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플 게임은 국내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칼럼 | 김춘미 기자 |





▣ 파티플 게임은 국내에서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국내 MMORPG 시장에서 거의 정설로 받아지고 있는 불문율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위에서 언급한 '파티플'게임은 다옥과 같은 전형적인 파티 게임을 뜻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파티플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인지 위의 정설아닌 정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싶어하는 게이머 중의 하나지만, 현실을 볼때 그리고 지나온 국내 MMORPG 시장의 과정을 볼 때 불완전한 근거를 내새워서라도 반박을 할 여지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도대체 왜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파티플 위주의 게임이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 파티플 게임은 어떤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인가.





파티플 게임은 기본적으로 수많은 능력들을 여러 '직업군'들이 나누어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각 직업군의 능력이 한데 뭉쳤을 때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얻게끔 하므로서 게이머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그로인해 좀더 효율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게임 시스템이다.





그러한 플레이를 하는 목적은 대게 '국가간의 대립과 전쟁 혹은 대규모의 레이드' 등을 골자로 하고있으며 같은 종족 혹은 국가(이하 같은 그룹)내에서는 협동과 효율을 강조하고 그러한 협동과 효율로 얻어진 '힘'이라는 컨텐츠를 대립되는 종족이나 국가와의 경쟁으로 풀어냄으로서 개개인의 재미보다는 좀더 큰 의미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뒷받침 하는 것이 일명 '기여도 시스템'인데(이름은 다르지만 대게 비슷한 시스템이다.), 이는 적대 그룹과 더 효율적으로 전투를 벌인 이들에게 일종의 점수를 줌으로써 그 점수를 바탕으로 같은 그룹(종족 혹은 국가) 내에서도 전체 순위, 직업별 순위 등의 등급을 나누고 그 점수를 통해 또 다른 게임내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자연스러운 게임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즉, 게이머 개개인 간의 격렬한 경쟁을 통한 계급(혹은 순위) 설정이 아니라 한 그룹(종족 혹은 국가)내에서 파티플로 대표되는 협동을 통해서 적국과 겨루게 되고 그러한 협동이 얼마나 잘 되었는가에 따라 일종의 점수를 따냄으로서 같은 그룹 내에서 순위가 매겨지는 너무나 이상적인 시스템인 것이다.





경쟁을 통한 순위가 아니라 협동을 통한 순위!... 그것이 파티플 게임의 매력이자, 폭력에 의한 쾌감보다 협동에 의한 쾌감이 주가 되는 파티플 시스템 게임의 주된 목적이다.





폭력에 의한 쾌감은 엄청난 자극 때문에 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짙고 과도한 경쟁 등의 문제점을 발생시키는데다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는 속칭 '허접'들은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해야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협동에 의한 쾌감은 자극은 적을지라도 자신이 플레이하는 행동 자체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나 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를 배울 수 있어 중독 보다는 플레이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며 같은 그룹 내에서의 합리와 효율 그리고 협동을 통한 효과를 좀더 깊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좀더 긍정적인 방향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플레이가 가능한 이유는 각 직업군의 철저한 특화 때문인데, 전투적인 성향을 가진 게이머는 '탱커'나 '데미지 딜러'로 통칭되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고 비 전투적이며 보조를 하는 역할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버퍼'나 '챈터' 등의 직업을 선택하므로서 각자의 개성과 역할이 뚜렷해지고 각 직업에 따른 '전혀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다 각자의 단점을 서로가 보완을 해주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기에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통칭 탱커라고 불리는 직업군은, 데미지 딜러나 누커 등이 제대로된 화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국의 공격을 받아내며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로 특히 기나긴 캐스팅 시간을 필요로 하는 누커가 적을 한번에 제압할 수 있을만큼의 마법을 날리기 위해 준비를 할 때까지 굳은 일을 맡아하며 데미지 딜러들을 보조를 하는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직업이며,





통칭 힐러라고 불리는 직업군은, 적국의 게이머들을 직접 공격하고 쓰러트리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직업이 아니라 적국의 게이머들과 전투를 벌일때 '동료의 절대적인 생존'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탱커가 효과적으로 적의 공격을 받아내어 데미지 딜러가 그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낼 수 있게 보조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직업이고,





통칭 데미지 딜러라고 불리는 직업군은, 탱커가 벌어준 시간을 통해 자신들이 펼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공격을 해냄으로서 탱커와 힐러가 기를 쓰고 버티고 있는 사이 적을 단번에 제압하는데서 재미를 느끼는 직업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그룹 내에서는 그들의 협동으로 얻어낸 포인트로 매겨지는 그룹내 혹은 직업간의 순위만 있을 뿐, 각 직업 끼리의 우월함이나 떨어짐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다.





