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얼라이브 리뷰

더 커진 생존 게임, 중요한 건 '일단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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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사 코그(KOG)가 지난 3일, 익스트랙션 슈팅 장르의 신작 '리턴 얼라이브'를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정식 출시했다. 2022년에 처음 진행됐던 1차 CBT 이후 2차 CBT와 스팀을 통한 데모 버전 배포도 있었고, 드디어 약 2년 만에 정식 버전이 나온 셈이다.

리턴 얼라이브는 온라인 기반의 멀티 플레이어 게임이고 매달 적어도 1회에서 2회의 업데이트가 예고되어 있다. 당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은 몇 번의 업데이트를 거치는 동안에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출시 빌드인만큼 게임의 큰 방향성은 이미 결정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년 간의 테스트를 마치고 출시된 리턴 얼라이브는 앞선 테스트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어느 정도 보완한 작품이 되었으며, 어떤 새로운 즐거움을 담아냈는지 출시 빌드를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게임명: 리턴 얼라이브
장르명: 익스트랙션 슈터
출시일: 2024.04.03
리뷰판: 출시 빌드
개발사: KOG
서비스: KOG
플랫폼: PC
플레이: PC (에픽게임즈 스토어)


3인 파티 전장 플레이로 새로운 재미 '찾았다'




리턴 얼라이브는 세션에 진입한 뒤 다른 플레이어나 NPC를 잡고, 필드에 배치된 여러 재화를 수집하여 무사히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는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게임이다. 게임의 배경에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에 생존을 위한 자원이 부족해졌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용병들이 버려진 땅에 투입된다'라는 배경 스토리가 존재하지만, 게임 내에 따로 시나리오 모드가 있는 것도 아니니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요는 매번 새롭게 생성되는 세션에 투입되고, 그곳에서 탈출하는 플레이를 몇 번이고 반복하며 재화를 수집하는 일련의 과정에 충분한 재미를 담아냈느냐라고 볼 수 있겠다.

CBT 빌드 이후 가장 크게 개선된 부분은 게임의 배경이 되는 새로운 전장의 추가, 그리고 3인 파티를 구성하여 진입하는 파티 전장의 추가다. 특히 파티 전장은 리턴 얼라이브라는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존 솔로 플레이의 구성이나 규칙이 그대로 이어지나, 전장 진입 시 3인 파티를 먼저 구성해서 들어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플레이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엘리트 몬스터나 거대 보스를 잡을 때도 파티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좀 더 수월하게 사냥할 수 있고, 각자가 필요로 하는 장비나 설계도 등을 나누며 더 유동적으로 파밍할 수 있게 됐으며, 만약 전투 중에 쓰러지더라도 서로 부활시켜줄 수 있으므로 한 순간에 끝나버리는 허망한 죽음은 줄고, 탈출의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솔로 플레이 중심으로 어떻게든 무사 생환에 전념해야 했던 이전보다는 분명히 더 다양한 부분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기본 협력 플레이로 전장 내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접근성이 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총 42종으로 늘어난 무기들 역시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강력한 매력 요소가 됐다. 종류와 등급에 따라 다양한 성능을 보여주는 개성 넘치는 무기들이 준비됐고, 여기에 어떤 파츠를 달아 개조하느냐에 따라 무기의 성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42종의 무기들은 수치나 이펙트만 달라지는 것이 아닌, 제각기 다 다른 기본, 특수 효과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내게 딱 맞는 무기를 찾아가는 과정조차도 즐겁게 다가온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무기 군에서 나만의 활용법을 찾아내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높은 등급의 무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좋은 무기를 쓰더라도 결국은 내구도가 존재하는 소모품에 불과하기에 영원하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무기는 6판에서 7판 정도 반복해서 사용하면 내구도가 전부 깎인다. 이렇게 되면 전장에서 다른 유저에게서 노획한 장비를 쓰거나, 상자를 열어 파밍하고, 장비의 설계도를 구해 로비에서 다시 제작해야 한다. 어쩌다 운 좋게 좋은 장비를 구했다하더라도, 계속해서 같은 장비만 우려먹을 수 없는 셈이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아이템 등급에 구애받지 않고 더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상황에 따라 활용해보는 재미가 생겼다. 실제로 상위 랭커 유저들 역시 상대적으로 제작이 쉬운 흰색, 파랑색 장비에 자신만의 개조 파츠를 붙여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 고대, 전설 등급 무기를 획득하더라도 실제로 사용하게 되는 것은 대부분 일반 무기들이다

무기 종류와 세팅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형태의 플레이 스타일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몬스터 피해량을 높여주는 파츠를 잔뜩 붙여서 필드 크립 사냥에 특화된 빌드를 꾸밀 수도 있고, 더 멀리서 들리는 소리를 포착할 수 있는 세팅을 꾸려 적과 마주치지 않으면서 파밍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스턴이나 다운 등을 유발하는 CC기 세팅을 더해 PvP 특화 파티를 구성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플레이 세팅을 꾸민 뒤 세 명의 파티원이 각자 주특기까지 분담한다면, 같은 전장이라도 만날 수 있는 경험의 가짓수는 혼자일 때보다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출시 버전의 게임을 플레이한 기간은 3일 정도로 길지 않았지만, 솔로 플레이에서 생존 중심으로 플레이하던 지난 CBT보다 확실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파티 멤버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다른 유저들과 교류하며 전략을 구상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분명한 인터랙션의 재미가 발생했다.

