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매니저 온라인, 대중성에 초점 맞췄다" SI 스튜디오 개발자 인터뷰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18개 |
세계 3대 중독성 게임이자 '게임을 가장한 마약'이라는 별칭까지 보유한 풋볼매니저(FM)의 온라인 버전, '풋볼매니저 온라인(FMO)'이 지난 22일 첫 CBT를 시작했다.

기존 'FM'이 보유하고 있던 코어 콘텐츠를 온라인이라는 특성에 맞춰 직관적으로 수정하고, 타 유저와의 경쟁을 통해 자신만의 구단을 운영하는 재미를 간편하게 구현한 'FMO'. 하지만, 코어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과 함께, 여전히 어렵다는 캐주얼 유저들의 피드백이 공존하고 있기에 오늘도 개발자들은 그 접합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마다하지 않는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스포츠 인터랙티브 'FMO' 개발 팀에 속한 마크 더피(Marc Duffy) PM과 롭 쿠퍼(Rob Cooper) 프로그래머다. 현지화와 서버를 담당하는 한국의 KTH와 손을 잡고, 그들이 공유하는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욱 완벽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FMO'의 현재와 다가오는 비전을 물었다.



[ ▲ 좌 - '마크 더피' PM, 우 - '롭 쿠퍼' 프로그래머 ]







지난 1, 2차 테크니컬 테스트와, 이번에 진행 중인 1차 CBT를 종합해서 한국 유저에게 주로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


가장 많은 의견은 한글화에 관련한 것이었다. 일부 PC에서 완벽한 한글 지원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받은 내용이고, 그 외 선수 영입 시스템과 관련한 피드백과 대회 관련 콘텐츠 부재에 관한 의견도 있었다.

대회 관련한 콘텐츠는 현재 준비중이긴 하나 아직 공개되진 않은 것이다. 테스트를 더 진행한 후, 만족할 만한 유저 데이터가 쌓이고 나면, 이를 분석한 후 최대한 많이 반영할 생각이니 앞으로도 꾸준한 피드백을 부탁한다.




'FMO'의 영입 시스템이 원작과 너무 다른 것 같다. 기존 팬들이 가장 반발하는 요소도 이 부분인데, 원작의 느낌을 버리면서까지 영입 시스템을 수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현재의 'FM'은 방대한 선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또한 모든 선수들을 검색 가능한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매니아들에게 적중하는 시스템이다. 'FMO'는 좀 더 대중을 타겟으로 하기에 기본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접근법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FM 2011' 같은 경우도 기본 지식을 보유한 유저들에게 따로 혜택을 주는 시스템을 적용한 바 있는데, 우리 작품도 그것과 같은 방향성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럼 기존 유저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은 없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코어 유저 위주로 게임을 구성하면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나기에 이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시리즈 팬들도 매우 중요하기에 앞서 말한 'FM 2011' 처럼 시스템 상 어드벤티지가 적용되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기존 'FM' 유저들을 무시하고 대중만 잡으려는 게 아니다. 다만 초기 사용자들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방향성을 잡은 것이다. 유저들이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알겠지만, 1레벨에서는 제한된 기능만 제공되나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 세부적인 기능들이 사용 가능하다. 차차 배우면서 게임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원작의 UI는 텍스트 형식이었는데, 'FMO'는 이미지 형식이다. 직관성은 늘었지만 기능성은 떨어진 것 같다.


이미지 위주로 UI를 구현한 것은 의도한 부분이다. 우선 시각적으로 강렬해야 치열한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현재 버전이 완성된 것은 아니며 유저 피드백을 받아 개선될 여지는 언제든지 있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KTH와 함께 작업하며 꾸준히 논의 중에 있는 부분이다.

UI는 OBT, 또는 그 이후 버전에서 좀 더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면과 게임 데이터를 꽉 잡는 것이 게임 개발과정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인데, 우리 게임은 특히 더 그렇다.(웃음)




'FMO'는 선수 검색도 불가능하니 처음에 정한 팀으로 꾸준히 리그에 참여하는 것밖에 없다. 게임에 갖는 유저들의 목적성이 희석될까 염려된다.


