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 리뷰] 『★4.5』세계를 구한 영웅들은 그 후? 파이널 판타지 4 디 애프터 이어즈

리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2개 |















"그후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행복한 결말을 추구하는 많은 이야기들은 보통 이런 방식으로 끝을 맺습니다. 사악한 용이나 세계를 위협하는 마왕을 물리친 용사는 구해준 공주나 여정을 함께했던 동료와 결혼해 평화가 찾아온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겠죠.

그런데 나이가 들고 세상을 좀 경험하다보니 문득 일말의 의심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정말 그들은 그 이후에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혹시나 용사가 오랜 투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속칭 트라우마에 걸려 평온한 삶을 지겨워하거나 아니면 갱년기가 와서 황혼 이혼을 한 뒤에 딸의 양육권을 걸고 왕국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오랜 세월 길이길이 남을 명작들은 플랫폼을 막론하고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영역을 남겨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여백의 미. 제작자가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놓은 여백은 이용자들이 채워나가며 2차 3차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야기의 감동을 배가시켜줍니다. 심지어 이런 여백을 의도적으로 활용해 시청자들의 추리와 상상을 유도해내는 영화들도 있습니다.



▲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파이널 판타지 4의 후일담을 담은 게임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해도 결국 공식 설정이 아니라면 팬픽에 불과합니다. 그 자체로도 재미이긴 하지만, 자기가 정말 즐겼던 게임이라면 "내가 구해낸 세계에서, 내가 좋아했던 영웅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갔을까?"가 궁금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작자들이 인터뷰나 후일담 등을 통해서 "그들은 이렇게 살았다."를 이야기해주곤 합니다. 멋진 이야기는 멋진 후일담도 많으니까요. 영화들은 DVD나 블루 레이 완전판 등을 통해서 제작기나 후일담 등에 대한 팬서비스가 투철한 편이지요. 게임 업계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지만, 더 나아가서 아예 후속 게임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Final Fantasy IV The After Years (파이널 판타지 4 - 디 애프터 이어즈)는 PSP와 Wii로 출시되었던 '파이널 판타지 4 디 애프터 - 달의 귀환'을 스마트폰으로 이식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모태가 된 '파이널 판타지 4'는 암흑기사 세실 하비와 로자 파렐의 험난한 사랑 - 겸사 겸사 세계도 구하고 - 을 그린 아름다운 이야기때문에 소설로까지 출간되었을 정도로 팬층이 두터운 게임입니다.

게다가 이번에 출시된 스마트폰 버전은 공식 한글화이니, 파이널 판타지 팬이거나 올드 스타일 RPG의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게임! 파이널 판타지 4 이후 17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세계를 구한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아들 '테오도어 (원작은 세오도어)'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그려나가게 될까요?



▲ 파이널 판타지 + 한글 = Take my money!


명작 게임인 건 알겠는데, 단점은 없나?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는 만점에 가깝지만, 아무래도 모바일로 이식한 게임인 만큼 조작에 대해서 후한 점수를 내려주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8방향 가상 패드를 이용해 최대한 모바일을 배려하려한 부분이 있지만, 아무래도 조이스틱에 비해서 이동할때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터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스마트폰 자체의 한계 때문에 이동 및 전투 등 인터페이스 부분도 다소 아쉽습니다.

3D로 변하면서 스타일이 바뀐 그래픽 역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3D 그래픽을 채택했다는 것 자체가 단점은 아니지만, 어설프게 느껴지는 3D 보다는 차라리 미려한 2D가 나을수도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니 감점의 요인은 아닙니다.



▲ 그나마 8방향 패드로 조작은 쉽지만...




▲ 처음 본 순간 정말 당황스러웠던 메인 일러스트 및 게임 소개


그보다는 차라리 일러스트 부분이 감점. 아마노 요시타카의 미려한 일러스트를 기억하는 게이머들에게 현재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일러스트는 차라리 재앙에 가깝습니다. 아마노 요시타카가 6편 이후로 파이널 판타지를 전담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시리즈의 삽화와 일러스트를 꾸준히 제작해왔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더욱 아쉽습니다.

팬층이 아닌 게이머들에게는,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추억팔이용 게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15.99 달러에 달하는 가격 역시 싼 편은 아닙니다. 파이널 판타지는 현재에도 출시되고 있는 명작 게임 시리즈지만, 비디오 게임 시장이 작은 한국에서 고전 명작 게임에 대한 기대만으로 이 정도의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쉬울까요? 즉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일만한 여지가 적습니다.



▲ 파이널 판타지 4의 히로인 '로자 파렐' 91년 출시된 게임이니 벌써 연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MUST BUY! 이 게임의 장점은?

최근에야 위명이 줄어들었지만, 파이널 판타지는 10편까지 세계 최고의 일본 RPG 중 하나였습니다. 드래곤 퀘스트가 일본 국내용이라면 파이널 판타지는 글로벌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꼭 농담으로 치부할만한 소리는 아닙니다. 특히 7편 이후 10편까지 이어진 파이널 판타지의 행보는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에 어울릴만 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시리즈를 잉태하게 만든 게임들인만큼 고전 게임이라 해도 파이널 판타지 초기작들은 모두 나름의 특징과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고전 게임이라서 다소 불편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런 사소한 단점들만 감수한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액티브 턴 배틀(ATB)라는 시리즈 특유의 전투 시스템도 여전하며 '달의 귀환'이라는 부제목처럼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서 게임 내의 전투에 변화가 생기는 부분도 특징 중 하나. 주기에 따라 공격 속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투에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달의 주기와 밴드 시스템


일종의 파티 합체 기술인 밴드 시스템 역시 이 게임의 특징 입니다. 예를 들어 테오도어의 싸우다와 시드의 조사하다가 조합되면 새로운 밴드 기술 '로켓 웨폰'이 발동하는 식인데,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마다 다수의 합체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게다가 한글 버전이기 때문에 미려한 이야기들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공략집과 대사집을 뒤적이거나 심지어 일본어를 배우면서까지 즐겨야 했던 오래전의 추억을 떠올려본다면 그야말로 격세지감, 어쨌거나 한글로 이런 명작 게임을 즐겨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JRPG를 선보였던 스퀘어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면, 혹은 제대로 만들어진 고전 스타일의 RPG를 한번쯤 즐겨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Final Fantasy IV The After Years'는 반드시 구매해야할 게임의 하나로 추천합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