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짜 전장이란 이런 것? 전략의 가능성을 보다! KUF2 부대 전투!

리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19개 |
'전쟁은, 겪어보지 않은 자들에게는 유쾌한 일이다.'

중세 네덜란드의 주교이자 인문주의자였던 에라스무스는 전쟁이 가져올 수 있는 참상과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이 말을 던졌지만, 역설적으로 국가와 사회의 보호 아래 전쟁에서 멀어져버린 현대인들에게 게임으로서의 전쟁은 그야말로 최고로 매력적인 놀이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이 탄생한 이래 가장 많이 되풀이되는 주제가 사랑이듯, 게임은 언제나 다양한 종류의 전투와 전쟁을 나름의 방식으로 표현해왔습니다. 장기가 중국의 초한지를 배경으로 한다면 체스는 중세의 전쟁을 다루고 있으며 바둑도 결국 흑백의 영역 싸움입니다.


전통의 게임들이 전쟁을 간단한 도구와 규칙으로 표현했다면, 컴퓨터 게임은 좀 더 직접적으로 모니터 너머에 전장을 구현하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과거에는 기술상의 이유로 영웅들의 전투나 소규모 전투를 표현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진짜 현실처럼 느껴지는 전쟁을 구현한 영화같은 게임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1차 클로즈베타를 진행중인 '킹덤언더파이어 2' 역시 중세 전장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특히 혼자 전장에 뛰어들어 군대를 격파하는 나홀로 전투가 아니라, 영웅을 호위하고 지원하는 부대가 함께 성장하고 활약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영웅의 액션과 부대의 전략이 함께 공존하는 게임, 킹덤언더파이어 2. 실제 수백명 이상의 NPC 부대들이 격돌하는 전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킹덤언더파이어2의 부대 전투가 게임 내에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부대와 영웅을 어떻게 한꺼번에 움직여? 복잡하지 않을까?


게임을 직접 해보지 않은 이상, 가장 먼저 궁금해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바로 조작과 인터페이스입니다. 동영상에서 선보이던 멋진 군대 단위의 전투를 손이 느린 나도 해볼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 킹덤언더파이어 2를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웅만 조작할 때에는 기존에 등장했던 논타겟 형태의 MORPG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2개의 부대를 이끌고 다니는 15레벨이 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탭(tab)키를 활용한 부대 조작을 활용하면서 킹덤언더파이어 2의 특징이 확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 15레벨 전에는 그냥 평범한 MORPG와 비슷한 조작 방식 ]



전투 중에 탭 키를 누르면 MORPG의 시점이 공중 위로 올라가면서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부대의 이동과 공격, 스킬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영웅이나 부대는 조작 상태에 따라 게이머가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으로 전투를 수행합니다.


킹덤언더파이어 2의 부대 조작과 영웅 조작은 별개로 놓고 보면 어려운 형태도 아니고, MORPG와 RTS에 익숙하다면 별다른 설명없이도 몇분 안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그러나 두개를 합쳐놓다보니 두 장르 중 어느 하나라도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들은 조작이 바뀌는 순간 당황하거나 복잡하다고 느끼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조작 자체는 상당히 쉬운 편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몇번만 해보면 의외로 금방 적응할 수 있고, 조언이나 튜토리얼이 있다면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정작 조작이 어렵다고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은 영웅 및 부대의 인공지능과 조작을 활용하는 방식.


물론 부대의 인공지능이 너무 뛰어날 경우 콘솔 게임과 달리 밸런스나 오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게이머가 조종하는 영웅들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NPC와의 전투가 너무 쉬워지기 때문에 오프라인 게임과 달리 일정 부분 제약을 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부대 전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공홈 'DEXTER'님의 그린데일 영상 중 일부 ]




그러나 적들에게 둘러쌓인 상황에서 부대 조작으로 넘어갈 경우 잘 싸우던 영웅이 공격을 멈추거나 체력이 낮은 영웅이 NPC들에게 쓰러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대처나 반응이 느린 편이고, 아군의 부대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공격과 수비 등 기본적인 인공지능을 정해줄 수 있지만 그다지 유용하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현재 CBT의 인공지능은 내버려둘 경우 전투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투가 어렵거나 파티의 인원이 많아질수록 게이머가 신경써줘야 할 것이 늘어나고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인공지능으로도 기본적인 활용은 되지만 신경을 써줄 경우 더욱 유용해지는 방식으로 부대 활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복적으로 탭 키를 누르며 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조작을 해줘야 하는 전투는 킹덤언더파이어 2의 최대 특징이자 장점이지만, 반대로 RTS 형태의 전투나 멀티 태스킹에 익숙하지 못한 게이머들의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난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 10레벨에 얻는 것은 호위대 하나뿐. 부대는 최대 3개까지 보유! ]





- 진짜 중세 전장의 느낌 그대로, 호평 일색의 미션!