'FM'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리버풀을 잡고 실제 매니저가 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구현한 게임이다. 정말 그 부분의 구현도와 사실성을 보면 탁월한 게임이다. 하지만 'FMO'는 매니저만이 아닌, 축구 구단을 총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시킬 계획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원작과 'FMO'는 아예 개발하는 팀이 다르다고 들었다.


스포츠 인터렉티브 스튜디오는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PC와 MAC 버전 'FM'을 개발하는 팀, 두 번째는 클래식 모드를 전담하는 팀이다. 세 번째는 스마트 디바이스 쪽이고, 마지막은 온라인을 담당하는 우리 팀이다.

팀은 다르지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매치 엔진은 공유하고 있다. 현재 'FMO'는 'FM 2012' 엔진을 적용해 개발중인데, 'FM 2013'이 나온 후에는 2013 매치 엔진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이다. 우리는 코어 기술은 공유하고 개발을 KTH와 함께 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우리는 회사 내타 개발팀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음, 비교자체가 조금 어렵다. 다른 접근 방법을 택하고있는 이유는 게임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 아닐까. 'FM'처럼 실제 축구의 모든 것을 반영한 게임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핵심만 같은 새로운 게임이라 봐 줬으면 한다.



[ ▲ 마크 더피(Marc Duffy) 'FMO' PM ]




스텝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다수 있다. 향후 스텝 영입에 관련한 유료화 모델이 나오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


스텝 기능 자체를 확장할 계획은 있으나, 이번 CBT에서는 제공하지 않는다. 유료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은 없기에 당장 답변은 어렵다.




'FMO'는 엠블럼이나 팀 유니폼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제한적일 뿐더러 만들기도 어렵다. 그래서 팀에 대한 애착이 원작 'FM'에 비해 낮은 것 같다.


현재 게임에 들어가있는 엠블렘 시스템은 '버전1' 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부분은 사용자들이 개선을 원하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매니지먼트 게임은 플레이어가 자신의 구단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기에 유니폼, 엠블럼 뿐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며서도 해당 부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CBT가 진행중인데, 플레이어들이 인지도 낮은 선수를 데리고 함께 리그를 진행하며 점차 애정을 느끼는 것을 많이 봤다. 이 부분을 더 다듬어 우리 게임을 즐기는 많은 유저들이 이러한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3 매치 엔진 업데이트 시기가 궁금하다.


현실적으로는 아마 내년 상반기 정도는 돼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매치 엔진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FMO'에서 쓰는 엔진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온라인에 맞게 개선한 버전이다. 우리가 내년 상반기에 최신 엔진을 받게 된다면, 적용 부분을 다시 한 번 검토해 온라인에 최적화된 버전으로 수정한 후 반영할 생각이다.




'FMO' 이전에 '풋볼매니저 라이브'(FML)도 시장에 나온 적 있었지만 실패했다. 'FMO'가 'FML'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고, 이에 따른 경쟁력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 싶다.


'FML'은 '온라인 게임을 이런 식으로 만들면 안된다'는 메뉴얼이 있다면 그 표본에 어울리는 게임이다.(웃음) 그만큼 시행 착오가 많은 작품이었고, 애초 게임 디자인 준비과정부터 'FM'과 너무 동일한 형태의 디자인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려했던 게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또한, 초기 설계부터 잘못되어 있어 수정도 어려웠다.

'FMO'는 게임 제작 준비과정에서 FML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했다. 하나하나 여기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플레이 해보면 상당 부분에서 수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이 온라인 게임 선두주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KTH 역시 수 많은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 함께 개발하는 것 자체로 공부가 된다. 지금도 우리는 꾸준히 배우는 단계다.




경기 시간을 더 빠르게 해 달라는 유저들의 요구가 있다.


우리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 게임 개발 중에도 매치 진행 속도를 갖고 이런저런 수정도 해 봤다. 현재는 3단계까지 구현되어 있는데, 추후 조정 가능한 부분이다.



[ ▲ 롭 쿠퍼(Rob Cooper) 게임플레이 프로그래머 ]




아직 K리그가 구현되지 않았다고 들었다. 추후 업데이트로 로스터를 보강할 여지는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K리그 쪽은 우리가 100% 확답을 줄 상황이 아니다. 향후 잠정적으로 리그, 또는 팀 라이센스를 고려하고는 있지만 확정된 부분은 없다.

