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혼자서 하는 TRPG 감성,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댓글: 3개 |



얼라이언스 아츠(Unknown X)가 개발하고,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CLE)가 퍼블리싱하는 동방 프로젝트 공인 2차 창작 RPG,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가 오는 9월 1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는 예약 판매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 행보도 이어지고 있죠.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게임 북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정통적인 TRPG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홍마관의 식구들(파츄리, 레밀리아, 플랑드르, 사쿠야)이 우연히 발견한 게임북을 함께 플레이한다는 설정으로, 플레이어는 레이무를 조작해 사라져 버린 마리사의 행방을 찾아 책 속을 탐색하게 되죠.

지난 8월 도쿄에서 진행된 CLE의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 함께 TRPG를 즐기는 느낌을 전달하는 홍마관 식구들

게임은 설정과 마찬가지로 홍마관의 식구들이 우연히 게임북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각 캐릭터들의 대사를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 4명의 캐릭터는 게임 플레이 내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내레이터의 목소리가 게임 마스터의 역할을 하고, 네 명의 캐릭터들이 레이무의 말을 조작해 테이블탑 게임을 진행한다는 콘셉트를 짜임새 있게 구성했습니다.

물론, 플레이어 자신도 이 게임에 직접 참가한 사람입니다. 4명의 캐릭터들은 특정 선택이 필요한 구간(예를 들면, 레벨업 시 어떤 혜택을 고를 것인지 등)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의견을 내며, 어떤 의견을 선택하는지는 플레이어의 손에 달려 있죠.

이러한 설정만 이해하고 나면, 나머지 게임플레이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내레이터가 알려주는 게임 상황에 맞춰, 이 문을 열어볼지, 계단을 타고 다음 층으로 올라갈지 등을 선택하며 마치 혼자서 TRPG를 즐기듯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 선택지를 하나씩 골라가며, 전형적인 테이블탑 RPG 느낌을 잘 보여줍니다



▲ 전투는 당연히 주사위로 해야 제맛

물론, TRPG 답게 전투도 주사위를 이용해 진행합니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인 주사위 외에도 탐험이나 레벨업 등을 통해 새로운 주사위를 얻을 수 있으며, 각 주사위들은 나올 수 있는 수치가 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6면이 모두 높은 숫자지만 사용 횟수가 좀 더 적을 수 있고, 확률이 비교적 낮지만 고점이 특출나게 높은 주사위 등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본 주사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상대방에 따라 신중하게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전투 뿐 아니라 의사 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봉인된 문을 강제로 열거나 할 때에도 주사위를 이용하게 되죠. 화면 오른편에는 주사위 값에 따라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알려주는 UI가 존재하고, 언제나 높은 숫자만 나오는 것도 좋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문의 봉인을 푸는 데 너무 숫자가 높게 나올 경우 일정 수준의 체력이 깎일 수도 있으니까요.



▲ 늘 높은 숫자가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머리를 잘 써야 하죠

마리사가 사라진 책 속의 세계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언제나 나아가는 길이 열려 있지도 않고, 다음 구역으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을 만족한 뒤 이전에 왔던 곳을 탐사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서관 모양을 한 거대한 퍼즐을 풀어나간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게임북을 플레이하는 홍마관의 식구들은 저마다 특정 상황에서 짤막한 대사를 치기도 하는데, 잘 찾아 보면 다음 퍼즐을 풀기 위한 실마리를 알게 될 수도 있거든요. 이처럼 게임은 가상의 플레이어와 함께 TRPG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책 속은 꽤 복잡하며, 홍마관 식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모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 속 레이무는 체력(HP)과 치트 포인트(CP)라는 수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체력은 말 그대로 모두 소진될 경우 모험이 끝나며, 플레이 도중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과 주사위 숫자에 따라 언제든 잃고 회복할 수 있습니다. CP는 일종의 특수 능력으로, 해당 포인트를 소모해야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제공되죠. 이 또한 포인트가 모자랄 경우 선택지를 고를 수 없게 되므로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30여 분 정도 제공된 시연 동안 많은 구간을 플레이할 수는 없었지만,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는 자신이 추구한 'TRPG를 플레이하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는 성공한 모습입니다. 다만, 대사 지문이 등장하거나 선택지를 선택하는 등 모든 상호작용의 속도가 다소 느린 편이라, 빠릿빠릿한 전개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조금 답답함을 줄 수 있습니다.

동방 프로젝트의 팬이라면 세계관 속 주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팬이 아닌 TRPG 팬이라도 손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은 높은 편입니다.

주사위와 운을 통해 헤쳐나가는 모험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이머라면, 친구들 모을 필요 없이 느긋하게 앉아 TRPG를 즐기고 싶다면, '허풍쟁이 산의 마리사'를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 친구가 없어도 되는 TRPG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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