땐 게임에서 ‘라이팅 아티스트’라는 역할조차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게임 엔진이 영화 기술을 따라잡은 걸 넘어서, 오히려 앞서 나가고 있어요. 제가 2015년 NDC에서 “곧 영화와 게임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했는데, 지금 그게 현실이 된 거죠. 그래서 지금의 게임 라이팅은 기술, 아트, 감성, 최적화까지 다 챙겨야 하는 총체적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The Mandalorian' 촬영 화면- 언리얼 엔진은 동기화된 PC 4 대에 실행되며 LED 벽의 픽셀을 실시간으로 제어, 동시에 언리얼 개발자 3 명은 벽에 디스플레이되는 버추얼 신, 라이팅 그리고 이펙트를 한번에 다뤘다.


시니어 라이팅 아티스트로서 단순히 기술적인 숙련도를 넘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호성: 단연코 self-driven problem solving, 즉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나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기술적인 문제, 디자인 이슈, 최적화 문제 등 정말 다양한 벽에 부딪혀요. 그때마다 시니어 라이팅 아티스트라면 스스로 판단하고, 팀을 이끌어가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능력이 정말 중요해요.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탄탄한 라이팅 기술과 미적 감각은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라이팅 아티스트로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프로젝트와 가장 자랑스럽거나 성취감이 컸던 프로젝트를 하나씩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이호성: 가장 도전적이었던 건 ‘벤자민 버튼: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어요. 그땐 디지털 액터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었는데,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넘기 위해 모든 장면을 극도로 세밀하게 작업해야 했거든요.

그만큼 압박도 컸고,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그래서일까요. 지금도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한 작업은 단연 ‘벤자민 버튼’이에요. 물론 지금은 디지털 휴먼이 워낙 흔해졌지만, 그때는 정말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는 느낌이었어요.


한국에서도 AAA급 프로젝트가 많은데 라이팅 쪽은 다른 개발 파트(아트, 프로그램, 서버 등)에 비해 관심도가 좀 덜한 것 같습니다. 이유는 무엇이고 왜 라이팅에 개발사가 더 관심을 가져야하는지 알려주세요.
이호성: 아직 한국에서는 AAA 게임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미국은 20년 이상 AAA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전문 라이팅 아티스트들이 계속 배출되고, 이제는 라이팅 커뮤니티를 이루고, 지금까지 엄청난 노하우와 기술이 쌓였어요.

반면 한국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라이팅 교육이나 인재 양성이 거의 없다시피하죠. 하지만 앞으로 AAA 게임을 제대로 만들려면, 라이팅에 대한 인식이 더 넓어지고 전문 인력이 더 많아져야 할 거예요.

게임에서 라이팅은 게임 전체의 퀄러티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분야 거든요.


저는 라이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영화나 게임을 하면서 인상 깊은 장면을 되돌아 보면 빛의 구도가 확실히 달라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검은신화 오공'에서도 느꼈고 최근 케이팝 데몬헌터스도 그랬던것 같습니다. 아티스트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호성: 사실 많은 분들이 중국 게임을 좀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10년 전부터 중국 대형 게임사들과 라이팅 관련 세미나, 컨설팅을 계속해 왔는데요, 그들의 투자 규모나 인재 육성 속도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그때부터 "중국이 머지않아 한국과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실제로 검은 신화: 오공을 보면, 그 예감이 맞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미국 AAA 개발자 입장에서도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언리얼 라이팅 캠프 - "실무형 인재를 키운다"




'라이팅 아티스트'의 역할에 대해 업계 외부 사람들이나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흔히 가지는 오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호성: 진짜 많은 분들이 라이팅이라고 하면 인테리어 조명처럼 전구 달고 밝기 조절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세요. 하지만 라이팅 아티스트가 하는 일은 그보다 훨씬 더 깊고 복잡합니다.

제가 수업할 때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실력 있는 라이팅 아티스트는 B급 게임도 AAA급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지만, 실력 없는 아티스트는 AAA급 게임도 C급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이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진짜 현실이에요. 그만큼 게임의 비주얼 퀄리티를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역할이 바로 라이팅이니까요.


전문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언리얼 라이팅 캠프'라는 강좌 프로그램을 하고 계신데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호성: 사실 그동안 몇몇 대학교에서 강의했지만, 현실은 대학에서 졸업한다고 해도 실무에 바로 투입될 인재가 거의 없어요. 개발사에서 “라이팅 아티스트 추천 좀 해주세요”라는 연락을 종종 받는데, 딱히 소개할 사람이 없을 정도죠.

그래서 "그럼 우리가 직접 실무형 인재를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미국의 실력 있는 한국인 개발자 분들과 함께 Realtimelighting.net 이라는 버추얼 게임 교육 기관을 만들게 됐어요.