그 외로는 현재 피파가 프리미어리그 라이센스를 독점하고 있어 그 쪽을 조율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 아마 OBT 까지는 현재 적용된 라이센스와 동일할 것으로 생각한다. 'FMO'는 기본적으로 'FM'의 선수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에 이와 관련한 DB 업데이트 주기는 약 6개월로 잡고 있다.




'FM'을 온라인으로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FMO'는 패키지 게임 'FM'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게 아니다. 매치 엔진 및 기존'FM'에서 사용하던 공통적인 라이브러리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FMO'는 또 하나의 게임으로 봐 주는 것이 정확하다. 이는 앞서 말한 게임의 방향성에 관련한 문제니까.

온라인 게임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부분이라면, 게임 외적인 부분이 더 컸던 것 같다. 다른 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시차 적응 문제나, 게임 시장 인식의 차이, 언어 문제, 그리고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게 처음에는 어렵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 부분은 몸소 겪어야 체감할 수 있고, 또한 발전할 수 있는 것을 알기에 계속 노력하는 중이다.







한국에는 셧다운 제도가 있다. 이를 문화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마크 : 나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한국 정부의 마음이 이해는 간다. 물론 동의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웃음) 그저 우리 게임을 자정까지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FMO'가 정말 유저들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나.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그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양면이 있다고 본다.

롭 : 나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 시장에 대한 뉴스를 인터넷으로 꾸준히 접하곤 하는데, 지난 번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도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러 e스포츠 스타디움에 참석한 적 있다.

한국은 유럽보다 게임이 문화적으로 깊숙히 침투해 있는 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제도가 생긴 것 아닐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은 없다. 마크와 마찬가지로 우리 게임이 셧다운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수준까지만 가도 만족할 것 같다.




한국 온라인 게임 해봤는지 궁금하다. 해봤다면 인상깊은 게임으로 어떤게 있었나.


마크 : 스포츠 인터렉티브에서 13년 간 일하며 챔피언십 매니저와 풋볼 매니저만 즐겼다. 개인적으로는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이외의 장르는 별로 관심이 없다.

롭 : 우리 회사는 다른 게임 개발사와는 다르게 게임 시장 트랜드를 쫒아가려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는 'FM'에만 충실하며, 그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나는 한국에 와서 피파 온라인과 프리스타일을 해 봤지만, 언어의 장벽에 막혀 원하는 만큼 즐기지는 못했다.







'FMO'에서 가장 주력으로 생각하는 콘텐츠는 무엇이며, 추후 테스트에서 공개 예정인 시스템으로는 무엇이 있나.


CBT에서 주력으로 확인하는 것은 서비스 안정성과 퍼포먼스 부분이다. 그리고 런던으로 돌아가면 OBT 쪽 작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OBT에서는 구단 시설 콘텐츠, 챌린지, 선수 데이터베이스 쪽을 업데이트 할 생각이며, 업적을 비롯한 그 외 요소들도 적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 게임이 콘텐츠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 생각은 안한다. 하지만 이왕이면 튼튼한 뼈대 위에 옷을 입히고 싶어 일단은 안정성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피파 온라인과 같은 액션 축구 게임들도 매니지먼트 모드를 추가하고 있다. 경쟁력 면에서 우려가 되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유럽에서도 패키지 액션 축구 게임들이 매니지먼트 모드를 첨가해 출시를 진행하고 있지만,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편은 아니다. 우리는 그 부분에서 크게 염려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게임을 더욱 충실히 만들면 유저들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 믿기 때문에.

아울러 스포츠 인터렉티브 스튜디오의 마일즈 디렉터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어떤 부분이든 간에 꼭 처음으로 시도하는 게임사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제대로 된 게임을 출시해야 한다'가 그것이다. 느리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게 우리 회사의 철학이다. 지금까지도 그 것을 지켜가며 모든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FMO'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서비스 일정이 처음 발표 때와는 달리 많이 늦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 준 한국 유저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또한, 앞으로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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