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스컴 개막에 앞서 개최되는 개발자 컨퍼런스 데브컴(Devcom)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 데브컴은 '커뮤니티, 추억, 비즈니스'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개발자들에게 단순한 강연을 넘어선 경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특히 최근 게임 업계의 화두인 AI를 비롯해 여러 주요 이슈들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기대됩니다.
데브컴 2025가 어떤 비전으로 준비되었는지, 그리고 업계의 주요 도전 과제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기 위해 데브컴의 수장 슈테판 라이차르트(Stephan Reichart) CEO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게임 산업의 핵심은 경제가 아닌 창의성"이라고 강조하며, 데브컴이 창작자들을 위한 안전하고 영감 가득한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데브컴(Devcom) 개발자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있으며 Game Events GmbH의 상무이사인 '슈테판 라이차르트(Stephan Reichart)'입니다. 저는 게임 디자이너로 게임업계에 입문했으며, 오랫동안 게임 업계에서 개발자, 퍼블리셔, 그리고 신규 인재들을 연결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플랫폼을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도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고, 지식을 교환하고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늘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가 시간에는 게임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Q. 올해 데브컴의 핵심 테마와 슬로건은 무엇인가요?
= 올해 데브컴의 테마는 단순히 하나의 슬로건이나 콘셉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커뮤니티를 찾고, 추억을 만들고, 비즈니스를 하라(Find a community, make memories, and do business)'는 신념 아래, 모든 참관객들이 환영받고 생산적이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 목소리로부터 배우고, 게임 업계를 발전시키는 창의적인 작업을 장려하는 것이 데브컴이 추구하는 바입니다. 저희는 수년간 '컨퍼런스 그 이상'을 목표로 해오고 있으며, 데브컴과 게임스컴에 대한 저희의 비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서 매년 이벤트가 성장하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올해의 테마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세션이나 프로그램을 몇 가지 소개해 줄 수 있나요?
= 메인 키노트 무대에서 진행되는 GSC 게임월드의 '스토커 2(S.T.A.L.K.E.R. 2)' 포스트모템은 저희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로 손꼽히는 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상황 속에서 발휘된 개발팀의 회복 탄력성, 창의성, 그리고 협업에 대한 진솔한 성찰을 엿볼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또 다른 세션은 바로 '유튜브 제국이 어떻게 인디 게임의 황금기를 만들었나(Viva La Game Dev: How a YouTube Empire Became Indie Game Gold)'입니다. 인기 유튜브 채널 '비바 라 더트 리그(Viva La Dirt League)' 팀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게임 개발 분야에 뛰어드는 흥미로운 여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에이전틱 AI 시대의 게임(Gaming in the Era of Agentic AI)' 패널에는 한국의 크래프톤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총괄인 토마스 코(Thomas Ko)도 참여할 예정이에요.
Q. 이번 데브컴을 통해 참가자들이 꼭 얻어갔으면 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 고문이 '어떻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냐'는 질문에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고 답했던 유명한 일화를 잘 아실 겁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게임 업계는 이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 수익과 매출에만 지나치게 몰두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환상적이고 창의적인 팀, 그리고 자신만의 비전을 실현하려는 과감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문제는 창의성이야, 바보야!(It’s creativity, stupid!)"가 되어야 합니다.
저희는 창작자들을 위한 최고의 행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참가자들이 훌륭한 연사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동시에 우리 업계의 진정한 핵심은 바로 '그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자신감을 되찾아 가길 바랍니다.

Q.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컨퍼런스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운영 방식이나 구성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2024년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데브컴 인디 어워드'를 확장해, 올해는 새로운 '데브컴 어워드'를 월요일 키노트 무대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한, '리더십 서밋'도 계속 이어가며, 이는 2월 리스본에서 열렸던 메인 서밋을 비롯해 주요 산업 행사에서 진행되는 리더십 디너와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 이벤트 시리즈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데브컴은 이틀 행사로 막을 내리지 않습니다. 게임스컴 비즈니스 데이 기간에도 별도의 부스를 운영하여, 참가자와 파트너들이 계속 교류하고 자신들의 프로젝트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Q. 2025년 현재, 게임 개발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진단하나요?
= 최근 진행된 데브컴 연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개발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입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이를 가장 큰 도전 과제로 꼽았습니다. 그 외에도 시장 포화와 개발 비용 상승을 힘든 요소로 지목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발팀의 규모와 관계없이 영향을 미치며, 펀딩, 개발, 마케팅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모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Q. 구조조정, 번아웃, 크런치 등 게임 개발자들의 겪는 문제가 여럿 있는데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데브컴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데브컴은 전문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도 나눌 수 있는 장소입니다. 우리는 웰빙, 팀 문화, 리더십, 지속 가능한 개발 관행에 대한 세션들을 제공합니다. 저희 프로그램 팀은 스튜디오 및 커뮤니티와 긴밀히 협력하여 이러한 주제들이 부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벤트에 온전히 통합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올해 단연 최대 화두는 AI입니다. AI가 게임 개발 생태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다고 보나요?
= AI는 이미 게임 제작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스튜디오의 경우, AI를 활용해 반복적인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거나 창의적인 옵션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단순히 가져다 쓰는 솔루션이 아닙니다. 워크플로와 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통합해야 합니다. 저희 목표는 업계가 AI를 '과대광고'가 아닌 '정보에 기반하여' 신중하게 활용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Q. 생성형 AI가 인디 팀부터 AAA급 스튜디오까지,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반대로, 일자리 문제나 저작권, 윤리적 문제 등 AI 기술 도입에 따라 산업이 함께 고민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일까요?
= 가장 큰 기회는 바로 진입 장벽의 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소규모 팀도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빠른 프로토타입 제작이나 임시 에셋 생성부터, 이전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했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까지 가능해집니다.
동시에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도 있습니다. 고용 안정성, 저작권, 그리고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알 수 없는 불투명성 같은 것들이죠. 또한 AI 콘텐츠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창의성과 독창성이 떨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Q. 올해 데브컴에서는 AI의 기회와 도전에 대한 논의를 어떻게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나요?
= 데브컴에는 AI만을 위한 전용 세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실제 사례 연구부터 도구 분석, 윤리적 고려 사항까지 AI의 다양한 측면을 들여다보고 점검합니다.
예를 들어, 토미 톰슨(Tommy Thompson)의 '2025년 게임 업계, AI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A Hype-Free Assessment of AI in the 2025 Games Industry)' 같은 세션과 함께,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주는 실용적인 강연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Q. 데브컴이 추구하는 장기적인 발전 방향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 저희의 목표는 데브컴을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자 컨퍼런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및 지역 프로그램을 통해 연중 내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게임스컴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여 두 브랜드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전 세계로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Q. 데브컴에 처음 참가하는 개발자들에게, 컨퍼런스를 200%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준다면 무엇일까요?
= 미리 계획을 세우세요. 저희 세션과 프로그램은 방대하기 때문에, 자신의 목표에 가장 관련성 높은 것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하고 강연자, 참석자들과 교류하는 것을 망설이지 마세요. 데브컴 앱을 활용하고 네트워킹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 데브컴은 커뮤니티입니다. 최고의 연결은 세션 중간이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 이뤄지곤 하죠.

Q. 마지막으로 전 세계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 "문제는 경제가 아니야, 바보야. 창의성이야!" (It's NOT the economy, stupid — it's creativ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