때문에 과열 경쟁이 생기기가 힘들고, 설사 생긴다하더라도 그 과열 경쟁 자체도 결국은 그룹내의 '협동'으로만이 얻어낼 수 있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와 비방이 비교적 적고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이 외산 게임들 대부분이 파티위주의 게임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며 이는 그네들이 민중의 힘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자유와 평등'과 그로인한 '합리와 효율'이라는 이데올로기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식과 성향이 가상의 사회라 불리는 MMORPG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닐까.







▣ 솔로잉 게임은 어떤 컨텐츠를 가진 시스템인가.





그렇다면 솔로잉 게임으로 총칭되는 게임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솔로잉 게임의 캐릭터는 파티플 게임처럼 직업혹은 종족 등으로 나뉘긴 하지만 그 차별화가 파티플 게임만큼 엄격하지 않다. 대부분 한 캐릭터로 사냥, 전투, 돈벌기 등이 어느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두 가능하며 직업에 대한 개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아바타 성이 강조되곤 한다.





또 솔로잉 게임은 솔로잉 자체가 사냥과 레벨업을 두고 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냥, 레벨업, 부의 축적으로 압축되게 된다. 목표가 단 하나로 좁혀지면 자연히 경쟁이 일어나게 되고 그 목표는 이미 타 게임에서 뛰어난 중독성이나 확실한 재미로 입증된 바가 있는 컨텐츠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호응도 얻게되는 것이다.





때문에 같은 사냥터에 내가 아닌 다른 유저들이 보이면 '사냥을 방해 받는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고 친분을 갖고 있는 폐쇄적인 집단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경쟁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된다.





뿐만아니라 과도한 경쟁 탓에 아이템 현금거래가 유발되는 것이고 그로인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나타나게 되며 자신의 이익에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캐릭터간 밸런스 부터 게임 전체의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 파티플 게임과는 다르게 RPG에서 R의 의미가 솔로잉 게임에선 조금은 다르게 해석된다.

파티플 게임에서의 R은 각 직업의 특성에 따른 '역할놀이' 였지만,





솔로잉 게임에서의 R은 각 직업의 특성에 따른 역할이 아니라 서열 혹은 계급에 의한 역할로 해석하게 된다. 이 서열과 계급은 결국 게임속에서의 '부'를 바탕으로 정해지게 되며 속칭 '허접' 계층이냐 '지존' 계층이냐라는 이분법이 생겨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솔로잉 게임에도 기사 궁수 마법사 등 여러 직업이 있고 직업마다 플레이 방식이 분명 다르며 각 직업에 대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기사가 검을 들고 사냥하는 이유와 궁수가 활을 쏘며 사냥하는 이유, 그리고 마법사가 마법을 날리며 사냥하는 이유가 모두 하나로 굳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고레벨과 고가치의 아이템이다.





싸우는 '방법'은 다를지 모르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역할'은 같다.

'허접'이라는 '역할'에서 '지존'이라는 '역할'로의 이동을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파티플 게임은 그들이 추구하는 '역할'이 모두 다르며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행하는 '방법'도 모두 다르다. 게다가 그들 각각에게 돌아가는 결과물도 분명 다르다. 횡적인 의미의 '역할'과 종적인 의미의 '역할'이 바로 파티플 게임과 솔로잉 게임의 근본적인 차이인 것이다.





때문에 솔로잉 게임의 R과 파티플 게임의 R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며 일부 RPG매니아들은

RPG고유의 의미가 변질됐다는 과격한 표현까지도 서슴치 않는 것이다.







▣ 그래서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파티플 위주의 게임이 먹히지 않는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파티플 게임이 먹히지 않는 이유는, 이미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각종 팬사이트의 게시판이나 자신이 느끼는 현실을 통해서 알게 되듯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크다고 한다.





그나마 피씨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덕에 공간의 제약은 그나마 적어진 편이지만, 시간의 제약은 아직도 풀지 못하는 숙제로 남아있다.





직장인이 퇴근 후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2~3시간 정도...

그 시간에 파티플 게임을 하려고 접속을 하면 1시간 가량을 파티 구하는데 소모해야 하고 그나마도 구해지면 다행이고 구하지 못하면 렙업은 커녕 수다만 떨나 나와야 하는 상황이기에 파티플 게임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자가 특별히 설명을 하지 않아도 피부로 절실히 느끼는 게이머들이 많기에 자세한 설명은 피하기로 하고, 이러한 문제점이 부각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보기로 하자.







