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흥행질주! '몬스터길들이기는 캐주얼로 풀어낸 RPG!' SEED9 김건 대표

인터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30개 |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얼마전까지 부정적이었다. 가능성은 있다. 헬로 히어로가 흥행에 성공한 바 있고 지금도 꾸준히 미드코어 스타일의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쉽사리 흥행하는 게임이 나오지 않는다.

한 손으로 열 손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말처럼, 불특정 다수가 즐기는 게임들과 상대하기에는 미드코어 게임들의 여력이 부족하다. 100만 다운로드 게임이 아무리 용을 써봐야 2천만 다운로드의 게임들과 매출을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매출 상위권에는 늘 캐쥬얼 게임들이 자리잡는다.

상대적으로 약점도 있다. 스마트폰은 아직 미드코어 이상의 게임에 적합한 플랫폼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같은 실시간 전략이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보스 레이드를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을까? 터치 하나만으로 조작해야 하는 스마트폰에서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재미를 살리기가 쉽지 않다.

다시 한번 묻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는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변은 씨드나인 게임즈(SEED9 games)에서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답변은? 현재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 걸맞는 캐주얼한 RPG를 만들면 된다.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이라면 며칠에 1위를 찍는 것이 가능하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즐기기 때문에 입소문만 제대로 탄다면 금방 수백만이 다운로드되고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한다. 그래서 캐쥬얼 게임은 이제 1~2백만으로는 소위 말하는 기사꺼리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드코어 이상의 게임들은 입소문만으로는 어렵다. 카톡 초대를 날려도 영향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고 게임을 접해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용어부터 어려운 게임들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지간히 알려진 게임이 아니고서야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것 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그래서 더욱 놀라운 게임이다. 출시 이주일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더니 적수가 없을 것 같았던 '모두의 마블'마저 뛰어넘어 안드로이드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출시되고나서 '어? 괜찮은데?' 싶었는데 어느새 모바일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 현재 안드로이드 매출 순위 1 위에 올라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 ]


가파른 흥행 질주를 시작한 '몬스터 길들이기'는 알투비트와 마계촌 온라인을 개발했던 씨드나인 게임즈(SEED9 games)의 두번째 모바일 게임이다. 첫번째 모바일 게임은 다함께 퐁퐁퐁. 그러고보니 다함께 퐁퐁퐁 역시 치열한 캐쥬얼 게임들의 경쟁을 뚫고 의외의 성적을 보여주었던 특이한 게임이다.

일주일에 몇십개의 게임들이 쏟아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RPG를 선보이며 흥행을 거머쥐었다. '몬스터 길들이기'를 출시하면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씨드나인 게임즈김 건 대표와 김광기 PM을 만났다.





헬로 히어로 이후 언제쯤 캐쥬얼 게임의 매출을 뛰어넘는 모바일 RPG가 나올 것인가는 업계 최고의 화두였는데, 몬스터 길들이기가 주인공이 되었다. '모두의 마블'을 뛰어넘고 안드로이드 매출 1위를 달성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약간 얼떨떨한 느낌이다. 일단 몬스터 길들이기를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게이머 분들에게 너무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200만 다운로드를 넘었는데 예상보다 너무 가파르게 상승해서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다. 모두의 마블 뿐 아니라 다른 넷마블의 게임들에게도 많은 덕을 본 것 같다.




캐주얼 RPG라고 불러야 할까? 몬스터 길들이기는 RPG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굉장히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이런 방식의 플레이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인가?


의도한 부분이다. SEED9(씨드나인 게임즈)에서 '다함께 퐁퐁퐁'도 만들었지만, 신작 이야기를 하면서 오래도록 게이머분들이 즐겨주실 가능성이 큰 장르는 결국 RPG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게이머분들과 정말 오래도록 호흡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는 것이 꿈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에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아예 애니팡같은 간단한 퍼즐 게임만 해본 분들도 어렵지 않게 넘어올 수 있는 그런 게임들로 기획을 했다. 게임을 아예 모르는 분들이 처음 접해서 적응하실 수 있는 수준의 롤플레잉을 목표로 잡고 만든 것이 '몬스터 길들이기'다.













씨드나인 게임즈는 독특한 유머 코드가 특징인 것 같다. 전작 마계촌에서도 로딩에 Now Loving~을 넣는다던가... 몬스터 길들이기도 몬스터의 이름이나 외형들이 독특하다.


김광기 PM - 개발 중에 기획 팀에게 '진짜 몬스터 이름을 이렇게 지을건가?'라고, 성의없다고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김총총과 이총총, 포크 머거나 스푼 머거, 꿀벅지도 있고... 나름 고민을 정말 많이 한 이름들인데 안 믿어주더라.(웃음) 다행히 대표님이 응원해주셔서 그대로 진행했다.

김 건 대표 - 그냥 게임을 즐기다가 보고 '피식~' 하고 웃게 되는 소소한 재미들을 많이 넣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게임은 재미있으려고 하는건데, 게임하면서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라면 어떤 형태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몬스터의 이름이나 외형도 마찬가지로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의 장점이 아닐까.




그래도 보통은 적당하게 예쁜 몬스터들도 넣지 않나? 개성이 있어서 좋긴 한데 성능이 좋아도 그다지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험악한(?) 몬스터들이 좀 있다.


개발 기간 동안 충분한 몬스터들의 숫자를 만들어 넣으려다보니 익숙한 스타일 위주로 몬스터들을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씨드나인 게임즈에서 만들었던 마계촌 비슷한 느낌의 몬스터들이 많다. 현재 다양한 스타일의 몬스터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좀 더 예쁜 스타일의 몬스터들도 나오게 될 것이다.