게임과 전장의 구조에 익숙해진 뒤에는 세션에 진입하자마자 보스 위치로 달려서 보스 레이드 중심으로 마치 RPG를 즐기듯 파밍 루트를 짜볼 수 있었고, 막바지에는 크립 배치 상황이나 열려있는 상자, 발소리와 상자 여는 소리 등을 통해 단서를 포착하여 매복한 뒤, 다가오는 적 파티를 일망타진하는 PvP 집단전의 재미도 느껴볼 수 있었다. 물론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갈릴 수 있으나, KOG의 개발진이 지난 2년의 테스트를 통해 리턴 얼라이브에서 전달할 '재미 포인트'를 찾아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 한정되어 있는 탈출 기회를 두고 다른 파티와 접전을 벌이는 긴장감도 여전하다


반복 플레이 위한 동기 부여 요소는 여전히 미비, '살아남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개선된 포인트가 반영되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된 것은 분명하나, 리턴 얼라이브에는 여전히 플레이어를 반복 플레이로 유도하는 요소가 부족하다. 매일 갱신되는 일일 임무도 간단하게 달성할 수 있는 내용으로 딱 네 개만 존재하고, 이것을 해결하고 나면 이후엔 그저 똑같은 생환 미션을 반복하는 것밖에 남지 않게 된다.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모드도 기존의 솔로 플레이에 파티 전장이 하나 더해졌을 뿐, 사실상 플레이 방식 자체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탈출 플레이와는 다른 성격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추가 게임 모드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CBT 빌드에는 '팀 데스매치'를 즐길 수 있는 모드가 제공됐으므로, 정식 버전에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직관적인 플레이 보상인 '골드'의 활용처도 제한적이다. 열심히 게임을 반복해서 골드를 모아도 추가 캐릭터 하나와 색칠 놀이 스킨 몇 개를 구매할 수 있을 뿐이고, 감정 표현 이모티콘 등 상점에 진열된 몇 개의 여분 아이템까지 전부 구매하고 난 뒤에는 특별히 사용할 곳도 마땅치 않다. 그나마 거래소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기에 가끔 필요한 설계도를 다른 유저들에게서 구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앞으로 이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업데이트를 반복하며 더 매력적인 캐릭터 스킨과 신규 캐릭터 등 여러 선택지를 더해나가야 한다.

'랭킹 페이지 상단에 표시되는 최고의 랭커가 되겠다', '특수한 무기 개조 설계도를 손에 넣어서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겠다'와 같은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해두고 게임에 임한다면 그만큼 더 몰입해서 즐길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에겐 여전히 놀거리가 부족하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개인적으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기본적인 방향성을 더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는 주간 임무, 일일 임무를 더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소박한 보상의 일일 임무 네 개를 클리어한 후에는 사실상 별다른 목표가 없다



▲ 상점에서도 사고 싶게끔 만드는 매력적인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한 독점 출시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매칭 문제도 당장의 걸림돌이 됐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아 유저수가 적은 솔로 전장 매칭 시 5분 이상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고, 파티 전장 역시 파티원 모집에 3분, 파티 매칭에 3분 정도는 걸리는 상황이다. 게임 한판을 시작하기까지의 대기 시간이 짧지 않다 보니 일일 임무를 모두 마친 후에는 피로도가 심해져 추가 플레이에 대한 의욕이 꺾여버리게 된다.

일일 임무를 진행하던 중 한 번이라도 탈출에 실패했다면 피로감은 배가 된다. 세션에 진입해서 10분 이상 파밍하며 모았던 모든 아이템들은 물론, 로비에서 열심히 제작해서 입고 들어갔던 윗도리와 바지 한 장까지 전부 잃어버린 채 그야말로 '맨몸'으로 복귀하게 되니, 여기서 오는 피로감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론 18시 이후의 피크 시간대에 친구, 또는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3인 파티를 구성한 상태로 매칭을 넣으면 대기열에서의 지루함은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매칭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스팀을 포함한 추가 플랫폼 출시를 통해 신규 유저 유입이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신경쓰자면 계속 불편하게 느껴지는 몇몇 UI 문제들과 게임을 미완성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여러 버그들이 남아있지만, 출시 이후에 이루어진 빠른 점검 덕분에 현재는 많이 개선됐다. 개발자가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버그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부분들에는 빠른 대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첫 번째 점검으로 버그 수정 및 여러 개선 사항이 적용됐다






KOG의 리턴 얼라이브 개발팀은 글로벌 정식 출시를 앞두고 "슈팅 게임 팬들을 위한 새로운 세계를 제공하고, 슈팅 게임의 경험을 완전히 변화시키고자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분명 정식 출시 버전은 보다 탄탄한 게임플레이 구조를 갖춘 게임이 되었으나, 여전히 테스트 빌드를 플레이하는 것처럼 비어있는 부분이 많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은 정식으로 출시됐지만, 리턴 얼라이브 개발팀에게는 앞으로도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일일임무를 마친 플레이어가 바로 게임을 끄고 나가지 않도록 더 많은 놀거리와 목표를 제공해야 하고, 전장 플레이에서 특별한 기록을 달성했을 시 제공하는 보상의 기준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 반복 플레이의 동기이자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상점의 판매 목록을 더 다양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유저들이 매칭 도중에 지쳐서 포기하지 않도록 매칭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탈출 실패 시에 찾아오는 페널티가 불편함을 넘어 불쾌함이 되지 않도록 초보 유저들 한정으로라도 일정 수준의 완충 장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모든 작업을 버그 수정과 같은 필수적인 라이브 서비스 대응과 병행해야 하므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출시 시점에 맞춰 흥미를 갖고 찾아온 유저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전에 준비한 것들을 하루빨리 선보이는 생존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랜 담금질을 거쳐 드디어 정식으로 출시된 리턴 얼라이브가 '국산 익스트랙션 슈터의 대표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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