▣ 가설 | 그 게임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파티플을 기본으로한 '인벤'이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전형적인 파티플 게임이며 한 서버당 동시접속자 수가 최소 3000에서 많게는 5000여명을 웃도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워낙 인기가 있는 게임이다보니 게이머가 많아 파티를 구하는데 1~20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위에서 언급한 전형적인 파티플 시스템을 너무도 잘 구현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서버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할 정도로 당분간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위의 가설로 이전에 언급한 '시간적 제약'은 해결이 되었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파티플 게임을 멀리하는 게이머들 때문에 파티플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위에서 제시한 가설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다.





그 게임이 그만큼 재미있고 하다못해 현거래가 엄청 잘 되는 게임이라면 그만큼 게이머가 모여들기 마련이고 파티가 구해지지 않아 게임을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며 되려 파티플레이의 재미에 더욱 빠져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끝인가.

모두 해결 된 것인가.







▣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파티플 게임이 국내에서 먹히지 않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잘 생각해 보자.

외국 게이머들은 우리처럼 '시간적 제약'을 느끼지 않았을까.





사회적 인식이나 시스템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가 느끼는 '시간적 제약'을 그들 또한 느꼈음이 당연하다. 오히려 그들은 우리가 비교적 적게 느끼는 '공간적 제약'까지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초고속 인터넷이 대중화된 국내 사정에 비해 그들은 비교적 낙후된 인터넷을 사용했고 당연히 '공간적 제약'을 가졌을 것이며 오히려 '시간적 제약'과 '공간적 제약'을 동시에 느꼈다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약'이 많은 파티플레이 위주의 게임보다 '제약'이 적은 솔로잉 게임이 더 큰 호응을 얻는 것이 정상일텐데 왜 파티플 게임이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여기서 '특정 제약'이 파티플 게임을 꺼리게 되는 주된 이유가 아님을 알 수 있고, 좀더 근본적인 곳에 이유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 우리의 성향이 그렇다.





자신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자.





내가 상대를 제압해 우위를 점할 때 느끼는 재미와,

동료의 보완자로서 느끼는 재미 중에서 어떤 것에 더 큰 재미를 느끼는가?





좀더 쉽게 질문을 하자면,





내 힘으로 상대를 죽이고 상대적 우위를 점할 때 느끼는 즐거움과,

서로를 보완해 주며, 자신의 역할을 플레이하는 그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어떤 것에서 더 큰 재미를 느끼는가?





기자가 파티플을 선호하는 게이머 중의 한사람이기 때문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전자의 경우에 더 많은 게이머들이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현재 근 10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니지라는 게임에서 너무나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수정/보완이 이루어진 상황이지만,





초고속 인터넷의 대중화와 피씨방이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시기적 이점을 등에 업고 출항을 시작한 리니지는 카오틱에 대한 개념도, 지옥에 대한 개념도 없이 되려 상대를 죽이면 그 게이머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던 굉장히 자극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었다.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세계관을 가진 상태로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 어필했으며 이는 굉장한 충격이었고 RPG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전무한 당시의 대다수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MMORPG = 리니지라는 등식을 갖도록 만들어버렸다.





너무나 달콤한 사탕을 먹은 후 과일을 먹으면 그 과일의 단 맛은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리니지의 등장 이후 여러 게임들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호응을 얻지 못하고 묻혀버렸고 톡톡튀는 기획이 눈에 띄는 게임들을 개발하며 많은 게임사들이 여러가지 맛을 게이머에게 선사하려 했지만 역시나 달콤한 사탕의 향은 쉽사리 게이머들의 혀를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리니지의 아류작 정도로 치부되는 게임들이 초보자를 위한 배려를 추가하여 조금의 호응을 받긴 했지만 그들도 역시 리니지의 아성에 이내 무너저 버리고 안타깝게도 MMORPG = 리니지라는 등식을 뜻하지 않게 더욱 돈독히 만들어 버렸다.





그 때 우리는 각자가 전혀 다른 역할을 플레이하는 RPG의 진짜 의미인 '역할 놀이'의 즐거움을 알지 못했고 똑같은 상황, 똑같은 능력, 똑같은 캐릭터, 똑같은 플레이 방식을 통한 노가다식 경쟁과 힘에 의한 절대적 군림을 MMORPG로 인식해 버리는 상황을 겪어버렸다.





최소한 달고 쓰고 맵고 짜고 신 맛들 중 가장 맛있는 맛을 스스로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됐었야 했는데 너무나 강렬한 '단'맛 만을 느낄 수 있었던 그 당시의 상황이 하나의 성향을 굳혀버린 것이다.