목표는 간단해요. 졸업하자마자 AAA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의 아티스트를 키우는 것. 기초부터 현장 중심의 심화 과정까지 직접 함께 작업하면서 배우는 실전 중심 교육이에요


졸업생 영상을 잠깐 봤는데 얼핏 봐도 퀄리티가 엄청나 보이는데요. 강사진이나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호성: 홈페이지에 올라간 졸업생 작품들은 9주간 저와 함께한 “어드벤스 라이팅 수업” 결과물들이에요. 이번 캠프부터는 좀 더 깊게 들어가요. 함께하는 강사진은: 박태하 (Taeha Park) – 토론토 Ubisoft 라이팅 리드, 임한수 (Hansoo Lim) – 미국 Respawn 엔터테인먼트 시니어 라이팅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오픈월드, Sci-Fi, FPS 등 다양한 장르를 직접 언리얼에서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며 배우게 될 거예요. 또 하나 중요한 건, 모든 학생이 동일한 수준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준비하는 사전 기초 과정을 마쳤거나 실무 경험이 있는 분들은 사전 인터뷰 후 바로 심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했어요.


졸업생들 중 해외 개발사로 이직해 커리어를 쌓고 있는 학생이 있나요?
이호성: 아직은 해외로 진출한 졸업생은 없어요. 실력 문제라기보다는, 언어 장벽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만간 100% 영어 기반의 해외 취업용 클래스도 준비하고 있어요. ‘해외 취업을 목표로 한 라이팅 어프렌티스 과정’이죠. 언어와 실무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요.


언리얼 라이팅 캠프 커리큘럼을 보면 언뜻 봐도 진입 레벨이 높아 보이는데 어떤 분들이 참여하면 좋을까요?


이호성: 맞습니다. 이 캠프는 현업에 계신 분들이나 진지하게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설계된 어드벤스 과정이에요. 다만, 기초가 부족해도 의지가 있는 분들을 위해 사전 준비 과정인 ‘프리리퀴짓 과정(Prerequisite)’도 마련하고 있어요.

이 과정은 현재 한국의 실무자들이 강사로 함께하며, 실전 중심 커리큘럼으로 준비 중입니다. 추후에 상세 커리큘럼도 공개할 예정이에요!



[▲8월 13일(수요일) pm 22:00 유비소프트 토론토 박태하 리드님과 '33원정대' 라이팅 리뷰가 진행된다]


☞언리얼 라이팅 캠프 사이트 바로가기


■ 게임 라이팅은 기술, 아트, 감성, 최적화까지 다 챙겨야 하는 '총체적 크리에이티브'




커리어 여정에서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멘토나 동료가 있었나요? 그분들을 통해 무엇을 배우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호성: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들은 바로 제가 함께 일했던 상사들이었어요.

-ILM의 'John Knoll (비주얼 이펙트 슈퍼바이저)'
-디지털 도메인의 'Eric Barba'
-콜오브듀티의 'Dave Blizard'
-데스티니2의 'Mike Poe'

이분들과 수많은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기술보다 더 중요한, ‘스스로의 판단능력과 문제의 해결능력’을 배웠어요. 이건 책이나 강의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이 귀중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큽니다.


시니어 아티스트로서 주니어 아티스트들을 이끌고 멘토링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호성: 솔직히 말하면... 주니어 아티스트랑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항상 불안해요. “이 친구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실수하면 내가 다 떠안아야 하나?”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이 친구가 팀원으로, 나아가 시니어로 성장하고 어느 날 제게 와서 “제가 이렇게 된 건 호야님 덕분이에요.” 라고 말해줄 때...

그 땐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뿌듯해요. 그 순간이, 이 일을 제가 계속하게 해주는 진짜 이유인 것 같아요.


해외 AAA 게임 업계 취업을 꿈꾸는 한국의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언을 하나 해주신다면 무엇일까요?
이호성: 25년 전, 맨몸으로 미국 땅을 밟았을 때 두려움도 있었지만 "꿈과 희망"이 더 컸어요. 물론 그 사이 정말 말 못할 고생도 많았죠.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해낼 거야.” 그 믿음 하나가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 같아요. 그래서 꼭 말해주고 싶어요.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어떤 상황이든 간에,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됩니다.


최고의 스튜디오에 있는 리크루터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라이팅 아티스트 지망생들은 포트폴리오의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해야 할까요?
이호성: 첫 번째, 리얼타임 엔진 기반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요. 즉, 언리얼에서 직접 구현한 실제 플레이 가능한 씬이 들어있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출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게임에 참여했는지만 봐도 역량이 드러나지만 신입은 그걸 증명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실제 엔진에서 구현된 플레이 씬은 “아, 이 사람은 엔진 이해도와 실력이 있구나.” 라는 걸 확실히 보여줄 수 있어요.


앞으로 5년, 10년 뒤 아티스트로서 혹은 개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이호성: 예전엔 “영화와 게임의 경계가 무너질 거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이제는 그 다음입니다. AI와 툴의 발전으로, 1인 개발자나 소규모 팀이 AAA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곧 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지금 몇몇 개발자들과 함께 인디 게임 및 영상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에요. 우리만의 IP로, 우리만의 색깔로 세상을 놀라게 할 멋진 프로젝트 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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