현재 CBT를 체험해본 게이머들이 대부분 칭찬하고 있는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실제 전장의 느낌을 전해주는 미션입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컷씬과 상황에 맞게 등장하는 특수 부대들의 격돌, 그리고 게이머의 분신인 영웅의 활약까지, 킹덤언더파이어 2의 미션들은 영화같은 전장의 매력을 전해주기에 충분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몇백명의 전쟁을 구현했다고 하는 대다수의 온라인 게임들도 직접 해보면 그냥 모이기만 했을 뿐 결국 파티가 끝입니다. 파티가 좀 많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이상의 느낌을 받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모이면 모일수록 전투는 한방 싸움으로 흘러가며 전략의 재미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영웅의 액션과 부대의 활용이 함께하는 킹덤언더파이어 2는 중세 전장의 전투라는 목표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군 포병이 성문을 두드리는 오우거들에게 성벽 위에서 포격을 날리거나, 적 궁병대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격하는 아군 기병대의 모습을 보면 진짜 중세 시대의 전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 중세의 전쟁 영화처럼 적진에 돌격하는 아군 기병대의 모습 ]



결국 우루루 몰려가 한꺼번에 공격하거나 원거리에서 공격을 한곳에 집중하는 전략이 전부였던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과 달리, 아군이 보유한 병력의 구성이나 영웅들의 특징에 따라 좀 더 다양한 전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특히 미션 임무를 수행할 때 시기적절하게 등장해 아군을 도와주거나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특기를 활용해 전투를 돕는 NPC 부대들의 등장은 킹덤언더파이어 2가 추구하는 중세 전장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등장하는 컷씬도 미션의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게이머가 조종하는 영웅들의 활약이 주가 되는 것은 여전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병력들이 자신들의 능력에 맞춰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실제 중세의 전장에 뛰어든 듯한 쾌감을 줍니다. 영화같은 미션의 구성과 함께, 다양한 병력의 상성을 잘 보여주는 전장은 분명 킹덤언더파이어 2만의 장점입니다. (그래도 빠르게 넘기는 기능은 있어야...)








- 액션과 전략의 조화! 가능성은 남아있으나 가야할 길이 멀다.


다양한 콤보나 멋진 기술을 활용한 영웅의 액션은 MORPG 못지않은 호쾌한 전투가 가능합니다. 특히 킹덤언더파이어2에서는 한번에 다수의 적들과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기술 한방에 수십마리의 적들이 날아가는 호쾌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웅의 기술과 장비가 갖춰지고 레벨이 올라갈수록, 아군을 지원하는 부대의 성능이 약해지고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해지는 부분은 아쉽습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부대만으로 공략이 가능한 RTS 형태는 지양한다는 언급이 있었지만 현재는 영웅의 액션에 가려 부대의 전략이 들러리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영웅의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전투에 집중하다보면 부대가 아무것도 못한채 쓰러지고, 반대로 부대의 활용에 집중하자니 부족한 인공지능으로 영웅이 두드려맞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결국 레벨이 오르면 미션을 공략하기 위해서 아군 부대의 활용을 최소화하고 영웅의 액션에 집중하는 형태로만 플레이하게 됩니다.


영웅의 강력함에 비해 아군 부대의 위력이나 특징은 전략적인 면을 살리기에 부족하다보니 가끔 범위 마법이나 체력을 회복하는 마법 정도만 사용해주고 영웅으로 체력 회복해가며 싸우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결국 아군 부대의 전략적인 활용이 끼어들 여지가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강력한 몬스터, 예컨대 파티 미션의 보스 몬스터 등을 처리할 때 영웅이 체력을 회복할 동안 아군 부대를 미끼로 쓰는 것과 간헐적인 마법 지원 외에 부대의 공격이 딱히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만 봐도 부대의 효용성에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가야할 길이 멀다.' 앞서 언급했었던 다양한 상성이나 부대의 활용은 게임속에 이미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아직 1차 CBT인 만큼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다만 게이머들을 설득해 킹덤언더파이어 2로 끌어들일만큼 액션과 전략이 결합하는 지점을 찾아내 게임의 재미로 연결하는 것이 킹덤언더파이어 2에 남아있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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