'취향의 다름'이 매도와 비방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며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사람 모두 다르기에 서로가 느끼는 재미의 부분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때문에 기자는 그러한 부분들을 항상 주장해왔으며 또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결코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들이 '잘못 되었다.'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가상의 사회는 현실의 사회를 답습한다. #1#





리니지라는 게임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중 또 한가지가 리니지라는 가상의 사회는 현실 사회의 가치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힘 = 권력 = 돈'이라는 너무나 경직된 우리 사회의 가치관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실에서 힘을 얻기 위해선 그에 따른 엄청난 노력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리니지라는 가상의 사회에서는 그러한 수 만가지의 노력을 '사냥'이라는 단 한가지 행동으로 함축해 놓았고 그 '노가다'는 현실에서의 특별한 능력을 요하지 않을 뿐더러 당시의 사회 상황과 경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너무나 최적화된 세계였다는 점은 리니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일부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가치관 자체가 '물질적 성공'만을 강조하고 있고,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마치 그것만이 정답인냥 세뇌를 시켜 놓았기에 자신의 인생에 있어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틈도 없이 오로지 '힘=권력=돈'만을 바라보고 달리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절실히 담겨있는 것이다.





A가 생각하는 '성공'은 '힘=권력=돈'이기에 그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고, B가 생각하는 '성공'은 풍부한 경험이기에 최소한의 경제활동만을 하며 비록 풍족하진 못하더라도 '여행' 등에 대부분을 투자하며 그를 영위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며, C가 생각하는 '성공'은 사랑하는 여자와 많은 것들을 공유하며 함께 즐겁게 사는 것이기에 그를 위한 경제활동만을 하며 그 외의 시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을 위해 반려자와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이 스스로의 패러다임을 이루어 가는 것이고,





이러한 '성공'...

즉, 개개인 정한 패러다임 혹은 가치관은 옳고 그름, 높고 낮음을 측정할 수 없는 것이며 그 다양성이 모두 인정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 진데 민중의 힘으로 얻어낸 민주주의가 아니라 의식이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남이 던저준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잘 살아보세'와 '발전! 발전!'만을 외치며 고성장 위주의 정책만을 50여년 동안 줄곳 펼처온 과거 권력들의 폐해가 이제 드러나는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옹색한 사회...





'각 역할들에 따른 전혀 다른 가지 각색의 재미'는 전혀 인정되지 않고 되려 사회에서 낙오한 녀석 쯤으로 치부되면서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모두 똑같이,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해 풍족한 생활을 누리며 힘과 권력을 갖는 것 만을 '옳바른 성공'으로 추앙하는 모습이,





마치 '취향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각자가 느끼는 재미가 다르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며 그 다름을 매도와 비방의 매개체로 삼고 오로지 고레벨과 값비싼 아이템만을 찾는 현재의 우리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지 않은가.









▣ '힘=권력=돈'이라는 등식은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일까.





수렵과 채집 생활에서 농경의 시작으로 인한 정착생활이 일반화 되면서 사유재산이 인정 되고 그 부락의 지도자가 추앙되기 시작하는 남성중심의 부계사회가 구축되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한, 또 빼앗기 위한 폭력행위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갔으며 자연스레 남성의 지위가 부각되었고 '힘=권력=돈'이라는 등식이 생겨나게 되었다.







물론 그네들은 민중의 힘으로 자유와 평등을 얻어내어 스스로의 문화와 사회의 시각을 바꿔나갔지만 우리나라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면서 수많은 유교의 유파 중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이고 존화주의, 사대주의적인 성리학만이 정통인냥 포장하면서 부터 우리의 성향이 고착되어버렸다.





우리는 우리의 피로 찾은 '자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폐쇄적인 문화속에서 자라온 우리에게 리니지는 현실의 그것과 다를바 없었다. 때문에 우리는 리니지에 광적으로 열광했으며 ,기자도 마찬가지지만, 수년의 시간을 아덴 왕국속에서 숨쉰 것이다.







▣ 가상의 사회는 현실의 사회를 답습한다. #2#





그러한 사회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 요즘, 게임의 판도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바람은 폭풍처럼 강하진 않지만 우리의 게임 스타일과 생각 게임 문화를 조금씩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근례 등장하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솔로잉과 파티플을 절충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고 실례로 현재 국내 최고의 MMORPG로 인정받는 리니지2의 경우가 그렇다.





또, 앞으로 등장할 WoW나 길드워 등 외산 게임들도 국내 게이머의 성향과 변화에 맞게 그 둘의 절충형을 답안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RPG의 온라인화가 가진 근본적인 목적이 '함께하고 싶다'임을 기억한다면 이러한 변화가 조금은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솔로잉 게임이 사라지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모두가 느끼는 재미는 다르고 그 재미에 상하좌우가 있을리 없으니까.





다만 한가지 조심스레 바래본다면,





너무나 강한 한가지 맛만을 좋아하기 보다는

좀더 다양한 맛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것...





기자로서도 바라는 것이지만 게이머로서 더없이 바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더 즐거울 테니까.











인벤 히루 (hiru@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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