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2025] '오구와 비밀의 숲'으로 돌아보는 IP 홀더와의 협업

게임뉴스 | 양영석 기자 |


▲ 싱크홀 스튜디오 권중규 대표

BIC2025에 앞서 개최된 '부산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에서 싱크홀 스튜디오의 권중규 대표가 캐릭터 IP 작가와 협력해 인디 게임을 개발한 과정과 경험을 'IP 홀더와 함께한 인디게임 개발기'라는 강연으로 소개했다. 강연에서 권 대표는 소규모 개발사의 새로운 도전과 성공 사례를 언급하면서, 향후 계획과 함께 IP 를 도입하여 개발하는 장단점에 대해 공유했다.

싱크홀 스튜디오는 두 명의 개발자로 구성된 작은 팀이었지만, 빠른 개발 속도와 문제 해결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게임의 모객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그러던 중, 권중규 대표는 이모티콘 캐릭터 '아기 오구'를 만든 문랩스튜디오의 문종범 대표와 인연이 닿았다. 문종범 대표는 이모티콘 IP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더 깊이 있는 콘텐츠가 필요했고, 싱크홀 스튜디오는 대중성을 확보할 방법이 절실했기에 서로의 필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협업을 모색하게 된 셈이다.



▲ 자연스럽게 협업이 진행됐다. 졸업이후 접점이 거의 없는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했다고.

협업의 첫 단계는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는 과정이었다. 문종범 작가는 어린 시절 좋아했던 '포켓몬' 같은 2D 어드벤처 게임에 벌레를 잡으며 놀았던 경험을 담고 싶어 했다. 반면 권중규 대표는 다양한 설정집을 읽고 미국 애니메이션처럼 얼토당토않은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선호했다. 이러한 상반된 취향은 '오구와 비밀의 숲'의 세계관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두 사람은 협업 기간 동안 다양한 관계를 오갔다. 때로는 개발자인 권 대표가 서비스 제공자가 되고, 작가인 문 대표가 클라이언트가 되기도 했다. 때로는 서로 디렉터와 아트 담당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소통했고, 때로는 친구로서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특히, 이모티콘 제작 전문가인 문종범 작가는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 제작에 특화된 장점을 보여줬다. 작가는 방대한 양의 2D 에셋을 빠른 시간 안에 제작해냈고, 덕분에 권 대표는 맵을 구상하고 퍼즐과 전투 시스템을 기획하는 핵심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개발 과정 자체가 즐거웠기에 3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 에셋 작업이 빨라서 핵심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개발 막바지에는 텀블벅 펀딩을 진행하며 첫선을 보였다. 펀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펀딩을 통해 얻은 관심은 얼리 액세스 모객에 이어 차후 분기 단위로 업데이트를 선보이는 계획으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오구와 비밀의 숲'은 총 297개의 맵과 6개의 지역으로 구성되어 정식 출시를 할 수 있었다.

권 대표는 개발 후 여러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모티콘 팬과 게임 유저의 성향이 달라 캐주얼함과 장르적 깊이가 공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2D 어드벤처 장르의 시장 자체가 매니악한 유저들이 대부분인 작은 시장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대표는 첫 협업 작품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고 회고했다.

'오구와 비밀의 숲' 이후, 권 대표는 차기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색하던 중 출장길에 들른 목욕탕에서 영감을 얻었다. "목욕탕 게임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복실복실 온천'이라는 게임으로 이어졌다. 또한 'Rusty's Retirement'의 방치 플레이에 영감을 받았다고 같이 소개하면서 꾸준히 언급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복실복실 온천'은 스팀 넥스트 페스트(Steam Next Fest)에 데모로 선정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여름 컨셉의 DLC를 출시하며 1,100개가 넘는 리뷰를 받으며 순항했다. 권 대표는 복실복실온천이 '오구와 비밀의 숲'에서 느꼈던 아쉬운 점들이 많이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와 게임 메커니즘이 잘 맞아떨어져 게임의 장점을 더욱 부각할 수 있었던 셈이다. 현재 싱크홀 스튜디오는 '오구와 비밀의 숲' 겨울 크리스마스 DLC와 함께, 전략 카드게임 '럭키 히어로즈'도 준비중이다.

마지막으로, 권 대표는 이미 존재하는 IP를 활용하는 것이 리스크가 커진 시대에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시너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P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를 벗어난 도전적인 시도는 결국 신규 게임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게 되며, 팬들이 기대와 다른 게임을 마주할 수도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 차기작이었던 '복실복실온천'도 좋은 성과를 보았다고 한다.



▲ IP홀더의 노력도 중요하고, 장단점도 있지만 협업 자체의 재미도 매우 중요하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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