보통 롤플레잉은 복잡하다고 하는데, 몬스터 길들이기는 어떻게 어려운 부분들을 제외하고 쳐내는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마계촌 개발하면서 느낀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개발자들이 신경을 쓰는 부분과 게이머분들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예를 들어 마계촌은 배경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 잠깐의 호응은 좋았을지 몰라도 실제 게임 내에서 게이머들이 큰 의미를 두지 않더라.

그래서 몬스터 길들이기를 개발하면서 게이머들이 재미를 느끼고 신경을 쓰는 부분에 최대한 집중했다. 이를테면 배경이나 아이템 제작에 들어가는 코스트를 줄이고 캐릭터를 더 많이 만들었다. 결국 게임의 모든 것은 몬스터로 집중될테니 퀘스트도 빼고 대사도 없고...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개발자가 정말 포기하기 힘든 부분들이라 할 수 있고, 실제로 만들면서 우리조차도 '야. 진짜 우리 이래도 될까?'라는 반문이 있었다. 그런데 개발자의 욕심을 버리고 게이머들이 원하는 재미에 집중한 것이 오히려 현재 모바일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것 같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갔는데도 소셜의 요소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이 역시 의도한 부분인가?


어느 정도는 의도한 부분이다. 일부러 소셜을 강조하는 것도 게임의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이 룸을 만들어 꾸미거나 친구와의 교류 등 소셜 콘텐츠에 대한 욕심은 많은데 이런 기능들이 진짜 꾸준하게 유저들에게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커뮤니티를 위한 부분은 계속 개선되고 추가되겠지만 게임의 기본인 '어렵지 않게'는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다.




몬스터를 길들이는 게임인데 모험으로 몬스터를 얻을 확률이 너무 낮다는 의견이 많다.


게이머분들의 불만은 알고 있다. 현재 몬스터의 획득처가 상점 빼면 모험 지역 밖에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차후 새로운 몬스터의 획득 방법이 생기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초기부터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던 콘텐츠이고 꼭 운에 맡기지 않아도 몬스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사실 이제 출시 2주차인 신작 게임이고 콘텐츠도 차츰 업데이트될 예정인데 너무 뜨거운 관심들을 보여주시고 있어서 당황스럽다. 확률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고 서비스 초기라서 다각적인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앞으로 게이머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보완하고 수정해나갈 것이다.




확률 뿐 아니라 공격형, 방어형, 지원형 등 몬스터들의 유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부분도 엄밀히 말하면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완성해나가야할 그림 중의 하나였다. 다행히 PvP 대전이 업데이트되면서 강화형과 지원형의 육성에 신경을 쓰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하면 지금 각광받지 못하는 몬스터나 기술들의 사용 빈도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모험 지역은 게임의 극히 일부 이를테면 게임에 익숙해지는 단계이고 앞으로 계속 빠르게 콘텐츠를 붙여나갈 것이다. PvP 대전으로 지원형과 강화형의 용도가 생긴 것처럼, 앞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몬스터들을 육성해나가는 재미를 살려나갈 것이다.




PvP 팀 대전이 업데이트되었는데, 개발자가 생각하는 팀 대전의 재미는?


조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반대로 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쉬운 게임이니 지켜보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내가 키운 몬스터 팀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내가 생각한 조합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간단한 전략이 될 수도 있고 팀 육성에 대한 고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구경하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각종 커뮤니티나 게시판에서 강화 확률이 정말 50%가 맞냐고 항의하시는 분들이 많다.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다. 절대로 50% 맞다. 다만 어디까지나 확률이다보니 체감상 다르게 느껴질 수는 있다. 가위바위보도 매일 지는 사람이 있고, 1%여도 뜨는 사람은 뜨는게 확률이다. 코드 상의 확률은 제가 지금 직접 확인시켜드릴 수도 있지만, 50%가 맞다.




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매출 1위이다보니 게이머들의 의견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어떻게 게이머들의 의견을 체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보고 있고 게이머분들의 의견을 정리해서 개발팀에 전달한다. 대부분은 초기에 예상했던 수준 내에서 처리가 가능한 문제들인데, 간혹 게임이 오래 흥행하기 위해서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는 논문을 써서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모두 정리해서 꼭 확인 과정을 거친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우리 개발팀의 한계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게임이 아니라 보다 많은 게이머분들에게 선보여드리고 싶어서 만든 게임이다.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꾸준한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최근의 모바일 게임들은 출시 시기부터 해외 시장을 함께 노리는 경우가 많다. 몬스터 길들이기의 경우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은 없나?


게임이 출시된 이후 굉장히 많은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이 캐주얼에서 미드코어로 넘어가고 있는데, 다른 국가들도 모두 비슷하다. 해외도 마찬가지로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적의 시기에 맞춰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 로딩에 등장하며 웃음을 주는 웹툰 '놓지마 정신줄' ]





출시 2주 밖에 안되었지만 반응이 뜨겁다. 앞으로의 몬스터 길들이기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갈 것이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추가적인 콘텐츠나 즐길 거리들을 업데이트해서 게임 자체의 큰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첫번째고, 두번째는 게이머분들의 피드백을 통한 개선 및 수정 과정이다. 앞으로도 이런 과정은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다.




캐주얼이 난립하는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RPG로 흔치않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데, 게이머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광기 PM - 이제 2주차로 접어들고 있으니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앞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최대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를 완성해 나갈 예정이다. 불만이 있다는건 한번이라도 게임을 해보셨다는 뜻이니, 욕 안먹는 게임 그리고 욕먹어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 건 대표 - 과분한 사랑을 주신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책임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앞으로 더욱 열심히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중국 진출을 준비중인 마계촌 온라인도 함께 관심을 부탁드리고(웃음), 앞으로 몬스터 길들이기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게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씨드나인 게임즈의 김 건 대표와 김광기 PM ]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